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적 재정건정성

선택적 재정건정성

홍남기 부총리를 비롯한 기획재정부 관료들이 긴급재난지원금의 전 국민 지급을 반대한단다. 긴급재난지원금을 전체 가구에 지원하려면 추가로 3조 원의 국채를 더 발행해야 하는데, 이것이 국가의 재정건정성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란다.

기재부 관료들의 주장이 이 나라를 걱정하는 충심에서 나온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자신들의 충정을 증명하려면, 이명박이 최소 189조의 예산을 해 먹을 때, 강바닥에다 22조의 돈을 꼬라박을 때는 꿀 먹은 벙어리처럼 왜 아무 소리도 하지 않았는지, 그에 대한 답변부터 해야 할 것이다.

그들이 걱정하는 재정건정성이 문재인 정부에서만 유효한 건지, 아니면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 나라 걱정을 하기 시작한 건지, 그도 저도 아니면 긴급재난지원금 추가 3조 원이 이명박이 탕진한 189조 원보다 더 부담이 되는 건지를 밝히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검찰의 선택적 정의, 선택적 수사와 마찬가지로 기재부 관료들의 선택적 재정건정성 주장은 그들이 가진 알량한 특권을 지키기 위한 눈물겨운 항명일 뿐이다. 정치를 하고 싶으면 당당히 사표를 던지고 미래통합당에 들어가 출마를 하든지.

기재부 관료들은 재난지원금 앞에 왜 “긴급”이라는 두 글자가 붙어있는지 정말 몰라서 이러는 것일까? 아니, 그들은 그냥 국민들에게 그런 지원금을 주기 싫은 것이다. 재벌들에게 수십 조의 세금을 깎아 주고 수백 조의 자금을 지원할 수 있지만, 국민들에게는 땡전 한 푼 주기 싫은 속내를 은근슬쩍 드러낸 것이다.

긴급재난지원금을 전 국민들에게 지급해도 많은 사람들이 다시 기부할 것이다. (30%를 제외한) 우리나라 국민들 수준이 기재부 관료들보다 훨씬 높고 훨씬 양심적이거든. 그러니 재정건정성 핑계 대면서 나라 걱정하는 척은 그만 하시길. 이명박 시절의 국민들이 아니니까.

혼자 놀기

혼자 놀기

아내가 서울에 가거나 아이가 친구 집에 놀러 갔을 때, 예상치 못한 혼자만의 시간을 갖게 된다. 요즘 젊은이들 말로 일종의 득템인데, 이런 시간을 어쩔 줄 몰라하는 중년의 아저씨들이 있다. 그런 아저씨들은 아내의 잔소리에 너무 길들여져 있기 때문에 ‘삼식이’라는 비아냥을 들어도 아내의 품을 벗어나지 못한다.

나이 먹을수록 혼자 노는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 아이들이 장성하여 출가하면 부부 둘만이 집을 지키는 경우가 많다. 여자들은 대개 사회성이 강해 나이 먹을수록 약속이 많아지는 반면, 남자들은 혼자 집을 지키는 시간이 많아진다. 그러므로 혼자 노는 방법을 터득하지 않으면 남자들은 남는 시간을 주체할 수 없어 또 다른 의미의 노예가 된다.

혼자 있을 때 중년의 남자들이 할 수 있는 건 여러 가지다.

1. 책 읽기: 좋은 책을 읽는 것만큼 재미있게 노는 방법은 없다. 책과 함께라면 하루 종일 혼자 놀 수 있다. 호기심과 상상력을 채워줄 수 있는 좋은 책은 오래된 친구만큼 삶을 빛나게 한다.

2. 산행: 아직 무릎이 성하다면 가까운 산에 가자. 한두 시간의 산행은 몸의 원기를 재충전해준다. 너무 높은 산일 필요도 없다. 자연과 벗하며 나무와 새와 계곡과 바위와 들꽃과 교감하면 그보다 좋은 시간은 없다.

