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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소요유

[산티아고 순례길 1] 뜻밖의 여정

[산티아고 순례길 1] 뜻밖의 여정

삶은 대개 계획대로 전개되지 않는다. 여행도 마찬가지다. 모든 여행이 계획대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불과 두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물론 순례길을 끝까지 걸을 수는 없지만, 이번 여행은 사람의 의지와는 상관 없는 일종의 ‘부름’이었고, ‘선물’이었다.

새벽 3시 반, 휴대전화 알람을 맞춰 놓고 잠이 들었지만 전화기는 울리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누군가의 ‘부름’으로 눈을 떴다. 역시 의지와는 상관없이 하루가 시작되었다. 공항가는 버스 좌석을 예매하지 않았는데, 새벽에 사람이 그렇게 많을 줄 몰랐다. 표 파는 아저씨가 마지막 한자리가 남았다고 귀뜸해 주었다. 누군가가 계속 지켜보면서 도와주는 기분이 들었다.

인천공항은 예상대로 몹시 붐볐다. 방학을 맞은 젊은이들과 중국에서 온 관광객들로 공항은 북새통이었다. 에어프랑스 기장들의 파업 때문인지 파리로 가는 비행기의 도착이 지연되었다. 비행기에 탄 젊은이들의 얼굴에는 호기심과 설레임이 가득했다. 비행기에서 주는 두 번의 밥을 꼬박 챙겨먹고, 몇편의 영화를 보다가 잠이 들었다.

나이가 들면서, 오랜 비행이 주는 피로를 쉽게 견디지 못했다. 늘 계획없이 사는 자의 운명인지 모르겠지만, 뜻밖의 여행이라도 큰 기대는 없었다.

인천공항, 출발 전 비행기 모습
인천공항, 출발 전 비행기 모습
성공이란 무엇인가 (2)

성공이란 무엇인가 (2)

하버드 대학 MBA 출신의 성공한 미국 사업가가 멕시코의 한적한 바닷가에 휴가를 갔다. 그곳에서 한 젊은 어부를 만났는데, 그 사업가의 눈에는 이 어부가 한심해 보였나 보다. 너무나 적게 일하고 나머지 시간을 낭비하는 듯한 어부에게 사업가는 물었다. “나머지 시간에는 도대체 무얼 합니까?”

어부는 대답했다. “아침에 천천히 일어나고, 낚시를 좀 하고, 아이들과 놀고, 아내와 낮잠을 좀 자고, 저녁에는 산책을 가는데, 와인을 조금 마시면서 친구들과 기타를 치며 놉니다. 좀 바쁘죠.”

사업가는 어부에게 자기가 도와주면 더 많은 고기를 잡을 수 있고, 더 많은 배를 가질 수 있으며, 한 20년 후에는 백만장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부가 물었다. “백만장자가 되고 난 다음에는요?”

사업가가 대답했다. “은퇴하고 이런 바닷가에 와서 사는 거지요. 아침에는 천천히 일어나고, 낚시를 좀 하고, 아이들과 놀고, 아내와 낮잠을 좀 자고, 저녁에는 산책을 가는데, 와인을 조금 마시면서 친구들과 기타를 치며 노는 겁니다.”

어부는 말했다. “그건 지금도 할 수 있는데요.”

[산티아고 순례길] 준비물과 원칙

[산티아고 순례길] 준비물과 원칙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다가 많은 젊은이들이 무거운 배낭과 발에 생긴 물집때문에 힘들어하는 것을 보았다. 어떤 젊은이는 14Kg의 짐을 배낭에 넣고 다녔다. 그렇게 많은 물건들을 가지고 다니니 발과 무릎이 아플 수밖에 없었다.

순례는 일반적인 여행과는 다르다. 순례는 마음과 몸을 비우고 영성을 키우며 삶의 무게를 가볍게 하는 여정이다. 그런 귀중한 시간과 과정이 무거운 짐과 부상때문에 고통의 시간이 된다면 순례의 본래 목적을 잃어버리게 된다.

