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신을 지키는 방법

한 농부가 있었습니다. 그 농부는 세상에서 둘도 없는 아주 귀하고 소중한 씨앗을 얻었습니다. 농부는 그 씨앗이 너무나 소중해 몇 백년이라도 가슴 깊이 간직하고 싶었습니다. 아니 대를 이어 가보로 남기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농부는 그 씨앗을 아무도 모르는 곳에 보관하기로 했습니다. 세월이 가면서 그 씨앗은 서서히 마르기 시작했습니다. 씨앗은 생기를 잃었습니다. 씨앗은 너무나도 안전하게 보관되어 있었지만, 생명을 잃은 씨앗은 더 이상 씨앗이라 불릴 수 없었습니다. 농부도 그 씨앗의 존재를 잊기 시작했습니다.

또 한 농부가 있었습니다. 그 농부도 세상에 둘도 없는 귀한 씨앗을 얻었습니다. 농부는 이듬 해 봄에 그 씨앗을 밭에 뿌렸습니다. 농부는 씨앗이 싹을 틔우도록 온갖 정성을 기울였습니다. 때론 날이 너무 가물었고, 때론 세찬 바람이 불었으며, 때론 억센 비가 쏟아져 내렸습니다. 농부는 너무 힘이 들어 포기하고도 싶었지만, 씨앗이 죽지 않고 싹 틔우길 매일매일 기도했습니다. 드디어 씨앗은 온갖 어려움을 뚫고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가을이 되자 그 씨앗은 수천 아니 수만의 씨앗으로 되돌아왔습니다. 비록 처음의 그 씨앗은 땅 속에서 사라졌지만, 이제 그 씨앗과 똑같은 수천 수만의 씨앗을 얻게 되었습니다. 농부는 그 귀한 씨앗을 마을 사람 모두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모두들 그 귀한 씨앗을 받고 기뻐했고, 새봄이 어서 오길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그 씨앗이 바로 “노무현 정신”이란 씨앗입니다.

현역 정치인 중에 유시민과 이정희 만큼 노무현을 닮은 정치인은 없습니다. 그 두 사람은 “노무현 정신”을 누구보다도 더 잘 꽃피울 사람들입니다. 나는 참여당 대표 유시민과 민노당 대표 이정희를 신뢰합니다. 이제 두 사람이 함께 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당원들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쉽지만은 않은 길이란 것을 압니다. 하지만, 이런 기회는 다시 오지 않습니다. 노무현을 꼭 닮은 정치인들이 양당의 대표를 맡을 수 있는 기회는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오지 않을 것입니다. 많은 어려움이 있고, 많은 서운함이 있더라도 지금이 함께 할 기회입니다. 그 소중한 씨앗을 최소한 밭에 뿌려 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유시민이 정리한 노무현 대통령 자서전을 읽고 또 읽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통추 활동을 접고 새정치국민회의 입당을 하는 대목에서 3김청산에 대해 이렇게 얘기합니다.

원칙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전략적, 전술적 명제는 타협할 수 있다. 나는 ‘3김청산’이라는 것은 원칙이 아니라 타협할 수 있는 전략적 명제라고 보았다.

노무현 대통령은 DJP연합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이념과 노선을 100% 순수하게 밀고가기는 어렵다. [중략] 정당에 대해서도 그렇다. 누가 주도하는지를 본다. 주도세력의 색깔이 그 정당의 색깔이다. 대통령 후보가 김대중 총재로 결정된 이상 주도세력 문제는 정리가 된 것이 아닐까? [중략] 주도세력의 성격과 철학이 뚜렷하면 된다.

유시민과 이정희가 주도하는 정당이라면 그 당이 참여당이든, 민노당이든,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이든 크게 상관하지 않습니다. 그 두 사람이 주도하는 정당이 바로 “노무현 정신”이 살아있는 정당이기 때문입니다.

따지고 보면, 예수가 기독교를 창시하지 않았듯이, 노무현은 참여당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노무현은 참여당원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당원이 주인이 되고 당원 민주주의가 뿌리내린 정당의 당원이고 싶어 했습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그는 열린우리당이 해체되는 것에 대해 그렇게 서운해 했는지도 모릅니다.

