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위있는 노인의 지혜

언젠가도 얘기했지만 품위있는 노인(뿐만 아니라 사람)을 찾기 쉽지 않은 시대에, 채현국 선생은 그 존재만으로도 빛을 발한다. 채현국 선생이 1년마다 인터뷰 형식으로 전하는 말씀은 품위있는 노인의 잠언이라 할만하다.

“농경사회에는 나이 먹을수록 지혜로워지는데, 자본주의사회에서는 지혜보다는 노욕의 덩어리가 될 염려가 더 크다는 겁니다. 농경사회에서는 욕망이 커봤자 뻔한 욕망밖에 안 되거든. 지가 날 수도 없고 기차 탈 수도 없고 자동차도 못 타니까 그랬는지 확실히 농경사회의 노인네는 경험이 중요했지. 지금은 경험이 다 고정관념이고 경험이 다 틀린 시대입니다. 먼저 안 건 전부 오류가 되는 시대입니다. 정보도 지식도 먼저 것은 다 틀리게 되죠. 이게 작동을 해서 그런지 나이 먹은 사람들이 지혜롭지 못하고 점점 더 욕구만 남는 노욕 덩어리가 되어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나이 먹은 사람들, 점점 더 노욕 덩어리 되어가”, 오마이뉴스>

“노인들이 저 모양이란 걸 잘 봐두어라” 이후, 채현국 선생은 또 한 번의 죽비와 같은 말씀으로 노욕으로 눈 먼 사회를 질타하신다.

선생의 건강과 무탈을 기도한다. 1년에 단 한 번이라도 그 말씀으로 세상을 일깨워 주시길 간절히 바란다.

“세상에 정답은 없다. 틀리다는 말도 없다. 다른 게 있을 뿐이다. 정답은 없다. 해답이 있을 뿐이다.”

“죽음이 불안과 공포라는데, 사는 것 자체가 불안과 공포 아닌가? 죽음이란 열심히 살아온 사람에게 쉰다는 것이다.”

‘표현의 자유’는 제한될 수 있는가

민주주의 국가에서 ‘표현의 자유’는 국민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이다. 따라서 일반적인 경우에 표현의 자유는 제한되어서는 안 된다. 표현의 자유가 제한된 나라치고 제대로된 민주주의를 하는 나라는 없다. 그렇다면 표현의 자유가 제한되어야 하는 경우도 있을까?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역사적) 가해자들이 여전히 강자이거나 지배계급으로 군림하고 있을 때, 그들이 주장하는 표현의 자유는 어느 정도 제한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독일인들은 유대인들을 비하하거나 조롱하면 안 된다. 아무리 표현의 자유가 허락된 독일이지만, 그것은 금기이다. 600만명의 유대인을 학살한 히틀러와 나치의 만행을 잊지 않는다면 말이다. 유대인들도 팔레스타인들을 비하하거나 조롱하면 안 된다. 나치가 유대인에 대해 가해자였듯, 이스라엘의 유대인들도 팔레스타인들에 대해 가해자들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백인들도 흑인들에 대해 제한 없는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면 안 된다. 그들은 아직도 갚아야할 빚이 적지 않다.

<샤를리 엡도(Charlie Hebdo)>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아무리 표현의 자유가 기본 권리라 하더라도, 기독교를 근간으로 하는 서방의 언론들은 이슬람교를 모욕해서는 안 된다. 현대 역사를 살펴 보면, 미국과 유럽의 강대국들은 많은 이슬람 국가들에 대해 가해자들이였다. (이러한 이유로 알카이다의 테러가 정당화되는 것은 물론 아니다.)

가해자들이 피해자들에 대해 언급할 때는 예의를 갖추어야 하며 피해자의 입장을 배려해야 한다. 자신의 ‘표현의 자유’를 먼저 주장하기 전에, 그 표현으로 상대방이 상처받지 않을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그것은 결코 자기 검열이 아닌 인간에 대한 기본 예의이다.

