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계획은 이런 거였어. 아침에 당신이 깨기 전에 조심조심 부엌으로 가는거야. 그리고 고슬고슬 밥을 하고, 맛있는 미역국을 보글보글 끓이는 거지. 당신도 알지? 나 미역국 잘 끓이는 거. 그리고 근사하게 아침 상을 차려놓는 거지.
그리고서 침대에 잠들어 있는 당신한테 가서 살짝 뽀뽀를 해 주는 거야. 그러면 당신은 부시시 눈을 뜨겠지. (물론 눈이 너무 부어서 잘 떠지지 않을 [...]
원래 계획은 이런 거였어. 아침에 당신이 깨기 전에 조심조심 부엌으로 가는거야. 그리고 고슬고슬 밥을 하고, 맛있는 미역국을 보글보글 끓이는 거지. 당신도 알지? 나 미역국 잘 끓이는 거. 그리고 근사하게 아침 상을 차려놓는 거지.
그리고서 침대에 잠들어 있는 당신한테 가서 살짝 뽀뽀를 해 주는 거야. 그러면 당신은 부시시 눈을 뜨겠지. (물론 눈이 너무 부어서 잘 떠지지 않을 [...]
며칠 전 어머니를 찾아뵈었을 때, 어머니를 밥을 챙겨주시면서 하신 말씀.
“아가, 어여 와 밥 먹어라.”
“아가”라는 소리에 순간 콧등이 시큰해졌다. 사십이 다 되어가는 중년의 아들에게 어머니는 “아가”라고 하신다. 당신의 속으로 낳고 기른 자식이기에 어머니의 눈에는 흰머리가 늘어가는 중년의 자식이 아직도 코흘리개 초등학생처럼 그렇게 애틋하게 보이나 보다. 엄마가 될 수 없는 사내들은 그 마음을 헤아릴 수 없으나 나도 [...]
Tags:늙지 않은 절벽·강형철·사랑·어머니·어버이날·엄마·여성
나라 안팎이 참으로 어수선하다. 세계화를 기치로 무한질주하던 신자유주의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예상보다도 빠르게 말이다. 이 세계화된 자본주의의 목표는 무한 이윤 추구 또는 무한 성장 추구인데, 이 지구상에서 100년도 채 살지 못하는 인간들이 무엇인가를 무한대로 추구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임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기름값은 매일 새로운 기록을 갱신하며 뛰고 있다. 온실 가스 때문에 북극의 얼음은 녹고 있고, [...]
Tags:기름값·신자유주의·파랑새·아카시아·유가·자본주의·자전거
여우가 어린왕자에게 말했다. 너의 장미가 너에게 그토록 소중한 이유는 그 장미와 함께 한 시간때문이라고. 여우가 한 말은 맞는 말이지만, 사실 그것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어린왕자와 그 장미가 그렇게 소중한 시간을 같이 보내도록 운명지워졌다는 것.
나는 남녀의 사랑과 결혼에 관해서는 운명론자다. 그 무수한 가능성과 확률을 뚫고 한 여자와 한 남자가 만나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고, [...]
Tags:10주년·노래·딸·가족·결혼·결혼기념일·사랑·사랑 Two·아내·윤도현
내 책상 컴퓨터 자판 옆에 있는 조그마한 책 한 권. 불교 초기 경전 중의 하나인 법구경이다. 일을 하다가 좀 시간이 나면 무심코 들춰 보면서 한 구절씩 읽곤 하는데, 그때마다 잔잔한 감동을 얻는다. 법구경의 ‘더러움’ 편에 있는 구절이 우연히 눈에 들어왔다.
얼굴이 두터워 수치를 모르고
뻔뻔스럽고 어리석고 무모하고
마음이 때묻은 사람에게
인생은 살아가기 쉽다
수치를 알고 항상 깨끗함을 생각하고
집착을 떠나 조심성이 [...]
너는
지상에서 가장 쓸쓸한 사내에게 날아온 천상의
선녀가
하룻밤 잠자리에 떨어뜨리고 간 한 떨기의 꽃
[김용화, 딸에게]
나는 지상에서 가장 쓸쓸한 사내는 아니었지만 천상의 선녀처럼 예쁘고 현명한 네 엄마를 만나 너를 낳았다. 네가 이 세상에 태어남으로 해서 어지간히도 게으르고 어쩡정한 사내였던 나는 아빠가 되었지. 철모르던 사내들은 아빠가 됨으로써 비로소 어른이 된단다.
세상의 아빠들이 다 비슷한 감정을 느끼겠지만, 아빠가 된다는 것은 신이 [...]
설 연휴의 끝자락이다. 이번 설은 주말과 이어져 긴 연휴가 되었다. 연휴가 길면 느긋하게 쉴 수 있어 좋은 일이지만, 우리나라 기혼 여성들은 그만큼 더 힘들기도 할 것이다. 명절 때만 되면 우리나라에서 결혼한 여성으로 산다는 것이 보통 고된 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차례 음식 장만하랴, 손님 치르랴, 하루 세 번씩 꼬박꼬박 밥상을 차리고 설겆이를 해야 하는 [...]
며칠째 겨울비가 내려 쌓인 눈을 모두 녹였다. 나를 비롯한 인간들이 싸질러놓은 오물로 어머니 대지는 확실히 더워지고 있다. 나 같이 없이 사는 사람들한테 따뜻한 겨울은 축복일 수 있겠으나, 이것을 온전히 달가워할 수만은 없는 슬픈 겨울이다.
2007년 한해가 간다. 시간의 연속성으로만 본다면야 오늘 뜨는 해와 내일 뜨는 해가 다르지 않겠지만, 그 시간을 마디마디 끊어서 새로운 숫자를 부여하는 인간들의 [...]
Tags:2007년·2008년·겨울·블로거·블로그·새해인사
3주 전쯤에 “아내를 사랑하는 이유”라는 글을 썼다. 이 글은 출근길에 우연히 김광석의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라는 노래를 듣다가 울컥해져서 썼던 글이다. 공교롭게도 이 글에 세 분이 댓글을 주셨는데, 한 분은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계신 어느 목사님이었고, 다른 두 분은 아직은 결혼 전인 분들이었다.
미혼이신 이 두 분의 블로거에 대해 내가 아는 것은 거의 없다. 가끔 그분들의 [...]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이유가 있을까? 왜 사랑하냐고 물으면 그냥 배시시 웃으면 그뿐이다. 그런데 새삼스럽게 이런 글은 쓰는 이유는 아침에 우연히 김광석의 노래를 들으며 나도 모르게 울컥했기 때문이다. 김광석이 부른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라는 노래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왔고, 나는 무심히 그 노래를 따라 부르다가 그만 눈물이 핑 돌았다. “여기 날 홀로 두고 왜 한마디 말이 없소”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