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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세월호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하는 말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하는 말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고 8년이 흘렀지만, 대한민국은 변한 것이 없다. 문재인 정부 때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이 규명될 것으로 기대했건만, 밝혀진 것은 없었고 제대로 책임진 사람도 없었다.

정권이 바뀌자 또다시 이태원에서 참사가 일어났다. 이태원 할로윈 축제는 매년 했던 것이고 매년 많은 사람이 모였던 행사인데, 왜 올해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매년 할로윈 축제 때, 질서 유지를 위해 인력을 배치했던 경찰과 구청이 올해는 무슨 이유 때문인지 인력을 배치하지 않았다(마약 단속 때문이라는 얘기가 있지만, 아직 확인되지는 않았다). 그리고 죄 없는 156명의 젊은이들이 어이없이 목숨을 잃었다.

희생자의 명단도 발표되지 않고 위패도 세우지 않은 분향소에 윤석열은 매일 출근했다. 물론 제대로 된 사과도 하지 않았다. 사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았기에 놀랍지 않았지만, 그의 출근 조문은 여전히 역겨웠다.

세월호 참사 때도 말했고, 지금 이태원 참사 때도 사람들은 말한다.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이제 더 이상 이 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 사실 지켜줄 생각이 있었으면 윤석열이나 오세훈이나 박희영에게 투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전혀 공인 의식이 없는 사람들을 대표로 선출해 놓고 ‘지못미’를 외치는 것은 자기기만이고, 책임 회피일 뿐이다. 국민을 지킬만한 의지와 책임 의식이 없는 자들에게 투표하는 한, 이런 참사는 계속 반복될 것이고 ‘지못미’는 공허한 메아리로 돌아올 것이다.

참사의 1차적 책임은 윤석열, 오세훈, 박희영에게 있지만, 이들을 대통령, 시장, 구청장으로 선출한 국민들도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더 근본적인 책임은 국민들의 판단을 흐리고 오도하는 언론에게 있지만, 사실 이 나라에 언론이라고 부를 수 있는 족속이 있는지 의문이다.

그저 할 수 있는 일이란 희생자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위로를 전하는 것뿐이다.

“엄마가 지옥 갈게, 딸은 천국에 가.”

“엄마가 지옥 갈게, 딸은 천국에 가.”

너는 돌 때 실을 잡았는데,
명주실을 새로 사서 놓을 것을.
쓰던 걸 놓아서 이리되었을까.

엄마가 다 늙어 낳아서 오래 품지도 못하고 빨리 낳았어.
한 달이라도 더 품었으면 사주가 바뀌어 살았을까.
엄마는 모든 걸 잘못한 죄인이다.

몇 푼 벌어 보겠다고 일 하느라 마지막 전화 못 받아서 미안해.
엄마가 부자가 아니라서 미안해.
없는 집에 너같이 예쁜 애를 태어나게 해서 미안해.
엄마가 지옥 갈게, 딸은 천국에 가.

<세월호 합동분향소에 있던 편지>

오늘 아침 이 편지를 읽고 한참을 울었다.

벌써 7년. 밝혀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 4년이 지났지만, 진상규명은 더디기만 하다. 감추려는 자들이 범인이다. 이러다가는 범인들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지옥에 가야 할 것 같다. 천국에 있는 아이들 볼 면목이 없지 않은가.

한국 언론은 세월호 선내 방송

한국 언론은 세월호 선내 방송

“현재 위치에서 안전하게 기다리시고 더 이상 밖으로 나오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 방송이 나올 때,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은 황급히 해경의 경비정으로 탈출하고 있었다. 이 방송만 아니었어도 훨씬 더 많은 학생과 시민들이 살 수 있었다. 아니, 승객들을 제대로 안내하는 방송만 했어도 거의 모든 승객이 구조될 수 있었다. 세월호 참사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다. 뭔가 의도가 있지 않고는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없다.

국민의당 경선이 시작될 무렵, 거의 모든 언론이 안철수 띄우기에 나섰다. 공중파와 조중동, 종편뿐만 아니라 소위 진보언론이라 알려진 한경오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모든 기득권 세력들의 이해관계가 일치한다. 어떡해서든 문재인 당선만은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예상 못했던 바는 아니지만, 그 정도가 너무 심하다. 99%의 언론이 대동단결하여 문재인 죽이기를 하고 있다. 일사분란하다. 그만큼 그들은 절박하다.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면 정말 적폐가 청산될 것이기 때문이다. 친일과 독재에 뿌리를 두고 있는 이 나라의 지배계급에 치명타가 되기 때문이다. 그들은 초조하다.