거의 무제한에 가까운 표현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사람들은 (역사적) 피해자들과 사회의 약자들이다. 이들은 지배계급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마음껏 누려도 된다. 그들의 표현들이 해학이 넘치고 정곡을 찌를 때, 그것은 조롱도 모욕도 아닌 풍자가 된다. 따라서 풍자는 피해자들과 약자들의 전유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풍자와 신성모독의 충돌

2015년 새해 벽두를 강타한 것은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엡도(Charlie Hebdo)>에 대한 테러였다. <샤를리 엡도>는 모든 권위주의에 반대한다는 기치를 내세우면서 수년 전부터 이슬람교의 창시자라 할 수 있는 무함마드를 노골적으로 ‘풍자’하는 만평을 게재했다. 이러한 만평은 전세계 무슬림들의 거센 저항을 불러 일으켰고, 만평가들은 끊임없는 살해 또는 테러 위협에 시달렸다.

<샤를리 엡도>의 편집장 스테판 샤르보니에르는

“나는 보복이 두렵지 않다. 나는 아이도, 아내도, 차도, 신용도 없다. 약간의 허세를 보태자면, 나는 무릎꿇고 사느니 선 채로 죽겠다.”

라며 무슬림들의 위협에 굴하지 않고 자신들의 ‘표현의 자유’를 지켜나가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2015년 1월 7일, 무슬림 무장 괴한 2명에게 살해된다.

<샤를리 엡도>의 만평가들은 무함마드를 포르노 배우로 묘사하며 풍자(또는 조롱)하는 것을 ‘표현의 자유’라 여겼고, 과격파 무슬림들은 ‘신성모독’으로 받아 들였다. 무슬림들은 예언자 무함마드뿐만 아니라 인간을 형상화하는 자체를 금기시하는 전통이 있다. 그런 무슬림들에게 <샤를리 엡도>는 포르노 배우로 묘사된 무함마드를 선사했다.

<샤를리 엡도>와 과격파 무슬림들은 양립할 수도 있는 ‘표현의 자유’와 ‘상대 종교 존중’이라는 두 개의 가치를 양립할 수 없도록 만들었고, 그 결과는 공멸이었다. 프랑스 사람들에게는 ‘표현의 자유’로 여겨질 수 있는 것이 무슬림들에게는 죽음을 불사할 수는 있는 ‘치욕’이 되었다.

‘표현의 자유’라는 깃발 아래에서는 상대방을 모독해도 괜찮은 것인가? 아무리 신성불가침이라지만, 무함마드를 발가벗겨 놓은 것이 12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죽일만한 엄청난 범죄인가? 프랑스를 비롯한 서구인들은 무슬림들을 규탄할 것이고, 무슬림들은 테러를 자행한 범인들을 순교자로 칭송할 것이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예수나 공자의 황금률 밖에는 없어 보인다. ‘표현의 자유’와 ‘신성모독’을 논하기 전에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기본적인 태도는 바로 “다른 사람이 자기에게 대접해 주길 바라는 대로 다른 사람을 대접하는 것”이다. 이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받아들여져야 하는 진리이다.

무극보양뜸

무극보양뜸은 구당 김남수 선생이 옛 의서에 기록된 거의 모든 뜸술을 수십 년간의 임상을 통해 검증하여 만들어낸 뜸법이다. 이것은 8개의 경혈(남자 12자리, 여자 13자리)에 쌀알 반톨 크기로 매일 한 자리에 3~5장씩 뜸을 뜨는 것으로, 병의 유무와 상관 없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생활양생법이다.

무극(無極)은 우주의 생성과 운행의 원리를 나타내는 태극(太極) 이전의 보다 근원적인 상태를 가리키는 개념이다. 구당 선생의 뜸법에 무극이란 이름을 붙인 까닭은 무극보양뜸이 건강의 근원을 밝혀 놀라운 효능을 나타내는 뜸술이기 때문이고, 시술의 간편함으로 모든 사람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양(保養)은 사람들이 잘 먹고 잘 소화시키는 것이 건강의 기본이자 가장 중요한 개념임을 나타낸다. 무극보양뜸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바로 “잘 먹는 것“이다. 이를 위해 무극보양뜸에서는 비위를 보양하는 중완(中脘), 곡지(曲池), 족삼리(足三里)를 중요하게 여긴다.

