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wsed by
Tag: 민노씨

블로깅에 대한 나의 몇 가지 생각

블로깅에 대한 나의 몇 가지 생각

밤하늘에 무수한 별들이 떠있는 것처럼 인터넷에는 수많은 블로그들이 존재한다. 돈을 벌기 위한 블로그,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블로그, 살아있음을 증명하기 위한 블로그 등등, 그 블로그들은 헤아릴 수 없는 저마다의 존재 이유를 가지고 있다. 우주의 수많은 별들 중 똑같은 별이 없듯이 블로그계의 수많은 블로그들도 똑같은 것은 없다. 이런 이유로 블로그계는 아름다운 것이다.

블로그를 시작한지 3년이 조금 넘었다. 숨을 쉴 공간이 필요했고, 나만의 공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철저히 자유로운 공간이 필요했다. 이 블로그는 다른 누구도 아닌 “소요유”를 위한 공간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시, 노래, 책 등을 올려놓고 내가 주로 감상하곤 했다. 어쩌다 이 블로그를 지나치는 나그네가 있으면 그 나그네와도 가끔 얘기도 나누고. 그러다가 몇몇 좋은 벗들도 알게 되었다. 미리내님, 민노씨님, 도아님, 아거님, CeeKay님, SoandSo님 등등… 내가 알고자했던 것도 아니고 그들이 나를 알고자했던 것도 아닐테지만, 우연과 필연의 그물 속에서 공감과 관심으로 (물론 나의 일방적인 생각일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블로그 이웃이 되었다.

블로그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세웠던 원칙은 “독립형”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내가 내 블로그에서 나의 생각을 풀어놓았는데, 누가 그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 글을 지웠다고 생각해보자. 나는 이런 상황을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고, 용납할 수도 없었다. 나는 내 블로그에 대해 전적인 권한을 가져야만 했다. 나는 네이버나 다음 같은 한국의 포탈을 믿을 수 없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물론, 준법이라는 변명을 늘어놓겠지만) 서슴없이 계정을 정지시킬 수도 있고, 글을 지우거나 수정할 수도 있는 그런 집단이기 때문에, 나는 굳이 나의 시간과 돈을 들여가며 (해외) 서버를 구입하고 워드프레스를 설치했다.

또하나 생각한 원칙은 블로그의 정체성을 철저히 “소요유”로 제한한다는 것이었다. 어차피 블로그라는 것은 인터넷에 “공개”된 공간이다. 아무리 블로거가 자신만을 위한 공간을 만든다고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와서 글을 읽고 그들의 생각을 보탤 수 있기 때문에 흔히 블로거들은 다른 이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기 검열” 기제가 발동할 수 있다. 나는 이런 상황에 맞닥드리는 것도 몹시 견디기 힘들었다. 하여 나의 현실 정체성을 드러내지 않고 “소요유”의 생각만을 담기로 했다. (이런 이유로 민노씨님이 내 블로그에서 벽을 쌓는 느낌을 받았는지도 모르겠다.^^)

주낙현 신부님의 “블로깅 – 변명어린 잡감”이란 글을 읽었다. 저간의 사정은 잘 모르지만, 신부님이 꽤 마음 고생을 하셨을지도 모른다는 짐작을 해본다. 신부님의 블로그를 통해서 성공회가 무엇인지도 알았고, 특히, 신부님의 “신앙인, 그 낯선 이방인” 같은 설교를 볼 수 있어서 기뻤다. 이 땅에도 정말 훌륭한 성직자가 있다는 사실과 그런 훌륭한 성직자들이 블로그를 통해 세상과 교감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감사했다. 나의 소박한 바람은 내가 신부님의 블로그 글을 보고 기뻤듯이 신부님도 블로깅을 통해 그만큼 기쁨을 누리시길 바라는 것이고, 가끔 꾸밈없고 담백한 말씀으로 나같은 못난 중생을 일깨워주셨으면 하는 것이다.

