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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검사

검사, 깡패, 양아치

검사, 깡패, 양아치

“검사가 수사권 가지고 보복하면 그게 깡패지, 검사입니까?”

윤석열이 박영수 특검의 부름을 받고 수사팀장으로 오면서 한 말이다. 그렇다면 검사가 검찰개혁을 막기 위해 수사권 가지고 쿠데타를 하면 그건 무엇일까? 예전에는 검찰이 조폭같은 범죄 집단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쌩양아치 집단이었다.

수십 명의 특수부 검사가 수십 군데 압수수색을 해서 찾아낸 것이 겨우 표창장 위조라고? 물론 이것도 거짓말일 것이다. 그들은 표창장 위조를 위조하고도 남을 집단이니까.

검찰의 전천후 무기는 수사권이나 기소독점권이 아니라 부끄러움을 모른다는 것이다. 그들의 미치광이 칼춤의 종말을 얼른 보고 싶다. 인과응보의 법칙이 윤석열과 그의 똘만이들을 비켜가지는 않을 테니까.

기억나지 않는다

기억나지 않는다

“기억나지 않는다.” 이 말은 참 편리하고 비겁하며 비루한 말이다. 가해자로 살면서 단 한 번도 떳떳하게 사과하지 않는 자들이 흔히 쓰는 말이다. 이런 말을 자주 하는 사람은 대개 후안무치한 기회주의자일 확률이 높다. 그는 국회의원이 엘시티 사건을 청와대 민석수석실에 보고하냐고 물어도 “기억이 없다”며 실실 비웃었다. 8년 전 어느 장례식장에서 동료 여검사를 성추행하고도 “술에 취해 기억이 없다. 그런 일이 있었다면 사과드린다”며 여전히 더러운 입을 놀린다. 당연히 그런 일이 있었기에 피해자는 아직도 그때의 악몽에서 벗어날 수 없는데, “그런 일이 있었다면” 사과한다고? 이게 사람의 말인가? 그가 말한 사과는 사과가 아님을 모두가 안다. 도대체 이 자들이 가진 권력이 어떤 것이기에 이리도 비열할 수 있단 말인가. 피해자들은 단 하루도 잊을 수가 없는데, 그들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인간들을 구제하는 유일한 방법은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단 한 번이라도 피해자가 되어 봐야 그 고통과 아픔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사실 이것도 너무 큰 기대일 수 있다. 애초에 이런 인간들은 구제불능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는 교회에서 간증을 하면서 스스로 구원을 받았다고 한다. 예수도 못할 일을 하다니, 확실히 보통 사람은 아닌 것이 분명하다.
검찰에도 사람이 살고 있었네

검찰에도 사람이 살고 있었네

어젯밤 꿈에 노무현 대통령을 보았다. 대통령은 몸이 편찮은 듯 누워 있었고, 나는 그 옆에서 검찰을 손 봐야 한다고 간언을 하고 있었다. 검찰의 인적 쇄신 없이는 그리고 사법 체계의 쇄신이 없이는 우리의 미래도 노무현 대통령의 미래도 없다고 거의 매달리다시피 말하고 있었다. 여기서 표현은 이렇게 점잖게 했지만, 꿈 속에서는 검찰을 쓸어버려야 한다고 얘기했던 것 같다.

대통령은 몹시 불편한 기색이었다. 그런 인위적인 방법으로는 안된다고 내 요구를 거절하였다. 나는 그런 대통령이 너무 답답했다. 그렇게 검찰에 당하고도 어떻게 저런 말씀을 하시는지 너무 답답하여 가슴을 치다 잠을 깼다.

새벽에 <나는 꼼수다> 봉주 7회를 듣다가 부천지검에 있는 박은정 검사가 양심선언을 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나경원 남편인 김재호 판사가 자기 배우자 건에 대해 특정인을 기소해달라는 청탁 전화를 직접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박은정 검사가 그런 양심선언을 하게 된 계기는 사람이고 싶어서였다고 한다.

“내가 이렇게 저항하는 이유는 사람이고 싶어서다.”

<‘나꼼수’ 봉주 7회, 박은정 검사 “나경원 남편 김재호 판사 기소 청탁”, TV리포트>

나는 그동안 검찰이란 조직에 몸담은 자들을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았다. 검사동일체라는 고리타분한 봉건적 원칙 아래 자신들의 특권만을 위해 하나로 똘똘 뭉쳐 있는 이 집단은 이 나라의 어느 범죄 조직과 견주어도 결코 뒤쳐지지 않는다. 이들은 우리 현대사의 가장 위대한 정치인을 가장 비열한 방법으로 죽인 자들이다. 결코 용서받지 못할, 결코 구원받을 수 없는 죄악을 저지른 자들이다.

