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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천안함

거짓말은 거짓말을 낳고

거짓말은 거짓말을 낳고

지난 번 천안함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에서도 관계 당국은 각종 의혹에 대해 단 한 번도 명쾌한 해명을 한 적이 없다. 결정적 증거들은 공개되지 않거나 변조되었고, 관련자들의 증언은 엇갈리며, 말도 안 되는 변명만이 난무할 뿐이다.

김어준의 합리적 의심에 근거한 추론은 비록 그가 소설이기를 바라기는 했지만, 현재 상황을 설명하는데 해경의 변명 보다 훨씬 근거 있고 타당해 보인다.

지금까지 밝혀진 것을 종합해보면, 학생 250여명을 포함한 300명이 넘는 사람들은 충분히 구조될 수 있는 상황에서 구조되지 못하고 희생되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세월호 침몰은 단순한 선박 사고가 아니고, 학살에 가까운 살인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천안함 때의 희생자들은 군인들이었고, 유가족들을 금품으로 회유하였으며, 전가의 보도 북한산 파란 매직 1번 어뢰로 사건을 덮을 수 있었던 정부가 이번에는 어떤 상상력과 거짓말을 동원하여 이 사건을 무마할 것인지 자못 궁금하다.

과연 꽃보다도 아름다웠던 그 학생들의 죽음을 돈으로 회유할 수 있을까? 이번에는 북한산 어뢰 핑계도 댈 수 없는데 과연 색깔론이나 종북론으로 입막음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면 그들의 선택은 무엇일까? 아마도 이 세월호 사건을 덮을만한 더 큰 사건을 일으키는 것이 아닐까?

그들은 권력을 유지할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이든 서슴지 않는 자들이기 때문에, 무엇이든 아마 상상 그 이상이 될 것 같다.

나도 가끔은 수구꼴통이고 싶다

나도 가끔은 수구꼴통이고 싶다

3주간 블로그를 팽개쳐 놓았다. 집에 사람이 살지 않으면 잡초가 우거지고 점점 황폐해지듯이, 블로그도 마찬가지였다. 주인장조차 잘 들르지 않는 블로그엔 스팸 댓글만이 쌓여 있었다. 오랜만에 청소를 했다.

아무 것도 생각하고 싶지도 않고, 글로 쓰고 싶지도 않았다. 정말 단순하게 그들이 짖어대는 대로 믿어주고 싶기도 했다.

천안함은 북한의 어뢰 공격이라는 보도를 믿어주고 싶었다. 아무 증거가 없어도 상관없이. 아주 단순하게 쓰레기 언론들이 보도하는 대로 그냥 생각없이 믿어주고 싶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흘리는 눈물이 악어의 눈물이 아니고, 진심에서 나오는 눈물임을 믿어주고 싶었다.

4대강 사업은 홍수를 방지하고 자연을 살리는 사업임을 믿어주고 싶었다. 아무런 증거가 없어도 그들이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

한명숙 전총리는 총리공관에서 곽사장으로부터 5만불의 현찰을 받았다는 검찰의 주장을 믿고 싶었다. 법원의 무죄 결정이 잘못되었다고 주장하는 수구꼴통들의 손을 들어주고 싶었다.

김대중, 노무현은 빨갱이 좌파이고, 그들이 집권했던 10년이 “잃어버린 10년”임을 믿어주고 싶었다.

이 땅에서 수구꼴통으로 사는 것은 참 단순하고 편안해 보인다. 아무 걱정없이, 고민없이, 의심없이 그냥 정부나 언론이 얘기하는대로 그냥 믿으면 된다. 반대하는 자들은 그냥 “좌빨”로 몰아붙이면 된다. 가끔은 나도 그렇게 단순하게, 편안하게 살고 싶다.

지방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이 나라는 별 희망이 없어 보인다. 아무 말도,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다. 거짓이 횡행하는 세상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저 오늘 하루 별일 없었으면 그것으로 족할 것이다.

“무능보다 나은 부패” 정권의 “유능한” 천안함 침몰 대응

“무능보다 나은 부패” 정권의 “유능한” 천안함 침몰 대응

지난 열흘 동안 드러난 정황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천안함 침몰은 바다에서 일어난 삼풍백화점 붕괴나 성수대교 붕괴와 같은 거대한 안전사고로 보인다. 배에 물이 들어오자 함장은 항로를 이탈해 섬 연안으로 배를 몰았으나 급격한 침수로 배꼬리는 침몰되기 시작했고, 그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배는 두동강 나버렸다. 배꼬리에 있던 46명의 병사들은 바다에 수장되었고, 사건 발생 열흘만에 처음으로 남기훈 상사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청와대와 군 수뇌부는 이 사건의 전말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을 것이다. 이 자들이 지난 열흘 동안 한 일이라고는 이 사건을 어떻게 은폐할 것인지였다. 모든 정보가 담겨 있는 교신 일지를 공개하지 않고 있고, 함장을 비롯한 58명을 생존자를 병원에 격리시켜 놓았으며, 국방부 장관이란 자는 연일 국회에서 “어뢰 가능성” 등을 흘리고 있다. 애꿎은 잠수부대 대원들만 목숨걸고 개고생했고, 그 와중에서 한주호 준위만 목숨을 잃고 말았다. 더군다나 수색 작업에 참가했던 금양호마저 침몰해 어부 9명마저 사망하거나 실종했다.