블로깅을 통해 좀 더 자유로와져야 하고, 블로그로 인한 소통과 공감을 통해 좀 더 기쁨을 나누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 이상을 바라는 것은 나에게는 사치이거니와 내 능력을 넘어서는 것이다.

[이어 글쓰기] 소원을 말해봐

[이어 글쓰기] 소원을 말해봐

아침에 민노씨 님과 트위터를 하다가 “이어 글쓰기”를 하겠다고 덜컥 약속을 해버렸다. 지난 번에도 어떤 주제에 대해서 민노씨 님이 바통을 넘겼는데, 차일피일 미루다가 그냥 잊어버렸다. 나의 게으름과 결벽은 나도 어찌할 수 없으니 민노씨 님이 이해해주리라 믿는다. 민노씨 님은 이런 일로 삐질 그런 밴댕이 같은 남자가 아님을 알기 때문이다.

존경하는 김구 선생님은 “나의 소원”이라는 글에서 조선의 완전한 자주독립을 그의 소원으로, 그것도 세 번씩이나 말씀하셨다. 내가 지금보다 나이가 더 적었을 때, 예를 들어 만약 작년에 이런 주제를 받았다면 나는 이렇게 얘기했을 것이다. (1) 조중동 폐간, (2) 정치 검찰 추방, (3) 한나라당 해산, (4) 이명박 퇴진 등등등, 이런 것이 나의 소원이라고.

지금 나의 소원을 얘기하라고 한다면 나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내가 아무 것도 바라는 것이 없는 것, 그것이 나의 소원입니다. 나의 욕망을 버리고 자족할 수 있는 것, 그것이 나의 소원입니다. 물처럼, 바람처럼, 나무처럼 그렇게 사는 것, 그것이 나의 소원입니다. 이런 얘기조차 할 필요가 없는 상태가 되는 것, 그것이 나의 소원입니다.

자연은 스스로 완전하다. 자연은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다. 이미 완전하기 때문이다. 바람이 불고 물이 흐르고 나무가 자라고 꽃이 핀다. 그것들은 신이 내린 법칙 안에서 그렇게 자유롭고 행복하다. 법정 스님은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라고 말씀하셨지만, 인간만 제외하고 모든 것들은 행복하다.

한때는 자연의 한 부분이었던 인간들이 이제 자연에서 분리되었다. 그리하여 그들은 불행하다. 그들은 욕망으로 가득차 있고, 그 욕망을 이루기 위해 매일매일 싸운다. 그 욕망이 이루어지면 또다른 욕망이 그들을 엄습한다. 그들은 영원히 채워질 수 없는 욕망에 겨워 시름한다. 인간들이 욕망을 버리고 자연으로 되돌아가지 않는 한 모든 것은 부질없을 것이다.

그나저나 궁금한 것은 과연 소녀시대가 이 소원을 들어줄까요? 민노씨 님. 😉

덧.

이어 글쓰기는 규칙이 있군요. 제가 이런 것을 해보지 않아서 서툽니다. 이번 이어 글쓰기는 추적해보니 김우재 님이 시작하신 것 같은데, 김우재 님이 다음과 같이 규칙을 적어 놓으셨네요.

간단하게 자신이 릴레이를 받은 주자와 릴레이를 전달할 주자 3명만 명기하고, 이 페이지로 트랙백을 건다. 기한은 소녀시대가 활동을 접을 때까지 하고 싶지만…7월 30일까지. 소녀시대를 사랑하고 가카를 혼내주고 싶은 블로거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을 바라며.

제 글을 보고 이어 글쓰기를 하고 싶은 분은 7월 30일까지 쓰시고,  http://heterosis.tistory.com/trackback/211 로 트랙백하시면 됩니다. 누가 하시려나? 미리내 님? 아거 님? 도아 님? 아니면 로망롤랑 님? 아니면 CeeKay 님?