그런 추악한 집단 안에도 사람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오늘 박은정 검사를 통해 알게 되었다. 오늘 또 한사람의 의인을 발견했다. 그리고 왜 꿈 속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검찰을 쓸어버리자는 내 요구를 거부했는지도 알게 되었다. “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말씀이 가슴에 사무친다.

박은정 검사의 이름 석자를 이 블로그에 남겨 기억하고자 한다. 우리 모두는 그 무엇이기 이전에 먼저 사람이 되어야 한다.

법원의 창의력에 경의를 표하며

법원의 창의력에 경의를 표하며

오래된 얘기지만, 아버지는 내가 판검사가 되길 원하셨다. 그 시대 분들의 공통된 염원이기도 했지만, 아들들이 공부 꽤나 하는 것 같으면 법대를 졸업하고 고시를 봐서 판검사가 되길 바라신 분들이 많았다. 그것이 그 시절 신분 상승과 출세의 지름길이기도 했으니까. 나는 아버지의 그런 바람을 거슬렀다. 사회 물정을 모르던 어린 나로서는 다른 사람들의 행위를 판단하여 잘잘못을 가린다는 것은 아무나 하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나는 그런 면에서 결벽증이 있었다. 더구다나 그 많은 법조문들을 외우고, 그 법으로 다른 이들의 행위를 재단하는 것이 재미없게 보였으며, 고리타분해 보였다.

하지만 어린 시절 법조인에 대한 나의 이런 생각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를 뒤늦게나마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법조인들은 절대 고리타분하지도 않고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똘똘 뭉친 집단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의 내가 느낀 충격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들이 보여준 상상력과 창의력이 우리 사회 특권층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만 발휘된다는 사실이 참담할 뿐이었다. “모든 사람은 법 앞에 평등하다”라든지 “사회의 정의를 수호하는 마지막 보루”라든지 하는 퀘퀘묵은 언명들이 쓰레기통에 쳐박힌지는 너무나 오래되었다.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라는 명판결은 모든 성공한 범죄를 처벌할 수 없게 만들 정도로 법치주의를 유린했지만 그들은 희희낙낙할 뿐이었다. “서울은 경국대전에 수도로 되어 있기 때문에 수도를 옮길려면 헌법을 고쳐야 한다”고 판결한 그들의 입가에는 엷은 미소만 있을 뿐이었다. 수백억의 회사돈을 횡령하고 회사에 수천억의 손실을 입혀 유죄가 선고되었지만 나라의 경제를 생각해서 사회봉사 명령을 내리는 그들의 애국심이 눈물겨울 뿐이었다.

법원이 재벌의 “유전무죄”를 위해 발휘한 창의력에 대해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법원을 빠져나오면서 웃음을 지었다. 우리나라에서 감히 재벌을 처벌하려 하다니, 재벌은 법 위에 군림하고 있는데 말이야, 안 그래?

나 같은 일반인들은 탈세나 배임, 횡령 같은 경제 범죄를 더욱 확실하게 처벌해야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상식적인 생각을 하지만, 우리의 자랑스런 판사님들은 나라의 경제를 위해서 재벌 그룹 회장들의 그런 범죄는 눈감아 주거나 눈감아 줄 수 없을 때는 강연이나 신문 기고 같은 엄청난 사회 봉사 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하신다. 이 얼마나 감동적인 상상력인가.

(물론 될 수도 없었겠지만) 내가 법조인의 길을 택하지 않은 건 정말 현명한 판단이었다. 저렇게 소설가를 능가하는 창의력으로 법을 만들고 유린하는 그들과 같은 법조인이 되었다면 너무나 부끄러워 낯을 들고 다닐 수 없었을 것이다. 더군다나 나는 상상력이라면 아예 젬병이 아니든가.

부끄러움을 모르는 대한민국의 판검사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유전무죄”의 깃발 아래 최고의 상상력을 발휘하시라.