손학규가 대표인 지금의 민주당은 김대중, 노무현의 민주당이 아닙니다.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내년 두 번의 선거에서 그 민주당과 어떻게든 연합을 해야하기 때문에, 그리고 “노무현 정신”을 실현해내야 하기 때문에 지금 통합된 진보정당이 필요합니다. 진보정당들이 통합하면, 민주당이 지금처럼 쉽게 무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현재의 민주당은 유력한 대권주자가 없는 불임정당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유시민과 이정희가 함께 싹틔우고 꽃피울 통합되고 대중화된 진보 정당, 그 길을 함께 하고자 합니다. 그 길이 “노무현 정신”을 지킬 수 있는 가장 강고하고 올바른 길이라 믿습니다.

나만 진보다?

최근 몇 달 동안 진행되어 온 진보세력들의 통합 논의를 지켜보면 과연 이들을 진보세력이라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지난 5월 31일, 진보진영 대표자 연석회의 최종합의문에 서명을 하고도 그 합의사항을 보란 듯이 팽개쳐 버리는 이들이 과연 진보세력일까?

진보라는 개념을 이념만을 가지고 재단하는 것은 무척 위험한 일이다. 이념은 여러 가지 기준 중 단지 하나에 불과하며, 그 이념이라는 것이 고정불변도 아닐 뿐더러, 역사적으로 봤을 때 많은 이들이 자신의 이념을 손쉽게 배신했기 때문이다.

진보세력이 지녀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는 열린 마음이고 겸손이며, 다른 사람들에 대한 신뢰다. 이런 덕목들이 결여된 사람들을 오직 이념이 좌편향되었다고 해서 진보세력이라 칭하는 것은 무척 위험한 일이고, 진보세력이 진보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노회찬, 심상정, 조승수(이른바 노심조) 등으로 대표되는 진보신당의 일부 세력들은 진보통합의 검열자로 나섰다. 노심조가 슈퍼스타K2의 심사위원도 아닌데, 누가 진보인지 아닌지를 심사하고 있다. 특히, 유시민과 참여당에 대한 그들의 비토는 정상적인 사고 방식으로는 도무지 이해해 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진보신당이 민노당과 분리되어 나갈 때, 그들은 한때 동지였던 민노당 당원들에게 “종북좌파”라는 딱지를 붙였었다. 민노당은 노심조가 뛰쳐 나간 뒤 강기갑, 이정희 의원이 대표를 맡으면서 오히려 건강한 진보로 탈바꿈하고 있다. 기존의 민노당의 문제는 종북좌파가 문제가 아니라 노심조로 상징되는 좌파기득권 세력들이 문제였던 것이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진보세력이 하나로 뭉치려는 움직임 속에서도 유독 진보신당의 노심조들만 유시민과 참여당을 비토하고 있다. 조직적 반성과 성찰을 하라는 둥, 반성에 진정성이 없다는 둥, 민노당과의 통합에 훼방을 놓지말라는 둥, 도무지 말도 안되는 트집을 잡고 있다.

사실 정강정책만으로 진보신당, 민노당, 참여당을 비교하면 적어도 70~80%는 거의 동일하다. 진보신당은 신자유주의를 대체할 새로운 체제(사회주의라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사회주의를 지칭하는 것 같다)를 강조하고, 민노당은 자주를 중요시하며, 참여당은 노무현의 기본 철학인 원칙과 상식을 강조하는 것을 제외하면 세 당의 지향점은 거의 유사하다.

이런 객관적 사실에도 불구하고, 진보신당의 노심조들이  말도 안되는 트집을 잡는 것은 그들의 열등감에 있다고 보여진다. 노심조는 노무현과 유시민이 인간적으로 싫은 것이다. 노무현의 후계자인 유시민이 싫은 것은 그들이 좌파 속에서 누리고 있던 기득권을 위협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들의 열등감과 질투가 유시민과 참여당을 밀어내는 기본적 동기인 것이다.

이제는 그들의 어깃장을 들어줄 인내심도 바닥이 났고, 현실적으로 시간도 없다. 조만간 버스는 떠나야 한다. 진보신당의 노심조들이 유시민과 참여당과의 통합을 끝내 함께 할 수 없다면, 그들은 5.31 연석회의 합의문부터 참여하지 말아야 한다. 모든 결정은 진보신당 대의원 총투표를 통해 5.31 합의문을 부결시키고, 진보대통합의 전선에서 빠져야 한다. 짐작컨데, 진보신당 당원들도 노심조들의 편협함을 그다지 달가워하지는 않을 것 같다.

