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wsed by
Tag: 노무현

노무현, 당신의 흔적

노무현, 당신의 흔적

노무현은 슬픔이다. 그것도 아주 깊은, 너무나 깊어 끝이 보이지 않는, 그러나 시간이 지나 아련해진 그런 슬픔이다. 그것은 가슴먹먹함이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도 잊혀지지 않는, 아니 잊혀질 수 없는 안타까움이다. 저린 가슴 속의 비통이다. 아픔이고, 눈물이다. 그의 따뜻한 미소를 생각하면 멈출 수 없는 눈물이 흐르다 고요한 침묵만 남는다.

8년의 세월이 흘렀다.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을까?

문재인을 친구로 두었기에 대통령감이 된다고 자랑스럽게 외쳤던 당신이 떠나고, 그 문재인은 대통령이 되었다. 당신이 마지막 글에서 말한 운명, 그 운명이 문재인을 꼼짝 못하게 했다. 문재인은 노무현의 부활이다. 그가 노무현의 가치를 완성할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노무현은 그리움이다. 그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아니 채울 수 없는 보고싶음이다. 당신의 정의로움, 용기, 수줍음, 재치, 순발력, 포효, 그리고 발가락 양말. 그 모든 것이 그립고 보고 싶지만, 당신은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떠났다. 그리움이 사무치면 꽃이 핀다고 했던가.

해마다 5월이면 당신의 꽃이 필 것이고, 우리는 당신의 흔적을 찾아 헤맬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견뎌야할 천형인지도 모르겠다.

사랑과 존경을 당신에게 드립니다. 저 세상에서는 부디 안식하시길 기도합니다.

공감, 위로, 감동 그리고 대통령

공감, 위로, 감동 그리고 대통령

“[…] 철 없었을 때는 이런 생각도 했습니다. 때로는 내가 태어나지 않았다면 아빠와 엄마는 지금도 참 행복하게 살아 계셨을 텐데. 하지만 한번도 당신을 보지 못한 이제 당신보다 더 큰 아이가 되고나서 비로소 당신을 이렇게 부를 수 있게 됐습니다. 아버지! 당신이 제게 사랑이었음을, 당신을 비롯한 37년 전의 모든 아버지들이 우리가 행복하게 걸어갈 내일의 밝은 길을 열어주셨음을. 사랑합니다, 아버지.”

딸이 태어난 날, 아버지는 딸을 보기 위해 병원을 가다 계엄군의 총탄에 쓰러졌다. 딸은 아버지의 얼굴을 한 번도 본적이 없다. 1980년 5월 18일, 광주.

37년이 지난 후, 그날의 아버지보다 더 나이 먹은 딸은 얼굴 한 번 보지 못한 아버지를 부르며 흐느낀다. 사랑한다고. 편지를 읽던 딸도 울고, 수화통역사도 울고, 기념식장에 참석한 이들도 울고, TV를 보던 시청자들도 울고, 대통령도 울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용히 다가가 그 흐느끼던 딸을 따뜻하게 안아 주었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장면이었다. 공감이 위로가 되고, 위로가 감동이 되는 순간이었다. 그 순간, 그는 대통령이 아니라 다시 돌아온 아버지였다. 깊은 슬픔이 깊은 위안으로 승화되었다. 편지를 읽은 그 딸뿐만 아니라, 그 광경을 지켜본 모든 이들이 위로와 감동을 받았다.

문재인은 보통 사람이 아니다. 그는 차원이 다른 사람이다. 참여정부의 청와대 정책실장이던 성경륭은 그를 “침착한 노무현”이라고 했지만, 오늘 그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노무현”이었다.

15년 전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이 나라는 다시 한 번 로또를 맞았다. 노무현의 소중함을 몰랐던 국민들이 이제는 알 것이다. 노무현의 뒤를 잇는 문재인이 얼마나 귀한 사람인가를.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라니, 하늘이 이 나라를 버리지는 않은 게다.

황사가 걷히고 노무현이 보고 싶었다

황사가 걷히고 노무현이 보고 싶었다

며칠 전부터 중국에서 날아온 황사가 온 땅을 뒤덮었다. 미세먼지 지수가 300을 넘었고, 눈을 뜨기 힘들 정도로 모래바람이 휘몰아쳤다. 5월 9일, 비가 내리자 비로소 황사가 걷히고 숨을 쉴 수 있었다.

