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가 이명박을 가르치는 방식

오바마가 이명박을 가르치는 방식

오바마와 이명박의 공동 기자회견이 있었는데, 기자회견 말미에 오바마는 이란의 경우를 예로 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What I will repeat and what I said yesterday is that when I see violence directed at peaceful protestors, when I see peaceful dissent being suppressed, wherever that takes place, it is of concern to me and it’s of concern to the American people. That is not how governments should interact with their people.

평화적인 시위에 폭력이 가해지는 것을 볼 때, 평화적인 반대가 탄압당하는 것을 볼 때, 그런 일들이 어디에서 일어나건, 그것은 저나 미국 국민들이 우려하는 일입니다. 그것은 정부가 자기 나라 국민들을 상대로 소통하는 방식이 아닙니다.

[President Obama Reiterates Concern About Iran’s Election, New York Times]

이명박이 이 말을 알아들었을리 만무하지만 (알아들었다면 오바마도 보복당할지 모른다),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 평화적인 시위대에 폭력을 가하는 정부가 이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도 오바마 같은 대통령이 있었다. 아니, 오바마보다도 더 훌륭하고 위대한 대통령이 있었다. 이 빌어먹을 나라는 그 위대한 대통령을 감당하지 못하고 그를 죽였다. 눈물만 나올 뿐 나는 할 말이 없다.

만약 오바마와 노무현이 공동 기자회견을 했다면 얼마나 멋진 일이었을까. 그들은 죽이 잘 맞았을 것 같은데, 좋은 친구가 될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북핵 문제도 잘 해결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이제 이런 상상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오바마가 이명박을 가르쳤지만, 이명박은 알아듣지 못하고 웃기만 했다.

22 thoughts on “오바마가 이명박을 가르치는 방식

  1. Pingback: 일체유심조
  2. 아 정말 저런말을 했나요? 근데 지얘기인지도 모르고 실실댔나요?
    통역해주는 사람이 필터링해서 알려줬나(영어를 알아들을꺼라는 기대를 안하니까)…
    밑에 간신같은 놈들이 잘못된 정보만 전해줘서 저지경인가 싶었는데, 갈수록 걍 자체가 XX놈같습니다 ㅎㅎ

  3. 공항에서부터 홀대를 받더니, 끝내 꾸지람까지 들었군요..

    부시랑은 상극이라고 열심히 나불대던 조중동은
    노전대통령시절 힐 국무부 차관보가 공항에 마중나오는걸 무시하는 거라고 힐난했더랬죠.

    자랑스런 땅박가카는 의전장도 아닌 의전장 대리가, 국무부 차관은 커녕 국무부관련 인사는 코빼기도 안 비쳤다 그러네요.

    지가 그런 대접을 받고 있는지나 알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쪼다 같은 가카같으리나고..

  4. 뭔 말인지도 모르면서 앞에서 베시시 웃고 있었을 걸 생각하면 참 답답합니다.
    하기사 한국말도 못 알아듣는데…

  5. 저 역시 비슷한 생각을 했었었죠.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보면서, 아 노무현 대통령이 아직 현직이었다면 그 둘이서 펼칠 치열한 두뇌 게임을 감상할 수 있었을텐데, 그 둘 사이에서 오가는 정치적 레토릭은 또 얼마나 멋질까, 오바마가 노무현 대통령과 회담을 해보았다면 대한민국에 대해 다시 보게 되었을텐데… 모든 것이 안타깝고 아쉬울 뿐입니다.

    1. 제 말이 그 말입니다. 그저 눈물이 앞을 가릴 뿐입니다. 지지리도 복이 없는 민족이 복을 발로 차다 못해 복을 매장한 것입니다.

    2. 오바마가 미국대통령으로 확정된 순간,
      노무현님이 대통령이 되셨을때만큼 기뻐했습니다.
      그런데 공약들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 걸 보면서
      역시 정치인의 한계인지,
      만약 케네디처럼 소신있게 밀어부치다보면
      그 보이지않는 못된세력에게 또 잘못되지는 않을지
      두렵고 두려운 마음이 듭니다.
      6개월이 지난 지금
      대체로 부시와 다르지않다는 것이 좌파 자유주의자들의 생각인것 같습니다.
      무슨 뜻인가요
      한국의 언권 조중동, 재벌, 수구우파 (가짜지만)가 이명박정부의 배경이듯이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의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아서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떻신가요?

      1. 오바마 개혁의 성패는 지금 추진하고 있는 의료보험 개혁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공화당뿐만 아니라 민주당에서도 많은 저항이 있을 겁니다.

        이것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일 것이고 오바마 집권 첫해인 올해 이것을 완수하지 못한다면 오바마도 클린턴의 전철을 밟을 것입니다.

        같이 지켜보십시다.

  6. 블로거지기 중에 한 분이 이런 말을 하시더군요. 미국과 우리는 참 궁합이 맞질 않는다고요. 노무현 시절에는 망나니 부시가 대통령을 하고, 오바마가 시절에는 망나니 mb가 대통령을 하고… 오바마가 의미있는 비유를 했지만 그런 비유를 알아듣는 인물이었으면 저런 비유도 나오지 않았겠죠.

  7. 오바마의 본심이야 알 길이 없죠. 다만 상황이 그러다보니 우리 입장에서는 그랬기를 바라는 것이지만요. 그렇지만 설령 정말 이란에 대해 진심으로 말한 것이라 할지라도 MB는 찔리는 게 없었나봅니다. 무뇌충이라고 해줘야 하는 것인지…

    1. 그런 자에게 무엇을 기대하겠습니까? 절망에 끝에는 희망이 있을 수도 있다는 일말의 기대를 가지고 살 뿐이지요.

  8. 우연히 네트워크의 바다를 헤엄치다 소요유님의 블로그를 언제부터인가 들락날락 하며
    좋은 글 잘보고 있습니다.
    담달에 미국에서 들어오는 오랜지기에게 welcome to hellgate 라고 장난치듯 말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씁슬하기 짝이 없군요.
    비겁하게 살지않는게 가장 힘든 요즘입니다.

    1. 비겁하게 살지 않는 것은 어느 시대든 힘든 일이겠지요. 모든 것은 변하고, 지금 이 개만도 못한 상황도 곧 변할 겁니다. 그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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