여러 번 강조했지만, 이념만을 가지고 진보를 재단하는 것은 곤란하다. 사람을 보아야 한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인지, 기회주의자들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기회주의자들을 솎아내지 않고는 진보가 진보할 수 없다.

지금은 열등감과 질투로 똘똘 뭉친 그리고 좌파 기득권만을 부여잡은 노심조들이 아니라 유연하고 건강한 진보로 거듭나고 있는 이정희와 유시민이 답이다. 이정희와 유시민을 중심으로 진보세력은 새롭게 재편되어야 한다.

열린 마음과 겸손이 결여된 좌파는 진보가 아니라 그냥 좌파일 뿐이다. 그것도 찌질이 좌파일 뿐이다.

강기갑을 지켜내야 하는 이유

18대 국회가 당연히 막장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은 지난 해 봄 총선이 끝난 바로 직후였다. 수구 정당 한나라당이 170석을 넘었고, 그에 못지 않은 수구 정당 자유선진당이 18석, 친박연대라는 해괴한 이름을 가진 한나라당 샴쌍둥이가 8석으로 국회의 3분의 2가 수구들로 득시글거렸다. 게다가 무늬만 야당인 민주당이 80여석, 그리고 잘난 진보 민노당은 17대에 비해 반으로 줄어든 5석에 불과했다.

이런 “똥덩어리” (강마에 버전으로) 국회를 만든 우리 국민들의 저력(?)에 대해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건 박정희, 전두환의 군사 쿠데타에 의해 생긴 결과가 아니다. 물론 역사적으로 파고들면 그들의 영향이 없다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 직접적으로는 국민들의 무관심과 탐욕이 빚은 불행한 결과다. 수구세력 지지자들을 제외하고 모두가 깊이 반성해야할 일이다.

그런데, 쓰레기장에서 장미꽃이 핀다고 이런 막장 18대 국회를 만든 국민들이 용서받을 수 있다면 그 이유는 강기갑이라는 인물 때문일 것이다. 나는 정말 경남 사천의 유권자들에게 깊이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그들이야말로 18대 국회 유일한 희망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을 국회로 보내주었다.

나는 민주노동당 당원이 아니고, 그 당을 지지하지도 않는다. 참여정부 시절 민노당이 보여주었던 정치력 부재와 그동안 민노당의 간판이라 불려왔던 권영길, 노회찬, 심상정 등에 깊이깊이 실망했던 사람이다. 권영길, 노회찬, 심상정은 좌파 인텔리일지언정 그들은 노동자 농민이 아니다. 그들은 머리와 말로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다. (다크 나이트의 조커가 말했듯이) 그들은 스키머(Schemer)이고, (김근태, 문국현이 그렇듯이) 그들은 껍데기다.

내가 민노당을 지지하지도 않으면서 강달프 강기갑에 주목하는 이유는 그가 현재 18대 국회의 유일한 희망이기 때문이다. 누구에게? 이 땅의 농민들과 노동자들에게 말이다. 일하는 사람들에게 말이다. 자신의 노동으로 가치를 생산하고 창조하고 그러면서도 늘 고달프게 살아가는 서민들에게 말이다. 강기갑의 어깨에 수백만 농민들의 그리고 천만 노동자들의 한과 기대와 염원이 걸려 있다.

강기갑은 평생 농민으로 살아왔다. 그는 그의 두손으로 흙을 일구고, 곡식을 키우면서 살아온 사람이다. 지금은 정치인이 되었지만 그는 여전히 뼛속 깊이 농민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는 투박하고, 거칠고, 어눌하고, 세련되지 못했지만, 그는 정직한 손을 가지고 있고, 노동의 의미를 온몸으로 알고 있다. 이 지점에서 강기갑은 말로만 정치를 하던 기존 좌파 인텔리들과 극명하게 구별된다.

조중동, 한나라당으로 대표되는 수구들은 본능적으로 누가 그들의 주적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들의 주적을 숙청하기 위해 악랄하게 그리고 집요하게 공격한다. 대단한 능력이다. 김대중, 노무현, 유시민, 이해찬 등이 끊임없이 그들의 표적이 되었다. 그들이 정치 무대에서 사라지자, (노무현은 여전히 그들의 밥이지만) 이제 그 화살이 강기갑을 향하고 있다. 강기갑은 현재 수구들의 눈엣가시다.

