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보다 더 위험한 병

광우병보다 더 위험한 병

인간 광우병 (변형 크로이츠펠트 야콥 병)은 프리온이라는 전염 물질에 의해 발생되는데, 잠복기가 10년 이상이고, 일단 감염되면 치사율이 100%이다. 증상이 일반 치매와 비슷하기 때문에 죽은 환자의 뇌를 열어보기 전까지는 인간 광우병인지조차 확인하기 어렵다.

이메가가 조찬기도회에 나와서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하며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고 한다.

“국민과 역사 앞에 교만하지 않았는지 되돌아보면서 더 낮고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고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남에게 바꾸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제 자신이 먼저 바꾸도록 하겠다”

“국민 건강과 식품 안전에 관한 문제는 정부가 사전사후에 국민과 완벽하게 소통해야 하는데 다소 부족한 점이 있지 않았나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0년 그늘이 크고 그 뿌리도 생각보다 깊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대통령, 3일 연속 ‘국민과의 소통’ 강조, 오마이뉴스]

“다소 부족한 점이 있지 않았나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게 무슨 말인가? 이게 사과인가, 어륀쥐인가? 이 조찬기도회에서 이메가가 한 말의 핵심은 “지난 10년 그늘이 크고 그 뿌리도 생각보다 깊다“라는 말이다. 이 말은 지난 10년간 “좌파” 정부에서 굴러먹던 “되먹지도 않은” 국민들 – 일명 노빠나 좌빨이라 불리는 – 이 “인터넷 나부랭이”를 좀 쓸 줄 안다고 “감히” 탄핵을 운운하면서 1% 정부의 수장인 이메가 님께 도전하다니, “좌시”할 수 없다라는 말이다. 몰랐던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안드로메다에서도 킹왕짱으로 대접받을만 한 것 같다.

선천적으로 거짓말을 해도 죄의식을 못느끼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병이 있다. 이 병에 걸리면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게 되고, 그러면서 정작 자신도 무엇이 진짜고 무엇이 거짓말인지도 모르게 되는 그런 병이다. 이 병에 걸린 사람이 어느 조직의 수장이 되면 그 조직은 필연적으로 망하게 되어 있다. 인간 광우병에 걸리면 그 걸린 사람은 죽게 되지만, 이 병에 걸리면, 정신적으로 황폐해지다가 모든 것을 다 말아먹고 결국은 광우병 같은 몹쓸 병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그 조직에 있는 거의 모든 사람이 말이다.

미얀마는 싸이클론으로 수만 명의 사람이 희생되었고, 중국은 지진으로 역시 수만 명이 죽었으며, 대한민국은 이 병으로 말미암아 엄청난 재앙을 앞두고 있다. 이 재앙을 피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이 나라를 떠나는 방법, 다른 하나는 그 병에 걸린 자를 끌어내려 격리시키는 방법. 촛불로는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다. 더 늦기 전에 선택을 해야 한다.

아직도 나를 “아가”라 부르시는 어머니

아직도 나를 “아가”라 부르시는 어머니

며칠 전 어머니를 찾아 뵈었을 때, 어머니가 밥을 챙겨주시면서 하신 말씀.

“아가, 어여 와 밥 먹어라.”

“아가”라는 소리에 순간 콧등이 시큰해졌다. 사십이 다 되어가는 중년의 아들에게 어머니는 “아가”라고 하신다. 당신의 속으로 낳고 기른 자식이기에 어머니의 눈에는 흰머리가 늘어가는 중년의 자식이 아직도 코흘리개 초등학생처럼 그렇게 애틋하게 보이나 보다. 엄마가 될 수 없는 사내들은 그 마음을 헤아릴 수 없으나 나도 자식을 낳고 길러보니 어렴풋이 짐작이 간다.