나는 삼성 회장의 인식에 동의할 수 없다

나는 삼성 회장의 인식에 동의할 수 없다

삼성 신입사원의 사직서가 블로그계를 달굴 때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나라 경제를 걱정하며 샌드위치 상황이 더 심해지고 있고, 교육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면서 기자들로부터 ‘샌드위치 위기’에 대한 질문을 받고 “더 심해지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샌드위치’ 위기 극복방안을 찾았느냐는 질문에 “우리나라 교육제도, 기술개발력…인재를 더 천재화시켜야지요”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그러면 기업들은 인재 육성을 잘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기업들이야 항상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회장은 인재양성 방안을 묻는 질문에 “자체적으로 많이 키워야 하고 외국에서도 스카우트 해야 한다”며 교육제도의 문제점으로 “획일적이다. 전반적으로 고쳐야 하고 21세기에 맞춰야 한다. 선진국을 따라가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건희 회장 “샌드위치 상황 더 심해지고 있다”, 연합뉴스]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최고 기업 삼성에 들어가기도 쉽지 않을텐데, 삼성의 신입 사원은 삼성의 문화에 절망하여 미련없이 사표를 던졌고, 삼성의 회장은 기업들은 인재 육성을 항상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재를 더 천재화시키는 교육을 하고 있는데, 신입사원은 절망했다. 정말 삼성을 비롯한 기업의 인재 육성이라는 것이 아무 문제가 없을까? 정말 획일적인 교육이 문제일까? 정말 선진국만 따라가면 그런 문제를 고칠 수 있을까?

나는 동의할 수 없다. 오랜 외국 생활의 경험에 비추어 얘기하면, 우리 국민들 만큼 똑똑하고, 우리 국민들 만큼 부지런하고, 우리 국민들 만큼 열심히 일하며, 우리 국민들 만큼 교육에 관심이 있는 나라는 없다. 오히려 너무 부지런하고, 너무 일을 많이 하고, 너무 교육열이 높아서 문제다. 때로는 쉬어 갈 줄도 알고, 때로는 뒤돌아 볼 줄도 알아야 하고, 때로는 뒤처지는 이에게 손을 내밀어야 하는데, 오로지 앞만 보고 쉬지 않고 가는 것이 문제다.

이건희 회장의 말이 늘 그렇듯 구체적이지 않기에 그가 얘기하는 교육제도의 문제가 무엇인지 쉽게 파악할 수 없다. 하지만 삼성과 우리 경제의 문제는 “도덕성 부재”와 “가진 자들의 책임 방기”로부터 비롯된 것이라 생각한다. 이것을 깨닫지 못하고 교육제도 때문에 경제가 어려워진다고 얘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아들에게 수조원의 재산의 물려주면서 겨우 10억여원의 증여세만을 냈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 이런 편법이 가능하단 말인가.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았다면 유야무야 넘어갈 수도 있었을테지만, 상식과 원칙만을 부여잡고 있는 참여정부에서는 쉽게 넘어가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돈이 많다는 사람이 왜 자신의 명예를 더럽히고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도덕적으로 지탄받게 만드는가. 정말 이것이 세계 일류를 지향하는 기업이 할 일인가.

MBC 이상호 기자가 폭로한 삼성 X파일에 따르면 삼성은 검사들을 비롯한 법조계 인사들을 떡값이라는 미명하에 관리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정작 불법 행위를 감추기 위해 하는 일이 검사 관리라니 정말 기가 찰 노릇 아닌가. 검찰은 대통령이나 법무장관의 말보다 삼성과 같은 재벌의 말을 더 두려워하는 것이다.

또한 시사저널의 기자들은 삼성 관련 기사를 임의로 삭제한 편집진에 대항하여 장기 파업을 하고 있다. 정작 “언론 자유”를 떠드는 다른 매체의 기자들은 자본의 탄압 앞에는 모로쇠로 일관하며 정부의 기자실 통폐합만 문제 삼는다. 실제 우리나라의 언론을 통제하는 곳은 삼성을 비롯한 재벌 자본임에도 불구하고 하이에나 언론들은 노무현 정부만을 탓한다. 정말 이 기자라는 자들이 가소롭지 않은가.

우리나라의 교육이 정말 문제라면 “획일적”인 교육제도가 문제라기 보다는 “도덕과 사회 윤리” 교육이 더 큰 문제인 것이다. 재벌 총수라는 사람들이 부끄러운 할 줄 모르고, 법 위에 군림하려는 것 이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을까. 이것이 자본주의 시장 경제 체제를 위협하는 가장 심각한 문제인 것이다.

삼성 신입사원의 사직서가 블로그계에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지만, 정작 삼성 회장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삼성의 미래는 밝지 않다. 몇 명의 천재를 교육시키고 더 데려올 생각보다는 얼마나 더 도덕적으로 투명하고 깨끗하며, 사회적 책임을 질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삼성 경쟁력의 시발점이 될 것이다.

최고경영자가 변하지 않는 한 그 기업의 미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