한나라당은 강기갑의 사퇴결의안을 준비하고, 국회사무처는 강기갑을 고발한단다. 검찰은 법원에서 나온 1심 결과가 너무가볍다며 어떻게 해서든 강기갑을 선거법 위반으로 국회에서 끌어내려 하고 있다. 조중동은 연일 강기갑에 대해 폭력사범으로 집중포화를 퍼붓고 있다.

수구세력 지지자들을 제외하고, 대한민국에는 현재 강기갑이 필요하다. 그는 현재 대한민국 국회를 구할 수 있는 단 한명의 의인이다. 수구들의 표적이 된 강기갑을 지켜야 한다. 당신이 노동자, 농민, 서민이라면 강기갑에게 힘을 보태주어야 한다. 지금 이명박과 한나라당이 끌고가는 이 나라가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우리들은 강기갑을 끌어안아야 한다.

나는 노무현, 유시민에 이어 세번째로 강기갑을 후원하기로 마음먹었다. 그가 국회에서 정정당당히 의정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저 탐욕에 찌든 한나라당과 수구세력에게 “거침없이 하이킥”을 날릴 수 있도록 그를 우리가 지켜내야 할 것이다.

강기갑 의원에게 한가지 부탁하고 싶은데, 다음에는 저 박계동이의 면상에 국민의 이름으로 정의의 고무신을 날려주시길 바란다. 룸싸롱에서 여종업원 가슴이나 만지던 자가 국회사무처장이라니. 이런 자들 때문에 대한민국 국회는 하염없이 막장으로 치닫는 것이다.

심상정은 좌파 전여옥?

아니면 전여옥은 수구 심상정? 이렇게 얘기하면 누가 더 좋아하고 누가 더 기분 나빠할까? 둘 다 기분이 좋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요사이 이 두 분의 국회의원님들은 거의 막상막하라 할 만큼 수준이 근접해 있다.

우리나라 유일의 이념 정당 민노당이 신자유주의를 반대하고 FTA를 반대하는 것은 이해해 줄 수 있다. 그들이 어거지 논리를 들이댄다 해도 자본주의와 세계화에 대한 그들의 지향을 알기 때문에 (그리고 아직까지는 그들에 대한 일말의 기대가 있기 때문에) 그들의 얘기가 들어 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통령이 제안한 개헌에 이르러서는 민노당의 스탠스를 이해할 수 없다. 자신들이 대통령 4년 중임제를 당론이라고 얘기해 왔으면서 막상 대통령이 그렇게 개헌을 하자하니 되지도 않을 개헌을 왜 꺼내냐며 대통령을 구박한다. 대통령에게 의제를 선점당해서 배가 아파서 그런가?

지난 3개월동안 국회의원이라는 자들이 개헌에 대해 한 일이 도대체 뭔가? 나는 이 사람들이 왜 나라로부터 돈을 타가는지 알 수가 없다. 그리고 막상 대통령이 개헌을 발의하겠다고 하니 각 정당의 원내대표라는 자들이 모여 “다음 국회에서 하겠다”라고 합의를 했다? 왜 다음에 할 수 있는 것을 지금 하면 안되나? 그리고 당신들이 다음에도 국회의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나? 당신들이 뭔데 다음 국회에서 할 걸 미리 결정하나? 지금 할 일도 제대로 못하는 족속들이.

대통령이 조건부로 유보하겠다고 하니 아주 신이 났다. 민노당 의원 심상정은 한 술 더 뜬다.

잘못한 일을 잘못했다고 말해야 합니다. 대통령이 국민과 기싸움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대통령의 원포인트 개헌 추진은 기승전결 모두가 잘못된, 나쁜 정치의 전형입니다. 나쁜 정치를 철회하면서 구차스러운 조건을 걸고, 흥정하려는 태도는 정당하지 않습니다.

[대통령, ‘원포인트 개헌’ 실패 솔직히 인정해야, 오마이뉴스]

난 노무현 대통령이 뭘 잘못했는지 알지 못한다. 국회의원들 말을 안 들어서? 대통령이 언제 국민과 기싸움을 했는지도 알지 못한다. 나쁜 정치의 전형이라? 자신의 공약을 지키는 것이 나쁜 정치의 전형이라고? 그리고, 언제 대통령이 개헌 발의를 철회했는가?