내가 세상 대부분의 여성들을 존경하게 된 것도, 그리고 모계 중심 사회로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 것도 사실은 다 어머니 때문이었다. 나는 지난 사십 여년간 어머니가 내게 그리고 우리 가족에게 어떤 사랑을 보여주셨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어머니의 그런 정성과 사랑과 노동과 희생이 없었다면, 지금의 내가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고, 지금의 우리 가족이 있지 못했을 것이다. 그것을 보고 자란 내가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에게, 그리고 어머니가 될 이 땅의 여성들에게 어찌 존경을 보내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어머니는 결혼 전부터 지금까지 직장 생활을 하고 계신다. 그리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모셨었고, 세 아이들을 키우셨으며, 한 때는 조카들까지도 돌보셨다.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 어머니는 도시락을 7개씩 준비하셨다. 말이 쉽지 사실 이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어머니는 내게 야단 한 번 치지 않으셨으며, 언제나 따뜻했고, 밝았고, 긍정적이셨으며 그리고 정의로우셨다.

그러고 보니, 내 아버지를 비롯해서 우리 형제들은 지독히도 운이 좋다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어머니 같이 훌륭한 사람을 “내” 어머니로 가질 수 있다는 사실. 정말 신께 무한한 감사를 드릴 일이다. 젊었을 때는 꽤나 무뚝뚝했던 아버지도 지금은 대놓고 어머니에게 고맙다는 말, 사랑한다 말을 하신다. 어머니는 그럴 때마다 눈시울을 붉히신다.

어머니께 들려드리고 싶은 시가 있다.

어떤 세월로도 어쩔 수 없는 나이가 있다

늘 ‘내새끼’를 끼고 다니거나
그 새끼들이 물에 빠지거나 차에 치일까
걱정만 몰고 다니는

그 새끼들이 오십이 넘고 육십이 되어도
도무지 마음에 차지 않아
눈썹 끝엔 이슬만 어룽대는

맛있는 음식물 앞이거나 좋은 풍광도
입 밖의 차림새, 눈 밖의 풍경
앞가슴에 손수건을 채워야 안심이 되는

어머니란 나이

눈물로만 천천히 잦아 드는,
마을 입구 정자나무 한 그루,
그래도 끝내 청춘일 수 밖에 다른 도리가 없는,

<강형철, 늙지 않은 절벽>

어머니가 늙지 않는 절벽처럼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셨으면 좋겠다. 그 어머니에게서 늘 “아가”라는 소리를 들으며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다.

어머니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지금처럼 그렇게 늘 건강하십시오.

파랑새를 타다

파랑새를 타다

나라 안팎이 참으로 어수선하다. 세계화를 기치로 무한질주하던 신자유주의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예상보다도 빠르게 말이다. 이 세계화된 자본주의의 목표는 무한 이윤 추구 또는 무한 성장 추구인데, 이 지구상에서 100년도 채 살지 못하는 인간들이 무엇인가를 무한대로 추구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임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기름값은 매일 새로운 기록을 갱신하며 뛰고 있다. 온실 가스 때문에 북극의 얼음은 녹고 있고, 전과 14범을 대통령으로 만든 나라에서는 미국에서 개도 먹지 않는 쇠고기를 무한대로 수입하려 하고 있다. 5월 초인데도 기온은 연일 30도 언저리를 맴돈다. 여름은 점점 빨라지고 있고, 길어지고 있으며, 무더움과 비례하여 사람들은 제정신을 잃어가고 있다. 돈에 미치고 경제에 미친 어른들은 세상을 빠르게 망치고 있으며, 그것을 보다 못한 어린 학생들은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서고 있다. 어린 것들이 무슨 죄가 있을까. 작년부터 생각하고 있었는데, 차일피일 미루고 있던 것이 있다. 자전거를 이용하여 출퇴근을 하자는 것. 작년부터 계획했던 것이라 가끔씩 자전거를 찾아보고는 했는데, 마음에 드는 것이 없었다. 게으름과 결벽. 나의 특기는 언제 어느 곳에서나 발휘된다. 엊그제 파란 자전거를 하나 구입했다. 김훈은 자신의 자전거에 “풍륜”이라는 근사한 이름을 붙였지만, 나는 내 자전거를 “파랑새”로 부르기로 했다. 파랑새를 타고 훨훨 날아갈 수 있을까? 파랑새를 타고 5월의 밤을 달리니, 아카시아 향기가 내내 따라와 나를 감싼다. 파랑새
오바마가 대통령이 될 수 없는 이유

오바마가 대통령이 될 수 없는 이유

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 후보 오마바의 정신적 스승이자 대부인 제레미야 라이트(Jeremiah Wright) 목사는 이렇게 말했다.

