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wsed by
Category: Thoughts

무한책임과 무책임

무한책임과 무책임

윤석열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했던 말.

“국민 안전은 국가의 무한책임입니다. 국민들께서 안심하실 때까지 끝까지 챙기겠습니다.”

그리고 기자회견 후 100일이 지나지 않았는데, 이태원 참사가 일어났다. 160여명의 꽃다운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었는데도 아무도 책임도, 아무런 조치도 없었고, 누가 죽었는지도 밝히지 않았다. 이것이 윤석열이 말한 무한책임이다.

윤석열의 말은 다음과 같이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국민 안전은 국가의 무책임입니다. 국민들께서 근심하실 때까지 끝까지 개기겠습니다.”

무한책임과 무책임은 “한”끗 차이였다.

패륜

패륜

살면서 수십 차례 조문을 했지만, 장례식장에 위패와 영정이 없는 곳은 없었다. 누가 돌아가셨는지 알아야 고인에 대한 예를 갖춰 명복도 빌고, 유가족도 위로할 것 아닌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이름을 공개하는 것이 패륜이라고 말하는 자들이 있다. 누가 희생당했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제대로 된 추모와 애도를 할 수 있을까. 진짜 패륜은 축제를 즐기러 나온 젊은이들이 길거리에서 죽도록 내버려 두고, 추모도 할 수 없게 희생자들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다.

윤석열은 누가 죽었는지도 알 수 없는 분향소에 매일 출근을 했다. 이건 조문이 아니고 그냥 쑈다. 그냥 쑈도 아니고 아주 패륜적인 쑈다. 윤석열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두 번 죽였다.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하는 말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하는 말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고 8년이 흘렀지만, 대한민국은 변한 것이 없다. 문재인 정부 때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이 규명될 것으로 기대했건만, 밝혀진 것은 없었고 제대로 책임진 사람도 없었다.

정권이 바뀌자 또다시 이태원에서 참사가 일어났다. 이태원 할로윈 축제는 매년 했던 것이고 매년 많은 사람이 모였던 행사인데, 왜 올해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매년 할로윈 축제 때, 질서 유지를 위해 인력을 배치했던 경찰과 구청이 올해는 무슨 이유 때문인지 인력을 배치하지 않았다(마약 단속 때문이라는 얘기가 있지만, 아직 확인되지는 않았다). 그리고 죄 없는 156명의 젊은이들이 어이없이 목숨을 잃었다.

희생자의 명단도 발표되지 않고 위패도 세우지 않은 분향소에 윤석열은 매일 출근했다. 물론 제대로 된 사과도 하지 않았다. 사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았기에 놀랍지 않았지만, 그의 출근 조문은 여전히 역겨웠다.

세월호 참사 때도 말했고, 지금 이태원 참사 때도 사람들은 말한다.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이제 더 이상 이 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 사실 지켜줄 생각이 있었으면 윤석열이나 오세훈이나 박희영에게 투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전혀 공인 의식이 없는 사람들을 대표로 선출해 놓고 ‘지못미’를 외치는 것은 자기기만이고, 책임 회피일 뿐이다. 국민을 지킬만한 의지와 책임 의식이 없는 자들에게 투표하는 한, 이런 참사는 계속 반복될 것이고 ‘지못미’는 공허한 메아리로 돌아올 것이다.

참사의 1차적 책임은 윤석열, 오세훈, 박희영에게 있지만, 이들을 대통령, 시장, 구청장으로 선출한 국민들도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더 근본적인 책임은 국민들의 판단을 흐리고 오도하는 언론에게 있지만, 사실 이 나라에 언론이라고 부를 수 있는 족속이 있는지 의문이다.

그저 할 수 있는 일이란 희생자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위로를 전하는 것뿐이다.

윤석열은 좋은 스승이 될 겁니다

윤석열은 좋은 스승이 될 겁니다

선거에서 세대마다 다른 투표 성향을 보이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일입니다. 세대마다 겪었던 집단 경험이 다르기 때문이지요.

한국전쟁을 겪었던 세대에게 북한은 원수이자 주적이고 그냥 빨갱이 새끼들입니다. 북한과 평화공존 정책을 추구하는 정부가 못마땅할 수밖에 없습니다.

군부 독재를 겪었던 우리 세대는 지금의 국민의힘을 절대 지지할 수 없습니다. 그들이 친일과 독재의 후예들임을 잘 알고 있고, 그들이 얼마나 부패하고 무능한지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입니다.

민주화 이후에 태어난 지금의 젊은 세대는 문재인 정부가 못마땅하니 정권을 바꿔야겠다고 했습니다. 그들의 심정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취업은 어렵고, 집값은 폭등하고, 경쟁은 심해지고, 점점 살기 어려운 시대임을 잘 압니다. 젊은이들이 힘든 이유는 이 어려움이 상대적이기 때문입니다. 상대적 박탈감이 크니 불공정하다고 느낍니다.

우리 세대는 “아무리 힘들어도 똥은 먹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젊은 세대는 “똥인지, 된장인지 한 번 먹어보고 판단하겠다”라고 대답합니다. 우리 세대는 “아무리 그래도 윤석열은 아니잖아”라고 말하고, 젊은 세대는 “윤석열이나 이재명이나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라고 합니다.