아직도 노무현을 이렇게 모르니 맨날 깨지는 것이다. 정말 대통령이 개헌 발의를 철회할 것으로 생각하나? 당신들이 임기를 줄여가면서 꼭 하겠다라고 약속하면 모를까 그렇지 않을 경우 노무현 대통령은 개헌을 발의할 것이다. 그것이 노무현이다. 하지도 않을 것은 아예 꺼내지도 않는다.

민노당의 심상정 의원을 비롯한 대부분 의원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개헌 발의가 두려운 것이다. 그것을 막을 명분은 없는데, 노무현이 시작한 일을 찬성할 수도 없고, 반대할 수도 없고. 정말 대통령에게 사정하고 싶은 것이다. 발의만을 말아 달라고. 아닌가?

당신들의 무책임한 태도에 대통령은 쐐기를 박을 것이다. 당신들은 대통령의 발의를 투표로 반대할 권한이 있다. 그 권한대로 한 번 해 보기 바란다.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개헌은 결국 국민들이 결정하는 것이다. 과연 국민들이 당신들의 말을 믿을까 아니면 대통령의 말을 믿을까? 내기해도 좋다.

심상정은 결국 좌파 전여옥이었다.

이번 FTA로 확실해진 것 한 가지

한미FTA 문제로 확실해진 것은 우리나라 좌파라 일컬어지는 민노당과 오마이뉴스 등이 결코 진보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들의 정치적 지향이 좌파일지 몰라도, 그들의 행동은 수구인 한나라당과 조선일보와 하나 다를 것이 없었다. 즉 민노당은 한나라당의 좌파 버전이고, 오마이뉴스는 조선일보의 좌파 버전이란 말이다.

한미FTA 반대할 수 있고, 그 결과도 쉽사리 예측하기 힘들다. 하지만, FTA 반대와 저지가 절대선이 되어 근거없이 비난하고, 사실을 왜곡해서는 안된다. 냉정하고 침착하게 어떤 것이 잘 되고, 어떤 것이 손해인지를 명확하게 분석해야 한다. 우리에게는 아직 그럴만한 시간이 있고, 능력이 있다. 그 결과에 따라 찬성을 할 수도 있고, 반대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어제밤 100분 토론에서 민노당 국회의원 노회찬과 한신대 교수 이해영이 보인 부실한 논리는 지금 FTA 반대파들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이었다. 지금은 어거지가 통하는 시대가 아니다. FTA를 추진한 정부와 협상단의 논리와 협상 결과를 인정할 건 인정하고 부족한 것은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 보완이 안된다면 국회 비준을 반대할 것인지 차분하게 생각하고 토론하며 그 후에 결론을 내려도 늦지 않다.

일단 FTA는 악이며 반드시 저지해야 할 것이라고 상정해 놓고는 생산적인 토론을 할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은 북한에 대한 지원을 언제나 퍼주기라고 트집잡는 한나라당과 조선일보의 행동과 크게 다르지 않는 것이다.

FTA와 같은 사안은 여러 집단들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기 때문에 한마디로 재단하기가 쉽지 않다. 찬성도 있을 수 있고, 반대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결론을 이끌어내는 과정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이어야 한다.

그동안 참여정부 아래에서 우리나라 민노당을 비롯한 좌파들이 이끌어왔던 여러 가지 운동들 중 제대로 성공한 것이 거의 없는 이유도 FTA문제와 마찬가지다. 결론을 이미 정해 놓고, 그것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부안 방폐장 문제, 새만금, 평택 미군기지 문제, 그리고 작금의 FTA까지 그들은 현실에 기반하지도 않았고, 합리적이지도 않았다.

그들의 지향을 이해하지만, 그들이 지금 보이는 행위는 진보의 것이 아니다. 낡았다. 민노당이 지금과 같은 행위를 계속한다면 아마 다음에는 원내 진출조차 어려울 것 같다.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현실이 그렇게 만만한 것도 아니다. 반대를 하려면 최소한 대통령과 협상단의 논리를 이길 수 있도록 공부하고, 대안을 제시하라. 그리하여 농민들을 비롯한 국민들의 공감을 얻어야 한다.

계속 이런 식이라면 우리나라 좌파의 미래는 없을 것이다. 수구 좌파라면 차라리 좌파 안 하는 것이 낫다.

