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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소요유

이명박 치하에서 국민 자격 없는 사람들

이명박 치하에서 국민 자격 없는 사람들

대한민국 국적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대한민국 여권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이명박 정권 아래서 자기가 당연히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생각한다면, 아니 대한민국 국민은 고사하고 “사람” 대접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착각이고 오해고 오산이다.

용산에서 5명의 철거민들이 불길에 휩싸여 개만도 못한 죽음을 당했다. 누구한테? 민중의 지팡이라고 자부하는 경찰한테 말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한다는 그 경찰한테 말이다. 엄동설한에 오갈데 없는 철거민들이 시위를 시작하자 3시간 만에 특공대 투입이 결정됐고, 하루만에 무자비한 진압을 통해 5명이 죽고, 수십 명이 체포되었다.

그들의 죄는 수십년 동안 용산에서 세입자로서 “가난”하게 살았다는 것이고, 재개발이 시작되자 갈곳이 없었다는 것이고, 이사비 정도만 받고 나가라고 할 때 조용히 꺼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권 아래서는 그것이 이 엄동설한에 불에 타서 죽어도 될 정도의 중죄인 것이다.

용산구청은 이미 지난해부터 이런 사태를 미리 예고하고 있었다.

구청에 와서 생떼거리를 쓰는 사람은 민주시민 대우를 받지 못하오니 제발 자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용산구청 앞 간판, “생떼거리 쓰는 사람은 자제하시길”, 오마이뉴스]

여기서 생떼거리를 쓰는 사람은 당연히 철거민들을 지칭하는 것이고, 민주시민 대접을 받지 못한다는 것은 개만도 못한 취급을 할 수 있다는 경고였다. 철거민들은 지금이 이명박 정권 세상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 하기야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에서는 그들에게 보이는 것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5명의 철거민이 죽고나서도 청와대의 한 대변인은 이렇게 말했다.

이런 과격시위의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는데 이번 사고가 그런 악순환을 끊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김은혜, “과격시위 악순환 끊는 계기” 발언 논란, 오마이뉴스]

이건 이명박 정권의 솔직한 심정을 철모르는 청와대 대변인이 순진하게 얘기한 것이다. 앞으로도 생떼거리를 쓰거나 과격시위를 하면 저렇게 죽을 수 있으니 밤길 조심하라는 일종의 부드러운 협박이다.

신지호라는 한나라당 국회의원은 아예 대놓고 이렇게 얘기했다.

전철연은 반 대한민국 단체이고, 이번 농성은 생존권 투쟁이 아니라 전철연이라는 반 대한민국 단체가 벌인 도심테러이다.

[신지호 “반국가단체의 도심테러”, 오마이뉴스]

철거민들이 모여 만든 단체는 반국가 테러단체이고, 철거민들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라 테러분자라는 말을 공공연히 한다. 물론 신지호라는 자도 이명박과 같은 뉴라이트 출신이다.

이명박 정권 치하에서 국민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은 고소영, 강부자 정도 그리고 종부세 대상자가 될 정도의 재산이 있는 사람들 정도이다. 전체 국민에 1~2% 되는 사람들이다. 이명박 정권이 얘기하는 거의 모든 정책, 경제 살리기 등등은 다 그 사람들을 위해서지, 나나 당신들을 위해서가 아니다.

이런 극한 상황을 당하고도 아직도 이명박이 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런 사람들은 정신적으로는 이명박 정권의 국민이 될 수도 있겠다. 물론, 그들이 국민 취급을 하지 않겠지만 말이다.

이명박이 지하 벙커로 들어가고나서, 자칭 미네르바라는 네티즌이 구속되었고, 5명의 철거민이 숨졌다. 이명박은 이미 만반의 준비를 끝낸 셈이고, 이건 시작일 뿐이다. 누차 얘기하지만, 선택은 둘 중 하나다. 견디든지 아니면 싸워 끌어내든지. 이도저도 아니면 소망교회라도 다녀보든지.

돌아가신 철거민들의 명복을 빈다. 다음에는 철거없는 나라에서 태어나서 행복하게 사시길. 부디.

꿈은 이루어질 것인가

꿈은 이루어질 것인가

어제는 작심하고 하루종일 TV 앞에 앉아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을 보았다. 직접 워싱턴에 가볼까 생각도 해봤지만, 날씨도 춥고 사람이 너무 많을 것 같아 일찌감치 TV로 오바마의 대통령 취임을 지켜보기로 했다.

오바마를 지지하든 그를 지지하지 않든 모든 사람이 동의하는 것이 있다. 바로 새로운 역사의 시작이라는 것. 링컨이 노예해방선언문에 서명한지 정확히 146년만에, 그리고 마틴 루터 킹 목사가 바로 그 링컨기념관 앞에서 그 역사에 남을만한 연설인 “I have a dream”을 외친지 46년만에 현재 세계 초강대국이라는 미국에서 첫 흑인 대통령이 탄생했다.