“We bombed Hiroshima, we bombed Nagasaki, and we nuked far more than the thousands in New York and the Pentagon, and we never batted an eye.”

“We have supported state terrorism against the Palestinians and black South Africans, and now we are indignant because the stuff we have done overseas is now brought right back to our own front yards. America’s chickens are coming home to roost.” (Sep 2001)

“The government gives them the drugs, builds bigger prisons, passes a three-strike law and then wants us to sing ‘God Bless America.’ No, no, no, God damn America, that’s in the Bible for killing innocent people. God damn America for treating our citizens as less than human. God damn America for as long as she acts like she is God and she is supreme.” (2003)

“In the 21st century, white America got a wake-up call after 9/11/01. White America and the western world came to realize that people of color had not gone away, faded into the woodwork or just ‘disappeared’ as the Great White West kept on its merry way of ignoring black concerns.” (magazine article)

“Racism is how this country was founded and how this country is still run!…We [in the U.S.] believe in white supremacy and black inferiority and believe it more than we believe in God.” (sermon)

“Barack knows what it means living in a country and a culture that is controlled by rich white people. Hillary would never know that. Hillary ain’t never been called a nigger. Hillary has never had a people defined as a non-person.”

“Hillary is married to Bill, and Bill has been good to us. No he ain’t! Bill did us, just like he did Monica Lewinsky. He was riding dirty.” (sermon)

“The Israelis have illegally occupied Palestinian territories for over 40 years now. Divestment has now hit the table again as a strategy to wake the business community and wake up Americans concerning the injustice and the racism under which the Palestinians have lived because of Zionism.”

[Pastor Jeremiah Wright Controversy “Quotes”]

그러자 궁지에 몰린 오바마는 라이트 목사의 말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I’ve known Reverend Wright for almost 20 years. The person that I saw yesterday was not the person that I met 20 years ago. His comments were not only divisive and destructive, but I believe that they end up giving comfort to those who prey on hate, and I believe that they do not portray accurately the perspective of the black church.

[Obama Press Conference on Jeremiah Wright]

오바마에게 아버지와 같은 존재였던 라이트 목사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오바마가 모를 리는 없다. 그는 20년간이나 라이트 목사에게 설교와 가르침을 받으면서 자란 사람이 아니었던가. 문제는 위에서 인용된 라이트 목사의 설교나 말들이 직설적이긴 해도 진실에 근접한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문제가 될 말한 말들만 모아놓으니 라이트 목사가 위험한 인간처럼 보이지만 그의 전체 설교를 들어보면 그는 훌륭한 목사다.

미국의 조중동이라고 불릴 수 있는 Fox News의 장난을 비판한 동영상을 보면, 그가 어떤 상황에서 저런 이야기들을 했는지 알 수 있다. 수구 언론들의 하는 짓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다만 미국은 수구 언론의 비중이 한국보다는 높지 않다는 것.

오바마는 딜레마에 빠졌다. 진실을 긍정할 것인가. 아니면 아버지와 같은 사람을 부정할 것인가. 그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 라이트 목사와 결별했다. 하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는 법이다. 오바마는 너무나 훌륭한 스승을 두어 훌륭하게 성장했지만, 그의 훌륭한 스승은 그의 발목을 잡았다.

설령 오바마가 힐러리를 이기고 민주당 후보가 된다 하더라도 대통령이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유대인과 백인들의 미국 주류가 오바마와 라이트 목사를 내버려 두지는 않을 것이다. 비주류가 권력을 잡는다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이다. 아무리 매력적이고, 정의롭고, 똑똑하고, 잘생긴 인물이라 해도 그가 비주류라면 권력의 최고 정점에 서기 어렵다. 그런 일은 2002년 대한민국에서 딱 한번 일어난 일이다.