민노당의 “앙꼬 없는 찐빵”

우리나라 유일의 이념 정당이라 할 수 있는 민주노동당의 허접함을 보고 있노라면, 그 이념이라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민노당의 자랑스런 대선주자인 심상정 의원은 참여정부가 내놓은 비전2030에 대해 다음과 같이 촌평하며 비웃었다.

심 의원은 또 정부가 양극화 해소 등을 위해 세운 국가장기발전 계획 ‘비전2030’에 대해서도 “재정마련계획이 없다”며 “‘앙꼬 없는 찐빵’을 왜 안사 가느냐고 짜증을 내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심상정 ‘참여정부는 번지르르 말만 복지 사칭 정부’, 경향신문]

비전(Vision)이라 함은 우리가 가야 할 목표고 방향이다. 비전이 정해지면 그에 따라 실행 계획이 나오고 재정마련계획이 수립될 수 있을 것이다. 비전에 재정마련계획이 없다고 비웃는 심상정의 몰상식은 그렇다고 하자.

그렇게 재정마련에 골몰해 있는 심상정과 민노당은 한나라당과 짝짜꿍이 되어 국민연금법에 대한 수정안을 내놓는다. 보건복지부 장관 유시민의 말을 빌리면 이 수정안은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갖는다.

그는 양당의 수정안이 통과될 경우, 정부의 재정 부담이 빠르게 증대되는 한편, 젊은 납세자의 부담도 한정없이 늘어나 연금재정의 위기가 국가재정 전체의 위기로 확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재정안정의 효과도 크게 보지 못하면서 저소득층의 연금만 감소시켜서 이들의 연금 가입동기가 약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장관은 이어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의 개정안은 매우 즉흥적으로 만들어진 정략의 산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하면서 “우리 국회의원들이 대한민국의 미래와 우리 후손을 위해 보다 진지하게 논의해주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이 대목에서 국민연금법 개정안과 기초노령연금법 제정안을 대표발의한 정형근 한나라당 의원, 이날 오전 수정안 제출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한 현애자 민주노동당 의원, 그리고 현 의원의 기자회견에 참석해 법 제안취지를 설명한 시민사회단체를 겨냥해 “세 곳의 공통적 문제는 재원마련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없는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유시민 “한나라 정형근·민노 현애자, 연금법 진지한 고민 없다”, 데일리 서프라이즈]

이게 무슨 황당 시추에이션이란 말인가. 비전2030이 재원마련계획이 없다며 비아냥댄 민노당이 한나라당과 함께 재원마련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하지 않은채 국민연금법 수정안을 내놓는 그 뻔뻔함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이런 정당이 좌파고 진보라면, 우리나라 진보의 미래는 없다. 말로 하는 진보는 아무 소용이 없다. 하는 짓이 한나라당이면 그냥 수구인 것이다. 민노당은 “묻지마 반노”의 또다른 버전일 뿐이다.

민노당, 정녕 수구 얼치기 좌파가 되고 싶은가.

너무 순진한 것인지 아니면 머리가 나쁜 것인지

민노당의 간판 스타들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다음과 같이 외쳤다.

“백만장자와 대기업으로부터 매년 20조원을 걷어 650만 빈곤층에게 연 300만원씩 지원하겠다.”

[노회찬]

“진보정당 입장에서 볼 때 대통령 4년 연임제가 될 때 대통령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더 어려울 수 있다. 만에 하나 한나라당이나 다른 당이 당선되면 8년 동안 하지 않겠나. 8년 후에 민주노동당이 안되면 어떻게 되느냐. 16년을 기다려야 하고 자칫하면 24년을 기다려야 한다.”

[권영길]

“정권교체가 아닌 시대교체를 이뤄내겠다.”

[심상정]

이들의 외침이 공허한 메아리로 느껴지는 것은 과연 나 뿐일까? 이명박의 “한반도 대운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이들의 주장도 그에 버금갈 정도로 허탈하다.

신자유주의로 인한 양극화도 상당히 심각한 문제지만 우리나라는 그것보다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언론과 남북 문제. 이것을 해결하지 않고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생산적인 논쟁을 기대할 수 없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진정으로 민노당이 수권의 의지가 있다면, 상식의 땅에 두 발을 디뎌야 할 것이다.

한 걸음이라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진보는 진보가 아니다. 말로는 아무 것도 바뀌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