이제 우리 모두는 현란한 윤석열의 쇼를 볼 겁니다. 전두환 + 이명박 + 박근혜(최순실) 급의 쇼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확실히 젊은 세대에게 이재명보다는 윤석열이 좋은 스승이 될 겁니다. 젊은 세대는 그 경험을 통해 성장하겠지요. 그것만이 우리의 유일한 위안이 될 것입니다.

단 한 번도 쉬운 적이 없었습니다

단 한 번도 쉬운 적이 없었습니다

해방 이후, 우리는 세 명의 훌륭한 대통령을 가졌습니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세계 어느 나라 지도자와 견주어도 결코 부족함이 없는 걸출한 정치지도자였습니다. 따지고 보면, 이 척박한 한반도 남쪽에서 그런 훌륭한 대통령을 선출한 것은 모두 기적이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네 번의 도전 끝에 간신히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외환위기가 광풍처럼 몰아치던 시기였는데도 DJP 연합에 이인제의 출마까지 해서 겨우 1.6% 차이로 당선되었습니다. 천신만고 끝에 처음 정권 교체를 한 것인데, 사실 이인제가 독자 출마하지 않았다면 이회창이 당선되었을 겁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도 역시 기적이었습니다. 민주당 후보가 된 것조차 기적이었습니다. 후단협의 분탕질부터 정몽준의 단일화 파기까지 영화 시나리오를 쓰라고 해도 이렇게 못 쓸 겁니다. 그리고 2.3% 차이로 신승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처음 박근혜와 1:1로 붙었을 때는 3.6% 차이로 졌습니다. 저들과 1:1로 붙으면 이길 수 있는 환경이 아닙니다. 박근혜가 탄핵되고 저들이 사분오열되자 그제야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사실 박근혜의 탄핵도 기적입니다. 사법부를 장악하고 있는 저들이 박근혜 탄핵에 동의했다는 사실은 박근혜의 용도 폐기를 의미합니다. 이때도 홍준표, 유승민, 안철수가 단일화했다면 이길 수 없었을 겁니다.

이번 20대 대선은 이재명과 윤석열의 1:1 대결이었습니다. 언론, 검찰, 사법, 경제, 행정, 교육 등등 거의 모든 기득권을 쥔 세력들을 이기려면 기적이 필요했습니다. 이재명이 얻은 표는 최소한의 상식을 가진 국민들이 보여준 최대치입니다. 그 최대치조차 기적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 정도지만, 우리는 그 기적이 좀 더 필요했습니다.

이번 선거 결과로 대한민국은 퇴행할 것입니다. 빈부격차는 더 커지고, 기득권 세력은 더 강고해질 겁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다시 기회가 올 것이고 기적이 일어날 것입니다. 지난 25년간 있었던 세 번의 기적처럼 희망을 잃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기회와 기적은 있을 겁니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의 안위가 걱정됩니다. 저들이 노무현을 죽였듯이 분명히 문재인을 노릴 겁니다. 현직 대통령보다 인기 있는 전직 대통령을 바라지 않기 때문이고, 민주 세력의 구심점을 날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절대로 문재인을 노무현처럼 보내면 안 됩니다. 다른 것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문재인만은 지켜야 합니다.

단 한 번도 쉬운 적이 없었습니다. 이번에는 충분한 기적이 일어나지 않았을 뿐입니다. 그러니 오늘만 슬퍼하고 내일부터는 또 묵묵히 견디면 됩니다. 신은 정말로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모양입니다. 이제 조금 살만하니 또 이런 시련이 닥치네요. 지금보다 더 단련이 필요한가 봅니다. 우리 같이 견디어 냅시다. 당신이 있고, 내가 있고, 우리가 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고생하신 당신에게 위로와 사랑을 보냅니다. 정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정권 교체를 위한 조건

정권 교체를 위한 조건

현직 대통령이 국정 수행을 잘못했다면 당연히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 국민들이 정권 교체를 요구하는 이유는 더 나은 정부와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함인데, 만약 야당 후보들이 현직 대통령보다 지지율이 높지 않은 상황이라면 무엇을 위해 교체해야 하는가? 더 나빠지기 위해 정권을 교체해야 하는 것인가?

문재인 정권을 교체하겠다고 한다면 최소한 문재인 대통령보다는 지지율이 높아야 하는 것 아닌가? 그게 정권 교체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 같은데 말이야. 당신은 무엇을 위해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선제타격

선제타격

북한의 전쟁 도발을 억지하기 위해 선제타격도 불사하겠다는 말은 전쟁을 막기 위해 전쟁을 먼저 시작하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얼핏 들으면 호기롭지만, 금방 말이 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대통령의 첫 번째 임무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한반도의 전쟁을 막아야 하는 것인데, 북한이 전쟁을 일으킬지 모르니 우리가 먼저 전쟁을 시작하겠다고 하는 사람은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된다.

