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로운 전쟁? 그런 건 없다

인간들이 만들어낼 수 있는 것 중 가장 추악하고 가장 불행한 것은 “전쟁”이다. 아무리 훌륭한 지도자가 어떤 명분을 갖다 붙여도 전쟁은 가장 추악하고 불행하다. 인간들이 할 수 있는 가장 못된 짓의 총합이 바로 전쟁이다. 전쟁은 살인이고 유괴고 강간이고 파괴고 폭력이다. 때문에 전쟁을 일으키는 자들은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될 수 없다.

오바마가 노벨평화상을 받으면서 “정의로운 전쟁(Just War)”에 대해 언급했다. 개인적으로 그의 이런 언급은 참으로 실망스럽다. 지금 두 개의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미국의 대통령이라는 입장과 세계 평화를 위해 노력한 사람들에게 주는 가장 영예로운 상을 받는 수상자의 입장이 만들어낸 어정쩡한 합리화가 정의로운 전쟁이다.

정의로운 전쟁? 그런 것은 없다.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전쟁은 인간들의 탐욕을 가장 파괴적이고 가장 추악하게 드러낸 가장 불행한 행위일 뿐이다. 전쟁이 합리화될 수 있는 단 하나의 경우라 하면, 그건 전쟁을 일으킨 자들에 대한 “방어”와 같은 불가피한 경우뿐인데, 이 때도 실제 전쟁 행위 자체에 “정의”라는 말을 붙일 수 없다. 그 행위라는 것은 결국 살인과 파괴와 폭력일 뿐이니까. 전쟁에서는 모든 인간들이 고통을 받는다. 죽는 자도 죽이는 자도. 어린 아이들과 여자들이 겪는 불행과 고통은 말로 헤아릴 수 없다. 인간의 영혼까지 파괴시키는 행위가 전쟁이다.

지금 미국이 하고 있는 두 개의 전쟁을 오바마가 일으킨 것은 아니지만, 그는 상당히 곤혹스러울 것이다. 미국 대통령으로서 어떻게든 전쟁을 승리로 마무리해야 하는 입장과 노벨평화상 수상자로서의 의무가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 오바마야 당연히 전쟁에 반대하겠지만, 미국 대통령으로서의 오바마는 다른 결정을 내려야할 수도 있다. 미국은 가장 강하지만 가장 탐욕스러운 나라이기 때문이다.

오바마는 예수나 붓다 같은 성인이 아니다. 간디나 킹 목사와 같은 인권운동가도 아니다. 그는 현실 정치인이다. 그가 간디나 킹 목사와 같은 순수한 주장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한다. 그러나 그는 세상에서 가장 강한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에 있다. 그의 결정 하나에 수십 만명, 아니 수백 만명의 목숨이 달려 있다. 따라서 그의 현실적인 영향력이 간디나 킹 목사를 넘어설 수 있다.

그는 빠른 시일 내에 전쟁을 끝내야 한다. 동시에 미국에서 전쟁을 부추기는 세력들이 권력을 갖지 못하도록 자기의 정치적 입지를 지켜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오바마의 존재 이유다. 그에게 부여된 역사적 책임과 의무다. 지금 그에게 필요한 것은 용기와 지혜다. 그가 전세계 인민들의 염원인 평화와 공존을 뿌리치지 않길 바랄 뿐이다.

마지막으로 그가 노벨평화상 수상 연설에서 언급한 킹 목사의 말을 다시 한 번 기억하길 바란다.

Violence never brings permanent peace. It solves no social problem: it merely creates new and more complicated ones.”

전쟁은 가장 극악한 폭력일 뿐이다. 따라서 전쟁으로 항구적인 평화를 이룰 수 없다.