그런데, 라이트 목사가 오바마보다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은 어인 일일까.

이미 대통령이 아니다

이미 대통령이 아니다

제나라 선왕이 맹자에게 물었다. 탕왕은 걸왕을 내쫓았고, 무왕은 주왕을 정벌했다 하는데, 신하가 임금을 죽일 수도 있느냐고. 그러자 맹자는 이렇게 답했다.

인(仁)을 해치는 자는 남을 해치는 사람이라고 하고, 의(義)를 해치는 자는 잔인하게 구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남을 해치고 잔인하게 구는 자는 인심을 잃어 고립된 사람일 뿐입니다. 저는 인심을 잃어 고립된 사람인 걸과 주를 처형했다는 말을 들었어도 군주를 죽였다는 말을 듣지 못했습니다.

賊仁者謂之賊 賊義者謂之殘 殘賊之人謂之一夫 聞誅一夫紂矣 未聞弑君也

<孟子, 梁惠王 下>

국민을 광우병으로 섬기는 자는 이미 대통령이 아니다. 일제의 침략을 용서하고, 친일파들의 공을 살피자고 하는 자는 이미 대통령이 아니다.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콘크리트로 처발라 먹을 물마저 없애고자 하는 자는 이미 대통령이 아니다. 아무리 이 나라 국민들의 민도가 낮다고 하지만, 그런 자를 대통령으로 5년동안이나 두고 볼 수는 없는 일이다.

이것은 단지 잘살고 못살고의 문제가 아니고,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인 것이다. 오래 못갈 것이다. 아니 그렇게 되어야만 한다. 그것이 우리 자신과 우리 아이들을 살리는 길이다.

다음 아고라 탄핵 서명 현장

봄날은 가네 무심히도

봄날은 가네 무심히도

4월의 끝자락에서 봄은 벌써 저만치 멀어지고 있었다. 더 이상 흐드러질 수 없을 정도로 꽃들은 지천으로 피었고, 나뭇가지마다 연한 풀빛의 새순이 돋았다. 하늘은 맑고 높았고, 따사로운 햇볕 속에 살랑살랑 봄바람이 불었다. 그 상쾌하고 아련한 봄날에 한적한 길을 걸으며 숨을 깊이 들이키니, 짙은 봄기운이 온몸으로 빨려 들어왔다.

그 봄을 만끽하려는 순간 봄은 저만치 물러가 버리고 어느덧 여름 냄새가 다가왔다. 봄은 무심히도 그렇게 가버렸다. 너무나 아름다워서 슬픈 봄날은 이다지도 쉽게 가버렸다.

이런 날은 김윤아의 <봄날은 간다>를 들어야만 한다. 듣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봄날은 그렇게 갔다.