이 글은 산티아고 순례길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몇 가지 경험을 바탕으로 쓴 것이다. 그들의 성공적인 순례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원칙

  1. 물건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무게다. 무조건 가벼운 것을 고른다.
  2. 꼭 필요한 것만 가져간다.
  3. 배낭의 무게는 가벼울수록 좋다. 무조건 7Kg 이하로 짐을 싸라.

꼭 필요한 것들

  • 등산화: 목이 있는 가벼운 경등산화가 좋다. 방수 기능이 있는 것이면 더 좋다. 새신발은 반드시 길을 들여야 한다. 신발 깔창을 좋은 것으로 구입하는 것도 권한다.
  • 배낭: 무조건 40리터 이하, 무게 1Kg 이하로 준비한다. 35리터 배낭이면 충분하다. 배낭커버도 있어야 한다.
  • 침낭: 계절에 따라 다르지만, 오리털 배낭 중 가장 가벼운 것을 선택한다.
  • 양말: 등산양말과 발가락양말을 준비한다. 발에 물집 생기는 것을 방지하려면 발가락양말을 신고 그 위에 등산양말을 겹쳐 신는다. 발가락양말은 마라토너들이 신는 쿨맥스 소재의 양말을 권한다.
  • 슬리퍼: 가벼운 것으로 준비한다.
  • 모자: 햇볕을 잘 가릴 수 있는 가벼운 것으로 준비한다.
  • 등산지팡이: 등산지팡이는 2개 한쌍으로 현지에서 구입하면 된다. 20유로면 충분하다.
  • 판초우의: 역시 가볍고 방수가 잘 되는 것으로 준비한다.
  • : 잘 마르는 기능성 옷으로 티셔츠, 바지 각 2개씩 준비한다. 여름이라도 추위를 막을 수 있는 바람막이 겉옷을 준비한다. 속옷도 잘 마르는 것으로 2벌 준비한다.
  • 세면도구: 칫솔, 치약, 비누, 면도기, 기능성 수건 등.
  • 화장품: 로션, 썬크림 등.
  • 스마트폰: 모든 자료는 pdf로 만들어 스마트폰에 저장한다.
  • 일기장, 필기도구

가져가면 후회하는 것들

  • 카메라: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무거운 DSLR 카메라를 가져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반드시 후회한다. 카메라는 스마트폰이면 충분하다.
  • : 여행 중에 책을 읽겠다고 가져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역시 금방 버리게 된다. 필요한 자료는 모두 스마트폰에 저장하여 읽으면 된다.
  • : 지병이 있지 않는 한, 약은 필요없다. 필요하면 현지에서 구입한다.
나향욱을 위한 변명

나향욱을 위한 변명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99%의 민중은 개, 돼지”라는 영화 <내부자>의 대사를 인용하여 파장을 일으켰다. 그는 경향신문 기자와의 식사 자리에서 신분제를 공고화해야 한다는 본인의 평소 소신을 용기있게 드러낸 모양이다. 그것이 보도되자 그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인이 되어버렸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발언에 분노하여 그를 당장 파면해야 한다고 아우성이지만, 사실 나향욱은 그 업계(그가 말하는 1% 지배계급) 사람치고는 무척 순진하고 용기있는 사람이다. 그에 의해 개, 돼지 취급을 받은 99%의 민중들이 아무리 난리를 쳐도 그가 파면되거나 중징계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 나라 1% 지배계급에 드는 인간들은 나머지 국민들을 같은 사람으로 보지 않는다. 이것은 상식이다. 이 나라 지배계급은 친일파와 독재의 후예들이라 볼 수 있는데,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언론, 교육, 행정, 사법, 군부 할 것 없이 이 나라 지배에 필요한 거의 모든 권력 기구를 움켜쥐고 있다. 그들은 너무나도 당연하게 민중을 개, 돼지 또는 노예로 취급한다.

나향욱은 순진하게도 또는 용감하게도 기자와의 식사 자리에서 그런 지배계급의 상식을 드러낸 것뿐이다. 나향욱 같은 고위 교육 관료가 해야 하는 일은 교육을 통해 국민들을 세뇌시키는 것이고, 노예로 길들이는 것이다. 그는 교육 정책을 통해 양극화를 심화하고 신분제를 공고히 해왔다.