오바마가 노벨상을 받게 된 이유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 오바마가 대통령에 취임한지 열달도 되지 않아 노벨평화상을 받게 되었다. 노벨평화상은 세계 평화를 위해 평생을 헌신하고 봉사한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가장 권위있는 상이다. 테레사 수녀, 넬슨 만델라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 등 평생을 인권과 평화를 위해 노력한 사람들이 받는 상이다. 이런 상을 대통령이 된지 열달도 되지 않은 오바마가 받게 되자 말들이 많다. 객관적으로 볼 때, 오바마가 아직 노벨평화상을 받을만한 일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때문이다.

오바마 자신도 전혀 노벨평화상 수상에 대해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 다음과 같이 말했다.

I am both surprised and deeply humbled by the decision of the Nobel Committee. Let me be clear: I do not view it as a recognition of my own accomplishments, but rather as an affirmation of American leadership on behalf of aspirations held by people in all nations.

To be honest, I do not feel that I deserve to be in the company of so many of the transformative figures who’ve been honored by this prize — men and women who’ve inspired me and inspired the entire world through their courageous pursuit of peace.

[Obama's Reaction to the Nobel Peace Prize]

그렇다면 노벨 위원회는 왜 오바마에게 노벨평화상을 주었을까?

우선 그 이유를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기 전 미국의 모습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부시는 대통령을 하는 동안 아무 명분도 없는 전쟁으로 수십만 명의 사람들을 죽였다. 이라크에서 75만명이 죽고 140만명이 다쳤다. 죽은 사람들 중 민간인은 70만명에 달한다. 아프카니스탄에서는 2만명이 죽고, 5만명이 다쳤다. 이것이 부시 정권하에서의 미국의 모습이었다. 미국은 세계 평화에 가장 큰 위협이었다.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은 그 당선 자체로만도 세계 평화에 크게 기여한 것이었다. 만약 부시의 뒤를 이어 미국에서 네오콘들이 여전히 정권을 잡고 있었다면, 이란과 한반도도 전쟁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오바마는 네오콘의 집권을 저지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세계 평화를 위해 헌신한 셈이다.

또한, 아무리 제 정신을 가진 대통령을 선출했다 하더라도 미국은 끊임없이 군사력으로 세계를 지배하려 했다. 클린턴 때도 마찬가지였다. 클린턴이 북핵 때문에 북한을 폭격하려 했다는 사실은 이제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상대적으로 진보적이었다는 클린턴조차 그런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것이다. 오바마도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이번 노벨평화상 수상으로 그럴 가능성은 극히 희박해졌다.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그렇게 쉽게 전쟁을 일으키지는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오바마는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다. 그리고 가장 진보적 성향이 강한 대통령이다. 하지만 그가 추진하려고 하는 일들이 미국 내에서조차 큰 저항을 받고 있다. 특히 개혁의 시금석이라 할 수 있는 의료보험 개혁에 대해서 기득권 세력의 총체적 저항에 직면해 있다. 노벨 위원회에는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오바마에게 힘을 실어주고 싶어했을지도 모른다.

미국에서 흑인이 대통령이 되었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엄청난 사건이다. 링컨이 흑인을 해방시킨 후 150년만에 일어난 일이다. 노예의 후예가 대통령이 된 사건이다. 미국이라는 세계 초강대국에 비주류가 처음으로 권력을 잡은 사건이다. 노벨 위원회는 이런 역사적 사실을 기념하려 했을지도 모른다.

오바마의 말대로 이번 노벨상 수상은 업적에 대한 찬사와 보상이라기 보다도 앞으로 세계 평화와 인권을 위해 더 열심히 일하라는 의미가 훨씬 강하다. 그는 충분한 자질이 있는 사람이다. 다만, 기득권의 저항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이번에 노벨 위원회가 힘을 실어준만큼 그가 세계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꼭 성공한 대통령이 되었으면 한다.

그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오바마가 이명박을 가르치는 방식

오바마와 이명박의 공동 기자회견이 있었는데, 기자회견 말미에 오바마는 이란의 경우를 예로 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What I will repeat and what I said yesterday is that when I see violence directed at peaceful protestors, when I see peaceful dissent being suppressed, wherever that takes place, it is of concern to me and it’s of concern to the American people. That is not how governments should interact with their people.

