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wsed by
Tag: 아카시아

파랑새를 타다

파랑새를 타다

나라 안팎이 참으로 어수선하다. 세계화를 기치로 무한질주하던 신자유주의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예상보다도 빠르게 말이다. 이 세계화된 자본주의의 목표는 무한 이윤 추구 또는 무한 성장 추구인데, 이 지구상에서 100년도 채 살지 못하는 인간들이 무엇인가를 무한대로 추구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임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기름값은 매일 새로운 기록을 갱신하며 뛰고 있다. 온실 가스 때문에 북극의 얼음은 녹고 있고, 전과 14범을 대통령으로 만든 나라에서는 미국에서 개도 먹지 않는 쇠고기를 무한대로 수입하려 하고 있다. 5월 초인데도 기온은 연일 30도 언저리를 맴돈다. 여름은 점점 빨라지고 있고, 길어지고 있으며, 무더움과 비례하여 사람들은 제정신을 잃어가고 있다. 돈에 미치고 경제에 미친 어른들은 세상을 빠르게 망치고 있으며, 그것을 보다 못한 어린 학생들은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서고 있다. 어린 것들이 무슨 죄가 있을까.

작년부터 생각하고 있었는데, 차일피일 미루고 있던 것이 있다. 자전거를 이용하여 출퇴근을 하자는 것. 작년부터 계획했던 것이라 가끔씩 자전거를 찾아보고는 했는데, 마음에 드는 것이 없었다. 게으름과 결벽. 나의 특기는 언제 어느 곳에서나 발휘된다. 엊그제 파란 자전거를 하나 구입했다. 김훈은 자신의 자전거에 “풍륜”이라는 근사한 이름을 붙였지만, 나는 내 자전거를 “파랑새”로 부르기로 했다. 파랑새를 타고 훨훨 날아갈 수 있을까?

파랑새를 타고 5월의 밤을 달리니, 아카시아 향기가 내내 따라와 나를 감싼다.

파랑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