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서민들은 이명박을 지지할 수 밖에 없을까

왜 서민들은 이명박을 지지할 수 밖에 없을까

한겨레21이 흥미로운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겨레21은 이명박 취임 1주년을 맞이하여, 아직까지도 이명박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사람들의 소득을 토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결과는 가난한 서민들이 이명박의 정책을 더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부세하고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이들이 종부세 축소와 폐지에 더 많이 찬성했고, 아이들 학원비도 제대로 줄 수 없는 사람들이 사교육을 조장하는 교육정책을 지지했다.

이명박이 지난 1년간 한 일이라고는 상위 1~2%의 특권층을 더욱 배불리는 것이었는데, 찢어지게 가난한 사람들이 왜 이명박이를 더 지지하고 나서는 것일까? 우리나라 서민들은 메조키스트들인가? 정상적인 사고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이 불가사의한 일이 21세기 인터넷 강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왜 버젓이 성행하는 것일까? 과연 서민들은 이명박이 어떤 인간인지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일까? 한겨레21이 이러한 이율배반적인 현상에 대해 변함없이 전문가들의 해석을 덧붙였지만, 핵심을 찌르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이러한 계급 배반 현상은 서민들이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없도록 우리나라 지배 기제들이 얼마나 견고하고 완벽하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 할 것이다. 지난 가을, 나는 도스타인 분데 베블렌을 말을 인용하면서 왜 서민들이 보수적인지를 설명했다.

가난한 사람들은 내일을 생각할 여유가 없기 때문에 보수적이요, 부자들은 오늘에 불만을 품을 이유가 없기 때문에 보수적이다.

<도스타인 분데 베블렌, 유한계급론>

가난한 사람들은 하루하루 벌어먹기가 힘든 사람들이다. 지배 계급이나 특권층이 자신들을 어떻게 등쳐먹고 있는지를 분석할 시간도 없고, 여유도 없다. 그저 하루하루를 근근히 버텨나가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여론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조중동문과 같은 수구 언론들의 마타도어는 그야말로 이들의 이성을 마비시키는 극약이다. 이명박이 집권하자마자 왜  KBS와 YTN을 장악하고자 발악을 했겠는가. 신문 시장은 이미 친일과 독재 부역 세력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었지만, 방송은 아직도 민주 정권 세력들이 경영자로 있었기 때문에 이들부터 축출해야 했던 것이다. 정연주가 사라진 KBS는 그야말로 순식간에 정권의 나팔수가 되어버렸다.

서민들이 종부세의 구체적 사항을 파악하기도 전에 쓰레기 수구 언론들은 “세금 폭탄”이라는 마타도어로 이들을 융단폭격 해버렸다. 자기 집 한 채 없는 서민들은 종부세 대상자들도 아니면서, 종부세를 반대하는 이유는 그 세금의 구체적 용도를 알기도 전에 이미 폭탄으로 인식해 버렸기 때문이다. 자식들 학원비조차 제대로 마련해주는 부모들이 이명박의 교육 정책을 지지하는 이유는 “평준화 교육 정책”이 이 땅의 공교육을 말아먹었다는 쓰레기 신문들의 사기 때문이었다.

우리나라에는 서민들을 위한 언론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겨레와 경향 정도가 있다고는 하지만, 이들의 힘은 여론 시장에서 너무 미약할 뿐더러, 이들이 가진 편협함이 서민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할 수 있을 정도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는 서민들을 위한 정치 세력도 존재하지 않는다. 한나라당이야 원래 가진 자들을 위한 정당이니 그렇다쳐도, 민주당의 궁물 정신과 민노당의 독선은 서민들의 이해관계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좌파들이 아무리 “신자유주의”가 문제라고 게거품을 물어도 그것은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 버린다. 이명박이 매일매일 사기를 쳐도 서민들은 그것을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다. 용산 참사는 강호순 사건으로 돌려막고, 청와대 여론 조작은 추기경의 죽음으로 돌려 막는 판국에서 이명박이 어떤 짓을 해도 서민들은 그것이 자기들의 목줄을 조이는 것이라는 것을 모른다.

수구 신문과 어용 방송들의 여론 장악과 더불어 이 땅 서민들의 이성을 마비시키는 또다른 도구들은 바로 지역감정과 남북 대치 상황이다. 군부 독재의 후예, 차떼기 원조 한나라당은 어떤 짓을 해도 30% 지지세력이 있다. 선거 때마다 투표율이 점점 낮아지는 상황에서 이 30%는 언제나 한나라당에게 국회의 절반 이상의 의석을 몰아주고 있다. 민주 정권 10년으로 남북관계가 많이 좋아졌었지만, 이명박이 들어오면서 다시 남북 대치가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빨갱이라면 이를 가는 60대 이상의 노인들은 꼬박꼬박 투표를 한다.

