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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은 용서할 수 있을까

박종철은 용서할 수 있을까

20년 전 오늘, 박종철 그는 남영동 대공분실 차가운 욕조바닥에서 저들의 고문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죽음은 호헌철폐 독재타도의 함성으로 이어졌고 독재의 임시 항복을 받아냈다. 그가 죽은지 10년이 지난 뒤 정권은 교체되었고, 20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언론 자유와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다. 우리는 그에게 너무 많이 빚졌다.

나는 그가 죽은 후 학교를 졸업하고 회사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그의 추모제가 열리는 명동성당에 갔었다. 해마다 추모객은 줄어들었고, 그에 비례하여 지키는 전경의 숫자도 줄어들었다. 올해는 명동성당에서 추모제가 열리는지조차 알지 못한다. 이런 나를 그는 용서할 수 있을까.

그가 죽음으로써 지키고자 했던 선배 박종운은 지난 총선 때 한나라당의 공천을 받기 위해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아직 그 당에는 그가 타도하려 했던 독재의 하수들이 국회의원 뺏지를 달고 있다. 그 보잘 것 없는 선배를 목숨 다하여 지킨 박종철이 숭고하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다. 박종철은 그 선배를 용서할 수 있을까.

고문의 배후로 지목받고 있는 정형근은 아직도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은 채, 아무런 사과도 하지 않은 채 국회의원이 되었고, 노무현 정부를 비난하고 있다. 정형근은 정말 용서받을 수 있을까.

박정희는 역대 대통령 중 가장 훌륭한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있고, 박종철을 죽인 자들이 속한 한나라당은 하는 일 없이 반대만으로 최고의 지지를 얻고 있다. 가치관이 이렇게 전도된 우리 사회를 보고 박종철은 무엇이라 할까. 가치관 전도에 가장 큰 공을 세운 우리나라 신문들을 박종철은 용서할 수 있을까.

우리 오늘 하루만이라도 그를 생각하자. 그가 어떻게 죽었는지, 그리고 그가 어떻게 살려고 했는지 기억하자. 그러면 그가 조금이라도 위로받지 않겠는가.

그의 영전에 정희성의 시를 바친다. 그의 영혼이 위로받길 기도한다.

너를 부르마
불러서 그리우면 사랑이라 하마
아무 데도 보이지 않아도
내 가장 가까운 곳
나와 함께 숨 쉬는
공기(空氣)여
시궁창에도 버림받은 하늘에도
쓰러진 너를 일으켜서
나는 숨을 쉬고 싶다.
내 여기 살아야 하므로
이 땅이 나를 버려도
공기여, 새삼스레 나는 네 이름을 부른다.
내가 그 이름을 부르기 전에도
그 이름을 잘못 불러도 변함없는 너를
자유여.

<정희성, 너를 부르며>

그에게 너무 미안한 하루다.

참으로 저렴한 노회찬

참으로 저렴한 노회찬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것인가.

나는 민노당원은 아니지만 민노당에 큰 기대가 있었다. 그리고 민노당이 원내 정치권으로 들어온 것을 누구보다도 기뻐했고, 노회찬이라는 입심 좋은 민노당 국회의원을 신선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오늘 TV 토론에 출연한 노회찬은 나의 기대를 무참히 저버렸다. 그간의 그의 언행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기에 충분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제안한 4년 연임제 개헌에 대한 그의 반대 논리는 참으로 저렴했다. 그가 내세운 논리는 첫째 되지도 않을 것을 왜 제안해서 시끄럽게 만드느냐, 둘째 개헌 때문에 모든 민생이 실종된다, 마지막으로 겨우 한 가지 사항 (대통령 임기 사항) 만을 고치려고 개헌하는 것은 안하니만 못하다 이 정도로 요약된다.