눈을 감으면 문득 그리운 날의 기억
아직까지도 마음이 저려오는 건
그건 아마 사람도 피고 지는 꽃처럼
아름다워서 슬프기 때문일 거야 아마도

봄날은 가네 무심히도 꽃잎은 지네 바람에
머물수 없던 아름다운 사람들
가만히 눈감으면 잡힐 것 같은
아련히 마음 아픈 추억같은 것들

봄은 또 오고 꽃은 피고 또 지고 피고
아름다워서 너무나 슬픈 이야기

봄날은 가네 무심히도 꽃잎은 지네 바람에
머물수 없던 아름다운 사람들
가만히 눈감으면 잡힐 것 같은
아련히 마음 아픈 추억같은 것들

눈을 감으면 문득 그리운 날의 기억
아직까지도 마음이 저려오는 건
그건 아마 사랑도피고 지는 꽃처럼
아름다워서 슬프기 때문일 거야 아마도

<김윤아, 봄날은 간다>

“맥북 에어”와의 일주일

“맥북 에어”와의 일주일

MacBook Air 벼르고 별렀던 맥북 에어를 기어이 지르고야 말았다. 그처럼 잘 빠진 녀석을 계속 외면하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다른 것에는 그다지 욕심을 내지 않는 내가 책과 컴퓨터는 한번 꽂히면 꼭 질러야 한다. 이것도 병이라면 병일 수 있는데, 쉽게 고쳐질 버릇은 아닌 것 같다. 맥북 에어를 일주일 정도 사용해 보니 뭐가 좋고 나쁜지 대략 알 수 있었다. 우선 맥북 에어의 외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정말 가볍고 정말 얇다. 외부 디자인과 이동성은 만점을 줄 수 있겠다. 13인치 화면도 아주 깨끗하고 밝고 선명하며, 특히 키보드의 느낌이 너무 좋다. 어두운 곳에서는 스스로 빛을 내는 키보드도 만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설치되어 있는 레오파드도 기존의 타이거보다 한층 진보된 성능을 보인다. 맥북 에어의 수퍼드라이브는 외장형으로 선택품목이다. 하지만 부트캠프를 이용하여 Windows를 설치하려 한다면 이 선택사양이 필수사양으로 변한다. 나는 업무때문에 어쩔 수 없이 Windows를 설치해야 했으므로, 추가로 10만원이상이 더 들었다. 부하가 걸릴 때 맥북 에어의 바람개비가 돌면 날카로운 소음이 시작되는데 귀에 거슬린다. 그리고 몇 가지 사소한 문제들이 있는데, 부팅 속도가 맥북보다 조금 느리다는 것과 스피커가 모노로 되어 있어 음악을 듣는데 조금 거슬리다는 것 등이 있다. USB 포트가 하나라는 것과 유선 LAN 포트가 없다는 것은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결론은 이렇다. 가격 대비 최고의 성능을 원한다면 맥북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는 것. 맥북과 비슷한 성능이지만 최고의 디자인과 이동성을 원한다면 50만원을 더 주고 맥북 에어를 구입해도 괜찮다는 것이다. 50만원을 더 투자할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는 어떤 기준을 더 중요시 여기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맥북 에어, 정말 물건은 물건이다. 몇년동안 노트북 살 일은 없을 것이다.
아내에게 불러주고 싶은 노래

아내에게 불러주고 싶은 노래

여우가 어린왕자에게 말했다. 너의 장미가 너에게 그토록 소중한 이유는 그 장미와 함께 한 시간때문이라고. 여우가 한 말은 맞는 말이지만, 사실 그것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어린왕자와 그 장미가 그렇게 소중한 시간을 같이 보내도록 운명지워졌다는 것.

나는 남녀의 사랑과 결혼에 관해서는 운명론자다. 그 무수한 가능성과 확률을 뚫고 한 여자와 한 남자가 만나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고, 평생을 같이한다는 것은 “운명” 말고 다른 것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러한 인연은 전생에서부터 미리 결정되어 있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속편한 일일지도 모른다.

오늘은 아내와 결혼을 한지 꼭 10년째 되는 날이다. 우리 부부는 무슨 기념일을 챙기는 편이 아니지만, 10년이라는 세월 앞에서는 감개무량함을 감출 수 없다. 돌아보면, 살과 같이 흐른 지난 세월이 마치 꿈만 같다. 우리는 그 세월을 별 탈없이 살아왔다. 딸아이가 생겼고, 그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 우리들은 어느덧 학부형이 되었다. 재기발랄하고 풋풋했던 20대는 아니지만, 이제 삶이 무엇인지 행복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야 행복한지를 어렴풋이나마 깨달은 중년은 소중하다.

아내가 기억하는지 모르겠다. 결혼 초였던가. 공원 벤치에 앉아 뉘엿뉘엿 지는 해를 바라보면서 단팥빵을 나누어 먹었던 일. 그러면서 우리는 늙어서도 이런 부부가 되자고 얘기했었던 일. 우리는 노인이 되어서도 그런 부부가 될 것이다. 할머니가 되어서도 아내는 나에게 까불까불 할 것이고, 할아버지가 된 나는 아내의 그런 쾌활함을 즐길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는 단팥빵을 나누어 먹을 것이다.