나머지 5개 경혈은 비위를 제외한 나머지 오장육부를 보양한다. 남성의 경우, 기해(氣海)와 관원(關元)은 생명과 생식의 근원인 신장 기능을 강화한다. 여성은 월경을 하는 생리적 특성을 가지기 때문에 방광과 자궁에 관계되는 중극(中極)와 수도(水道)를 사용한다.

호흡기 기능을 강화하는데 폐유(肺兪), 심장의 기능을 강화하고 몸 속 깊은 병을 치료하는데 고황(膏肓), 마지막으로 심신의 기능을 강화하는데 백회(百會)를 각각 사용한다.

무극보양뜸은 음양의 이치로 상하, 전후, 좌후의 경혈을 배합하여 음양의 균형을 이루고자 하였다. 또한 오행의 이론에서 보면, 중앙의 토(土)를 관장하는 중완을 중심으로 좌우 사방으로 뻗어나간 팔다리의 곡지와 족삼리는 목(木), 화(火), 금(金), 수(水)의 작용으로 볼 수 있다.

무극보양뜸의 혈자리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백회(百會)
  • 폐유(肺兪)
  • 고황(膏肓)
  • 중완(中脘)
  • 곡지(曲池)
  • 족삼리(足三里)
  • 기해(氣海), 관원(關元): 남자
  • 중극(中極), 수도(水道): 여자

논어(論語) 한줄 정리

논어는 알다시피 공자와 그 제자들의 대화를 기록한 책이다. 이 책에는 공자의 가르침을 집약한 구절이 나온다.

子曰 參乎. 吾道一以貫之. 曾子曰 唯. 子出 門人問曰 何謂也. 曾子曰 夫子之道 忠恕而已矣.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삼(參)아! 나의 도는 하나로 관통된다.” 증자는 “예”하고 주저 없이 대답하였다. 공자께서 나가시자 문인들이 물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증자가 말하였다. “선생님의 도는 충(忠)과 서(恕)일 뿐입니다.”

<논어 이인:15>

충(忠)은 자기 자신에 대한 것이고, 서(恕)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것이다. 충은 정성스럽고 진실된 마음을 뜻하며, 자기의 최선을 다하는 것(盡己之謂忠)이다. 서는 황금률에서도 얘기했듯이 “자기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하지 않는 것”이다. 주자는 “자기의 마음을 미루어서 남이 바라는 바를 이해하는 것이 서(推己之謂恕)”라고 하였다.

세상이 복잡해 보여도 진리는 이렇게 단순하다.

조현아가 배우지 못한 단 한 가지

대한항공 전 부사장 조현아땅콩회항 사건으로 ‘슈퍼갑질’ 논란의 한복판에 섰고, 기어이 구속까지 되었다. 재벌 집 맏딸로 태어나 미국의 유명 대학에서 좋은 교육을 받고, 젊은 나이에 대한항공 부사장 자리까지 올랐던 그가 배우지 못한 것이 단 한 가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예수와 공자가 가르친 황금률이다.

예수는 황금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다른 사람이 너희에게 해 주었으면 하는 대로, 너희가 다른 사람들에게 모두 해 주어라.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내용이다.

Do to others whatever you would like them to do to you. This is the essence of all that is taught in the law and the prophets.

<마태복음 7:12>

공자도 제자가 평생토록 실천할 만한 단 한 가지를 묻자,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것은 서(恕)로다! 자기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하지 않는 것이다.”

子曰 其恕乎 己所不欲 勿施於人

<논어 위령공:23>

이것은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자 태도이다. 안타깝게도 조현아를 비롯한 이 땅의 수많은 갑(甲)들은 이 원칙을 배우지 못했거나 잊어 버렸다.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이상적인 세상은 갑을 관계가 아예 존재하지 않은 사회이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사회가 쉽게 올 것 같지 않다. 갑을 관계가 존재하더라도 이 땅의 갑들이 예수나 공자가 가르친 황금률을 기억하고 실천한다면, 우리는 지금보다는 훨씬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조현아가 감옥에서 배워야 할 단 한 가지는 “다른 사람이 자기에게 대접해 주길 바라는 대로 다른 사람을 대접하는 것”이다.