이명박근혜의 지난 9년은 마치 지독한 황사에 갇힌 한반도였다. 정치, 경제, 안보, 외교 등 무엇 하나 시궁창에 쳐박히지 않은 것이 없었다. 물론, 모든 것은 예견된 일이었다. 한줌도 안 되는 기회주의 세력에게 속아 용감하게 묻지마 투표를 자행한 덕분이었다.

박근혜가 탄핵되고, 5월 9일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비로소 실낱같은 희망을 붙잡을 수 있었다. 김대중, 노무현에 이어 이제 제대로된 세 번째 민주정부를 맞게 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뭉클하다. 그의 당선을 보면서 내내 노무현 대통령이 보고 싶었다. 그가 살아 있었다면 오늘 얼마나 기뻐했을까. 그가 뿌린 씨앗이 이제 서서히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많은 시민들이 깨어났고, 그들은 세상이 바뀌기를 원했다. 이제 노무현의 꿈이 문재인을 통해 실현될 것이다. 깨어있는 시민들의 힘으로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 것이다. 더디지만, 세상은 조금씩 좋아질 것이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으로 이어지는 민주정부의 자랑스런 국민이 되었음을 자축한다.

문재인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민주정부 만세!!!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다 (2)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다 (2)

아주 오랜만에, 햇수로는 8년만에, 꿈속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보았다.

꿈에서 그는 다시 대통령에 출마해서 당선되었고, 보좌관들에 둘러쌓여 취임식에 가려고 건물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그 모습을 건물 안쪽에서 유리창을 통해 지켜보다가 감격에 겨워 울면서 만세를 불렀다.

“대통령님, 만세! 만세! 만세!”

노무현 대통령이 그 만세 소리를 들었는지, 가던 길을 멈추고 유리창 안을 들여다 보았다. 그런데 유리창이 흐릿하여 안쪽이 잘 보이지 않아 그가 연신 두리번거렸다. 그가 건물 안에 누가 있는지 알아보지 못해 안타까워 하다 잠을 깼다.

꿈에서 그를 다시 보았다는 것만으로도 흥분이 되어 다시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 꿈이 문재인 대통령 당선의 전조일까? 그렇게 되기를 노무현 대통령도 간절히 바랄 것이다.

문재인, 그가 있어 다행이다

문재인, 그가 있어 다행이다

이명박, 박근혜 9년. 나라는 시궁창에 쳐박혔다. 모든 것은 예견된 일이었고, 그 슬픈 예견은 한치도 틀리지 않았다. 이명박은 사악하고 교묘했고, 박근혜는 무지하고 탐욕스러웠다. 불의가 판치고, 반칙과 특권이 난무하고, 불평등은 깊을대로 깊어졌다. 모든 희망이 사라지고, 절망의 깃발만 나부꼈다. 노무현, 김대중 대통령마저 세상을 떠나 아무런 버팀목이 없었다. 어둠이 깊어지고 터널의 끝은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하늘은 이 나라를 버리지 않았다. 그 깊은 어둠 속에서 한줌의 빛을 보여주는 사람이 있었다. 절망의 나락 속에서 나지막이 희망의 노래를 부르는 이가 있었다. 김대중의 철학과 노무현의 원칙을 부여잡고, 자유와 민주와 평화가 넘치는 나라를 만들어보자고 외치는 사람이 있었다.

문재인! 그가 문재인이라 다행이다. 문재인이 있어 정말 다행이다.

어눌하지만 세련되고, 부드럽지만 강단있고, 잘생겼지만 순박한 사람. 정치인같지 않지만 정치를 해야만 하는 운명을 지닌 사람. 끝내 다 이루지 못한 노무현의 꿈을 이어받은 사람. 그 사람이 문재인이라 다행이다.

감히 말하지만, 문재인은 정치인 중 가장 완성된 인격을 지닌 사람이다. 그처럼 품격있는 사람이 정치를 한다는 것 자체가 하늘이 이 나라를 버리지 않았다는 증거다. 때문에 문재인을 정치판으로 불러낸 이명박이 고마울 때도 있다.

오늘 문재인이 국민과 함께 19대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을 했다. 그가 국민과 함께 세상을 바꾸고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 나가리라 믿는다. 그가 압도적으로 19대 대통령에 당선될 것이라 믿는다. 그가 김대중과 노무현의 뒤를 이어 민주정부 3기를 성공적으로 이끌거라 믿는다. 이 나라에 자유와 정의와 평화가 젖과 꿀처럼 흐르길 바란다.

문재인, 그가 있어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문재인의 국민이 되고 싶다.

