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wsed by
Category: Life

뫼비우스의 띠

뫼비우스의 띠

2차 가해가 성립되려면 1차 가해를 먼저 확인해야 하는데, 1차 가해의 증거를 보여달라고 하니 그것 자체가 2차 가해라며 증거를 보여줄 수 없단다. 뫼비우스의 띠도 아닌데 말이다. 1차 가해의 증거가 없는데 2차 가해가 어떻게 성립되냐고 물으니 그런 식으로 따지면 N차 가해가 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이것은 증거재판주의라는 형사소송의 대원칙을 일거에 뒤집는 새로운 학설인데, 이게 학설로만 끝난 것이 아니고 공공연히 실행되고 있으니 정말 무서운 일이다. 더 소름 돋는 것은 이러한 주장을 부르짖는 기관이 국가인권위원회란 사실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증거도 없이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가해자를 확정했단 말인가? 국가인권위는 이 과정에서 스스로 존재의 이유를 부정했고, 그 누구의 인권도 지키지 않았으며, 그 어떤 책임도 지지 않았다.

돈이 너무 많으면

돈이 너무 많으면

기훈: 왜 그런 짓을 한 거지?

일남: 자네, 돈이 하나도 없는 사람과 돈이 너무 많은 사람의 공통점이 뭔 줄 아나? 사는 게 재미가 없다는 거야. 돈이 너무 많으면은 아무리 뭘 사고 먹고 마셔도 결국 다 시시해져 버려.

<오징어 게임, 운수 좋은 날>

돈이 많으면 많을수록 삶의 의미는 줄어든다. 풍요보다는 결핍이 사람을 더 성숙하게 만든다. 마찬가지로 사람의 수명이 늘어날수록 오늘 하루는 점점 무의미해진다. 삶이 의미 있는 이유는 죽음이 있기 때문이다.

흰둥이를 보내며

흰둥이를 보내며

흰둥이는 1997년 7월 11일에 와서 2021년 10월 8일에 떠났다. 24년의 시간을 함께 했고, 20만 Km 넘는 거리를 함께 달렸다. 내 젊은 날의 푸른 추억 속에 흰둥이는 하얀 구름처럼 떠다녔다. 말 못 하는 기계였지만, 그는 영혼을 가진 친구이자 동료였다.

그를 떠나보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 폐차장 전화번호를 받고도 며칠을 망설였다. 하지만 인생의 모든 인연이 그렇듯이,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는 것. 그의 몸은 낡았지만 심장은 여전히 뜨거웠고, 앞으로 몇 만 Km는 더 달릴 수 있을 것 같이 으르렁댔다.

애초 너무 깊고 오랜 인연은 만드는 게 아니었다. 회한은 오직 그뿐이었다. 하지만 그와 함께 했던 시간은 가슴 속에 영원히 새겨졌다. 잘 가라, 흰둥아! 고맙고 고맙고 또 고맙다.

흰둥이가 가고 재돌이가 왔다.

아빠 때문에 눈이 높아진 딸

아빠 때문에 눈이 높아진 딸

딸아이가 보내준 생일카드에 적힌 한 구절. “정말 아빠 때문에 내 눈이 너무 높아진 것 같아.” 딸의 눈을 너무 높여 놓은 아빠는 세상에서 가장 귀한 생일 선물을 받았고, 한없이 행복했다. 고맙고 사랑해, 내 딸아!

간소한 삶을 위한 원칙

간소한 삶을 위한 원칙

스콧 니어링(Scott Nearing)은 다음과 같은 원칙으로 간소하고 평화로운 삶을 살았다. 그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어 여기에 옮겨 적는다.

간소하고 질서 있는 생활을 할 것.
– 미리 계획을 세울 것.
꼭 필요하지 않은 일은 멀리할 것.
– 되도록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할 것.
– 그날그날 자연과 사람 사이의 가치 있는 만남을 이루어가고, 노동으로 생계를 세울 것.
– 자료를 모으고 체계를 세울 것.
– 연구에 온 힘을 쏟고 방향성을 지킬 것.
– 쓰고 강연하며 가르칠 것.
– 원초적이고 우주적인 힘에 대한 이해를 넓힐 것.
계속해서 배우고 익혀 점차 통일되고 원만하며, 균형 잡힌 인격체를 완성할 것.

<스콧 니어링, 자서전>

5월에 볼 수 있는 꽃들

5월에 볼 수 있는 꽃들

5월의 이른 아침, 개울가 산책을 나가면 볼 수 있는 꽃들이 있다. 그것들을 하나하나 가만히 들여다보면 세상 모든 시름을 잊을 만큼 아름답고 고요한 순간을 마주할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차츰 기억력이 무뎌짐을 느낀다. 아침에 보았던 꽃을 기억하기 위해 여기에 몇 자 적어둔다.

  • 개망초
  • 금계국
  • 토끼풀
  • 데이지
  • 지칭개
  • 갈퀴나물
  • 수레국화
  • 애기똥풀
  • 개양귀비
  • 붓꽃
  • 원추리
  • 메꽃
  • 찔레꽃
  • 아까시꽃
  • 이팝나무꽃
분홍 장미

분홍 장미

아내의 생일에 장미꽃 한 다발을 보냈다. 분홍색 장미가 무척 싱그러워 보였다. 젊은 날의 아내를 보는 듯했다. 아내는 평생 본 장미 중에 가장 예쁘다고 했다. 분홍 장미의 꽃말은 “맹세, 단순, 행복한 사랑“이라고 한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지만, 우리의 행복한 사랑이 건강하게 지속되길 빈다.