자칭 보수라 일컫는 사람들이 너무나 쉽게 전쟁을 운운하는 이유가 그 전쟁은 남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본인이나 본인의 아들, 손자가 당장 전쟁터에 나가야 된다고 생각하면 그들도 전쟁을 함부로 지껄일 수는 없다.

국힘당의 많은 정치인들이 병역을 기피하였거나 면제받았다. 총 한 번 제대로 잡아보지 않은 사람들이 전쟁을 운운하니 가소롭기 짝이 없다.

세상에 정의로운 전쟁도, 정당화할 수 있는 전쟁도 없다. 전쟁은 가장 극악한 폭력일 뿐이다. 선제타격을 공약하는 후보는 그 한 가지만으로도 사퇴해야 마땅하다.

접대부와 주가 조작

접대부와 주가 조작

술집 접대부로 일한 것이 무슨 죽을 죄라도 되는지 모르겠구먼. 직업에 귀천이 없는 건 누구나 인정하는 것이고, 접대부가 자랑할만한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뭐 그리 부끄러운 일도 아니지. 접대부 출신은 대통령 영부인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지 않은가.

검찰총장 부인이 주가 조작에 관여했거나 연루되었다면 당연히 수사를 받아야지 않겠어.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툭하면 정의와 공정을 부르짖는 검사님들인데, 검찰총장의 부인이라도 혐의가 있으면 당연히 수사해야 하고 증거가 확인되면 기소해서 법의 심판을 받게 해야 하는 것 아니야?

술집 접대부 출신이 주가 조작의 공범이고, 이런 사람이 영부인이 되려고 한다면? 글쎄 우리 기레기들의 생각은 어떠신가? 주가 조작의 공범들은 모두 구속되었고 조작 가담 행위를 인정했는데, 접대부 출신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넘어가도 되는 거야? 정말 당신들의 공화국에서는 접대부의 주가 조작은 무죄가 되는지 궁금하구먼.

정직한 후보

정직한 후보

대통령이 되겠다면서 국민의 뜻은 아랑곳하지 않고 본인의 진심을 정말 정직하게 밝히고 있는 후보가 있어 장안의 화제다. 정직하게 사는 것은 보통 사람들의 보편적인 덕목이긴 하지만, 대통령 후보가 이렇게 정직해도 되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 “천상천하 유아독존”인지 알 길이 없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인지, 조폭 두목이 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검찰 쿠데타를 해보니 독재도 할만하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는 분들도 있다. 호남 분들도 그런 이야기를 하는 분들이 꽤 있다.”

“일본에서도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한 것은 아니다. 지진하고 해일이 있어서 피해가 컸지만 원전 자체가 붕괴된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방사능 유출은 기본적으로 안 됐다.”

“먹으면 사람이 병 걸리고 죽는 거면 몰라도 부정식품이라면 없는 사람들은 그 아래 것도 선택할 수 있게, 더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줘야 된다.”

“한 주에 52시간이 아니라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

“지금 기업이 기술로 먹고 살지, 손발로 노동을 해서 되는 게 하나도 없다. 그건 인도도 안 하고 아프리카나 하는 것이다.”

“인문학이라는 건 공학이나 자연과학 분야를 공부하며 병행해도 된다. 많은 (인문학 공부하는) 학생들이 대학 4년과 대학원까지 공부할 필요가 없다.”

“집이 없어서 (주택청약 통장을) 만들어보지 못했다.”

“주택청약 통장을 모르면 거의 치매 환자다.”

정치적 중립

정치적 중립

예전에도 얘기했지만, 중립은 이론적 관념일 뿐,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신기루 같은 것이다. 그것이 정치적 중립이라면 더욱 그렇다. 어떤 집단은 당위적으로 또는 도덕적으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하지만,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니 정치적 중립이라는 것은 애초부터 가능하지 않다.

박근혜가 탄핵된 이후, 친일과 독재의 후예인 이 나라 야당(지금은 ‘국민의 힘’으로 불리고 있는)은 지리멸렬하다. 그러자 심판인 척했던 집단들이 부끄러움을 모르고 선수로 등장한다. 검찰은 수사와 기소로 정치를 하고, 법원은 판결로 정치를 하고, 언론은 기사로 정치를 하고 있다. 지리멸렬한 야당 대신 더 강력한 반정부 투쟁을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를 무너뜨리기 위해 무슨 짓이든 서슴지 않고 있다. 그 정점에 윤석열이 있다.

윤석열은 검찰을 사조직으로 만들었고, 자신을 임명한 대통령에게 사실상 쿠데타를 감행했다. 하는 짓이 거의 전두환 급이다. 과연 문재인 대통령은 윤석열을 어떻게 제거할 수 있을까? 법이 정한 원칙으로 사악한 법 기술자들을 응징할 수 있을까? 우리 현대사의 가장 위대한 정치인 노무현을 죽였던 검찰을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 문재인이 직면한 가장 큰 숙제 중 하나다.

다시 말하지만, 그 누구도 정치적 중립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정치적 무지, 무관심은 있어도 중립은 없다. 중립을 말하는 자는 모두 기회주의자들이고, 그들은 모두 악의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