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첫 산행

2019년 첫 산행

요즘 겨울 날씨는 추위와 미세먼지가 번갈아 나타나는 양상을 띤다. 추위도 한풀 꺽이고 공기도 좋은 날은 매우 드물다. 아침 기온 영하 6도. 날씨는 맑았고 모처럼 공기도 좋았다. 산에 가기 딱 좋은 날이다. 주머니에 물 한 병 찔러 넣고 아침 일찍 길을 나섰다.

겨울산은 적막하고 고요했다. 아침 9시가 넘었는데도 해는 산 위로 솟아오르지 못했다. 나무들은 잎사귀를 모두 떨군 채 묵묵히 겨울을 견디고 있었다. 계곡 물은 바짝 얼었는데, 그 얼음 밑으로 졸졸졸 물이 흐른다. 푸른 하늘 위로 까마귀 몇 마리가 까악까악 울면서 날아간다. 이른 아침이라 인적은 드물었는데 저 앞에 노년의 부부가 손을 꼭 잡고 산을 오르고 있었다. 당신들은 어쩌면 그렇게 금슬이 좋냐고 묻고 싶었다.

가파른 오르막길이 계단으로 바뀌어 있었다. 워낙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이라 등산로가 패였고 나무 뿌리가 드러났다. 산을 보호하기 위해 구청에서 계단을 설치한 모양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계단길은 퍽퍽하고 재미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

산 정상까지 오르는데 한시간이 걸린다. 정상에는 삼국시대에 세워졌다는 성벽의 잔해가 널려 있다. 천 년 전 사람들은 그 산꼭대기에 돌로 성을 쌓았다. 그때도 겨울은 몹시 추웠을 것이고 산에는 눈도 많이 왔을 것인데, 그런 추위 속에서 돌성을 쌓았을 백성들의 노동이 처연했다.

어떤 사람들은 산악자전거를 타고 산을 올랐고, 다른 사람들은 모형자동차를 몰면서 올라갔고, 몇몇은 개를 끌고 산에 왔다. 젊은이들의 깔깔대는 소리가 산등성이에 기분좋게 번졌다. 올 겨울은 눈이 거의 오지 않아 하산길이 어렵지 않았다.

2시간 30분 동안 약 10킬로미터의 산길을 걷다가 내려왔다. 허기가 져서 점심으로 시래기 된장국을 한 사발 들이켰다. 기분 좋은 뻐근함이 온몸을 감쌌다.

최저임금 단상

최저임금 단상

지난 40년 간 지속된 신자유주의는 극심한 양극화를 남겼다. 신자유주의자들은 모든 것을 시장에 맡기자고 주장했고, 시장은 약육강식의 정글이 되었다. 그들이 약속했던 낙수효과는 애초부터 사기였다.

2017년 대통령 선거 때 모든 후보들은 최저임금 인상을 공약했다.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후보조차도 임기 내 최저시급 1만원을 약속했다. 그랬던 그들이 문재인 정부가 지난 2년간 최저임금을 1880원을 올리자 경제를 망친다며 생난리를 치고 있다.

조중동을 비롯한 주류언론과 야당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들먹이면서 최저임금 공약을 철회하고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폐기하라고 연일 융단폭격을 가하고 있다. 언제부터 그들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 편이었을까.

최저임금의 인상은 극심한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소극적인 정책이다. 말로는 양극화를 해소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한다면 그것은 사기다. 양극화 해소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증거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부담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이유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은 우리 사회의 약자들이고 그들의 처지를 개선하지 않고는 양극화 해소는 가능하지 않다.

자영업자들과 소상공인들도 역시 우리 사회의 약자들이다. 그들의 어려움은 다른 방식으로 풀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이 상황을 을대을의 대결로 몰고 가는 것은 한마디로 후안무치다. 1인당 GDP가 3만불이 넘는 나라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이렇게 논란이 되는 것은 수준 낮은 언론과 정치인들 때문이며,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도 이 나라의 기득권층은 여전히 견고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바뀌었다고 세상이 금방 바뀌는 건 아니다. 특권과 반칙이 없는 사회는 말처럼 쉽지 않다. 일단 의회권력을 교체한 후 노무현 문재인 세력이 적어도 30년 정도 집권하면 그때는 적폐청산이 어느 정도 가능할 것이다.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사랑이란 무엇인가

사랑은 일종의 존재 상태입니다. 사랑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내면에 깊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당신은 사랑을 잃을 수 없습니다. 사랑이 당신을 버리고 떠날 수도 없습니다. 사랑은 누군가 다른 사람의 몸이나 외부의 어떤 형상에 의존하지 않습니다. 현존의 고요함 속에서 당신은 모양도 없고 시간도 없는 당신 자신의 실재를, 당신의 육체적인 형상에 생명을 불어넣는 ‘현시되지 않은 생명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당신은 그때 다른 모든 사람들과 삼라만상 속에도 동일한 생명력이 깊숙이 내재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당신은 눈에 보이는 모습과 분리되는 장막 너머를 바라보게 됩니다. 이것이 ‘하나됨’의 깨달음입니다. 이것이 사랑입니다.

신이란 무엇일까요? 모든 생명체의 밑바닥에 흐르는 영원한 ‘하나의 생명’입니다. 사랑은 무엇일까요? 당신 자신과 삼라만상 속에 깊이 내재한 ‘하나의 생명’의 현존을 느끼는 것입니다. 그것으로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사랑은 신의 사랑입니다.

<에크하르트 톨레,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양문, 2008, p. 219-220>

청첩장

청첩장

새해 들어 두 장의 청첩장을 받았다. 공교롭게도 두 장 모두 안도현의 시가 적혀 있다. 20년 전과 마찬가지로 요즘 젊은이들도 사랑에 관한 안도현의 시를 많이 읽나 보다. 특히, 안도현의 <사랑한다는 것>은 결혼 전에 아내가 보내 준 시다.