혼자 놀기

혼자 놀기

아내가 서울에 가거나 아이가 친구 집에 놀러 갔을 때, 예상치 못한 혼자만의 시간을 갖게 된다. 요즘 젊은이들 말로 일종의 득템인데, 이런 시간을 어쩔 줄 몰라하는 중년의 아저씨들이 있다. 그런 아저씨들은 아내의 잔소리에 너무 길들여져 있기 때문에 ‘삼식이’라는 비아냥을 들어도 아내의 품을 벗어나지 못한다.

나이 먹을수록 혼자 노는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 아이들이 장성하여 출가하면 부부 둘만이 집을 지키는 경우가 많다. 여자들은 대개 사회성이 강해 나이 먹을수록 약속이 많아지는 반면, 남자들은 혼자 집을 지키는 시간이 많아진다. 그러므로 혼자 노는 방법을 터득하지 않으면 남자들은 남는 시간을 주체할 수 없어 또 다른 의미의 노예가 된다.

혼자 있을 때 중년의 남자들이 할 수 있는 건 여러 가지다.

1. 책 읽기: 좋은 책을 읽는 것만큼 재미있게 노는 방법은 없다. 책과 함께라면 하루 종일 혼자 놀 수 있다. 호기심과 상상력을 채워줄 수 있는 좋은 책은 오래된 친구만큼 삶을 빛나게 한다.

2. 산행: 아직 무릎이 성하다면 가까운 산에 가자. 한두 시간의 산행은 몸의 원기를 재충전해준다. 너무 높은 산일 필요도 없다. 자연과 벗하며 나무와 새와 계곡과 바위와 들꽃과 교감하면 그보다 좋은 시간은 없다.

3. 동네 산책: 걷는 것만큼 좋은 운동은 없다. 걷는 것은 또 다른 명상이다. 산에 갈 만큼 여유가 없다면 동네를 한 바퀴 걸어 보자. 몸과 마음에 평안을 얻을 수 있다.

4. 악기 연습: 사람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 하나가 음악이다. 다룰 줄 아는 악기가 하나 있으면 삶은 더없이 풍요로워진다. 음악이 없는 세상은 지옥이 아닐까.

5. 영화 보기: 밀린 영화를 보거나 예전에 보았던 영화를 보는 것도 참 좋다. 어떤 영화는 여러 번 봐도 재미있다. 아이가 어렸을 때 미야자키 하야오의 <이웃집 토토로> 같은 영화는 수백 번 본 것 같다.

6. 글쓰기: 자기 생각을 글로 정리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 글은 많이 쓸수록 잘 쓰게 된다. 생각을 정리하면 조금 더 계획 있는 삶을 살 수 있다.

7. 골프 연습: 골프 스윙 자체가 좋은 운동은 아니지만, 골프는 불교의 명상과 같은 측면이 있다. 욕심이 생길수록 스윙이 잘되지 않는다. 욕심을 버리는 방법을 연습할 수 있어 좋다.

중년의 사내들은 혼자 노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리고 가끔은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어차피 인생은 혼자 살아내야 하는 것이고, 궁극적으로 누구든 신 앞에 선 단독자 아니겠는가.

2020년 설날 가정 예배

2020년 설날 가정 예배

  1. 사도신경
  2. 찬송 (78장 참 아름다워라)
  3. 개회 기도
  4. 말씀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복이 있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슬퍼하는 사람은 복이 있다. 그들이 위로를 받을 것이다. 마음이 온유한 사람은 복이 있다. 그들이 땅을 상속받을 것이다. 의를 위해 주리고 목마른 사람은 복이 있다. 그들이 배부를 것이다. 자비로운 사람은 복이 있다. 그들이 하나님의 자비를 입을 것이다. 마음을 깨끗이 한 사람은 복이 있다. 그들이 하나님을 볼 것이다. 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은 복이 있다.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불릴 것이다. 의롭게 살려고 하다가, 박해를 받는 사람은 복이 있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마태복음 5:3-10>
  5. 기도
  6. 감사 묵념
  7. 찬송 (305장 사철에 봄바람 불어 잇고)
  8. 주기도문

귀향

귀향

생의 본질은 방황이고, 사람들은 방황을 통해 성장한다. 우리는 집을 떠날 때 비로소 모험과 배움으로 가득 찬 길을 만난다. 그 길에서 기쁨과 슬픔을 알게 되고, 고난과 역경을 마주하게 된다. 그것을 헤쳐 나가면서 우리는 삶의 목적을 알게 된다.

하지만 삶의 본질이 방황이라 해도, 지치고 힘이 들 때 우리는 위안을 얻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집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어쩌면 고향으로 돌아가는 그 순간이 인생의 가장 멋진 시간인지도 모른다.

어머니의 따뜻한 품 같은 곳. 해질 무렵 밥 짓는 연기 피어오르는 고즈넉하고 평화로운 시골집 같은 그런, 그리움이 사뭇치는 곳이 있다면, 누구나 위로받는 여정이 될 것이다.

나태주 시인은 행복을 이렇게 표현했다.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

<나태주, 행복>

우리는 가끔 돌아갈 집을 그리워한다. 아니 그리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