권력 구조에 대한 대통령의 4년 연임제 개헌 제안은 사실 민노당의 당론이고 노회찬도 예전부터 주장해 온 바다. 국회가 반대하니 되지도 않을 것을 대통령이 제안해서는 안된다는 말은 언어도단이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고 정당이라면 그런 식으로 얘기해서는 안된다. 이것이 정말 나라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사항인지 아닌지 부터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닌가. 대통령은 이 시점에서 필요한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에 제안한 것 아닌가. 그렇다면 그것의 필요성을 먼저 논해야 하고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을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 얘기해야 한다.

노회찬이나 민노당도 필요하다고 얘기하면서도 지금은 되지도 않을 것이니 얘기하지 말라고 한다. 이 논리는 그대로 비수가 되어 민노당에게 돌아간다. 국회 의석 열 개 밖에 가지고 있지 않은 민노당은 아무 것도 할 수도 없다. 비정규직 문제, FTA, 이라크 파병 등 민노당이 주장하고 있는 사항들 얘기해서는 안된다. 되지도 않을 것을 왜 떠들고 다니나.

민생 민생 떠들고 다니는데 정말 일을 하지 않은 것은 대통령인가 아니면 국회인가. 개헌 문제도 원래는 국회에서 먼저 공론화해야 되지 않나. 그것을 못하니 보다 못한 대통령이 나선 것 아닌가. 몇 천 건의 법안을 통과 시키지 말라고 대통령이 방해라도 했단 말인가. 솔직히 국회의원들은 할 말이 없다. 그들은 대통령을 욕할 자격이 없는 것이다. 자기 일조차 제대로 못하는 족속들이 무슨 민생을 외치고 다니는가. 정말 부끄럽지 않나.

대통령이 한 가지 사항만을 고치자고 제의한 것도 최소한의 것을 얘기한 것이다. 정말 제대로 된 인간들이라면 이렇게 얘기해야 한다.

“대통령의 제안을 환영한다. 우리 국회에서는 대통령 4년 연임제를 포함하여 우리 헌법을 고쳐야 할 문제들을 심도있게 토론하고 수정 제안 발의할 것이다.”

지금도 못하는데, 다음 정부 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 나는 아니라고 본다. 모든 정당의 이해관계, 대통령의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를 당신들 수준에서 고친다? 이것 또한 어불성설이다. 이명박이나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어서 자기 임기를 1년씩 줄여 가면서 헌법을 고친다는 것은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얘기다.

제발 노회찬과 민노당 정신차려라. 민노당이 잘 되려면 노무현을 잘 이용해야 한다. 왜 멍석이 깔렸는데도 찌질대는가. 머리를 두었다가 어디다 쓰려 하는가. 우리 생각 좀 하며 살자. 안타깝다.

한학수, 그의 황우석 보도는 비열했다

한학수, 그의 황우석 보도는 비열했다

오마이뉴스에 한학수의 “<조선>의 ‘황우석 보도’는 비열했다 대통령과 정치인은 왜 사과 안 하나”라는 인터뷰가 실렸다. 조선일보가 비열한 것은 비단 이 문제 뿐만이 아니므로 여기서는 거론하지 않겠다. 또한 줄기 세포 연구의 윤리에 관한 문제도 찬반 양론이 있으므로 언급하지 않겠다. 다만 한학수의 황우석 보도는 한 번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한학수는 황우석 줄기 세포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균형잡힌 기자의 자세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는 절반의 진실만을 붙잡았을 뿐이다. 나머지 절반에 더 큰 진실이 묻혀있을 수도 있는데, 그는 외면했다.

그가 밝혀낸 것은 2005년 Science에 게재된 논문이 조작되었다는 것과 그 논문의 근거가 되는 10여개의 줄기 세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줄기 세포가 애초부터 만들어지지 않았든 또는 만들어졌는데 그것이 오염이 되어서 변질되었든 이것은 연구의 총책임자인 황우석 책임이다. 잘못된 데이터로 만들어진 논문을 Science에 게재한 것 또한 황우석 책임이다. 황우석의 가장 큰 문제는 연구 파트너는 잘못 골랐고, 그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데에 있다.

