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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모든 것의 역사

궁극의 깨달음

궁극의 깨달음

당신이 ‘주시자’의 상태로 직접 들어가 봄으로써만 알 수 있겠지요. 즉 순수하게 주시하고 있는 인식 속에 그냥 조용히 안식하는 것이지요. 당신은 보여질 수 있는 어떤 대상이 아니고, 즉 자연도 아니고 신체도 아니고 상념도 아니고, 오직 그와 같이 주시하며 깨어 있는 순수한 알아차림 속에 조용히 안식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당신은 그러한 주시하며 깨어 있는 인식에 대한 어떤 “감(感)” – 자유감, 해방감, 거대한 팽창감 – 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당신이 그러한 상태 속에서 안식하고 있으면서 이 ‘주시자’를 거대한 팽창감으로 “감지하고” 있는 동안, 만약 그때 예컨대 당신이 산을 바라본다면 당신은 ‘주시자’에 대한 감과 산에 대한 감이 동일한 감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기 시작할지도 모릅니다. 당신이 자신의 순수한 ‘자기’를 “느끼고” 당신이 산을 “느낄 때” 그 둘은 절대로 동일한 느낌인 것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현실세계는 당신에게 – 하나는 저 밖에, 하나는 이 안에 – 이중으로 주어져 있는 것이 아닙니다.

[중략]

그러한 양상으로 당신이 현재의 체험 속으로 녹아든다면 분리된 자기감은 느슨하게 풀릴 것이고, 당신은 삶에서 뒤로 주춤 물러서는 것을 멈출 것입니다. 당신이 체험을 하게 되는 게 아니고 갑작스레 당신이 곧 모든 체험이 될 것입니다. 당신은 그저 “저 밖을” 바라보며 “이 안에” 있게 되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한마디로 이 안과 저 밖은 하나이고, 그래서 당신은 더 이상 “이 안에” 갇혀 있는 게 아닙니다.

그리하여 돌연히, 당신은 심신 속에 있지 않습니다. 돌연히 심신이 탈락되어 버립니다. 돌연히 바람이 당신에게 불어오지 않고, 그것은 당신을 통하여 당신 안에서 붑니다. 당신이 산을 바라보고 있는 게 아니라 당신이 곧 산입니다. 당신이 곧 그것이고 그래서 당신이란 존재는 없습니다. 그것은 오직 순간순간 자발적으로 생겨나는 이러한 전체의 찬란한 현시일 뿐입니다. 분리된 자기는 아무 곳에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켄 윌버, 모든 것의 역사, 김영사, 2015, pp. 418-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