청첩장을 받아 보니 풋풋했던 그 시절이 떠오른다. 세월이 살과 같이 흘렀다.

우리가 서로 뜨겁게 사랑한다는 것은
그대는 나의 세상을
나는 그대의 세상을
함께 짊어지고
새벽을 향해 걸어가겠다는 것입니다.

<안도현, 사랑한다는 것 中에서>

진정 내가 그대를 생각하는 만큼
새날이 밝아오고
진정 내가 그대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만큼
이 세상이 아름다워질 수 있다면
그리하여 마침내 그대와 내가
하나되어 우리라고 이름 부를 수 있는
그날이 온다면

<안도현, 그대에게 가고 싶다 中에서>

그 젊은이들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고통을 없애는 방법

고통을 없애는 방법

내면에서 일어나는 느낌에 주의를 기울이십시오. 그것이 업장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이 거기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십시오. 거기에 대해 생각하지 마십시오. 느낌을 생각으로 바꾸지 말고, 판단하거나 분석하지 마십시오. 그것을 당신 자신과 동일시하지 마십시오. 현재에 머물면서 계속해서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을 지켜보십시오. 감정적인 고통이 일어나면 그것이 일어나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지켜보는 자’로, 침묵의 관찰자로 남아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지금’의 힘입니다. 생생하게 깨어있는 의식의 힘입니다. 그러고 나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차리십시오.

<에크하르트 톨레,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양문, 2008, p. 68>

새해 다짐

새해 다짐

새해에는 두 가지 환상을 깨고 마음 너머 현존에 다다를 수 있길 바란다.

과거나 미래가 아닌 늘 지금 이 순간에 머물길 바란다.

생각이나 판단하지 않고 주어진 일을 기쁘게 받아들인다.

건강의 소중함을 알고 건강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주위 사람들에게 더 친절하고 더 온유하게 대하며 더 많이 웃는다.

모든 순간이 기적이란 사실을 깨닫고 늘 감사하며 살길 바란다.

삶이 더 간소해지질 바란다.

마음을 기르는 방법

마음을 기르는 방법

맹자는 마음을 기르는 방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맹자가 말했다. “마음을 기르는 방법으로는 욕망을 적게 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이 없다. 사람됨이 욕망이 적으면서도 본래의 선한 마음을 보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드물고, 사람됨이 욕심이 많으면서도 본래의 선한 마음을 보존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드물다.”

孟子曰, “養心莫善於寡欲, 其爲人也寡欲, 雖有不存焉者, 寡矣, 其爲人也多欲, 雖有存焉者, 寡矣.

<孟子, 盡心 下>

아무리 생각해도 욕망을 통제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욕망을 줄이는 일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것이 가능한가?

이재명이 삼바보다 중요한가

이재명이 삼바보다 중요한가

경찰 발표에 따르면, 트위터 혜경궁김씨 계정의 주인은 이재명의 아내 김혜경으로 밝혀졌다. 이재명과 김혜경은 계속 부인하고 있지만, 모든 증거가 그들에게 향해 있다. 물론 예상했던 대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재명은 이명박 이후 가장 강력한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사람들이 그의 이중성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자 이재명의 물타기 신공이 나왔다. 혜경궁 김씨 사건보다 삼바(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에 더 관심을 가져달라고 애써 눙치고 있다. 가증스럽지만 한편으로 측은한 생각도 든다.

이재명 사건이 삼바 같은 재벌의 조직적 부정부패보다 중요한가? 중요하다. 그 이유는 이재명 같은 사람이 권력에 있으면 삼바 같은 문제가 수도 없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명박근혜 시대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다 알고 있지 않은가. 

이재명이라는 인물이 위험한 이유는 이 자가 진보인 척하면서 민주당 내에 있다는 것이다. 그의 충성도 높은 지지자들은 박사모를 능가한다. 그가 민주당의 대권 후보가 되는 것은 거의 박정희 쿠데타에 버금가는 끔찍한 일이다.

어떤 이들은 이재명이 도덕성은 조금 떨어져도 일은 끝내주게 잘하지 않냐고 애써 두둔하지만, 그런 얘기는 이미 10년 전쯤 이명박에게서 신물나게 들었던 것이다. 그런 말은 절대 성립되지 않는다.

안철수가 남자 박근혜였다면 이재명은 진보의 탈을 쓴 이명박이다.이재명은 경기도지사 사퇴뿐 아니라 정계를 떠나야 한다. 그것이 그가 유일하게 이 나라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다. 이런 사람이 정치지도자가 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

기회주의자들의 창궐, 이젠 정말 지긋지긋하다. 

노무현 이후 가장 멋진 국회의원

노무현 이후 가장 멋진 국회의원

5공청문회 당시의 노무현 의원은 정말 불같은 사람이었다. 저런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십년하고도 몇 년이 더 지나 그는 기적같이 대통령이 되었다. 가장 멋진 대통령이었다가 그는 세상을 떠났다. 정말 슬픈 동화같은 일이었지. 노무현 이후 가장 노무현과 비슷한 사람을 보았다. 불의에 참지 못하는 불같은 사람을 보았다. 가장 신뢰할 수 없는 국가기관인 국회에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박주민 의원. 다시 한 번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세상을 꿈꿔본다. 그는 명석하고 논리적이고 뜨거운 가슴을 지녔으며, 문재인 대통령 못지 않은 외모를 가졌으니 대통령으로서 아무런 결격사유가 없다. 쓰레기통에 핀 장미같은 사람을 다시 만나다니 하늘이 이 나라를 버리지는 않은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