아내와 나의 사랑이 10년이라는 나이테를 둘러 꽤나 틈실해졌다. 이제 예전처럼 바람이 불고 비가 온다 하더라도 여간해서는 흔들리지 않는 그런 성숙함과 중후함이 보인다. 그렇다. 나이는 그냥 먹는 것이 아니고, 시간은 그냥 흐르는 것이 아님을 우리는 알았다.

(아내가 늘 강조하는 것이지만) 나는 운이 좋은 놈이다. 아내처럼 예쁘고 현명한 여자와 평생 함께 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아내를 닮은 예쁘고 똘똘한 딸을 얻었으니 말이다. 행복하다. 그리고 지금까지 잘해왔듯이 앞으로도 그렇게 잘 살 것이다. 욕심을 버리고 집착하지 않고 되도록 단순하고 소박하게 그렇게 살 것이다.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고 풍요롭게 하는지 우리는 지난 10년을 함께 배워왔다.

결혼 10주년에 아내에게 불러주고 싶은 노래가 있다. 아내가 늘 듣고 싶어하던 노래. 아내는 윤도현보다도 내가 더 이 노래를 잘 한다고 얘기했었지. 사실일 것이다. 내겐 너무 소중한 아내, 내겐 너무 행복한 당신. 앞으로의 10년은 더 행복한 시간이 될거야. 그렇지? 사랑해 그리고 고마워.