평화적인 시위에 폭력이 가해지는 것을 볼 때, 평화적인 반대가 탄압당하는 것을 볼 때, 그런 일들이 어디에서 일어나건, 그것은 저나 미국 국민들이 우려하는 일입니다. 그것은 정부가 자기 나라 국민들을 상대로 소통하는 방식이 아닙니다.

[President Obama Reiterates Concern About Iran’s Election, New York Times]

이명박이 이 말을 알아들었을리 만무하지만 (알아들었다면 오바마도 보복당할지 모른다),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 평화적인 시위대에 폭력을 가하는 정부가 이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도 오바마 같은 대통령이 있었다. 아니, 오바마보다도 더 훌륭하고 위대한 대통령이 있었다. 이 빌어먹을 나라는 그 위대한 대통령을 감당하지 못하고 그를 죽였다. 눈물만 나올 뿐 나는 할 말이 없다.

만약 오바마와 노무현이 공동 기자회견을 했다면 얼마나 멋진 일이었을까. 그들은 죽이 잘 맞았을 것 같은데, 좋은 친구가 될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북핵 문제도 잘 해결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이제 이런 상상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오바마가 이명박을 가르쳤지만, 이명박은 알아듣지 못하고 웃기만 했다.

이명박만 없으면, 좋은 세상이 오는가? 온다…

우연히 김규항이 프레시안에 쓴 칼럼 “이명박만 없으면 좋은 세상이 오는가?”를 읽었다. 김규항을 비롯한 좌파들의 생각이 어떤지 대강은 알기에 새삼스럽지는 않지만, 사실 이런 류의 글들은 그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이명박과 한나라당, 그리고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이 땅의 수구 극우들을 지극히 이롭게 한다. 따라서, 이런 글들은 좋은 세상을 오게 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좌파들의 주장은 신자유주의가 우리가 사는 세상의 공공의 적이므로, 신자유주의가 없어지지 않고는 좋은 세상이 오지 않는다로 요약될 수 있다. 틀린 주장은 아니다. 신자유주의, 다시 말해 세계화된 자본주의는 그 자체로 극복될 수 없는 모순을 갖고 있다. 필연적으로 양극화는 심해질 수밖에 없으며, 인간들은 무한 경쟁의 정글로 향하게 되고, 우리가 바라는 인간적인 삶은 도태되어 버린다. 자본주의가 극복되고, 거의 모든 사람이 평등하고 사람답게 사는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 그것이 사회주의일까? 이론적으로는 사회주의가 맞겠지만, 현실적으로 인간이란 종이 그런 사회를 만들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다.

좌파들의 또다른 주장은 이명박이나 노무현이나 신자유주의 정책을 추진하기 때문에 다르지 않다고 본다.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오바마도 자본주의를 부정하지 않기 때문에 오바마나 부시나 다를 것이 없다고 얘기한다.

이를테면 “모든 게 이명박 때문” “이명박만 없으면”이라는 ‘시대의 신학’이 목표로 하는 세상은 무엇인가? 우리는 이명박 이전에 김대중 노무현이라는 훨씬 더 민주적이며 개혁적인 정권을 이미 경험한 바 있다. 사회 진보 운동의 목표는 그 시절로 돌아가는 것인가? 물론 진보적이되 먹고 사는 일에 문제가 없는 사람들이야 ‘이명박이라는 짜증나는 인간’만 사라져도 충분할지 모른다. 하지만 정직하게 일하며 살아가는 대개의 사람들은 이명박이 물러나고 김대중이나 노무현 시절로 되돌아간다 해도 크게 달라질 게 없다.

[김규항, "이명박만 없으면 좋은 세상이 오는가?"]

