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순이는 예뻤다

인순이는 예뻤다

한 마리의 거위가 있었어. 그 거위는 다른 거위들보다 크고 못생긴 그런 거위였지. 피부색도 다르고. 따돌림이 있었고, 비웃음이 있었고, 편견이 있었어. 그 거위는 외톨이였고, 늘 싸늘한 현실의 비정함에 눈물 흘리는 그런 거위였지. 그런데 그 거위는 차가운 운명 앞에 그냥 무릎 꿇지 않았어. 늘 노력했고 연습했고 따뜻한 마음과 미소를 잃지 않았어. 그리고 세월이 흘러 그 거위는 하늘을 날 수 있었다는 이야기. 백조보다도 더 아름다운 거위가 되었다는 이야기.

인순이는 하늘을 나는 새하얀 백조보다도 훨씬 아름다운 그런 거위같은 가수야. “거위의 꿈”이라는 노래는 김동률과 이적이 만든 카니발이라는 프로젝트 그룹의 노래지만, 이 노래는 인순이가 부를 때 그 노래의 진가가 살아나. 유독 순혈주의를 강조하는 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30년간 그 편견과 비웃음을 이겨내고 이제 백조보다 아름다운 거위로 거듭난 인순이.

인순이보다 더 노래 잘 부르는 여자 가수를 본 적이 없어. 인순이보다 더 아름다운 여자 가수를 본 적이 없어. 이제 나이 오십이지만, 그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 인순이의 “거위의 꿈”. 그 노래에서 하늘을 훨훨 나는 백조보다 예쁜 거위 같은 인순이를 볼 수 있어.

인순이는 예뻤다.

난, 난 꿈이 있었죠. 버려지고 찢겨 남루하여도
내 가슴 깊숙히 보물과 같이 간직했던 꿈.

혹 때론 누군가가 뜻모를 비웃음, 내 등뒤에 흘릴 때도
난 참아야 했죠. 참을 수 있었죠. 그 날을 위해.

늘 걱정하듯 말하죠. 헛된 꿈은 독이라고,
세상은 끝이 정해진 책처럼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라고.

그래요 난, 나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언젠가 나 그 벽을 넘고서
저하늘을 높이 날을 수 있어요.
이 무거운 세상도 나를 묶을 순 없죠.
내 삶의 끝에서 나 웃을 그 날을 함께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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