알려진대로, 황우석 연구팀은 크게 둘로 나뉘었는데, 줄기 세포 전단계의 배반포를 만들어내는 서울대 수의학과 팀이 있었고, 그 배반포를 가지고 줄기 세포로 배양시키는 미즈메디 병원 팀이 있었다. 밝혀진 바에 따르면, 줄기 세포 전 단계인 배반포는 수십 여개가 서울대 수의학과 연구팀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것을 가지고 미즈메디 팀이 줄기 세포를 만들었는지, 아니면 만들지 못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들이 줄기 세포 배양 능력이 있는지조차 알려지지 않았다. 황우석은 그의 연구 파트너에게 사기를 당한 것이다.

한학수의 날카로운 취재 능력은 미즈메디 팀의 줄기 세포 배양 능력 또는 오염 능력을 밝혀내는 데는 무력했다. 아니 애써 외면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공공연히 “황우석만 죽이면 된다”라고 얘기했다. 왜 그랬을까? 황우석이 총책임자이기 때문에 그랬을까? 추론해 보건데, 한학수가 속해 있는 배아 줄기 세포 연구 반대 세력은 황우석을 사기친 패거리들을 이용하여 황우석으로 상징되는 배아 줄기 세포 연구를 거세시킨 것이다.

황우석을 사기친 패거리들도 황우석이 죽어야 자기들이 줄기 세포 연구의 헤게모니를 장악할 수 있었을 테니, 그들의 이해 관계는 맞아 떨어지는 셈이다. 그들의 황우석 제거 작전은 오래 전부터 치밀하게 기획된 것 같다. 이것은 사건의 추이를 지켜 본 나의 추측일 뿐이지만 개연성은 충분히 있다. 어찌 되었든 그들의 작전은 성공했다. 축하한다. 하지만 인정할 것은 인정하자. 비열한 것은 비열한 것이다.

Bush, 진정한 악의 축의 몰락

Bush, 진정한 악의 축의 몰락

George W. Bush는 애초 대통령이 될 수 없는 사람이었다. 전체 득표수에서 지고도 동생이 주지사로 있었던 플로리다 주의 부정선거와 아버지가 임명했던 대법관들의 정치적 판결에 의해 그는 미국 대통령이 되었다. 그의 취임은 일부 네오콘을 제외하고 전 인류에게 불행이었다.

우선 그는 9.11 테러를 막지 못함으로써, 아니 방조함으로써 약 3000여명의 무고한 시민을 죽였다. 이 끔찍한 사건에 그의 정부는 단 한 사람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 놀랍지 않은가. 어떤 사람들은 그와 그의 네오콘 세력들이 방조를 넘어 이 사건에 깊이 개입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9.11 테러를 빌미로 그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와 전쟁을 시작한다. 이 전쟁으로 적어도 7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죽고 13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다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가 악의 축으로 지목한 이란, 이라크, 북한의 독재자들도 이렇게 무고한 사람들을 많이 죽이지는 않았다.

그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정작 그를 대통령으로 만든 미국 국민들 밖에 없다. 미국이 많은 비판을 받는 나라지만, 그나마 자정 작용이 가능한 것은 미국에는 조중동과 같은 무치 언론이 없기 때문이다. 이번 중간 선거로 Bush와 그의 공화당은 몰락했다. 하지만 견제를 받는다 해도 아직 그의 임기는 2년 넘게 남아 있다. 그가 사라지기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이 남은 셈이다. 그가 더이상 죄업을 짓지 않길 기도할 뿐이다.

김근태

김근태

그를 보면 참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정치인이 되기 전, 그는 재야의 커다란 나무였다. 그런 그가 정치에 입문하고 나서 보여준 모습은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그의 진정성을 의심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가 정치적 감각이 무디고, 순발력이 떨어지며,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였음을 부인할 수 없다. 지난 대선은 그가 정치인으로 성공하기에 결정적인 순간이었지만, 그는 그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 당시 그는 노무현이 내민 손을 굳게 잡았어야 했다. 무치족 신문사 사장이 탈세로 구속이 되었어도 면회를 가지 말았어야 했다. 그가 보여준 마음 약하고 우유부단한 모습은 개혁세력을 이끌기에 역부족으로 보였다.

