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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밥그릇 문제”라고 자백한 의사협회

결국 “밥그릇 문제”라고 자백한 의사협회

의사협회 회장 장동익은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의료법 개정을 반대하는 이유가 밥그릇 문제임을 자백했다. 예상대로다. 의사협회장의 주장을 사실대로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설령 의사 1/3이 한 달에 300만원 밖에 벌지 못한다는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의사들의 수입을 법으로 보장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의사로서 먹고 살기 힘들면 다른 직업을 찾아야 한다. 확률적으로 보더라도 의사들 전체가 실력 있는 것은 아니므로, 실력이 없고 문제가 있는 의사들은 퇴출되는 것이 당연하다.

의료법 개정안이 국민 건강 증진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따져 보아야지, 의사들의 수입 문제나 그들 영역이 줄어든다는 이유로 무기한 파업 운운하며 반대하는 것을 용납할 사람은 의사협회 회원들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다.

더우기 이들이 우스운 이유는 자기들 밥그릇 지키기가 명확한데도 국민 건강 주권을 운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중적이다. 지난 번 의약분업 때도 마찬가지였다. 국민의 건강을 위해 의약분업을 반대한다고 해 놓고, 결국 의료수가 몇 번 올리는 것으로 막을 내리지 않았는가.

그냥 돈 더 벌고 싶고, 의사들이 누렸던 독점적인 권한 침해받기 싫다고 정직하게 얘기해라. 그 편이 스타일을 좀 구기지만 순수해 보이지 않을까. 더 이상 아픈 사람 치료하는 것을 성직으로 안다느니 하는 입에 발린 소리는 그만 하자. 어차피 의사들 스스로 돈을 벌기 위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로 스스로 격하시킨 마당 아닌가.

만약 의사협회 회원들이 아픈 사람들을 볼모로 자기 밥그릇을 지키려 무기한 파업을 한다면, 그들의 면허를 취소시키고 의료계에 발을 못 붙이도록 해야 한다. 그런 사람들은 의사가 될 자격이 없다. 그리고 의료시장을 전면 개방하고 국민들에게 더욱 값싸고 질 좋은 서비스를 수입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의료 서비스의 많은 부분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교육과 의료 같은 공공 서비스는 정부가 주도하는 것이 맞다.

한 가지 더. 현금이 아닌 신용거래를 통해 병원과 의사들의 수입이 전부 드러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수입에 맞는 세금 부과로 그들로 하여금 대한민국 국민의 의무를 성실하게 수행하도록 국세청이 지도편달해 나가야 한다.

젊은 의학도, 김민섭 님의 댓글을 읽고

젊은 의학도, 김민섭 님의 댓글을 읽고

이 글을 쓸까말까 망설였다. 하지만 그가 좋은 의사가 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에 그에게 나의 의견을 들려주고 싶었다. 이 글은 그를 비난하기 위해 쓴 것이 아니다. 그에 대한 관심과 기대, 그리고 삶을 조금 더 살아본 사람으로서의 주제넘은 충고라고 해 두자.

우선, 그를 칭찬해 주고 싶은 것은 “답답한 의사협회”라는 글을 통해 복지부 의료법 개정안이 가지는 의료 시장주의 문제를 지적했다는 것이다. 의사협회에서는 의료법 개정안에 반대하면서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 추론해 보건대, 의사협회는 밑질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에 언급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복지부 안대로 하면 의사들의 수입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고 생각된다. 그런데, 김민섭 님은 의료 시장주의가 가지는 문제점을 제기하고 의사협회가 답답하다고 얘기했다. 당당한 그의 모습이 보기 좋다.

그런데, 답답하고 안타까운 것은 그가 의사들의 시위를 옹호내지는 변호하면서 들고 나온 논리다. 내가 보기에 지금 의사협회에서 주장하는 반대 논리는 지극히 지엽적인 것이고, 국민의 건강 주권과 별 상관이 없는 것이다. 김민섭 님은 복지부의 개정안 특히, 투약이나 간호진단 같은 것이 의사의 직업적 자존심을 건드렸기에 의사들이 집단으로 진료를 거부하고 거리로 나선 것이라 했다. 이것은 한마디로 특권의식이다. 젊은 의학도의 논리에서 묻어나오는 특권의식이 나를 씁쓸하게 만든다.

의사의 직업적 자존심. 이건 의사들이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환자들과 국민들에게 신뢰를 쌓아가면서 만들어지는 나가는 것이다. 투약이나 간호진단이라는 법률 용어가 의료법에 들어가고 안들어가고 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다. 국민의 정부 시절 의약분업을 반대하면서 의사들이 보여주었던 행태들이 그들의 직업적 자존심을 깎아내렸다. 의사들 스스로 의사라는 직업을 단지 돈을 받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업으로 격하시켰다. 지금 의사들이 자기들의 자존심이 상처받아서 할복한다고 할 때 몇명의 국민이 지지하고 공감할 것인가? 할복하면 뭉개진 자존심을 다시 세울 수 있다고 생각하나?

환자와 의사와의 관계에서 약자는 환자들이다. 몸이 아픈 환자들의 처지에서 의사의 진단과 처방은 거의 절대적이다. 만약 의사들의 진단과 처방이 잘못 되어 환자의 병세가 더욱 악화되거나 환자가 사망하였을 때 환자나 유가족은 보상 받아야 하는데, 의료 소송을 해도 우리나라에서 환자가 이길 확률은 지극히 낮다. 잘못을 저지른 의사의 실책을 증언해 줄 다른 의료 전문가가 없기 때문이다. 그들만의 카르텔이 형성되어 있어서 동료의사의 잘못에 대해 침묵하고 의료 기록 위변조 하는게 우리나라의 실정이다. 아니라고 생각하나?

또 하나의 문제는 의료서비스의 독점하려는 의사들의 태도다. 솔직히 얘기해 보자. 의사들은 한의학이나 자연의학 대체의학 등을 의학으로 인정하나? 인정하지 않고 있다. 오직 현대 서양의학을 전공한 사람들만이 아픈 사람들을 치료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나는 의료 서비스가 좀 더 다양화해야 하며, 대체의학과 자연의학 중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들은 제도권으로 편입되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만약 나와 같은 주장이 의료법에 반영이 되었을 때, 의사협회는 또 사회주의 주사파 의료법이라 외치면서 할복할 것 아닌가.

의사들이 국민들의 불신을 극복하려면 먼저 겸손해져야 한다. 환자의 고통을 온몸으로 이해해야 한다. 자기 자신이 죽도록 아파보지 못한 사람은 진정한 의사가 될 수 없다라고 얘기한 어떤 의인의 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직업적 자존심 때문에 의사들이 거리로 나섰다는 말은 나는 이해할 수 없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왜 사람들이 그런 눈으로 보는지 먼저 반성해 볼 일이다. 물론 개인 면면을 보면 훌륭한 인격을 가진 의사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의사라는 집단이 어떻게 비춰지고, 인식되어지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특권의식을 버리고, 좀 더 겸손하며, 환자의 손을 따뜻하게 어루만지고 그들을 위로해 줄 수 있는 의사. 김민섭 님이 그런 의사가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