그들은 세월호 참사 때의 선내 방송처럼 국민들의 눈과 귀를 호도하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조작되고 왜곡된 여론조사로 문재인과 안철수의 양자대결을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만약 유권자들이 이런 언론에 또다시 속는다면, 이 나라는 세월호처럼 침몰할 것이고, 대다수 국민들은 영원히 지배계급의 개, 돼지로 살아갈 것이다.

촛불민심은 정권교체이고, 그것을 제대로 해낼 수 있는 사람은 문재인이다. 지금 이 나라의 언론들은 세월호의 선내 방송처럼 국민들에게 “가만히 있으라”라고 한다. 세월호 참사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한국 언론은 민중의 적이다. 그들을 믿지 마라.

미수습자

미수습자

박근혜가 탄핵되자 세월호가 3년 만에 인양되었다. 세월호 안에는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아홉 사람이 있다. 언론은 그리고 남겨진 사람들은 그들을 “미수습자”라 불렀다.

미수습자.

이 말은 너무 건조하고 사무적이다. 이런 말로 돌아오지 못한 아홉 사람들을 일컫기가 미안할 따름이다. 이 말은 그들의 슬픔과 그들의 억울함을 전혀 표현하지 못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너무 아픈 말이 되어 버렸다.

그들의 부모와 가족들은 아무런 죄도 없이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지옥과 같은 3년을 보냈다. 박근혜가 탄핵되었고, 그 악마 같은 일당들이 구속되자 세월호는 빛을 보았다.

세월호 참사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다. 지난 3년간 밝혀진 것이 거의 없다. 박근혜 일당은 진상 규명을 끊임없이 외면하고 방해했다. 304명의 무고한 학생과 시민들이 사고로 사망한 것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 않고서야 3년 동안 진상 규명이 안 될 이유가 있겠는가.

박근혜가 탄핵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세상을 달리 한 그 아이들과 시민들이 아직도 안식하지 못하고 있다. 늦었지만 그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그들의 슬픔을 어루만져야 한다. 그 첫걸음이 진상 규명이다.

아직 돌아오지 못한 아홉 사람이 하루빨리 가족 품에 안기길 기도한다. 그 원혼들을 달래고 가족들에게 위로를 보낸다. 그들의 아픔과 슬픔과 그리움은 우리 모두의 것이다. 우리는 여전히 당신들을 기다리고 있다.

허다윤, 박영인, 조은화, 남현철, 고창석, 양승진, 권재근, 권혁규, 이영숙. 당신들을 기억합니다. 어서 돌아 오십시오. 당신들이 사랑하는 사람들 품으로.

박근혜의 예언

박근혜의 예언

박근혜가 사퇴라도 할 수 있는 판단력이 있을까? 사이비 종교 교주 최태민, 최순실과 이 땅의 지배계급인 친일반민족 군부독재 세력들은 금치산자 수준의 심신미약자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권력을 틀어쥐고 이 나라를 도탄에 빠뜨렸다. 최순실과 친일반민족 독재세력들에게 저주가 있으라. 최태민의 노리개였고, 최순실의 바비인형이었던 그도 참 불행한 여인이다. 그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은 이 땅은 어리석은 백성 51.6%들은 더 불쌍한 사람들이다. 영문도 모른채 진도 앞바다에서 넋으로 스러진 단원고 학생들,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생명을 잃은 백남기 씨를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 어리석은 백성들은 이제 매트릭스에서 빠져 나올 수 있을까? 최순실을 보면서 이제는 빨간약을 선택할 수 있을까? 그나저나 박근혜는 지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 수나 있을까?
[산티아고 순례길 5] 세월호의 흔적

[산티아고 순례길 5] 세월호의 흔적

카미노를 걷다 보면 가끔씩 세월호의 흔적을 발견한다. 한국 사람들에게 세월호 참사는 잊혀지지 않는 트라우마였다. 자식을 잃은 부모뿐만 아니라 그 아이들이 수장되는 순간을 TV를 통해 지켜보던 거의 모든 이들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충격과 상처를 안겼다.