이 지점에서 나는 좌파들과 결별할 수 밖에 없다. 김규항의 질문에 내가 답하자면, 이명박이 없어지면 이명박이 없어진만큼 좋은 세상이 온다. 한나라당이 사라지면, 지금보다는 훨씬 나은 세상이 된다. 조중동이 폐간되면, 우리 사회는 적어도 지금보다는 2배쯤 좋은 사회가 된다. 물론, 그 좋은 세상이란 것이 좌파들이 얘기하는 궁극적인 사회는 아니지만, 적어도 지금처럼 후진 사회는 아니란 얘기다.

이명박이 없었다면, 우리는 미국산 쇠고기 문제로 유모차를 끌고나가 촛불을 켤 필요가 없었다. 이명박이 없었다면, 대운하 같은 정신 나간 짓거리에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가 없었다. 이명박이 없었다면, 돈많은 부자들은 지금보다 더 세금을 많을 냈을 것이며, 복지 예산은 지금보다 조금 더 늘어났을 것이다. 이명박이 없었다면, 아이들은 조금 더 행복한 세상에서 공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조중동이 없었다면, 이명박 같은 사기꾼이 절대 대통령으로 뽑히지 않았을 것이다. 조중동이 없었다면, 지금쯤 더 이상 북한 퍼주기 얘기는 안나왔을 것이다.

좌파들이 원하는 그리고 내가 원하는 그런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이명박이나 한나라당이 권력에서 제거되어야 한다. 조중동은 폐간되어야 한다. 궁극적으로 신자유주의와 싸우기 위해서는 먼저 이명박과 한나라당과 투쟁해야 하며, 조중동과 맞서 싸워 이겨야 한다. 그리고, 최소한의 상식과 토론이 가능한 사회가 되어야 한다. 이명박과 조중동을 놔두고, 신자유주의와 싸우자고 하는 사람들은 사실 이념은 반대지만, 이명박과 같은 편에 서있는 사람들이다. 이 땅에서 신자유주의가 힘을 못쓰고 하려면, 일단 이명박과 조중동이 사라져야 한다.

좌파들은 이 사실을 당최 인정하지 않는다. 그렇게 노무현을 까대던 진보 학계의 거두 최장집이 이명박 정부 들어와서는 별 말이 없다. 대부분의 좌파들이 그렇다. 좌파들은 왜 이명박이나 조중동보다 노무현을 더 싫어했을까? 왜 그랬을까? 노무현이나 이명박을 동일시하는 그런 좌파들을 나는 믿지 않는다. 그들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다.

좌파들의 말을 실현하는 길은 혁명을 하는 것밖에 없는데, 내가 보기에 이 지구상에서 2008년 혁명이 가능한 나라, 혁명이 성공할 수 있는 나라는 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는 길 밖에 없지 않을까? 그들이 진정 평등하고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원한다면 말이다.

나는 이명박 정권보다 노무현 정권 때가 나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부시보다는 오바마가 나을 거라고 기대하는 사람이다. 노무현이나 오바마를 성공시키고, 그 다음에는 그들보다 조금 더 진보적인 인물들을 선택해 나가야 한다고 보는 사람이다. 민노당이 제도권으로 들어온 것이 언제였는가? 노무현 정부 때 아니었는가? 내가 노무현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해방 이후 처음으로 단 한걸음 우리가 원하는 사회로 나아갔기 때문이다. 물론, 좌파들이 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게 보였겠지만, 나에게는 정말 소중한 경험이었다. 그런 경험들이 쌓여야 우리는 또 한걸음 내딛을 수 있다. 미국도 흑인 대통령이 나오기까지 200년이 넘게 걸렸다. 오바마가 얼마나 진보적 인사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200년이 넘어서야 처음으로 비주류인 흑인이 권력을 잡게 되었다는 사실. 역사는 참 더디게 흐른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좌파들이 열걸음을 원하는데 노무현은 단 한걸음밖에 나아가지 못했다. 좌파들은 그 한걸음을 인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 한걸음이 눈물이 나도록 소중하다. 오바마가 당선되었다고, 흑인들의 삶이 당장 나아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그리고 나에게는 그 오바마의 한걸음이 중요하다.