쓰레기 언론들의 여론 장악, 지역 감정, 남북 대치 상황은 우리나라 서민들이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든다. 여기에 젊은이들의 정치 무관심과, 중산층과 특권층들의 탐욕이 더해져 대한민국은 완벽한 매트릭스(Matrix)가 되어버렸다. 그야말로 이 땅의 부도덕한 특권층과 지배계급이 만들어낸 매트릭스에서 서민들은 실험실 쥐처럼 생활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이러한 지배계급의 카르텔을 깨지 않고서는 서민들의 이명박 지지를 막을 수 없는 것이다. 좌파들이 정신차려야 하는 이유, 깨어있는 사람들이 정신차려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 사회의 시급한 당면 문제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인식하고, 어떻게 하면 이 카르텔을 깨뜨릴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21 thoughts on “왜 서민들은 이명박을 지지할 수 밖에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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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아무리 철둑길 개구리가 울어대도 기차는 달린다.
    아무리 좌파가 떠들어도 자유민주세력의 든든한 지지기반을 갖고있는 현정권은 더이상 좌파에게
    정권을 넘겨줄 일이 없다.
    왜냐. 위 분석기사처럼 든든한 지지기반이 현 자유민주정권을 지지해주기 때문이다.
    좌파는 더이상 정권을 잡을 수 없다. 하하하.

    서민들 무식하다고 깔보지 마라. 좌파의 건방진 식견으로는 서민들이 현 정권을 지지하는것이
    이해되지 않을지 모르지만 우리는 현 자유민주정권이 좋다.

    주님은 항상 가난한 자의 편이다. 주님께서 보호하시는 한, 현 정권은 항상 우리의 편이다.

    1. 국민이 병신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서민들은 무식합니다.

      딴나라당의 지지기반인 저학력/저소득/고연령층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없고
      조중동의 선동을 진실이라 믿고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있는 한 국개론은
      대한민국의 현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이론입니다.

  3. 주님은 항상 가난한 자의 편이다….맞긴 맞지…..

    酒님….이거든……

    새벽 쓰린 속에 들이붓는 소주거던…..

    그러니 항상 가난한 자의 편일 수 밖에….ㅋㅋㅋ

  4. Grai님이 명언을 했네요.
    저 현 정권의 사람들이 소주의 아픔을 알고있을까요?
    양주나 배속에 퍼 넣으면서 즐길생각만 하고있지 않을까 싶네요.

    그나저나 저 리멤버님이 말하는 우리가 어떤 우리인지 궁금하네요.

  5. 그런데요, 지난 대선 때 20대 대학생들에게 가장 많이 지지를 받은 사람이 이명박입니다.
    이들은 종이신문을 거의 보지 않고 인터넷으로 세상을 보는 친구들입니다.
    왜 그랬을까요? 이명박이 되면 경기가 풀려서 취업이 될 것 같으니까? 이게 4,50대의 무지와
    뭐가 다릅니까?
    결국 ‘무지’가 해답이라는 거겠지요? 그런데 왜 20대도? 인터넷을 끼고 사는 20대 조차도?

    1. 20대라고 다 똑똑한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밥을 해 먹을 생각은 하지 않고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 올려 놓을 생각만 하니
      그 댓가를 치루는 것이죠.

  6. 제 주위에 있는 친구들 중 가카 찍은 분은 한분 계신데
    자기집 집값 올려 줄 것 같아서 찍었댑니다.

    뭐 그런거지요…
    죄수의 딜레마 인가효….

  7. Pingback: nalm's me2DAY
  8. 제대로 핵심을 짚어주셨네요. 뻘짓 하는 야당과 재야 및 시민사회 어쩌고 저쩌고가 문제라는 거.

  9. 우리가게도 24 야식집인데

    일하는사람들을 보니 12시간일하고 집에가서 가정일 몇시간 하고 자고 일하고
    이런 사이클로 개인적으로 정치에 관해 생각할 시간이적어지는것 같습니다

    뭐 다그런건 아니지만 장사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저렇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합니다

  10. Pingback: wafe's me2DAY
  11. Try to remember//
    민주주의를 뒤집고 북한처럼 무조건 당에 충성하도록 만들려는게 현재의 이명박입니다.
    그리고 좌파는 나쁜게 아닙니다. 오른손과 왼손이 하는일이 다르다고 해서 너의 왼손을 자를껀가요? 나쁜거는 친일파와 국가 안보보다 놀이공원을 우선시 하는게 나쁜겁니다.
    그리고 주님은 니 원수를 사랑하라고 했고,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기는 어렵고, 너가 가진 것을 이웃에 베풀라고 했습니다. 주님의 말씀은 죄다 무시하면서 어디서 주님의 이름을 더럽히나요.

    묘자//
    20대의 이명박 지지율은 높지 않았습니다. 20대의 투표율이 너무나 저조했던게 문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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