이제 이명박 대신 이런 사람을 얘기하자

이제 이명박 대신 이런 사람을 얘기하자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들 하지만, 정치인이자 대선주자로서의 이명박은 이미 그 바닥을 드러냈다. 천박을 넘어 “명박”스런 그의 말과 행동 속에서 우리가 건질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가 뿜어대는 비전이라는 것은 잿빛 콘크리트 속에서 싹을 틔우지 못하는 씨앗들의 절망 뿐이다. 청계천은 시멘트 어항으로 변했고, 펌프질로 길어올려지는 한강물은 숨을 쉬지 못해 허덕인다. 전 국토의 강들을 시멘트로 쳐발라 운하를 만들자고 떠들어대는 그의 억지에 이 산하와 이 땅의 생명들은 절망한다.

불구자 낙태, 동성애자들은 비정상, 바이올린 줄이 금속이기에 금속노조에 가입, 프라이드가 없으면 노조를 만든다, 중견 배우는 한물 간 배우 등등의 발언에서 우리는 어떤 희망을 느끼는가? 정치인, 기업인으로서의 이명박 인생 궤적에서 우리는 어떤 가르침을 배울 수 있는가? 우리 자식들에게 이명박처럼 살라고 할 수 있겠는가? 나는 그럴 수 없다.

이런 철학 부재의 명박스런 인간에 대해선 그만 얘기하자. 그에게는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 주고 들려 줄 가치가 아무 것도 없다. 대신 이제 이런 사람을 얘기하자.

권정생. [강아지똥]과 [몽실언니]의 작가. 평생 자연과 어린이들을 소중히 여겼던 사람. 자기의 거의 모든 수입을 자선단체에 기부하면서 자신은 안동의 골짜기 5평짜리 오두막에서 기거했던 사람. 몇 안 되는 이 시대의 진정한 어른이 엊그제 세상을 떠났다. 마지막 유서에조차 어린이를 위한 마음, 통일에 대한 염원이 담겨 있다.

인세는 어린이로 인해 생긴 것이니 그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굶주린 북녘 어린이들을 위해 쓰고 여력이 되면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굶주린 아이들을 위해서도 써달라.

남북한이 서로 미워하거나 싸우지 말고 통일을 이뤄 잘 살았으면 좋겠다.

강아지똥조차도 자연의 소중한 밑거름이 된다는 진리를 일깨운 선생의 글에게 우리는 자연과 생명, 인간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권정생 선생의 소박하면서 아름다운 글들이 힘이 있는 것은 선생이 평생을 그렇게 살아오셨기 때문이다. 실천의 힘. 그것이 선생의 글과 작품을 더욱 빛나게 만든다.

삼류 정치인의 잿빛 발언 대신, 권정생 선생의 어린이와 자연에 대한 소박한 사랑을 더 많이 얘기했으면 좋겠다. 이 사회를 보다 나은 곳으로 만드는 것은 이명박의 경부운하가 아닌 권정생의 삶과 글과 그리고 그의 오두막임을 깨닫자.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나라에 이렇게 훌륭한 선생이 계셨음을 말해주자.

권정생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부디 편안하시길…

권정생

3 thoughts on “이제 이명박 대신 이런 사람을 얘기하자

  1.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저분의 행적을 발만치라도 따라해야 할텐데… 저도 아직 멀은 것 같습니다. 따듯한 글 잘 읽었습니다. 이명박씨가 대선주자라니… 참 ..

  2. 권정생 선생님이 남기신 책 중에 “우리들의 하느님”이라는 산문집이 있습니다. 선생의 평소 생각을 갈무리한 짧은 글들이 책으로 묶여나온 것입니다. 그 책 중에 나오는 한 구절입니다.

    산과 바다에는 수많은 동물과 식물들이 어우러져 살고 있다. 그들은 수세식 변소도 없고, 일류 패션디자이너도 없고, 화장품도 없는데도 어째서 그토록 깨끗하고 아름다울까? 물 한방울, 공기 한줌도 그들은 더럽히지 않는다. 수천만원씩 들여 음악대학을 나오지 않고도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춘다. 그저 그날 살아갈만큼 먹으면 되고 조그만 둥지만 있으면 편히 잠을 잔다. 절대로 째째하게 수십채의 집을 가지거나 수천만원짜리 보석이 있는 것도 아니다. 부처님께 찾아가 빌지 않아도, 예배당에 가서 헌금을 바치고 설교를 듣지 않아도 절대 죄짓지 않고 풍요롭게 산다.

    선생의 자연과 삶에 대한 자세를 알고 싶은 분들에게 한번 읽어 보라고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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