3. 동네 산책: 걷는 것만큼 좋은 운동은 없다. 걷는 것은 또 다른 명상이다. 산에 갈 만큼 여유가 없다면 동네를 한 바퀴 걸어 보자. 몸과 마음에 평안을 얻을 수 있다.

4. 악기 연습: 사람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 하나가 음악이다. 다룰 줄 아는 악기가 하나 있으면 삶은 더없이 풍요로워진다. 음악이 없는 세상은 지옥이 아닐까.

5. 영화 보기: 밀린 영화를 보거나 예전에 보았던 영화를 보는 것도 참 좋다. 어떤 영화는 여러 번 봐도 재미있다. 아이가 어렸을 때 미야자키 하야오의 <이웃집 토토로> 같은 영화는 수백 번 본 것 같다.

6. 글쓰기: 자기 생각을 글로 정리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 글은 많이 쓸수록 잘 쓰게 된다. 생각을 정리하면 조금 더 계획 있는 삶을 살 수 있다.

7. 골프 연습: 골프 스윙 자체가 좋은 운동은 아니지만, 골프는 불교의 명상과 같은 측면이 있다. 욕심이 생길수록 스윙이 잘되지 않는다. 욕심을 버리는 방법을 연습할 수 있어 좋다.

중년의 사내들은 혼자 노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리고 가끔은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어차피 인생은 혼자 살아내야 하는 것이고, 궁극적으로 누구든 신 앞에 선 단독자 아니겠는가.

기억할만한 총선 공약

기억할만한 총선 공약

이번 21대 총선에서 열린민주당은 혜성 같이 등장했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크게 약진하지 못했다. 비례대표 선거 득표율 5.4%로 3명의 후보가 당선되었을 뿐이다. 정의당이나 국민의당보다 득표율이 낮았으나, 열린민주당 후보들의 면면은 몹시 매력적이었고, 짧은 시간 안에 그들이 보여준 일처리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특히 열린민주당이 내놓은 총선 공약은 역대 어느 정당의 공약보다 마음에 들었다. 솔직히 얘기하면, 9.6%를 득표한 정의당의 후보나 공약보다 열린민주당의 후보나 공약이 훨씬 더 좋았다. 이번 총선에서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그들의 공약이 언젠가는 빛을 보기 바란다.

  1.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실시하겠습니다.
  2. ‘국회의원 3선 제한법 제정’하겠습니다.
  3. ‘국회의원 비례대표, 국민참여경선 의무화’를 추진하겠습니다.
  4. ‘수사권과 기소권의 완전분리’를 이루겠습니다.
  5. ‘불법 해외은닉재산환수특별법 제정’하겠습니다.
  6. 악의적 허위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제정’하겠습니다.
  7. ‘언론 오보방지법 제정’하겠습니다.
  8. ‘어린이집, 유치원 지원예산 가정에 직접 지급’을 하겠습니다.
  9. ‘사립학교법 개정을 통한 사학공공성 강화’하겠습니다.
  10. ‘지방 거점 국립대학교 등록금 면제’를 실현하겠습니다.
  11. ‘건강보험료 책정 시 소득기준으로 일원화’하겠습니다.
  12. ‘농촌재생뉴딜정책 추진’을 하겠습니다.

p.s. 열린민주당을 만든 정봉주가 경박해 보이기는 하나 의리가 없는 사람은 아니다. 이명박과 맞짱 뜨면서 가장 고초를 많이 겪은 사람이기도 하다. 그의 진심이 언젠가는 사람들의 마음과 공명하길 바란다.

p.s. 국민 고모 손혜원은 정말 ‘난’ 사람이다. 그의 손길이 닿은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은 아주 세련되고 근사하게 변모하였다. 마법과 같은 재능이다. 문재인을 지키기 위해 정계에 들어온 그가 없었다면, 지금의 멋진 민주당은 없었을 것이다. 고마울 따름이다.

p.s. 김어준의 간절한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나, 이번 총선 과정에서 보여준 김어준의 열린민주당 디스는 지나쳤다.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 생겼던 의미 없던 갈등의 불씨를 키운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대체로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

탄핵의 추억 혹은 완성

탄핵의 추억 혹은 완성

박근혜 탄핵은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의 매우 중요한 변곡점이다. 국민들은 촛불을 무기로 최고 권력자를 권좌에서 끌어내렸다. 촛불 혁명은 반만 년 역사를 자랑하는 한반도에서 일어난 최초의 성공적인 민중혁명이다. 이러한 집단 경험을 통해 국민들의 정치의식은 급격히 성장했다. 국민들은 비로소 자신들이 공화국의 주인임을 제대로 알게 되었다.