나의 하루를 가만히 닫아주는 너
은은한 달빛 따라 너의 모습 사라지고
홀로 남은 골목길엔 수줍은 내 마음만

나의 아픔을 가만히 안아주는 너
눈물 흘린 시간 뒤엔 언제나 네가 있어
상처받은 내 영혼에 따뜻한 네 손길만

처음엔 그냥 친군 줄만 알았어
아무 색깔 없이 언제나 영원하길
또 다시 사랑이라 부르진 않아
아무 아픔 없이 너만은 행복하길
워우워우 예~~~

널 만나면 말 없이 있어도
또 하나의 나처럼 편안했던 거야

널 만나면 순수한 네 모습에
철없는 아이처럼 잊었던 거야

내겐 너무 소중한 너
내겐 너무 행복한 너

<윤도현 밴드, 사랑 Two>

세상에서 가장 비싼 사진

세상에서 가장 비싼 사진

이메가의 미국 방문이 있기 전, 내가 알고 있었던 세상에서 가장 비싼 사진은 바로 이 사진이었다. 한 국가의 국보 1호와 맞바꾼 사진이니까 복구비 200억원 보다 훨씬 높은 가격의 사진임을 틀림없다. 어떤 사람들은 화재 현장에 와서 울부짖었고, 또 어떤 사람들은 사라진 국보의 제사까지 지냈다. 모르긴 몰라도 그들 중에는 지난 대선 때 이메가를 찍었고, 이번 총선 때는 한나라당을 찍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국보 1호와 맞바꾼 사진보다도 몇 만배나 더 비싼 사진이 나왔다. 역시 주인공은 이메가고, 조연으로 조지(고) 부시(고)가 출연하였다. 이메가가 미국 대통령의 별장이라는 캠프 데이비드에서 자기 위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개방했다. (사실 협상이라고도 볼 수 없지만) 쇠고기 협상이 타결되자 하룻밤 사이에 소값은 8%나 떨어졌고, 소를 키우는 농민들은 망연자실했다. 모르긴 몰라도 그 농민들 중 상당수는 지난 대선 때 이메가를 찍고, 이번 총선에서 한나라당을 찍었을 것이다. 이 쇠고기 협상에서 우리가 얻은 것은 이메가의 대통령 별장 숙박과 위의 사진 한장. 농민들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이 사진을 위해 우리나라 국민들의 목숨이 담보로 잡혔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도 광우병으로 의심되는 젊은이가 사망 직전에 있는데, 우리나라는 이메가의 사진 한장을 위해 아무런 조건없이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협상의 결과로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견되어도 우리나라는 수입을 금지할 수조차 없게 되었다.
또 30개월 미만 쇠고기의 경우 현행 수입 위생조건상 수입이 금지된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 7개 가운데 편도와 회장원위부(소장 끝부분)만 제외하고 척추뼈·뇌·눈 등 5개는 수입이 허용되고, 그동안 수입 목록에서 제외됐던 소시지·훈제·육포 등 쇠고기를 이용한 육가공품도 수입된다. 아울러 미국에서 광우병이 추가로 발생하면 미국 쪽이 곧바로 역학조사를 해 그 결과를 놓고 한국 정부와 협의하되, 국제수역사무국(OIE)의 ‘광우병위험통제국’ 지위에 반하는 상황이 발견될 경우에만 수입을 중단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광우병 발생 즉시 수입을 전면 중단할 수 있었다. [미 ‘뼈 있는 쇠고기’ 내달부터 밀려온다, 한겨레]
광우병이 어떤 병인가? 치료는 고사하고 진단도 할수 없는 치사율 100%인 병이다. 잠복기가 무려 10년에 이르기 때문에 자신이 광우병에 걸렸는지조차 알 수 없는 병이며, 자신의 뇌에 구멍이 숭숭 뚫리기 시작하면 발작을 하며 죽어야 하는 병이다. 돈에만 눈이 먼 미친 인간들이 소를 미치게 했고, 그 미친 소들이 죽어가며 사람을 죽이고 있다.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면 이런 일은 언제나 일어나게 되어 있다. 이제 우리나라는 광우병의 위험 앞에 고스란히 노출되었다.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으면 광우병에 걸린 소들이 어떤지 한번 감상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이메가와 부시의 저 사진 한장을 위해 우리 모두의 목숨이 저당잡혔다. 우리나라 국민 한사람의 목숨 값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으나, 저 사진은 인류 역사상 가장 비싼 사진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문제는 이제 시작이라는 것이다. 저 사진보다도 더 비싼 사진들이 앞으로도 5년동안 계속 쏟아질 것이다. 경제가 아니고, 이제 나를 포함한 우리들의 목숨, 우리 자식들의 목숨이 달린 문제가 되어버렸다. 5년을 견딜 수 있겠는가?
인생을 쉽게 사는 방법

인생을 쉽게 사는 방법

내 책상 컴퓨터 자판 옆에 있는 조그마한 책 한 권. 불교 초기 경전 중의 하나인 법구경이다. 일을 하다가 좀 시간이 나면 무심코 들춰 보면서 한 구절씩 읽곤 하는데, 그때마다 잔잔한 감동을 얻는다. 법구경의 ‘더러움’ 편에 있는 구절이 우연히 눈에 들어왔다.

얼굴이 두터워 수치를 모르고
뻔뻔스럽고 어리석고 무모하고
마음이 때묻은 사람에게
인생은 살아가기 쉽다

수치를 알고 항상 깨끗함을 생각하고
집착을 떠나 조심성이 많고
진리를 보고 조촐히 지내는 사람에게
인생은 살아가기 힘들다

<법구경, 244-245>

부끄러움을 모르고 뻔뻔하게 살면, 삶은 참 쉬워진다. 서너 달 사이 대한민국은 참 쉽게 사는 사람들의 천국이 되어버렸다. 견디기 힘들다. 이 조그마한 땅에 무슨 업보가 그렇게 많은 것일까? 반만년 동안 아니 해방 이후만 보더라도 이 동쪽의 조그마한 땅은 참 편안하게 지낸 적이 없는 것 같다. 늘 부끄러움을 모르는 자들이 날뛰는 세상이었다.

그런 와중에 이런 사람이 이 척박하고 황폐했던 나라의 제 16대 대통령이었다는 것은 기적이었다. 그를 추억하면서 견딜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누가 그를 잇겠다고 나설 것인가? 그가 우리의 희망이 될 것이다.

내 아이들에게는 어떤 삶을 보여 줄 것인가. 어떤 삶을 살라고 말할 것인가. 쉽고 살라고? 힘들게 살라고?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이 되라고 말해 주고 싶다. 그것이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예의인 것이다.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들에게 앞으로의 몇년은 참으로 고단한 시간이 될 것이다. 고단하고 힘들더라도 그것이 삶을 제대로 살아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