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떠나면서 듣는 노래

비행기들은 큰 굉음을 내면서 사라지거나 나타났고, 사람들은 어디론가 떠나기 위해 공항을 서성거렸다. 삶은 늘 그런 것이었다. 어디엔가 정착하지 못하고 늘 무엇을 위해 어디론가 떠나는 것이었다. 마침내는 떠남 그 자체가 목적이 되었고, 사람들은 떠나기 위해 떠나버리는 순간을 맞게 되었다.

사람들이 서성거리고 있는 동안 공항에는 그리그(Edvard Grieg)의 솔베이지의 노래(Solveig’s Song)가 은은하고 낮게 울려 퍼졌다. 그 노래를 눈치챈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그 순간을 이 노래보다 더 잘 표현하는 곡은 없는 것 같았다.

노르웨이의 농부 페르퀸트는 사랑하는 연인 솔베이지를 홀로 두고 돈을 벌기 위해 외국으로 떠난다. 세월은 흐르고, 페르퀸트는 돈을 벌어 고향으로 돌아오려 하지만, 도중에 산적을 만나게 되고, 벌었던 돈을 모두 빼앗겨 버린다. 그리고 돈을 벌기 위해 저당잡혔던 그 세월도 고스란히 날려버린다. 천신만고 끝에 돌아온 고향 집. 어머니는 오래 전에 돌아가시고, 백발이 성성한 늙은 솔베이지만이 페르퀸트를 기다리고 있었다. 고단한 페르퀸트는 솔베이지의 품에 안겨 세상을 떠나고 만다. 솔베이지의 노래를 들으면서 말이다.

솔베이지의 노래에는 기다림과 떠남에 대한 슬픔과 아련함이 그렇게 베어 있었다. 이 노래가 낮게 깔리는 동안 북적거리던 공항도 서성거리던 사람들도 시간이 멈추어지는 사이 잠시 안식하였다. 슬픔과 아련함은 Happily Ever After 보다 길게 여운이 남았다.

The winter may pass and the spring disappear,
the spring disappear.
The summer too will vanish and then the year,
and then the year.
But this I know for certain, you’ll come back again,
you’ll come back again.
And even as I promised, you’ll find me waiting then,
you’ll find me waiting then.

God help you when wandering your way all alone,
your way all alone.
God grant to you his strength as you’ll kneel at his throne,
as you’ll kneel at his throne.
If you are in heaven now waiting for me,
in heaven for me.
And we shall meet again love and never parted be,
and never parted be!

[Edvard Grieg, Solveig’s S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