박근혜 탄핵 이후 세 번의 큰 선거가 있었다. 2017년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율 77%로 행정부 권력이 교체되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투표율 60%로 대구경북을 제외한 지방정부 권력이 교체되었다. 2020년 총선에서 투표율 66%로 의회 권력이 바뀌었다. 지난 세 번 선거의 가장 큰 특징은 투표율이 이전보다 뚜렷이 높아진 것이다. 국민들은 투표를 하면 무언가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말았다. 이것은 국민을 개, 돼지로 취급하는 이 나라 지배세력들에게는 치명적인 소식이었다.

21대 총선 결과, 민주당은 180석의 의석을 얻었다. 개헌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숫자다. 의회 권력이 바뀌었다고 해서 탄핵이 완성된 것은 아니다. 이 땅의 지배세력은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견고하다. 언론과 검찰이 개혁되어야 하고 사법부를 쇄신해야 한다. 재벌개혁도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그런 개혁을 통해 탄핵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깨어 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만이 민주주의를 성숙시킬 수 있다. 해방 후 75년 만에 비로소 우리는 제대로 일하는 국회를 얻었다. 노무현이 꿈꾸던 사람 사는 세상이, 바로 그 노무현의 시대가 문재인을 통해 서서히 실현되고 있다. 노무현의 시대에 노무현이 없다는 사실만이 가슴 아플 뿐이다.

나와 비슷한 대통령은

나와 비슷한 대통령은

내심 노무현 대통령이 나오길 기대했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나오고 말았다. 문재인과 비슷한 성격이라 그토록 노무현을 좋아했는지도 모르겠다.

가장 좋아하는 대통령은 노무현이고, 가장 닮고 싶은 대통령은 문재인이며,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은 김대중이라고 말하는 것이 좋겠다. 해방 이후 75년이지만, 우리는 겨우 3명의 대통령을 가졌을 뿐이다.

나와 비슷한 대통령 찾기

President who is similar to me
  • 당신은 적응 능력이 뛰어나 현실에서 잘 살기 적합한 성격입니다. 환경이 달라져도 당황하지 않지요.
  • 상대방 얘기에 귀 기울여 주고, 리액션이 좋아 당신에게 고민 상담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 사교성도 좋아 두루두루 친한 사람이 많고 다정하고 젠틀한 성격에 주위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 사소한 것을 기억했다가 행동으로 보여주는 감동을 느끼기도 하지요.
  • 한편 남들에겐 우호적이고 관대하면서도 본인에게는 굉장히 엄격해서 내적으로 힘들어하기도 합니다.
  • 또한 내가 한 행동이 실수는 아니었을까 자책할 때도 있을 거예요.
  • 누구에게나 좋게 보이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돼요. 당신은 노력하지 않아도 충분히 멋진 사람입니다.
  • 당신이 따뜻한 사회를 만들고자 노력하는 문재인 대통령 유형입니다. 🙂
“사실이 아니어도 좋다.”

“사실이 아니어도 좋다.”

사실이 아니어도 좋다. 당신이 살려면 유시민에게 돈을 주었다고 해라, 그러면 그것으로 끝이다. 그다음은 우리가 알아서 한다.”

<채널A 이동재 기자 녹취록 중에서>

<채널A> 이동재 기자가 이철 전 신라젠 대표를 협박하면서 한 말이다. 무엇이 사실인지 취재해서 기사를 써야 할 기자(라고 쓰고 기레기라고 읽는다)가 내뱉은 발언이 이 정도면 그 기자의 소속 방송사나 신문사가 날아가야 할 사안이지만, 대한민국에서는 동업자 정신으로 똘똘 뭉친 기레기들이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애써 못 본 척한다.

