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 한오라기의 혁명

후쿠오카 마사노부가 쓴 <짚 한오라기의 혁명>은 자연을 벗하며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경전과도 같은 책이다. 이 책이 오래 전에 절판되어 헌책방에서조차 찾기 힘들었는데, 작년 가을 녹색평론사에서 새롭게 출간되었다.

인간들이 하는 일이 모두 무가치하고, 쓸데없다고 주장하는 저자는 세상 모든 것이 無로 돌아가야 한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지난 수십년 동안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자연농법을 개발하여 인간들의 지혜와 욕망이 얼마나 무의미한지를 증명하였다.

땅을 갈지 않고, 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도 않으며, 풀조차 뽑지 않는 무위의 농법. 그 농법이 인간들이 과학이라는 것을 동원해 개발한 관행농법이나 유기농법에 결코 뒤지지 않음을 증명해냈다. 물론, 모든 것을 경제적 가치, 즉 돈으로만 환산하는 자본주의 세상의 인간들에게는 받아들여지지 않는 농법이지만 말이다.

세상의 모든 문제를 인간들이 만들어 놓고, 인간들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알량한 과학을 동원한다. 본질을 해체하는 분석의 과학 때문에 인간들은 점점 더 자연과 신으로부터 멀어져 갔다. 아무리 과학과 기술이 발전한다 하더라도 인간들은 자연과 같이 완벽한 시스템을 창조할 수 없다. 흉내내려 하지만 또다른 문제만을 만들 뿐이다.

인간들의 욕망과 공포는 수많은 걱정거리를 만들어냈다. 결국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이러한 걱정거리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한다. 아무 일도 하지 말고, 아무 걱정하지 마라. 세상은 완벽하고, 이미 구원되어 있는데 탐욕에서 벗어나지 못한 인간들만이 그것을 깨닫지 못한다.

이 책은 노자나 소로의 사상과 맥을 같이 하고 있지만, 사실 다음과 같은 예수의 가르침과도 다르지 않다.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 목숨을 위하여 무엇을 먹을까, 또는 무엇을 마실까 걱정하지 마라. 몸을 위하여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지 마라. 목숨이 음식보다 훨씬 소중하지 않느냐? 몸이 옷보다 훨씬 소중하지 않느냐? 하늘에 있는 새를 보아라. 새는 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고, 창고에 쌓아 두지도 않는다. 그러나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 새들을 먹이신다. 너희는 새보다 훨씬 더 귀하지 않느냐? 너희 중에 누가 걱정해서 자기의 수명을 조금이라도 연장할 수 있느냐? 너희는 왜 옷에 대해 걱정하느냐? 들에 피는 백합꽃이 어떻게 자라는가 생각해 보아라. 백합은 수고도 하지 않고, 옷감을 짜지도 않는다.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온갖 영화를 누린 솔로몬도 이 꽃 하나에 견줄 만큼 아름다운 옷을 입어 보지 못하였다. 하나님께서 오늘 있다가 내일이면 불 속에 던져질 들풀도 이렇게 입히시는데, 너희를 더 소중하게 입히시지 않겠느냐? 믿음이 적은 사람들아! 그러므로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혹은 ‘무엇을 입을까?’ 하면서 걱정하지 마라. 이런 걱정은 이방 사람들이나 하는 것이다.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는 너희에게 이 모든 것이 필요한 줄을 아신다. 먼저 아버지의 나라와 아버지의 의를 구하여라. 그러면 이 모든 것들이 너희에게 덤으로 주어질 것이다. 그러므로 내일 일을 걱정하지 마라. 내일 일은 내일 걱정할 것이고, 오늘의 고통은 오늘로 충분하다.

[마태복음 6:25-34]

하늘을 나는 새도, 들에 피는 백합화도 아무 걱정이 없는데, 인간들만이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한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을 사는 것이다. 지나간 시간에 얽매이지 말고, 오지 않은 시간을 가불하지 말며, 오로지 지금 이 순간을 누리라. 그리하면 아무 걱정이 없으리로다.

<짚 한오라기의 혁명>은 세상 모든 이들이 읽어야만 하는 경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