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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산페르민

[산티아고 순례길 9] 팜플로나의 태양은 지고

[산티아고 순례길 9] 팜플로나의 태양은 지고

정수리에 내리꽂히던 햇볕이 밤 9시가 넘어가자 서서히 기운을 잃었다. 태양을 피해 어딘가 숨어 있던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팜플로나의 하루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거리 곳곳의 술집과 식당에 사람들이 넘쳐났다. 자리를 잡지 못한 이들은 맥주잔을 들고 길거리에 주저앉았다. 그들은 가슴에 담아둔 얘기를 평생 말하지 못했던 사람들처럼, 술을 마시면서 쉴 새 없이 얘기했다. 그들의 말소리와 성당의 종소리가 뒤섞였고, 팜플로나는 비로소 생기가 되찾았다.

팜플로나는 축제 준비에 한창이었다. 소몰이로 유명한 산페르민 축제. 황소와 시합을 하듯 앞서 달리다가 때로는 황소뿔에 받히기도 하는 그것을 해보려고 해마다 백만명의 사람들이 팜플로나로 모여 들었다.

내일을 걱정하지 않고 하루하루 사는 사람들. 팜플로나에서 만난 사람들은 대개 낙천적이다. 행복은 과거나 미래에 머무르지 않고 순간을 최대치로 살아내는 것에 있다는 진리를 깨달은 사람들. 그들은 태양을 닮았고, 정열을 가슴에 품었다. 해는 다시 지고, 내일 다시 떠오른다. 내일은 또 내일로 열심히 살면 그뿐이다.

카미노는 팜플로나를 관통하여 용서의 언덕으로 향했다.

팜플로나를 가리키는 화살표
팜플로나를 가리키는 화살표
예술작품처럼 놓여 있는 건초더미
예술작품처럼 놓여 있는 건초더미
길가의 미루나무
길가의 미루나무
성당 지붕을 수리하는 할아버지
성당 지붕을 수리하는 할아버지
팜플로나 가는 길
팜플로나 가는 길
막달레나 다리
막달레나 다리
수말라카레기 문
수말라카레기 문
산타마리아 성당
산타마리아 성당
팜플로나 시청사
팜플로나 시청사
헤밍웨이가 다녔다는 카페 이루냐
헤밍웨이가 다녔다는 카페 이루냐
해는 다시 지고
해는 다시 지고
팜플로나 거리에 나선 사람들
팜플로나 거리에 나선 사람들
거리에 앉아 술마시는 사람들
거리에 앉아 술마시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