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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경기도지사

재명 본색

재명 본색

이재명은 선명했다. 아니 선명한 듯 보였다. 그는 타협하지 않았고 물러서지 않았다. 그의 말은 거칠었으나 날카로웠다. 사람들은 그를 “사이다”라 부르며 열광했다. 비록 흙수저 출신이었지만 사법고시를 합격하고 성남시장을 두 차례나 했으며 이제는 경기도지사에 도전하고 있다.

입지전적 인물이지만, 지난 몇년 간의 언행을 살펴 봤을 때 그는 더 이상 정치지도자로 거론되어서는 안 된다. 그의 인격과 도덕성에 치명적인 결함이 드러났다.

이재명은 스스로 “전투형 노무현”이라 주장했으나 그는 오히려 싸움 잘하는 이명박에 가깝다. 그는 이명박처럼 거짓말을 잘한다. 스스로에게는 관대하고 다른 사람들은 조금도 용서하지 않는다. 그를 비판(또는 비난)하는 사람들의 입을 막기 위해 고소를 남발한다. 그리하여 얻은 그의 별명은 “읍읍이”다.

그의 성향은 진보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일베에 더 가깝다고 할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일베에 가입했다고 털어놓았다. 가입만 했고 활동은 하지 않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나, 물론 믿기 어렵다. 일베에 글을 쓸 목적이 아니라면 가입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혜궁경 김씨 사건, 김부선과의 스캔들, 김사랑 강제납치 사건, 형과 형수 욕설 등등 그와 관련된 모든 논란은 그의 부도덕성과 비열함을 드러낸다. 그런 그가 여태 민주 진영의 대표 정치인 중 하나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다. 그의 언론 관리 능력이 정말 뛰어난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그가 이미 적폐세력과 한몸이었을 수도 있다.

지금 문재인 대통령이나 민주당의 높은 지지율 때문에 그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임기를 채우지 못할 것이다. 아니 그래야 한다. 싸움 잘하는 이명박이 민주 진영의 대표 선수가 될 수는 없다. 막말한다고 정청래를 자르고, 여자 문제가 있다고 박수현을 자른 민주당 지도부가 왜 이재명을 공천했을까? 그들도 역시 한 통속이지 않았을까?

박근혜 탄핵과 문재인 정부 탄생을 경험한 국민들은 예전의 노예들이 아니다.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고 나라의 주인은 국민임을 모두 몸으로 깨달았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임을 우리 모두는 안다.

이재명은 안희정보다 훨씬 질이 나쁘다. 빠른 시일 안에 정계은퇴가 필요하다.

유시민, 기어이 희망을 보여주겠다는 것인가

유시민, 기어이 희망을 보여주겠다는 것인가

노무현 대통령은 2000년 총선 때 부산에서 낙선하고 농부는 밭을 탓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물론, 감동적인 말이다. 농부는 밭을 탓하지도 않아야 하지만, 밭을 잘 알기도 해야 한다. 밭을 잘 알아야 그 밭을 어떻게 가꿀 것인지,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를 고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퇴임 후 민주주의에 대한 책을 계획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민주주의든, 진보든 국민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만큼만 가는 것 같습니다.” 노무현은 밭을 알아버렸다.

유시민이 정리한 노무현 자서전 <운명이다>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바꾸었다고 믿었는데, 돌아보니 원래 있던 그대로 돌아가 버렸다. 정말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드는 길이 다른 데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보름 전쯤에 나는 유시민에 대해 “희망을 주지 마라”라는 글을 썼다. 노무현 대통령을 그렇게 허망하게 보내고, 나는 나를 포함하여 우리 국민들이 그런 수준의 정치인을 가질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사실이다. 우리 국민들은 자격이 없다.

유시민은 김진표와의 단일화를 통해 경기도 지사가 되겠다고 했다. 어쩌겠는가. 기어이 희망을 만들어보겠다는데야. 말은 희망을 주지 말라 했지만, 유시민 펀드에 가입하고 경기도에 사는 지인들에게 전화도 했다. 그리고 그는 극적으로 경기도 지사 선거의 야권 후보가 되었다. 물론, 김진표가 성숙하고 합리적이었기에 가능했다.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는 노무현, 유시민 같은 정치인을 가질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 돈이지, 민주주의가 아니다. 그 돈이란 것도 어차피 2% 정도의 강부자들이 가지는 것이지만, 대부분은 그 돈에, 그리고 아파트 값에 목을 매고 있다. 4대강 죽이기로 온 강산이 초토화되어도 이명박의 지지율은 50%가 넘고, 김문수, 오세훈은 유시민, 한명숙의 지지율을 넘어선다. 온갖 거짓이 난무해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아직까지 이 나라는 노무현 보다는 이명박이, 유시민 보다는 김문수가, 그리고 한명숙 보다는 오세훈이 더 어울리는 나라다. 부정할 수 있을까? 노무현을 그렇게 보내고도 부정할 수 있을까? 혹시 모르겠다. 서울시민들이, 경기도민들이 갑자기 정신 못차리고 한명숙, 유시민을 선택할 지도. 하지만, 그런 일이 진정 일어나겠는가? 민주주의가 밥먹여 주냐는 사람들 천지인데, 그런 일이 일어나겠는가?

밭은 여전히 척박하고, 잡초들은 무성하다. 밭을 탓할 필요도, 이유도 없다. 민주주의든, 진보든, 역사든 국민 수준 만큼 간다. 유시민의 도전은 아름답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