북핵 문제로 나라 안팎이 어수선할 때 그는 모처럼 강단진 모습을 보였다. 무치족들이 아우성을 쳐도 그는 개성 공단 2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개성을 방문한 것이다. 역시 무치족 신문들이 그가 개성에서 춤판을 벌였다고 난리를 치고 있다. 이것이 그에게는 또한번의 기회일 수 있다. 강하게 나가야 한다. 그들이 반민족 세력, 반평화 세력임을 천명해야 한다. 그들을 감싸안고서는 단 한 발도 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사랑과 용서의 상징, 예수가 바리새파 사람들에게 어떤 말을 했는지 배워야 한다.

독사의 자식들아! 너희가 악하면서 어떻게 선한 것을 말할 수 있겠느냐? 입은 그 마음속에 가득 찬 것을 말하는 것이다. 선한 사람은 선한 것을 쌓았다가 선한 것을 내고, 악한 사람은 악한 것을 쌓았다가 악한 것을 낸다.

[마태복음 12:34-35]

독사의 자식들을 품을 수는 없다. 독사는 독사일 뿐이다. 그에게서 더이상 햄릿의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

반기문

반기문

나는 반기문 장관을 잘 모른다. 그의 인생의 궤적을 살펴본 바도 없고, 사실 그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다. 다만 그가 노무현 정부 출범과 함께 대통령 외교 보좌관과 외교부 장관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보필해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뿐이다. 내 짐작으로 그는 전문 외교관으로서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사람인 것 같다. 그리 개혁적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노무현 대통령을 도와 묵묵히 일하는 것으로 봐서는 꽤 성실한 사람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같이 일한 상관의 뒷통수를 치고 자신의 영달을 추구할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인다.

무치족들은 지난 4년간 노무현 정부의 외교를 “등신 외교” 또는 “왕따 외교”라고 끊임없이 폄하해 왔다. 그 등신 외교, 왕따 외교의 수장이 차기 유엔사무총장으로 내정되었다. 왕따 당하는 나라의 등신 외교를 책임지는 사람을 유엔사무총장으로 선출한 다른 나라들을 무치족들은 무어라 부를까 궁금하다. 한 나라의 외교도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서 왜곡하고 폄하하는 사람들. 그래서 그들이 무치족인 것이다.

반기문 장관의 유엔사무총장 내정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최장집, 강준만, 그리고 이한우

최장집, 강준만, 그리고 이한우

최장집은 김대중 정부 시절,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장으로 일했던 우리나라 진보학계의 대표적 지식인 중의 한 사람이다. 조선일보는 그를 낙마시키기 위해, 그의 제자 이한우를 이용하여 그를 빨갱이로 몰아 버린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격분했고, 강준만 같은 이는 이한우를 가리켜 “스승의 등에 칼을 꽂은 청부업자”라고 일갈했다. 1999년의 일이다. 나는 그때 정말 이한우만 나쁜 놈인 줄 알았다.

노무현 정부 들어 강준만이 커밍 아웃해 버리고, 드디어 최장집마저 정체를 드러냈다. 경향신문 창간 60주년 기념 인터뷰에서 최장집은 왜 제자가 스승보다 나을 수 없는지를 보여 주었다. 그의 칼 꽂는 솜씨는 제자 이한우보다 한 수 위였다.

대부분 진보라 일컬어지는 사람들은 이념을 절대시 한다. 그리하여 자기와 조금이라도 다른 이념을 가진 사람과는 끝없이 분열한다. 이념의 다름을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의 이념은 절대 기준이 아니다. 많은 기준 중 하나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