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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종교를 인정하지 않는 종교는 진정한 종교가 아니다

다른 종교를 인정하지 않는 종교는 진정한 종교가 아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의 젊은이들이 납치되었다 한다. 그 젊은이들은 선교와 봉사 활동을 하러 그 위험한 지역에 들어간 사람들이다. 추측컨대 그들 대부분은 착하고 순수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목숨보다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일게다. 그들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도한다.

하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우리나라 기독교 지도자들은 이슬람 지역 같이 다른 종교를 믿는 곳에서의 선교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여러 종교가 있지만, 그 중 기독교의 배타성은 으뜸이라 하겠다. 다른 모든 종교를 우상 숭배라고 폄하하면서 하나님만이 모든 죄를 사하고 구원해 줄 것이라고 말한다. 교회를 다니지 않고는 구원을 받을 수도 천국에 갈 수도 없다고 한다.

기독교와 유대교와 이슬람교는 형제 종교들이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하나님이나 유대교의 여호와나 이슬람교의 알라는 부르는 이름만 다를 뿐 같은 신이다. 그들이 인정하는 선지자들이 다를 뿐 그 뿌리는 한군데이다. 이슬람교를 믿는다고, 유대교를 믿는다고 구원받지 못한다는 보장은 없다. 그들이 얘기하는 신은 모두 하나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기독교가 자신들의 종교만이 옳은 종교이고, 다른 종교들은 모두 이단이고 사교이고 우상 숭배라는 생각을 버리지 않는 한 이번 사건과 같은 일은 계속될 것 같다. 물론 납치가 옳다는 것도 아니고, 기독교의 종교 활동 자유을 부정하는 것도 아니지만 적어도 상대에 대한 예의는 갖추어야 할 것이 아닌가. 한겨레신문의 ‘한국=기독교 선교’ 인식 탓 피해 가능성이란 기사를 보고 나는 정말 놀랐다.

한국 개신교 신자 1300여명은 지난해 8월 아프간에서 축제를 벌이려다가, 추방 직전에 행사를 취소한 바 있다. 당시 아프간 대통령까지 나서 추방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2002년부터 3년 동안 카불에서 봉사했던, 한국제이티에스의 유정길씨는 “선교단체들이 심지어 무슬림사원에서 통성기도를 하고 찬송가를 부르는 장면을 공표하기도 했다”며 “이를 통해 한국인들이 모두 개신교 선교사로 인식돼 한국인들이 테러의 표적이 떠올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무슬림 사원에서 찬송가를 부르고 통성 기도를 하는 개신교 신자들을 그 나라 사람들은 어떤 눈으로 보았을까. 정말 하나님의 복음을 전파하러 온 사도들로 보았을까? 아닐 것이다. 자신들의 종교를 부정하고 파괴하러 온 침략자들로 보았을 것이다.

다른 종교를 부정하고 오직 기독교만이 유일 정통 종교라고 주장하고 위와 같은 양식없는 행동을 한다면 기독교만 고립되고 인정받지 못하며 지탄을 받을 뿐이다. 절에 가서 찬송가를 부르고, 무슬림 사원에서 통성 기도를 하는 기독교인들. 종교에 대한 천착이 너무나 부족한 무늬만 종교인들이라 아니 할 수 없다.

한기총도 그렇고, 이랜드도 그렇고, 초대형 교회들도 그렇고, 이명박도 그렇고. 우리나라의 기독교가 한계에 다다른 느낌이다. 욕심을 버리고 회개하길 바란다. 다른 종교를 인정하지 않는 종교인들은 진정한 종교인이 아니다.

다시 한 번 납치된 젊은이들이 무사히 돌아오길 바란다. 그리고, 이번 사건에서 우리나라 기독교인들이 뭔가를 깨달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