이명박과 한나라당이 없어지면 우리는 또 한걸음 내딛을 수 있다. 조중동이 없어지면 우리는 두걸음을 내딛을지도 모른다. 이명박과 싸우지 않고, 조중동과 싸우지 않고, 신자유주의 타파를 부르짖는 것은 거짓이라고 나는 단언할 수 있다.

오바마, 미국의 노무현이 될까

지금 개표가 한창이지만, 버락 오바마가 제44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은 미국 정치사뿐만 아니라 세계 정치사에 있어서 상당한 의미를 갖는 사건이다.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에서 비주류 그것도 흑인대통령이 탄생했다는 것은 변화와 개혁을 열망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기에 충분한 일이라 말할 수 있다.

물론, 좌파의 입장에서야 오바마의 당선이 미국의 극빈층이나 흑인들의 삶에 근본적인 변화를 주지 못한다고 얘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들이 김대중이나 노무현을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하지만, 적어도 오바마는 최소한의 양심과 상식을 가지고 정책을 펴나갈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인물이다. 그는 최소한 부도덕한 이라크전 같은 전쟁을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고, 의료 개혁을 실시해 국민 건강 보험을 도입하려 할 것이며, 양극화를 줄이려 노력할 것이다. 그런 노력들이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모르겠으나, 최소한 그런 방향으로 정책을 밀고 갈 것이다.

미국 경제 위기가 없었다면, 오바마의 당선이 그리 낙관적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백인이 아직 대다수인 미국 사회에서 흑인이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런 불가능한 일이 일어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지난 8년간 미국 경제와 세계 경제를 말아드신 역사상 최악의 미국대통령 부시와 네오콘 때문이었다. 오바마는 부시의 삽질로 인해 어렵지않게 대통령이 되었지만, 부시가 망쳐놓은 경제를 수습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아무튼 비주류가 권력의 최고 정점인 대통령에 당선되었다라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참으로 역사적인 일이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미국보다도 훨씬 전인 2002년도에 노무현이라는 비주류 정치인의 당선을 경험했었다. 노무현의 당선은 우리나라 현대 정치사에 가장 획기적인 사건이었고,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그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훌륭한 대통령이 되었다.

오바마는 정치적으로 노무현보다도 훨씬 좋은 환경에서 대통령직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회 상하원 모두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고, 주지사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앞서고 있으니 정치적으로 민주당이 다수인 상황에서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오바마의 성공은 집권 초기에 얼마나 강력한 개혁 프로그램을 성공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원칙과 상식을 가지고, 민중의 편에 선다면 노무현이 성공한 것처럼, 오바마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다시 한국이다. 미국이 지난 8년간의 과오를 씻기 위해 미국의 노무현인 오바마를 당선시켰다면, 우리는 이제 한국의 오바마를 찾아야 한다. 지난 8개월간 그래왔듯이, 리만 브라더스의 삽질은 계속될 것이고, 그들이 임기를 채울 수 있을지도 의심되는 상황이 전개될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희망을 찾아야한다.

선거에서 이기려면, 정치 노선과 정책 방향도 중요하지만, 그것 못지 않게 후보의 매력도 중요하다. 노무현이 이길 수 있었던 것, 그리고 오바마가 이길 수 있었던 이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이 정말 매력적인 후보였다는 사실이다. 이제 우리도 한국의 오바마를 찾아야 한다. 지금부터 우리는 준비해야 한다. 누가 한국의 오바마가 될 수 있을 것인가?

오바마의 당선을 축하하며, 그가 존경받는 미국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

버락 오바마

오바마가 대통령이 될 수 없는 이유

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 후보 오마바의 정신적 스승이자 대부인 제레미야 라이트(Jeremiah Wright) 목사는 이렇게 말했다.