나향욱 같은 인간에게 개, 돼지라는 말을 들었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더 큰 문제는 노예가 노예인지도 모르고 사는 것이다. 형식적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사회에 산다고 해서 모두가 민주국가의 같은 시민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이 나라는 이미 봉건국가를 지나 내재적 노예국가로 퇴행했다.

노예가 노예인줄 알아야 그 굴레에서 벗어나려고 뭐라도 할 것 아닌가? 노예 주제에 주인인 줄 안다면, 1% 지배계급이 만들어 놓은 이 시스템은 별일 없이 잘 굴러갈 것이다. 지배계급이 가장 원치 않는 것은 개, 돼지 민중이 깨어나는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나향욱은 민중들을 일깨우는데 큰 힘을 보탰다.

나향욱의 건투를 빈다.

<티벳 사자의 서>에 담긴 가르침

<티벳 사자의 서>에 담긴 가르침

에반스 웬츠(Evans Wentz)가 정리, 요약한 <티벳 사자의 서>에 담긴 가르침들이다.

  1. 윤회계의 모든 존재들이 처한 상황과 장소와 조건들, 그리고 인간계와 천상계와 지옥계들은 모두 전적으로 현상에 의존한다. 다시 말해 단지 현상(나타난 것)에 불과하다.
  2. 모든 현상은 윤회하는 마음에게만 나타나는 것일 뿐 실제로는 덧없는(영원하지 않은) 것이고, 환영이고, 실체가 없는 것이고,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3. 천신들이나 악마들이나 신령들이나 중생들과 같은 존재들은 사실 어떤 곳에도 없다. 이 모두는 원인에 의존한 현상일 뿐이다.
  4. 이 원인이란 육체적인 감각과 변하기 쉬운 윤회의 삶을 추구하는 욕망이다.
  5. 이 원인이 완전한 깨달음(대지혜)으로 극복되지 않는 한 죽음은 태어남을 뒤쫓고 태어남은 죽음을 뒤쫓아, 현명한 소크라테스까지도 믿었듯이 그것은 끝이 없다.
  6. 사후세계는 그 조건만 다를 뿐 인간 세상에서 만들어진 현상의 연속이다. 이 두 세계는 똑같이 카르마 법칙의 지배를 받는다.
  7. 죽음과 환생 사이의 중간 상태(바르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하는 것은 이 생에서 어떤 행위들을 했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8. 심리학적으로 말하자면, 그것은 꿈의 연장이다. 일종의 4차원 공간이라고도 할 수 있는 그곳에서, 꿈꾸는 자의 생각에 담긴 내용들이 곧바로 환영으로 나타난다. 그런 영상들이 그곳에는 가득 차 있다. 만일 좋은 카르마를 지녔다면 행복하고 천국 같을 것이고, 나쁜 카르마라면 비참하고 지옥 같은 환영들일 것이다.
  9. 완전한 깨달음을 성취하지 않으면 카르마의 법칙에 따라 천상계나 지옥계로부터 또는 바르도 세계로부터 곧바로 인간 세계에 환생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10. 완전한 깨달음은 윤회계가 또는 존재 그 자체가 하나의 환영이며 실재하지 않는 허상임을 깨닫는 데서 얻어진다.
  11. 이런 깨달음은 인간세계에서도 가능하고, 인간 세계에서 맞이하는 임종의 중요한 순간에서도 가능하며, 사후세계의 전과정 곧 바르도 상태에서나, 아니면 인간계가 아닌 어떤 다른 세계들에서도 가능하다.
  12. 명상 수행, 다시 말해 ‘바른 지식’에 이르기 위해 마음을 집중할 수 있도록 사념을 조절하는 수행은 필수적이다.
  13. 이 명상 수행은 스승 또는 교사의 가르침을 받을 때 가장 효과적이다.
  14. 이번 세계의 주기에 인류에게 알려진 가장 위대한 스승은 고타마 붓다이다.
  15. 그의 가르침은 그만의 독창적인 것이 아니다. 구원을 얻기 위해 죽음과 환생의 순환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윤회의 대양을 건너 니르바나에 이르기 위해 아득한 세월 이전부터 수많은 붓다들이 인간 세계에 폈던 것과 똑같은 가르침이다.
  16. 아직 환영의 그물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이 세계나 다른 세계들에 존재하는 영적으로 더 많은 깨달음에 이른 보디사트바(보살)들이나 스승들은 자신들보다 뒤쳐져 도의 길을 걸어오는 제자들에게 거룩한 축복과 능력을 베풀 수 있다.
  17. 모든 존재의 궁극적인 목적은 윤회계로부터의 해방이며, 그것만이 유일한 목적이 될 수 있다.
  18. 이 해방은 니르바나(모든 고통과 번뇌가 끊어진 경지)를 실현하는 데서 얻어진다.
  19. 니르바나는 극락과 천상계와 지옥계와 그 밖의 모든 세계들을 초월한 경지이며, 윤회에서 벗어나 있다.
  20. 그것(니르바나)은 온갖 슬픔의 소멸이다.
  21. 그것은 존재의 근원이다.