리더십의 완성, 노무현의 경우

리더십의 완성, 노무현의 경우

정치인 노무현은 운명 또는 기적 같은 과정을 통해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에 당선된다. 그의 무기는 상식과 원칙뿐이었다. 그 무기로 그는 이 땅의 지배계급이 수백년 동안 쌓아온 견고한 권력과 싸웠고, 결국 그는 죽임을 당했다. 그는 이 나라 정치사에서 가장 매력적인 정치인이었지만, 그가 보여준 정치적 성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노무현도 자신의 성과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바꿨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물을 가르고 달린 것 같다.”

그렇다면 노무현의 참여정부는 성공했는가 아니면 실패했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노무현의 참여정부는 성공했지만, 그 성공을 완성시키지 못했다. 따라서 참여정부의 성공은 미완성이다.

리더십의 대가 존 맥스웰(John Maxwell)에 따르면, 리더들이 마지막으로 고려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리더의 유산을 어떻게 계승시킬 것인가, 즉 유산의 법칙(Law of Legacy)이다. 이것이 궁극적으로 그 리더의 가치를 결정한다. 아무리 훌륭한 리더라 하더라도 그 리더의 유산이 다음 사람에게 승계되지 못한다면 그 리더는 성공했다고 얘기할 수 없다.

노무현은 훌륭한 대통령이었고, 민주주의를 확장시켰으며, 권위주의 타파를 위해 노력했지만, 그는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이것이 참여정부의 가장 뼈아픈 실책이다. 오바마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오바마는 미국 최초의 흑인대통령이고 훌륭한 리더였지만 그도 역시 정권재창출에 실패했다. 그가 이룩했던 많은 성과들이 트럼프에 의해 하루 아침에 망가지고 있다.

이것은 ‘민주주의의 딜레마‘라고 부를 수 있는 일종의 역설이다. 민주주의를 충분히 확장하고 보장했던 훌륭한 정치인이 지도자가 되었을 경우, 사람들은 오히려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다. 민주주의는 마치 공기나 물과 같은 것이다. 그것이 사라진 이후에야 사람들은 그것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이명박, 박근혜가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망쳐 놓은 이후에야 왜 노무현이 훌륭한 대통령이고 훌륭한 리더였는지 깨닫는 것과 마찬가지다.

리더십의 완성은 리더의 유산을 가장 잘 계승 보전할 수 있는 후계자를 준비하는 데에 있다. 노무현의 성공과 노무현의 가치 실현은 아직 미완성이다. 노무현의 성공이 문재인 대통령으로 완성될 수 있을까? 그것만이 ‘망해버린 지난 10년’을 보상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일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그 이름만으로 가슴이 뛴다.

반기문, 노무현의 실수

반기문, 노무현의 실수

10년 전 유엔사무총장의 기회가 아시아 대륙으로 넘어오자, 노무현 대통령은 우리나라에서 유엔사무총장을 내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였다. 그 당시 반기문 외교부장관에 대한 경질론을 온몸으로 막으면서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한국에서 유엔사무총장이 나온다는 것은 멋진 일이 아닌가? 욕은 내가 먹겠다.”

<유엔총장 만들기 올인한 노무현.. 반기문은 추모 거절, 노컷뉴스>

물론 그의 말대로 우리나라에서 유엔사무총장이 나온다는 것은 멋지고 자랑스러운 일이다. 대한민국 출신의 유엔사무총장은 우리나라 국민들의 자부심이 될 것이고, 한반도 평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이 실수한 것은 자기 밑에서 외교부장관을 한 반기문이 어떤 인물인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기름장어’라는 별명에 걸맞게 반기문은 걸출한 기회주의자이고, 유엔 역사상 최악의 사무총장이었다고 평가받는다. 그의 동생과 조카는 반기문의 이름값으로 사기를 쳐서 한국과 미국에서 기소되었다. 유엔사무총장은 퇴임 뒤에 정부의 공직을 수행하면 안 된다는 유엔결의안을 무시하고 그는 다음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려고 한다. 칠십이 훌쩍 넘은 나이지만, 도무지 부끄러움을 모른다.

노무현은 선의로 반기문을 유엔사무총장으로 만들었지만, 그는 노무현과 한국 국민들을 배신했다. 이럴려고 그가 유엔사무총장을 했는지 자괴감이 들 정도다. 우리나라 사람이 유엔사무총장을 하는 것은 멋진 일이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그 직분에 맞는 철학과 능력을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반기문의 경우처럼 안 하니만 못하게 된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만들기는 노무현의 명백한 실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