대통령은 가증스런 위선의 눈물을 보이며 유가족의 한을 풀겠다고 거짓말을 했다. 참사의 진상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진상규명은 끊임없이 방해받고 있다. 그 방해하는 집단이 이 참사를 기획했을 것이라는 짐작만 할 뿐이다.

누군가가 철조망에 노란 리본을 걸어 놓았다. 무덤 앞 십자가에는 노란 리본 스티커가 붙어 있다. 카미노를 걷는 이들 중에 세월호의 아픔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은 유가족을 비롯한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것이다.

카미노를 걷다가 노란 리본을 보면서 세월호의 상처를 기억한다. 그 상처가 치유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은 진상규명이다. 카미노는 분명 그렇게 말했고, 그렇게 될 것이라고 소리 없이 외쳤다.

철조망에 걸린 세월호의 흔적
철조망에 걸린 세월호의 흔적
로산나 무덤의 세월호 리본
로산나 무덤의 세월호 리본
을미년 여름, 여전히 안녕하신가

을미년 여름, 여전히 안녕하신가

을미년 여름은 너무 일찍 시작됐다. 봄인가 했더니 순식간에 여름이 되었다. 봄은 갈수록 짧아지고, 여름의 시작은 점점 일러졌다.

날이 가물었다. 지난 겨울부터 제대로 된 비가 오지 않았다. 논바닥이 갈라지고, 농심이 타들어갔다. 4대강에는 물이 넘쳐도, 그 물을 농사에 사용할 수 없었다. 4대강 사업을 하면 가뭄과 홍수를 막을 수 있다고 한 그 자들의 말은 모두 거짓이었다.

날이 가물고, 역병이 돌았다. 정부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아니 그들은 전염을 억제하고 역병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도, 의지도 없었다. 역병은 나날이 번져 나갔다. 수많은 사람들이 격리되고 몇몇은 죽어나갔다. 민심은 흉흉해지고 경기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늘 경제타령을 했지만, 경제는 나아지지 않았다. 예전에 대통령을 경포대라 욕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그때의 경제는 지금보다 훨씬 좋았다. 어떤 사람들은 외환위기 때보다도 더 어렵다고 했다. 정부의 관심은 오로지 집값이었다. 집값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정부는 빚을 내서 집을 사라고 했다. 그것이 유일한 경제 정책이었다. 이자율은 계속 떨어지고 사람들의 빚은 늘어 갔다. 경제는 백척간두였다.

세월호 침몰로 진도 앞바다에서 수백명의 사람이 죽었다. 1년하고도 2개월이 지난 지금, 그 죄없는 어린 학생들과 시민들이 왜 죽어야만 했는지 아무도 몰랐다. 아니, 알려고 하지 않았고, 진실을 밝히려 하지 않았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여전히 길에서 울었고, 억울한 원혼들은 구천을 맴돌았다.

“그래서 대통령 될라구 하는 거 아녜요, 지금. ㅎㅎㅎ” 그 여자는 이렇게 말하고 51.6%의 득표로 대통령이 되었다. 그리고 2년 6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예상보다 견딜만 하신지, 여전히 안녕하신지 궁금할 따름이다.

당신의 아들딸은 세월호를 타지 않았기에 괜찮고, 당신의 가족들은 메르스에 걸리지 않아 괜찮고, 당신은 집을 사기 위해 빚을 내지 않았으니 괜찮고, 당신은 농사짓는 농부가 아니니까 괜찮다고? 그렇다면 계속 안녕하시길 진심으로 바란다.

을미년 여름은 비도 오지 않고, 사정없이 더울 것 같다.

벌써 1년

벌써 1년

세월호 침몰로 꽃다운 아이들과 시민들 304명이 세상을 떠난지 벌써 1년이 되었다. 지난 1년간 이 땅의 그 누구도 평안과 위로를 누리지 못했다. 아니 누릴 수 없었다.

