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르칸트(Samarkand)로 가기 위해 기차를 탔다. 아침이 되었어도 지지 않는 낮달이 기차를 줄곧 따라왔다.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들이 왜 초승달을 표상으로 사용하는지 알 것도 같았다. 기차는 끝이 없는 메마른 평원을 지나갔다. 목화밭이 끝없이 펼쳐진 곳도 있었고, 드문드문 사람이 사는 곳도 있었다. 그곳에는 어김없이 물이 흐르고 있었다. 사방에 지평선이 보였고, 마을에는 미류나무가 몇 그루 서 있었다.
기차 안에서 우리는 [...]
Entries from September 2007
사마르칸트까지 따라온 낮달
September 30th, 2007 · 2 Comments · Poetry, Travel
Tags:레지스탄·김완하·사마르칸트·티무르·허공이 키우는 나무·우즈베키스탄·울루그벡
비단길은 비단이 아니었다
September 27th, 2007 · No Comments · Travel
중앙아시아는 세계를 주름잡던 몇몇의 정복자의 의해 지배되었던 적이 있었다. 일찌기 알렉산더 대왕이 지나갔고, 몽골 칭기스칸의 지배를 받았으며, 14세기 아미르 티무르가 번성했던 시기가 있었다. 그 당시의 전쟁이란 것은 말을 타고 뿌연 먼지를 흩날리며 내달리는 것이었으리라. 감히 누가 수십만 명의 군대에 저항이라도 할 수 있었겠는가. 위대한 왕들의 군사들은 달릴 수 있는 데까지 달렸을 것이다. 그리고 후세 사람들은 [...]
경건한 공항
September 26th, 2007 · No Comments · Travel
자히르는 무릎을 꿇었다. 눈을 감고 기도했고, 메카를 향해 절을 했다. 공항 활주로에 비행기가 착륙하는 모습이 보였다. 독실한 무슬림인 그는 자기 종교에 대해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시간이 되면 묵묵히 메카를 향해 기도할 뿐이었다. 그 장소가 어디인지 상관하지 않았다. 오늘은 단지 공항에 있었기 때문에 그는 공항에서 기도한 것 뿐이었다.
평범하면서도 엄숙한 그의 모습은 순식간에 공항을 모스크로 만들었다. [...]
Tags:라마단·무슬림·공항·기도·우즈베키스탄·이슬람교·종교·중앙아시아
블로그 1주년, 나한테 주는 선물
September 26th, 2007 · 3 Comments · IT & Science
블로그를 시작한 지 이제 1년이 됐다. 그냥 지나치면 서운할 것 같아 내가 나한테 선물을 주기로 했다. 나는 선물을 주고받는데는 익숙하지 못한 그런 세대지만 말이다.
마침 어제 WordPress의 새로운 버전, Dexter가 나와서 블로그 1주년 기념으로 WordPress를 업그레이드하기로 했다. 이미 5개월 전에 업그레이드를 실패한 이후로 좀체로 시도하기가 부담스러웠다. 가장 큰 이유는 설치된 Plugin들이 새 버전에 맞지 않는 문제들이었다. [...]
Tags:Blog·Plugin·UTW·WordPress
슬픈 고향
September 24th, 2007 · No Comments · Life
길가의 코스모스가 한들거렸다. 바람은 흰구름을 동쪽으로 밀어냈고, 하늘은 깊은 푸른빛을 드러냈다. 소나무들은 쏴~아 하는 소리를 내며 춤을 추었다. 할아버지 산소는 단정하게 정리되어 있었으며, 그 옆에 서 있는 밤나무에는 밤이 탐스럽게 영글어 있었다. 태풍이 몰고 온 더운 바람으로 가을은 성큼 다가올 수 없었다. 예년에 비해 비도 많았고, 더위도 쉽게 물러가지 않았지만 어김없이 추석은 찾아왔다.
어르신들은 들에 일을 [...]
유시민, 이제 와서 망했다구?
September 20th, 2007 · 8 Comments · Thoughts
유시민 당신이 어떻게 이럴 수 있어? 한 번 잘해보기로 했잖아. 희망이 돼 준다고 했잖아. 내 돈까지 받고 이제 와서 망했다구? 내 돈 받고 대통령 안 된 사람 없다고 동네방네 떠벌이고 다녔는데, 당신이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냐구?
나도 얼마나 고민했는지 알아? 당신을 얼마나 아껴두고 싶었는 줄 아냐구? 정말 어렵게 결정해서 당신을 한 번 밀어보려 했는데, 시작하자마자 [...]
Tags:노무현·대선·대통령·대통합민주신당·광주·유시민·이해찬
이명박 대통령의 나라, 행복할까
September 19th, 2007 · 4 Comments · Thoughts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우리나라는 얼마나 좋아질까? 우리 국민은 얼마나 더 행복해질 것인가? 생각만 해도 가슴이 울렁거리고 울컥해지지 않나. 눈물이 나오려고 그러네.
우선 고위 공직자들은 “위장전입”에 대해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겠지. 그런 따위는 아예 거론되지도 않을 뿐더러 혹 야당이 장관 청문회 때 들고나온다 해도 “누가 감히 내 초본을 떼어 본다 말야”하고 버럭 소리지르면 그만 아냐? [...]
행복하게 사는 방법, “함께 비를 맞자”
September 17th, 2007 · 1 Comment · Life
예수는 삶의 진리를 참으로 쉽게 말씀하셨다.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율법)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습니다. “‘네 모든 마음과 모든 목숨과 모든 정성을 다해서, 네 하나님을 사랑하여라.’ 이것이 가장 중요하고, 우선되는 계명이다. 두 번째 계명은 ‘네 이웃을 네 자신처럼 사랑하여라’인데 이것도 첫째 계명과 똑같이 중요하다. 모든 율법과 예언자들의 말씀이 이 두 계명에서 나온 것이다.”
[마태복음 22:37-40]
결국 삶이란 [...]
딸아이가 보고 싶을 때는
September 17th, 2007 · 5 Comments · Life
딸아이가 보고 싶을 때는 아내가 그려 준 그림을 본다. 그 그림은 그 어떤 사진보다도 더 정확하게 딸아이의 표정을 담고 있다. 마른 팔다리와 살진 얼굴, 마치 “달려라 하니”의 얼굴 통통 버전이라고나 할까. 그림 속의 딸아이는 언제나 웃고 있다. “아뿌(아빠), 노라조(놀아 줘).” 우리 노라조 공주는 장난끼 가득한 얼굴로 나를 아뿌라 부르면서 연신 놀아 달라고 매달린다. 그걸 거절하는 [...]
신정아가 마녀가 된 이유
September 16th, 2007 · 11 Comments · People
중세 유럽에서 마녀로 의심받았던 여자들은 손발이 묶인 채로 물에 던져졌다. 물에 떠오르면 마녀로 낙인찍혀 화형에 쳐해졌고, 물에 가라앉으면 마녀의 혐의를 벗었다. 마녀의 혐의를 벗었다 해도 물에서 살아 나오기가 쉽지 않았다. 불에 타 죽든, 물에 빠져 죽든 마녀로 한 번 찍히면 쉽게 살아날 수 없었다. 그렇게 죽은 여인들이 수 만명에 달했다.
신정아가 마녀가 된 이유는 언론이 그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