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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중국

계림의 이강몽환(漓江夢幻)

계림의 이강몽환(漓江夢幻)

계림은 늘 연무에 휩싸여 있었다. 엷은 안개 속에 드러난 수만개의 봉우리들은 한폭의 중국 산수화처럼 명도를 달리하며 저멀리 사라지고 있었다. 봉우리들은 능선으로 연결되지 않았고, 산맥을 형성하지 않았다. 작은 봉우리들이라도 들판에서 갑자기 불끈 솟아올라 버린 것이다. 그것들은 인간들과 같이 있었지만 인간들과 뒤섞이지 않았다. 인간들은 봉우리들의 아름다움에 감탄할 수 있어도 그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자연과 인간은 그렇게 나뉘어져 있었다.

봉우리들 사이로 작은 강이 흘렀다. 사람들은 그 강을 이강(漓江)이라 불렀다. 이강의 물은 맑았고, 봉우리들은 물위에 그것들의 자태를 드리웠다. 그것들은 하늘로도 솟아 있었고, 물 아래로도 꺼져 있었다. 수면을 경계로 대칭을 이루고 있었다. 이강과 봉우리들과 나무와 바위가 어우러져 마치 꿈속의 환상과 같은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이강몽환(漓江夢幻).

자연이 만들어낸 환상적인 풍경 속에서도 인간들의 삶은 팍팍했다. 어부들은 가마우지 목에 줄을 매달아 그것들이 잡은 물고기들은 빼앗고 있었다. 가마우지들은 본능으로 잡아올린 물고기들을 삼킬 수 없었다. 목을 조이고 있는 줄이 물고기를 계속 입 밖으로 밀어내고 있었다. 자유롭게 물고기를 삼킬 수 없는 가마우지의 처지가 불쌍했고, 가마우지 앵벌이로 생계를 이어나가는 인간들의 삶이 안쓰러웠다. 마을 사람들은 관광객을 상대로 호객을 했고, 몇몇 아이들과 몸이 불편한 사람들은 손을 벌리며 구걸을 했다. 계림의 자연은 중국 산수화 그대로였지만, 인간들은 그 산수와 썩 어울리지 못했다. 중국 산수화에 인간의 모습이 빠져 있는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추석 즈음에 피었어야 했을 계수나무 꽃이 이제야 그 모습을 드러냈다. 꽃의 모양은 볼품 없었지만, 은은한 향기는 멀리 퍼지고 있었다. 계수나무 꽃의 향기와 밤하늘의 달이 공감각으로 어울렸다. 그 달빛이 물에 어리고 멀리 산들의 무정형하고 불규칙한 윤곽선이 가물거렸다. 계림의 밤은 그렇게 깊어갔다.

우리나라 신문들이 망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우리나라 신문들이 망할 수 밖에 없는 이유

한겨레신문 홍대선 기자의 ‘쫓기고 밀리고’ 자동차 산업 길을 잃다 라는 기사는 우리나라 기자들이 어떻게 독자들을 우롱하는지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예라 하겠다. 이 기사는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이 쫓아오는 중국과 앞서가는 일본 사이에 끼여서 정말 어려워지고 있다는 내용이다. 물론 중국은 우리보다 기술 수준이 쳐져 있으니 우리를 쫓아오는 것은 사실이고, 일본은 우리보다 앞서 있으니 우리가 그들 사이에 끼여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홍대선 기자는 정말 어처구니 없는 자료로 자신의 주장을 침소봉대하고 있다. 그가 제시한 그림을 한 번 보자.

출처: 한겨레신문

이 그래프를 언뜻 보면 일본과 중국으로의 수출이 최근 들어 급격히 감소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그래프는 눈속임이다. 2004년부터 2006년까지의 데이터는 년간 수출액수이고 2007년은 1월부터 4월까지의 수출 액수이기 때문이다 (그림에는 2004년 1월~4월로 되어 있지만 이것은 2007년을 잘못 쓴 것으로 보인다).

그래프를 정확히 그리려면 2007년 평균 예상치로 이 액수에다가 3배를 해 줘야 한다. 그러면 2007년말의 년간 대중국 자동차 수출액은 8.1억 달러는 전년도 6억 달러보다 엄청난 증가를 하게 된다. 대일본 수출도 6.3억 달러로 전년도 4.7억 달러보다도 훨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부품 수출 또한 마찬가지다.

기자가 제시한 자료는 오히려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이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여 있지만 예상보다는 훨씬 선전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자료는 기자의 주장과는 정반대의 얘기를 해주고 있다.

홍대선 기자의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을 걱정하는 마음은 갸륵하다 할 수 있지만 이런 식으로 독자들을 호도하면 안된다. 이 기사는 지금도 한겨레신문 사이트 첫 헤드라인으로 걸려 있다.

한겨레신문은 제일 믿을만한 신문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신뢰도 1위의 신문조차 이런 식의 데이터 조작으로 독자들을 우롱한다면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보다 100배 먼저 시장에서 퇴출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은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적어도 세계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평가는 받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언론은 어떤가? 이 질문이 쑥쓰러울 정도로 다른 나라의 언론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저질이다. 그러면서 기자들은 블로그를 까고 있다. 정말 어처구니 없지 않은가.

우리나라 신문들이 이런 식이라면 멀지 않아 신문들은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 경쟁력도 없을 뿐더러 왜곡과 거짓말도 서슴지 않는 신문은 더 이상 언론이라 할 수 없다. 그 자리를 블로그들이 대체할 것이다.

보도준칙까지 만든 한겨레는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있다. 다른 신문들이야 더 말해야 무엇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