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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soyoyoo.com &#187; 김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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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자유롭게 노닐다...</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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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김훈, 천박하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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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ue, 29 May 2007 05:45:07 +0000</pubDate>
		<dc:creator>소요유</dc:creator>
				<category><![CDATA[People]]></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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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소설가 김훈이 몇몇 인터뷰에서 드러낸 역사 인식과 사회 의식은 천박한 것이었다. 그토록 얇은 인식을 그토록 두텁게 말할 수 있는 그의 위악과 용기가 흥미로웠고, 그 두터움 속에 언듯언듯 비치는 그의 여림이 좋았다. 전혀 동의할 수 없는 그의 독특한 무의식적 확신에는 그냥 외면해 버리기는 쉽지 않은 무엇이 있었다. 그것은 안팎을 일관되게 살지 못하는 회색지대 사람들의 죄의식일 수도 [...]]]></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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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소설가 김훈이 몇몇 인터뷰에서 드러낸 역사 인식과 사회 의식은 천박한 것이었다. 그토록 얇은 인식을 그토록 두텁게 말할 수 있는 그의 위악과 용기가 흥미로웠고, 그 두터움 속에 언듯언듯 비치는 그의 여림이 좋았다. 전혀 동의할 수 없는 그의 독특한 무의식적 확신에는 그냥 외면해 버리기는 쉽지 않은 무엇이 있었다. 그것은 안팎을 일관되게 살지 못하는 회색지대 사람들의 죄의식일 수도 있고, 열등감일 수도 있는데, 나도 그 지대를 벗어나지 못한 사람이므로 (생각은 다르지만, 삶은) 그와 크게 다르지 않다. 부끄러우면서도 웃기는 일이다.</p>
<p>문장으로 보면 김훈은 황석영, 조정래와 더불어 우리 시대 최고라 할 만하다. 그의 문장은 간결하면서 날카롭지만, 그 문장들이 섞이면 때로는 맞서면서 부딪히기도 하고, 때로는 멀미가 날 정도로 현란하게 휘돌기도 하며, 때로는 너무 건조하여 바스러지기도 한다. 또한 문장과 문장들이 뱀같이 서로의 꼬리를 물어 알 수 없는 미궁에 빠져 허우적대기도 한다. 특히 [칼의 노래]나 [남한산성] 같은 역사 소설에서 그의 섬뜻한 문장은 더욱 빛이 난다.</p>
<p>그가 기자를 그만두고 소설가가 된 것이 우리 문학을 위해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누군가가 말했듯이 그의 소설은 한국 문학에 &#8220;벼락처럼 쏟아진&#8221; 축복이기 때문이다. 최고의 문장을 지닌 소설가의 역사 인식이 지극히 얇은 것은 신이 너무도 공평하거나 아니면 신이 인간을 질투한다는 사실의 반증일 것이다.</p>
<p>그가 한겨레신문 기자 때 쓴 <a title="'밥'에 대한 단상, 한겨레신문" href="http://www.hani.co.kr/section-005100034/2002/03/005100034200203210015456.html">&#8220;밥에 대한 단상&#8221;</a>은 내가 신문에서 본 가장 아름다운 칼럼이었다.</p>
<blockquote><p>황사바람 부는 거리에서 전경들이 점심을 먹는다. 외국 대사관 담 밑에서, 시위군중과 대치하고 있는 광장에서, 전경들은 땅바닥에 주저앉아 밥을 먹는다. 닭장차 옆에 비닐로 포장을 치고 그 속에 들어가서 먹는다. 된장국과 깍두기와 졸인 생선 한 토막이 담긴 식판을 끼고 두 줄로 앉아서 밥을 먹는다. 다 먹으면 신병들이 식판을 챙겨서 차에 싣고 잔반통을 치운다.</p>
<p>시위군중들도 점심을 먹는다. 길바닥에 주저앉아서 준비해온 도시락이나 배달시킨 자장면을 먹는다. 전경들이 가방을 들고 온 배달원의 길을 열어준다. 밥을 먹고있는 군중들의 둘레를 밥을 다 먹은 전경들과 밥을 아직 못 먹은 전경들이 교대로 둘러싼다.</p>
<p>시위대와 전경이 대치한 거리의 식당에서 기자도 짬뽕으로 점심을 먹는다. 다 먹고나면 시위군중과 전경과 기자는 또 제가끔 일을 시작한다.</p>
<p>밥은 누구나 다 먹어야 하는 것이지만, 제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밥만이 각자의 고픈 배를 채워줄 수가 있다. 밥은 개별적이면서도 보편적이다. 시위현장의 점심시간은 문득 고요하고 평화롭다.</p>
<p>황사바람 부는 거리에서 시위군중의 밥과 전경의 밥과 기자의 밥은 다르지 않았다. 그 거리에서, 밥의 개별성과 밥의 보편성은 같은 것이었다. 아마도 세상의 모든 밥이 그러할 것이다.</p></blockquote>
<p>관찰자인 기자가 써낼 수 있는 모든 요소가 짧은 글 속에 다 들어가 있다. 치우치지 않으면서도 아름다운 칼럼이다. 이 칼럼에서 묘사된 장면은 후에 &#8220;배웅&#8221;이라는 단편 소설의 한 장면으로 등장하기도 하지만 그 소설보다 이 칼럼이 훨씬 낫다.</p>
<p>그가 보여준 문장들은 계속되어야 한다. 감당하지도 못하는 말을 줄이고, [칼의 노래]나 [남한산성] 같은 문장들을 보여 달라. 그의 인식에는 동의하지도 않고 동의할 수도 없지만, 그의 문장은 계속 보고 싶다. 그의 건필을 기원한다.</p>
<p>&lt;덧글&gt; 김훈의 <a title="위악인가 진심인가, 한겨레21" href="http://h21.hani.co.kr/section-021023000/2000/021023000200009270327078.html">한겨레 쾌도난담에 인터뷰</a>한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p>
<blockquote><p>우리나라는요, 언론이 탄압을 받아서 문제가 생기는 건 절대 아니고, 그 반대야. <strong>너무 붙어먹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거예요.</strong> 언론의 자유? 말도 안 돼. 내가 엠네스티 언론인위원회 위원장이거든. 그 발족식에 가서 내가 물었어. 언론인위원회가 도대체 뭐하는 곳이냐. 그러니까 기자들이 보도에 관해 박해받을 때 연대해서 정권과 싸우는 게 목적 중 하나라는 거야. 너희들 개소리하지 말라고 했어. 누가 박해를 받아. 그때 밀가루 파동 나서 박해받은 사람은 나밖에 없더라고. (웃음) 문제는 붙어먹어 생긴 거야.</p></blockquote>
<p>기자에 대한 그의 인식에는 동의한다. 현 시점에서.</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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