<티벳 사자의 서, pp. 139-141>

사후세계

사후세계

<티벳 사자의 서>에서 얘기하는 죽음 이후의 세계는 다음과 같다. 바르도(Bardo)는 글자 그대로 ‘사이(Bar)’와 둘(do)’을 뜻한다. 두 상태 사이, 다시 말해 죽음과 환생 사이가 바르도이다.

죽음을 맞이한 순간부터 3일 반이나 때로는 4일 동안, 대부분의 경우 의식체는 자신이 육체로부터 분리되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기절 상태 또는 수면 상태에 빠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기간이 첫번째 바르도이며 그것은 치카이 바르도(Hchikhahi Bardo), 곧 ‘죽음 순간의 바르도’라고 부른다. 이때 최초의 투명한 빛이 사자 앞에 나타난다. 그 빛은 모든 존재의 근원으로부터 밝아 오는 순수한 빛이다. 그러나 사자는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다시 말해 그 빛이 상징하는 마음 본래의 초월적인 상태에 머물러 있지 못하고, 자신의 카르마 때문에 그것을 흐릿하게 인식한다.

첫번째 바르도가 끝났을 때 자신에게 죽음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깨달은 사자는 두번째 바르도를 경험하기 시작한다. 이것을 초에니 바르도(Chösnyid Bardo), 곧 ‘존재의 근원을 체험하는 바르도’라고 부른다. 이 상태는 곧이어 세번째 바르도의 상태로 흘러들어간다. 그것이 시드파 바르도(Sridpahi Bardo), 곧 ‘환생의 길을 찾는 바르도’이다. 이 바르도는 의식체가 인간계나 다른 세계, 또는 천상의 극락세계에 환생함으로써 막을 내린다.

<티벳 사자의 서, p. 80>

순례자

순례자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순례자>를 다시 읽는다. 그것은 산티아고 길을 걷기 위한 준비 중 하나이기도 하고, 그 길이 가까워졌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p. 31
“사도 야고보가 그대와 함께하여 그대가 발견해야 하는 유일한 것을 보여주기를. 너무 빠르게도 너무 느리게도 걷지 말 것이며, 언제나 길의 법칙과 요구를 존중하며 걸어가기를.”

pp. 41-42
“지혜로 향하는 길은 세 가지 요소를 포함해야 합니다. 첫째, 그 길은 아가페를 포함해야 합니다. […] 그다음으로는, 살아가면서 실제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지혜는 아무짝에도 소용이 없는 것이죠. 써보지 못한 검이 녹슬어버리고 마는 것과도 같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누구라도 갈 수 있는 길이어야 합니다. 바로 우리가 지금 걷고 있는 산티아고 순례길처럼 말이죠.”