사실, 놀랍지도 않다. 이런 경우가 어디 한두 번인가.

노무현 대통령을 잡으려고 박연차에게 했던 말, 한명숙 총리를 잡으려고 한만호에게 했던 말, 조국 장관을 잡으려고 최성해에게 했던 말도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노무현과 한명숙과 조국은 사실이 아니어도 좋은 진술 하나로 목숨을 버리거나 수년간 옥살이를 하거나 가족이 고초를 당했다. 나머지는 언론과 검찰과 법원이 알아서 한 것이다.

이런 자들이 이 나라의 기자, 검사, 판사라고 거들먹거린다. 가장 추악하고 악랄한 범죄자들 아닌가. 인과응보 법칙이 언젠가는 그들을 관통하리라.

코로나19로 알게 된 것들

코로나19로 알게 된 것들

지난해 말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지난 두 달간 우리나라에서 발생된 확진자와 사망자 통계로 미루어 보건대, 이 바이러스는 독성보다는 전염성이 아주 강하다. 코로나19에 감염된 80% 이상의 사람은 며칠 또는 몇주 앓다가 회복하지만, 노약자와 지병이 있는 사람들이 감염되면 매우 위험하다.

코로나19는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에 환자가 갑자기 폭증하고 국가 의료 시스템에 과부하를 주게 된다. 문제는 과부하가 걸린 의료 시스템이 갑자기 늘어난 환자를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치료를 못 받고 사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지금 세상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새로운 상황을 경험하고 있고, 이 상황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것을 알게 되었다.

  1. 우리나라 대통령과 정부, 그리고 질병관리본부가 얼마나 유능한지 새삼 깨닫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의 선진국들도 이 바이러스 앞에서 전전긍긍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이 사태를 가장 잘 대응하고 통제하고 있다. 전 세계의 언론이 한국은 문화 강국일 뿐만 아니라 방역 강국임을 극찬하고 있다.
  2. 우리나라 대다수 국민들은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이 상황을 의연하게 대처하고 있다. 다른 나라들처럼 사재기나 혐오가 없다. 이것은 우리 정부의 유능함과 그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된 것이지만, 시민들도 서로 격려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3.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이 (물론, 완벽하진 않지만) 얼마나 잘 갖추어져 있는지 알게 되었다. 진단 기술이 세계 최강이고, 의료진의 실력과 기술 그리고 사명감도 세계적 수준이다. 건강보험 제도도 잘 갖추어져 있어 사람들이 큰 비용 들이지 않고도 치료받을 수 있다. 이제는 사람들이 좋은 나라에 살고 있다는 것을 피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4. 그에 반해 우리나라 언론은 여전히 후지고 기자들은 기레기들이라는 사실이 여지 없이 밝혀졌다. 전 세계 언론이 극찬하는 상황에서 대통령과 정부를 비난하는 기사가 차고도 넘친다. 그들은 이 비상 상황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기에 바쁘다.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언론과 기자들. 부끄러움은 여전히 성숙한 시민들의 몫으로 남았다.
  5. 신천지는 종교가 아니라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었다. 신천지는 구원을 빙자한 다단계 사기 집단임이 만천하에 공개되었다. 이런 집단에 아직도 30만명의 신자가 구원을 위해 매일 기도한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신천지뿐만 아니라 일부 교회들은 예수를 장사의 수단으로만 삼을 뿐이다. 예수님이 보시면 정말 통곡할 일 아닌가.

세상에 우연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코로나19가 출현한 이유가 분명히 있고 이런 상황에서 인간들이 반드시 배우고 깨달아야 하는 것도 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 상황도 지나가게 마련이다. 모두가 같이 해결해야 하는 숙제 같은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아주 잘 해왔고 앞으로도 잘 견뎌낼 것이다. 아무리 급해도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면 그저 쉬었다 가야할 때도 있는 것이다.

별일 없이 산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고 소중한 일인지 새삼 깨닫게 되는 요즘이다. 모두들 무탈하시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