나에게 소중한 블로그들

나에게 소중한 블로그들

불가에서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한다. 하늘에 별같이 수많은 블로그들 중 어떤 인연에 의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게 다가온 블로그들이 있다.  나는 그 블로그들을 통해 또다른 세상과 세상을 바라보는 또다른 시각을 배웠다. 그들의 긍정적인 에너지들이 내게 전해졌으며, 나는 그들을 알기 전보다 조금은 더 성장할 수 있었다. 그들과의 인연을 늘 감사한다.

  • 일체유심조: 미리내 님의 초대를 받게 된 것은 나에게는 더없는 영광이자 행운이었다. 그의 블로그를 통해서 알게된 마음 공부와 의식의 성장은 내 삶의 궁극적인 목표가 될 것 같지만, 아직은 내 수준이 일천하여 많은 것을 이해하거나 깨닫지 못한다.
  • SoandSo.net: 소소한 일상 속에 번득이는 촌철살인이 배어있는 블로그다. 일상의 평범한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는 깨닫게 해주는 블로그일 뿐더러, 그 단순한 디자인이 나를 사로잡았다.
  • 도아의 세상사는 이야기: (도아 님이 들으시면 기분나쁘실지는 모르겠지만) 블로그계에서 나와 가장 비슷한 시각을 가진 블로거를 꼽으라면 현재까지는 도아 님인 것 같다. (이것이 칭찬인지, 욕인지는 나도 헷갈린다.) 나와 비슷한 연배에, 비슷한 청년기를 거치고, 지금도 비슷한 의식을 지니신 듯한 도아 님의 블로그는 늘 유쾌함과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 민노씨.네: 블로거 중에 민노씨 님을 모르면 간첩일 정도로 유명한 분이다. 내가 아는 블로거 중 가장 에너지가 충만한 분이 아닐까 한다. 내가 조금이라도 게으름을 피울 양이면, 언제나 나를 흔들어 깨운다. 민노씨 님이 없는 블로그계는 생각하기 힘들 정도다.
  • 아거: 지금은 심원의 고요 속에 칩거하고 계신 아거 님. 사실 아거 님은 나를 잘 모를 것이다. 내가 아거 님 블로그를 처음 찾은 것은 내가 블로그를 시작하기 훨씬 전의 일이다. 블로그에 관심은 있었지만 삶에 여유가 없어 차일피일 미루고 있던 시절, 아거 님의 블로그를 처음 만났다. 그리고 블로그가 무엇인지를 깨우쳐 주었다.
유저 인터페이스의 압박

유저 인터페이스의 압박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마음에 걸렸던 것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댓글을 올리는 분들에 대한 나의 무심함이었다. 워낙에 게으르고 잘 챙기지 못하는 성격이라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굳이 댓글에 대해 하나하나 대응하지 않았었다. 급기야 민노씨 님은 이런 나의 게으른 행동에 대해 한마디를 했다.

소요유 블로그는 강렬한 개성을 갖고 있지만,  대화가 가능한 블로그라고 생각한다. 물론 답글이 좀 인색한 편이긴 하지만. : )

정곡을 찌르는 한마디에 부끄럽기도 했지만, “워드프레스가 댓글에 대한 답글 기능(Threaded Comment)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스스로 변명을 했다. 사실 댓글이 여러개 달려있는데, 답글 기능이 없으면 굳이 댓글 다신 분들의 이름을 불러가며 저 아래에서 대응하기가 마땅치 않았었다.

이제 워드프레스 2.7로 넘어오고, 테마도 변경하면서 댓글마다 답글을 달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워드프레스 탓을 했던 나의 변명이 통하지 않게 되었다. 댓글마다 달려있는 “reply”가 나를 노려보는 것이었다. 이제는 되도록 댓글을 주시는 분들에 대해 나의 응답을 제공하려 한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게을러서 언제까지 그렇게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새로운 유저 인터페이스가 내 게으름을 압박하고 있다.