p. 57
“어떤 목표를 향해 움직일 때, 길에 집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목표에 도달하는 최선의 방법을 가르쳐주는 건 언제나 길이기 때문이죠. 길은 언제나 우리가 걸은 만큼 우리를 풍성하게 해줍니다. […] 삶의 목표를 가질 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목표를 도달하기 위해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와 그 길을 어떻게 나아가느냐에 따라, 그 목표는 더 나은 것이 될 수도 있고 더 나쁜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p. 98
“사자(使者)는 오직 물질적인 차원에서만 개입합니다. 그는 교회의 황금 안에 깃들어 있습니다. 황금은 땅에서 온 것이며, 땅은 사자의 영역입니다. 그는 우리가 하는 일과, 우리와 돈의 관계 속에 존재합니다. 우리가 자유롭게 내버려두면, 그는 자기 마음대로 흩어져버리고 맙니다. 또한 쫓아내버리면, 우리는 그가 가르쳐줄 수 있는 많은 것들을 잃고 맙니다. 그는 인간과 세상에 대해 두루 알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우리가 그의 권능에 현혹당하게 되면, 우리는 그에게 소유됨과 동시에 선한 싸움에서 멀어지고 만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p. 103
사자, 즉 경멸적인 의미 없이 악마라고 불리는 존재는 땅의 힘을 지배하는 영이며 인간의 욕망에 기생하는 존재이기도 했다. 악마는 때로 마술적 작용에 쓰이기도 하고 때로 인간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지만, 결코 일상적인 일에 관여하는 친구나 조언자는 아니었다.

p. 137
“은하수는 콤포스텔라까지 이르는 길을 안내해주죠. 어떤 종교도 모든 별을 한데 모을 수는 없습니다. 만약 그럴 수 있다면, 우주는 거대한 빈 공간으로 변해버려 그 존재 이유를 잃고 말 겁니다. 각각의 별, 그리고 각각의 인간은 자신만의 공간과 고유한 특성을 지니고 있지요. 초록색, 노란색, 파란색, 하얀색, 혜성, 유성, 운석, 성운, 고리 모양의 각기 다른 별들이 존재하는 것처럼. 여기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똑같이 작은 점처럼 보이는 것들도 실상은, 인간의 이해를 넘어서는 공간에 흩어져 있는 수없이 많은 각기 다른 존재들이죠.”

p. 156
아가페는 소멸시키는 사랑입니다.”

pp. 157-158
“열정은 대개 우리 삶의 초반부에 가장 순수한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그 시기에 인간은 아직 신적인 것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지요. 자신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에 커다란 애착을 가지고 있어서, 인형은 마치 살아 있는 것 같고 작은 장난감 병정들이 움직이기도 하죠. 천국이 어린아이들의 것이라고 한 예수의 말씀은, 열정의 형태로 나타나는 아가페를 두고 한 말입니다. 어린아이들은 예수께서 행하는 기적이나 지혜로움, 바리새인, 사도들과는 아무 상관 없이 그에게 곧장 왔죠. 오직 열정에 이끌려, 행복한 모습으로 온 것입니다.”

p. 179
“그럼에도 나약한 존재인 인간은 가장 확실한 사실인 자신의 죽음을 부인하려고 하죠. 바로 그 죽음이 삶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들을 실현하도록 동기를 부여해준다는 걸 깨닫지 못하고 말입니다. 인간은 어둠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두려워하며, 미지의 것에 대해 공포를 느낍니다. 그래서 그 두려움을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으로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제한되어 있음을 잊어버리는 거죠. 죽음을 의식함으로써, 죽음을 피할 수 없음을 깨닫는 순간부터 아무것도 잃을 게 없기에 더욱 용감해지고 더 멀리까지 정복해나갈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이해아지 못하는 거죠.”

pp. 208-209
“제자는 자신을 이끄는 이의 걸음걸이를 결코 흉내내어서는 안 됩니다. 삶을 바라보고, 고난과 정복을 체험하는 각자의 방식이 있는 것이니까요. 가르친다는 것은 가능한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배운다는 것은 그 가능성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고요.”

p. 338
그는 말했다. 우리를 신께 한 걸음 더 가까이 가닿게 해주는 것은 열정이지, 수백 수천의 고전을 읽는 것이 아니라고. ‘비밀 의식’이나 ‘심오한 교리를 따르는 입문식’이 아닌, 삶이 기적임을 믿으려는 의지가 기적을 낳는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