천안함 침몰이라는 이런 엄청난 안전사고만으로도 해군과 국방부 그리고 청와대는 그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텐데 이 자들은 지금까지도 사건을 은폐하여 실종자 가족과 국민을 기만하고 있으며, 수장된 병사들을 두 번 죽이고 있다.

거짓은 거짓을 낳고, 그 거짓은 또다른 거짓을 낳고 급기야 감당할 수 없는 거짓이 되었을 때 그 거짓은 파멸을 낳는다. 이것은 거짓의 달인 이명박이 정권을 잡았을 때부터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수구반동 기회주의 세력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무능한 좌파 정권 10년, 잃어버린 10년으로 규정하고 “무능보다는 부패가 낫다”는 사기를 일삼았다. 어리석은 국민들은 그들의 거짓말에 속아 그들의 손을 들어 주었다. 모든 비극은 여기에서부터 출발한다.

무능보다 나은 부패 정권이 보여준 “유능한” 대처란 사건을 어떻게 은폐하고 책임을 어떻게 회피하며 국민을 어떻게 기만하는가에 있다. 이들은 손바닥으로 해를 가릴 수 있다고 믿는 자들이다. 이미 조중동 같은 쓰레기 언론과 떡검이라 불리는 검찰을 등에 업고 손바닥으로 계속 해를 가려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것이 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아니 통하게 만들어 버릴 자들이다. 이들은 탐욕으로 똘똘 뭉친 자들이고, 오직 부패와 사기에만 유능할 뿐이다.

이들의 거짓말과 은폐, 그리고 사기가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까? 현역장군조차 인터넷과 휴대 전화 때문에 이제는 옛날같은 군부 쿠데타가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시대에 이들은 끊임없이 거짓말을 하고 사기를 치고 있다. 화수분 같은 이들의 거짓과 기만의 향연이 언제까지 계속될까? 이 땅의 어리석은 백성들은 이들을 언제까지 견딜 수 있을까? 이번 6월 지방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이 승리할 수 있을까? 탐욕과 거짓과 사기가 승리할 수 있을까? 인터넷과 휴대전화의 발달과 거의 모든 정보가 실시간 전달되고 공유되는 이런 시대에도 탐욕과 거짓과 사기가 계속 승리할 수 있다면 우리에겐 아무런 희망이 없다.

이번 사건으로 희생된 모든 장병들과 선원들의 명복을 빈다. 다음 생에서는 거짓된 세상에 태어나지 말길 빌 뿐이다.

천안함 침몰에 대한 가장 신빙성 있는 설명

천안함 침몰에 대한 가장 신빙성 있는 설명

지난 3월 26일 (벌써 5일 전의 일이다) 백령도 남쪽 해상에서 1200톤급 초계함 천안함이 두동강이 난 채 침몰했다. 천안함에는 승조원 104명이 타고 있었는데, 58명은 구조되고 46명은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실종자들은 침몰된 배꼬리에 갇혀 있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천안함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 5일이 지났지만, 실종자 수색과 구조에 진척이 거의 없다.

함장을 포함한 58명이 구조되었는데도 사고의 원인에 대해서는 밝혀진 것이 거의 없다. 해군과 국방부 그리고 정부는 사고의 원인을 밝힐 만한 정보를 내놓고 있지 않다. 사고를 당한 당사자들은 어떤 이유에 의해선지 노출되지 않고 있다. 때문에 이 사고는 오리무중으로 빠지고 있고 여러 가지 추측과 억측만 난무할 뿐이다.

천안함 함장 최원일 중령은 언론과 한 차례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는데, 사고의 원인에 대해 하나마나한 대답을 내놓았다.

사고 원인은 = 내부나 외부의 충격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인양 후에 진상조사를 하면 알 수있을 것이다. 순식간에 반파돼 배 반쪽은 없어진 상태였다. 눈으로 직접 보고 확인한 사항이다. 인양후 진상조사에 최선을 다하겠다.

이 답변에는 아무런 정보가 없다. 이것은 사전에 치밀하게 계산되어진 답변이다. 침몰 사고의 당사자이자 책임자가 이런 계산된 답변을 한 것은 사고의 원인에 대해 정말 모르든지 (이럴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아니면 의도적으로 은폐하려는 의도 때문이다.