“We bombed Hiroshima, we bombed Nagasaki, and we nuked far more than the thousands in New York and the Pentagon, and we never batted an eye.”

“We have supported state terrorism against the Palestinians and black South Africans, and now we are indignant because the stuff we have done overseas is now brought right back to our own front yards. America’s chickens are coming home to roost.” (Sep 2001)

“The government gives them the drugs, builds bigger prisons, passes a three-strike law and then wants us to sing ‘God Bless America.’ No, no, no, God damn America, that’s in the Bible for killing innocent people. God damn America for treating our citizens as less than human. God damn America for as long as she acts like she is God and she is supreme.” (2003)

“In the 21st century, white America got a wake-up call after 9/11/01. White America and the western world came to realize that people of color had not gone away, faded into the woodwork or just ‘disappeared’ as the Great White West kept on its merry way of ignoring black concerns.” (magazine article)

“Racism is how this country was founded and how this country is still run!…We [in the U.S.] believe in white supremacy and black inferiority and believe it more than we believe in God.” (sermon)

“Barack knows what it means living in a country and a culture that is controlled by rich white people. Hillary would never know that. Hillary ain’t never been called a nigger. Hillary has never had a people defined as a non-person.”

“Hillary is married to Bill, and Bill has been good to us. No he ain’t! Bill did us, just like he did Monica Lewinsky. He was riding dirty.” (sermon)

“The Israelis have illegally occupied Palestinian territories for over 40 years now. Divestment has now hit the table again as a strategy to wake the business community and wake up Americans concerning the injustice and the racism under which the Palestinians have lived because of Zionism.”

[Pastor Jeremiah Wright Controversy “Quotes”]

그러자 궁지에 몰린 오바마는 라이트 목사의 말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I’ve known Reverend Wright for almost 20 years. The person that I saw yesterday was not the person that I met 20 years ago. His comments were not only divisive and destructive, but I believe that they end up giving comfort to those who prey on hate, and I believe that they do not portray accurately the perspective of the black church.

[Obama Press Conference on Jeremiah Wright]

오바마에게 아버지와 같은 존재였던 라이트 목사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오바마가 모를 리는 없다. 그는 20년간이나 라이트 목사에게 설교와 가르침을 받으면서 자란 사람이 아니었던가. 문제는 위에서 인용된 라이트 목사의 설교나 말들이 직설적이긴 해도 진실에 근접한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문제가 될 말한 말들만 모아놓으니 라이트 목사가 위험한 인간처럼 보이지만 그의 전체 설교를 들어보면 그는 훌륭한 목사다.

미국의 조중동이라고 불릴 수 있는 Fox News의 장난을 비판한 동영상을 보면, 그가 어떤 상황에서 저런 이야기들을 했는지 알 수 있다. 수구 언론들의 하는 짓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다만 미국은 수구 언론의 비중이 한국보다는 높지 않다는 것.

오바마는 딜레마에 빠졌다. 진실을 긍정할 것인가. 아니면 아버지와 같은 사람을 부정할 것인가. 그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 라이트 목사와 결별했다. 하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는 법이다. 오바마는 너무나 훌륭한 스승을 두어 훌륭하게 성장했지만, 그의 훌륭한 스승은 그의 발목을 잡았다.

설령 오바마가 힐러리를 이기고 민주당 후보가 된다 하더라도 대통령이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유대인과 백인들의 미국 주류가 오바마와 라이트 목사를 내버려 두지는 않을 것이다. 비주류가 권력을 잡는다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이다. 아무리 매력적이고, 정의롭고, 똑똑하고, 잘생긴 인물이라 해도 그가 비주류라면 권력의 최고 정점에 서기 어렵다. 그런 일은 2002년 대한민국에서 딱 한번 일어난 일이다.

그런데, 라이트 목사가 오바마보다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은 어인 일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