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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나그네

방랑 규칙

방랑 규칙

다음은 바쇼가 썼다고 전해지는 방랑 규칙이다.

  1. 같은 여인숙에서 두 번 잠을 자지 말고, 아직 덥혀지지 않은 이불을 기대하라.
  2. 몸에 칼을 지니고 다니지 말라. 그렇게 해서 살아있는 것을 죽이지 말라. 같은 하늘 아래 있는 어떤 것, 같은 땅 위를 걷는 어떤 것도 해치지 말라.
  3. 옷과 일용품은 꼭 필요한 것 외에는 소유하지 말라. 지나침은 좋지 않으며, 부족함만 못하다.
  4. 물고기든 새 종류이든 동물이든 육식을 좋아하지 말라. 특별한 음식이나 맛에 길들여지는 것은 저급한 행동이다. ‘먹는 것이 단순하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말을 기억하라.
  5. 남이 청하지 않는데 스스로 시를 지어 보이지 말라. 그러나 요청을 받았을 때는 결코 거절하지 말라.
  6. 위험하거나 불편한 지역에 가더라도 여행하기를 두려워하지 말라. 꼭 필요하다면 도중에 돌아서라.
  7. 말이나 가마를 타지 말라. 자신의 지팡이를 또 하나의 다리로 삼으라.
  8. 술을 마시지 말라. 어쩔 수 없이 마시더라도 한 잔을 비우고는 중단하라.
  9. 온갖 떠들썩한 자리를 피하라.
  10. 다른 사람의 약점을 지적하거나 자신의 장점을 말하지 말라. 남을 무시하고 자신을 치켜세우는 것은 가장 세속적인 짓이다.
  11. 시를 제외하고는 온갖 잡다한 것에 대한 대화를 삼가라. 그런 잡담을 나눈 뒤에는 반드시 낮잠을 자서 자신을 새롭게 하라.
  12. 이성 간의 하이쿠 시인과 친하지 말라. 하이쿠의 길은 집중에 있다. 항상 자신을 잘 들여다보라.
  13. 다른 사람의 것은 바늘 하나든 풀잎 하나든 취해서는 안 된다. 산과 강과 시내에게는 오직 하나의 주인이 있다. 이 점을 유의하라.
  14. 산과 강과 역사적인 장소들을 방문하라. 하지만 그 장소들에 새로운 이름을 붙여서는 안 된다.
  15. 글자 하나라도 그대를 가르치는 사람에게 감사하라. 자신이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다면 가르치지 말라. 자신의 완성을 이룬 다음에야 비로소 남을 가르칠 수 있다.
  16. 하룻밤 재워 주고 한 끼 밥을 준 사람에 대해선 절대 당연히 여기지 말라. 사람들에게 아첨하지도 말라. 그런 짓을 하는 자는 천한 자이다. 하이쿠의 길을 걷는 자는 그 길을 걷는 사람들과 교류해야 한다.
  17. 저녁에 생각하고, 아침에 생각하라. 하루가 시작될 무렵과 끝날 무렵에는 여행을 중단하라. 다른 사람들에게 수고를 끼치지 말라. 그렇게 하면 그들이 멀어진다는 것을 명심하라.

<마쓰오 바쇼, 류시화 옮김, 바쇼 하이쿠 선집, pp. 391-393>

우리의 삶은 여행이고, 우리들은 모두 나그네다.

여행자라고
이름 불리고 싶어라
초겨울비

旅人と 我名よばれん 初しぐれ

11월의 쓸쓸한 비가 겨울을 재촉하고, 우리들은 겨울나그네가 된다.

본래 나그네였다

본래 나그네였다

밖에는 비가 오고, 나는 조안 바에즈(Joan Baez)를 듣는다. “Diamonds & Rust”의 한 구절이 가슴에 와 박힌다.

The original vagabond

나는 어디에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한다. 그저 순간을 살고 있을 뿐이다. 삶은 내가 알지 못하는 곳으로 늘 나를 인도하지만, 어느 곳에도 나의 의지는 없다. 나는 본래 나그네였고, 앞으로도 그렇게 나그네일 것이다. 무엇이 되려고도 하지 않았고, 무엇을 이루려고도 하지 않았다. 궁극의 침묵 속으로 그렇게 흘러갈 뿐이다.

삶이 그 자체로 흘러가게 하라. 흐름에 존재를 맡긴 채 흘러가라. 그 흘러감 자체가 궁극의 깨달음이다. 삶은 풀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살아야 할 신비다.

<오쇼 라즈니쉬>

Well I’ll be damned
Here comes your ghost again
But that’s not unusual
It’s just that the moon is full
And you happened to call
And here I sit
Hand on the telephone
Hearing a voice I’d known
A couple of light years ago
Heading straight for a fall

As I remember your eyes
Were bluer than robin’s eggs
My poetry was lousy you said
Where are you calling from?
A booth in the midwest
Ten years ago
I bought you some cufflinks
You brought me something
We both know what memories can bring
They bring diamonds and rust

Well you burst on the scene
Already a legend
The unwashed phenomenon
The original vagabond
You strayed into my arms
And there you stayed
Temporarily lost at sea
The Madonna was yours for free
Yes the girl on the half-shell
Would keep you unharmed

Now I see you standing
With brown leaves falling around
And snow in your hair
Now you’re smiling out the window
Of that crummy hotel
Over Washington Square
Our breath comes out white clouds
Mingles and hangs in the air
Speaking strictly for me
We both could have died then and there

Now you’re telling me
You’re not nostalgic
Then give me another word for it
You who are so good with words
And at keeping things vague
Because I need some of that vagueness now
It’s all come back too clearly
Yes I loved you dearly
And if you’re offering me diamonds and rust
I’ve already paid

<Joan Baez, Diamonds & Ru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