최원일 함장의 답변 중에서 그나마 가치가 있는 것은 화약냄새가 나지 않았다라고 얘기한 것이다. 또한 다음과 같은 동문서답은 배에 대해 문제가 있었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우리 아들(상병 정범구)이 전에 한번 배타면 10~15일 후 복귀하는데 수리를 위해 들어온다고 하더라. 정말 배에 문제가 없었는지 진실을 말해달라 = 순식간에 두동강이 났다. 사고지점은 평소 작전지역이었다. 다시 말하지만 꽝하는 폭발음 이후 함장실에서 나와보니 선체 후미 부분이 안보였다.

배에 대해 문제가 없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최원일 함장은 엉뚱한 답변을 한다. 질문을 의도적으로 회피하고 있는 것이다.

천안함 침몰 사고 지점에 대해서 끊임없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데, 그것은 천안함 같은 큰 배가 정상 항로를 이탈해서 수심 30미터도 되지 않는 연안에 가까이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고 지역은 백령도 남쪽 인근 연안으로 수심이 낮은 곳이었다. 어떤 작전 때문에 천안함이 그곳에 가게 되었는지 군당국은 아무런 대답이 없다.

사고 직후 최원일 함장은 휴대전화로 참모총장에게 직접 보고했다는 것도 이상한 일이고, 인근에 있던 속초함이 새떼를 비행물체로 오인해 76mm 대공포를 5분 동안 쏜 것도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며, 사고 지점에 해군이 먼저 도착하고도 아무런 구조 활동을 벌이지 않은 것도 그렇고, 최첨단 군함들이 이틀 동안이나 침몰된 함미를 찾지 못하고어선이 찾을 때까지 기다린 것도 그렇다. 모든 것이 의문투성이인데, 정작 이런 의문을 해결할만한 답변을 군당국은 제시하지 못하거나 안하고 있다.

오늘 다음 아고라에 올라온 “항해사가 본 천안함 침몰 원인은 침수다”라는 글은 그동안 나온 여러 추측 가운데 가장 신빙성 있는 설명으로 판단된다. 삼풍백화점이나 성수대교 붕괴와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피로 누적으로 천안함이 두동강 났다는 것이다. 이런 피로 파괴(Fatigue Fracture)에 의한 선박 사고는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이미 경험한 바가 있는 것이다. YTN의 보도도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천안함은 칼로 자른 듯이 두동강이 났고, 폭발로 인한 사상자가 없다는 점, 아무런 부유물도 없고, 화약냄새도 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미루어 보았을 때 이번 천안함 침몰 사고는 피로 파괴에 의한 사고일 가능성이 높다. 더군다나 미국 국무부 차관보도 천안함 자체의 결함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QUESTION: South Korea’s defense minister said he did not rule out North Korea’s involvement in the sinking of the South Korean vessel, Yellow Sea. So do you have any comment?

MR. CROWLEY: Well, we’ll defer to South Korea to make their judgment. I don’t think we’re aware that there were any factor in that other than the ship itself.

질문 : 한국 국방부 장관은 한국 군함의 침몰에 북한이 연루 되었음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는데 여기에 대해 할말 있나?

크롤리 차관보 : 글쎄, 사고 원인에 대한 판단은 한국정부가 할 일이지만, 우리는 천안함 자체 말고는 다른 것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 국무부 Daily Press Briefing 2010년 3월 29일]

지난 5일 간 해군을 비롯한 국방부와 정부의 행태로 봤을 때, 이번 천안함 침몰 사고의 원인은 이명박 정권 하에서 밝혀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군과 정부는 거의 모든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을 뿐더러 생존자들도 노출시키지 않고 있다. 사고의 원인이 밝혀질 경우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군의 지휘 체계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며, 이명박 정권과 다가올 지방 선거에도 치명적일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천안함 꼬리에 40여명의 장병들이 갇혀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이 살아나올 확률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그 젊은이들이 지은 죄라고는 나라를 지키겠다고 군에 입대한 것뿐이고,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대통령을 뽑은 국민들을 지키겠다고 배를 탔다는 것뿐이다.

청와대 지하벙커에는 군 면제자 또는 기피자들이 안보장관회의라는 것을 열고 있고, 천안함 배꼬리에는 나라를 지키겠다고 나선 장병들이 칠흙같은 어둠 속에서 죽어가고 있다. 그들을 구하겠다고 나선 노병 한주호 준위만 세상을 뜨고 말았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지난 2년간 이 나라는 엄청난 댓가를 치르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도 상상할 수 없는 것들이 남아있다는 점이다. 하루하루 별일 없이 살았다는 것만으로 그 사람은 지독히 운이 좋은 사람이 될 것이다.

천안함 실종자 장병들의 무사귀환을 기도한다. 그리고 실종자 가족들에게 위로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