합리적 의심

월간중앙은 12월호에서 국정원 외곽단체 ‘양우공제회’에 대한 특종 기사를 싣는다. 이 기사에 따르면, 양우공제회는 국정원 현직 직원들이 운영하는 영리사업 단체로, 골프장 운영, 항공기와 선박 펀드 투자 등을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재명 성남 시장은 세월호의 실제 주인이 국정원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1) 선박의 화장실 휴지에서부터 직원 휴가까지 80여 가지 사항을 지적하는 국정원 지시 사항, (2) 세월호는 사고 시 가장 먼저 국정원에 보고하게 되어 있고, 실제로 국정원에 가장 먼저 보고했다는 것, 그리고 (3) 수천억의 자산을 굴리며 과거 선박 투자까지 했던 양우공제회의 존재를 들었다.

해수부와 해경은 단 한 차례도 정확한 세월호의 항적도를 발표하지 않았다. 유가족과 한 다큐멘타리 감독의 노력으로 조금씩 세월호의 항적이 밝혀지자 그때마다 조금씩 수정된 항적도를 내놓는다.

김어준의 파파이스에서 방송된 다큐멘터리 김지영 감독의 <커튼 뒤의 사람들>을 보면 세월호의 항적이 어떻게 변경되었는지 알 수 있다. 새롭게 재구성된 세월호 레이더 항적을 보면, 세월호는 침몰 직전 지그재그 운행을 하며 심하게 흔들렸으며, 아주 빠른 속도로 변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커튼 뒤에 사람들은 (1) 원하는 선박의 블랙박스를 요구하여 받아낼 수 있고, (2) 언론이 의심하지 않고 그들의 주장을 방송해주고, (3) 언론플레이를 기획하는 노력한 심리전 기술을 가지고 있고, (4) 심리전 실무능력은 실수가 많고 웃기며, (5) 정체불명의 허수아비 데이터를 공식화시킬 수 있고, (6) 관제 영상의 누락 구간과 분신술 현상을 만들어내는 힘을 가졌고, (7) 검찰 수사를 두려워하지 않을 정도의 힘을 갖고 있다.

세월호 침몰 후 선장과 항해사, 기관사 등 선박직 선원들은 제일 먼저 해경에 의해 구조되었다. 선장은 해경이 제공하는 아파트에서 하룻밤을 지냈으며, 선장이 머문 아파트 CCTV 영상은 삭제되었다. 배에서 탈출하지 못한 사람들은 단 한 사람도 구조되지 않았다. 이종인 대표가 가져온 다이빙벨은 허가되지 않았다.

정부와 새누리당의 몇몇 국회의원들은 세월호를 단순한 해상 교통사고라고 단정했다. 단순 해상 교통사고인데, 아직까지도 정부는 정확한 레이더 항적도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 단순한 교통사고인데, 새누리당은 수사권과 기소권이 부여된 세월호 특별법을 끝까지 반대했다.

과연 세월호 침몰은 단순한 해상 교통사고일까?

최소한의 도리

배우 최민수가 지난해 말, MBC 연기대상 황금연기상 수상을 거부하며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아직도 차가운 바다 깊숙이 갇혀 있는 양심과 희망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나 할까요? 법과 상식이 무너지고 진실과 양심이 박제된 이 시대에 말입니다.

영문도 모른 채, 차가운 바다에서 생을 마감해야 했던 304명의 넋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로 우리는 그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법과 상식은 오래 전에 무너졌고, 진실은 저 깊은 바닷속에 잠겨 있다.

배우 최민수의 말 한마디가 진실을 부여잡기 위해 오늘도 팽목항에서 떨고 있는 세월호 유가족들을 따뜻하게 위로했다.

세상의 모든 일은

금강경 제 32품에 나오는 붓다의 말씀에는 다음과 같은 게송이 있다.

一切有爲法  如夢幻泡影  如露亦如電  應作如是觀

인연의 의해 일어나는 세상의 모든 일은 꿈이나 환상, 물거품 그리고 그림자와 같고, 이슬과 같으며 또한 번개와 같으니, 마땅히 이와 같이 보아야 한다.

그리하여 세상 모든 일은 집착할 것이 없으며, 걱정할 것이 없다. 순간순간을 충실하게 최선을 다해 살면 되는 것이다.

2015년도 별일 없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