실종자 가족들은 팽목항에서 바다만 바라보고 하염없이 울었고, 희생자 유가족들은 삭발하고 농성을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슬픔은 깊어졌고, 그 슬픔은 분노가 되었다. 분노가 절망이 되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세월호 침몰에 대한 진실은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세상은 색을 잃었고, 끝없이 침잠했다. 무거운 공기만이 사나운 바람으로 휘몰아쳤고, 검은 비가 흩뿌리기 시작했다.

세상 떠난 이들의 안식을 위해, 남겨진 자들의 치유를 위해 기도할 뿐이다. 하지만 진실이 잠겨있는 한, 안식과 치유는 가능하지 않다.

안식과 치유와 위로와 평안이 없는 잔인한 4월은 지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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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의심

합리적 의심

월간중앙은 12월호에서 국정원 외곽단체 ‘양우공제회’에 대한 특종 기사를 싣는다. 이 기사에 따르면, 양우공제회는 국정원 현직 직원들이 운영하는 영리사업 단체로, 골프장 운영, 항공기와 선박 펀드 투자 등을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재명 성남 시장은 세월호의 실제 주인이 국정원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1) 선박의 화장실 휴지에서부터 직원 휴가까지 80여 가지 사항을 지적하는 국정원 지시 사항, (2) 세월호는 사고 시 가장 먼저 국정원에 보고하게 되어 있고, 실제로 국정원에 가장 먼저 보고했다는 것, 그리고 (3) 수천억의 자산을 굴리며 과거 선박 투자까지 했던 양우공제회의 존재를 들었다.

해수부와 해경은 단 한 차례도 정확한 세월호의 항적도를 발표하지 않았다. 유가족과 한 다큐멘타리 감독의 노력으로 조금씩 세월호의 항적이 밝혀지자 그때마다 조금씩 수정된 항적도를 내놓는다.

김어준의 파파이스에서 방송된 다큐멘터리 김지영 감독의 <커튼 뒤의 사람들>을 보면 세월호의 항적이 어떻게 변경되었는지 알 수 있다. 새롭게 재구성된 세월호 레이더 항적을 보면, 세월호는 침몰 직전 지그재그 운행을 하며 심하게 흔들렸으며, 아주 빠른 속도로 변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커튼 뒤에 사람들은 (1) 원하는 선박의 블랙박스를 요구하여 받아낼 수 있고, (2) 언론이 의심하지 않고 그들의 주장을 방송해주고, (3) 언론플레이를 기획하는 노력한 심리전 기술을 가지고 있고, (4) 심리전 실무능력은 실수가 많고 웃기며, (5) 정체불명의 허수아비 데이터를 공식화시킬 수 있고, (6) 관제 영상의 누락 구간과 분신술 현상을 만들어내는 힘을 가졌고, (7) 검찰 수사를 두려워하지 않을 정도의 힘을 갖고 있다.

세월호 침몰 후 선장과 항해사, 기관사 등 선박직 선원들은 제일 먼저 해경에 의해 구조되었다. 선장은 해경이 제공하는 아파트에서 하룻밤을 지냈으며, 선장이 머문 아파트 CCTV 영상은 삭제되었다. 배에서 탈출하지 못한 사람들은 단 한 사람도 구조되지 않았다. 이종인 대표가 가져온 다이빙벨은 허가되지 않았다.

정부와 새누리당의 몇몇 국회의원들은 세월호를 단순한 해상 교통사고라고 단정했다. 단순 해상 교통사고인데, 아직까지도 정부는 정확한 레이더 항적도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 단순한 교통사고인데, 새누리당은 수사권과 기소권이 부여된 세월호 특별법을 끝까지 반대했다.

과연 세월호 침몰은 단순한 해상 교통사고일까?

최소한의 도리

최소한의 도리

배우 최민수가 지난해 말, MBC 연기대상 황금연기상 수상을 거부하며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아직도 차가운 바다 깊숙이 갇혀 있는 양심과 희망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나 할까요? 법과 상식이 무너지고 진실과 양심이 박제된 이 시대에 말입니다.

영문도 모른 채, 차가운 바다에서 생을 마감해야 했던 304명의 넋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로 우리는 그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법과 상식은 오래 전에 무너졌고, 진실은 저 깊은 바닷속에 잠겨 있다.

배우 최민수의 말 한마디가 진실을 부여잡기 위해 오늘도 팽목항에서 떨고 있는 세월호 유가족들을 따뜻하게 위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