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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gory: Music

그러나 봄

그러나 봄

바람이 불어 온다
우리가 사랑했던 날들 위로
하얗게 아무말도 없이 꿈처럼

서로에게 달라진
우리의 얼굴이 어색해
아무말도 못한 내 가슴이 시려와

봄이 오네 봄이 오네
지나버린 계절 위
우리들의 사랑이 지고

봄이 오네 봄이 오네
그러다 갑자기 내
가슴에 꽃이 필까봐

<웨스턴 카잇(Western Kite), 그러나 봄>

벚꽃이 진다. 꽃비가 내린다. 아련하다. 봄날은 간다. 무심히도.

겨울날의 회상

겨울날의 회상

바람은 북쪽에서 불어왔다. 눈보라는 능선을 넘어 휘몰아쳤고, 능선 위의 소나무들은 모두 남쪽으로 가지를 뻗었다. 나뭇가지는 바람을 거스를 수 없었다. 거스를 수 없는 것들의 운명은 쓸쓸했다.

지난 겨울은 몹시 추웠고, 추운만큼 쓸쓸했고 건조했다. 떠들석한 잔치가 끝나고 난 후의 공허함이 겨울의 한복판을 갈랐다. 모두 떠나버렸고 아무도 뒤돌아보지 않았으며 누구도 다시 찾아오지 않았다.

바람은 다시 불었고 눈발이 날렸다. 그의 발자국은 자작나무 숲 속으로 사라졌다. 눈 속으로 떠났던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 바람은 그치지 않고 겨울은 잊혀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