민노씨의 2008 블로그 오디세이 리스트 선정 소감

민노씨의 2008 블로그 오디세이 리스트 선정 소감

민노씨 님이 선정한 2008 블로그 오디세이 리스트에 내 블로그가 선정되었다. 물론, 그의 주관과 취향 그리고 선호에 의해 선정된 지극히 개인적인 리스트이긴 하지만, 나는 올블로그 Top100 블로그에 당첨된 것보다도 훨씬 기쁘고 행복하다. 2008년에 민노씨가 여행했던 블로그들 그리고 그에게 영감과 따뜻함을 전해주었던 블로그 목록들에 들게 된 것은 내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다.

민노씨 하면 아는 분들은 다들 아시겠지만, 우리나라 블로그계의 마당발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의 뜨거운 열정과 그 엄청난 생산력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그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지만, 그는 정말 왕성한 사회 활동가가 아닐까 그런 짐작을 해본다. 그의 관심사는 정치, 경제, 법 등을 시작으로 영화, 드라마까지 거치는 않는 것이 없으며, 그가 알고 있고 그가 좋아하거나 찾아다니는 블로그가 적어도 수백에 이르는 것 같다. 나 같은 소시민은 엄두가 나지 않는 규모다.

더군다나 그는 사안마다 엄청난 자료 조사를 바탕으로 정확하고 날카로운 분석을 한다. 그의 관점은 대체로 올바르며, 그의 의견에는 쉽게 고개를 끄덕일만 하다. 날카로운 이성과 따뜻한 가슴을 가진 사람임이 분명하고, 그의 이런 모습들이 그의 블로그 구석구석 스며들어 있다. 민노씨 님과 나는 블로그 상에서 개인적인 교류를 하기도 했는데, 바로 내가 최초로 블로그 중매를 섰던 총각이 바로 민노씨 님이다.

그렇다면 그 민노씨 님이 내 블로그에 대해서는 무엇이라 평가했을까.

6. 소요유. http://www.soyoyoo.com/
블로거의 개성과 실존이 강렬하게 투영되는 블로그를 나는 좋아한다. 그렇게 개성이 강한 블로그들 가운데는 이견에 대한 대화가 어려운 경우도 종종 있다. 특히 정치적인 철학에서 견해 차이가 존재하면 더더욱 그런 경향이 많은데, 소요유 블로그는 강렬한 개성을 갖고 있지만,  대화가 가능한 블로그라고 생각한다. 물론 답글이 좀 인색한 편이긴 하지만. : )

[민노씨, 2008년 블로그 오디세이 회고]

민노씨 님은 나와 정치적인 견해가 다르다고 (또는 그 차이가 크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민노씨 님과 나의 정치적인 견해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부분이 바로 “노무현에 대한 평가”가 아닐까 한다. 그 부분을 제외하고는 아마도 그렇게 크지는 않을 것이다.

답글이 인색하다고 한 부분은 나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몇 가지 변명을 해보자면, 천성이 게으르고 또는 무심하다 보니 일일히 댓글에 답글을 할 수 없을 뿐더러, 나는 내 블로그에 올린 내 글들이 다른 블로거들의 댓글이나 평가에 의해 완성된다고 보기 때문에 내 블로그를 찾는 분들의 견해에 일일히 토를 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블로그 댓글에 일일히 답글을 다는 블로그 주인장들을 보면 사실 존경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만큼 나는 성의있는 인간이 아니다.

우리나라 블로그계에는 수많은 블로그들이 우주의 별처럼 존재한다. 민노씨 님의 블로그는 블로그 우주의 나침반 같은 소중한 존재다. 그 수많은 별들을 잘 알지 못해도 민노씨 님의 블로그만이라도 알면 블로그 우주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새해에도 더욱 건필하시고, 혹시 결혼하시게 되면 알려주십시오. 민노씨 님! 😉

추. 민노씨 님 말마따나 아거 님은 속히 빙하기의 동면에서 깨어나서 사바 세계로 돌아오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