흑인이 아닌 나도 이렇게 가슴이 벅차오르는데, 정작 흑인들은 어떻겠는가. 수백년동안 노예로 비천한 삶을 살았고, 아직도 보이지 않는 차별로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그들은 모두 감격의 눈물을 흘리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 오바마의 대통령 취임은 그들에게 있어 제2의 해방을 의미했다.

1963년 8월 28일, 마틴 루터 킹 목사는 링컨 기념관 앞에서 이렇게 사자후를 토했다.

I have a dream that one day this nation will rise up and live out the true meaning of its creed: We hold these truths to be self-evident that all men are created equal.

I have a dream that one day on the red hills of Georgia the sons of former slaves and the sons of former slave owners will be able to sit down together at the table of brotherhood.

I have a dream that one day even the state of Mississippi, a state sweltering with the heat of injustice, sweltering with the heat of oppression, will be transformed into an oasis of freedom and justice.

I have a dream that my four little children will one day live in a nation where they will not be judged by the color of their skin but by the content of their character. I have a dream today!

I have a dream that one day, down in Alabama, with its vicious racists, with its governor having his lips dripping with the words of interposition and nullification; one day right down in Alabama little black boys and black girls will be able to join hands with little white boys and white girls as sisters and brothers. I have a dream today!

I have a dream that one day every valley shall be exalted, and every hill and mountain shall be made low, the rough places will be made plain, and the crooked places will be made straight, and the glory of the Lord shall be revealed and all flesh shall see it together.

<마틴 루터 킹, “I have a dream” 연설 중에서>

그리고, 46년이 지난 2009년 1월 20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링컨 기념관 맞은 편에 있는 국회의사당 앞에서 대통령 취임 연설로 이렇게 화답했다.

The time has come to reaffirm our enduring spirit; to choose our better history; to carry forward that precious gift, that noble idea, passed on from generation to generation: the God-given promise that all are equal, all are free, and all deserve a chance to pursue their full measure of happiness.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연설 중에서>

사람은 피부 색깔에 관계 없이, 가진 것에 관계 없이 모두 평등하다는 진리, 자유롭다는 진리, 그리고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는 진리가 링컨이 노예해방을 선언한지 150여년만에 그리고 킹 목사가 외친지 50여년만에 오바마에 의해 실현되어지려는 순간이다.

지금 미국은 경제 문제를 비롯해서 수많은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이 세계 초강대국으로서 엄청난 권력을 휘둘러왔지만, 그들은 탐욕스러웠고, 겸손하지 못했으며, 때로는 무자비했다. 촘스키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야말로 통제되지 않는, 통제할 수 없는 수퍼 불량 국가였던 것이다. 이제 그 미국이 자신들의 탐욕으로 인한 엄청난 위기에 봉착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들은 새로운 지도자로 오바마를 택했다.

오바마가 미국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그는 그 전의 미국 지도자들 보다는 조금은 더 도덕적이고, 조금은 더 진보적일 것이라는 기대는 있다. 그가 제시한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방책들을 보면 그가 적어도 건전한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Our challenges may be new. The instruments with which we meet them may be new. But those values upon which our success depends — hard work and honesty, courage and fair play, tolerance and curiosity, loyalty and patriotism — these things are old. These things are true. They have been the quiet force of progress throughout our history. What is demanded then is a return to these truths. What is required of us now is a new era of responsibility — a recognition, on the part of every American, that we have duties to ourselves, our nation and the world, duties that we do not grudgingly accept but rather seize gladly, firm in the knowledge that there is nothing so satisfying to the spirit, so defining of our character, than giving our all to a difficult task.

열심히 일하기, 정직, 용기, 선의의 경쟁, 관용, 호기심, 성실, 그리고 애국심. 결국 인간이 가치를 생산해낼 수 있는 무기들은 우리가 이미 너무도 잘 알고 있는 기본들이다. 그는 그의 취임 연설에서 그 기본을 강조했다.

비주류가 대통령이라는 권력의 최고 정점에 오르기 위해서는 주류보다도 더 도덕적이어야 하며, 더 똑똑해야 하며, 더 정직해야 하며, 더 열심히 일해야 하며, 더 잘생겨야 하며, 더 말을 잘해야 한다. 게다가 하늘도 도와야 한다. (미국의 경제 위기가 터지지 않았더라면 오바마가 아무리 훌륭한 자질이 있다 하더라도 대통령이 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이 된 것은 미국 국민들 뿐만 아니라 전세계 민중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좋은 일일 것임이 분명하다. 그의 통치 아래서 미국이 지금보다는 조금 더 도덕적이고 조금 덜 탐욕적이길 기도한다. 오바마가 킹 목사의 꿈을 한발 한발 이루어가길 기도한다.

미네르바 구속, 이것은 인터넷과 리만 브라더스의 전쟁이다

미네르바 구속, 이것은 인터넷과 리만 브라더스의 전쟁이다

이제부터 인터넷에 글을 쓸 때, 비록 개인 블로그라 할지라도 논문처럼 정확한 레퍼런스(참고문헌)와 주석을 달아야 할 것이다. 언제 어떻게 검찰에 소환될지 모르니, 어디까지가 인용이고 어디까지가 의견인지를 명확히 해두어야 한다. 그래야만 혐의를 벗을 수도 있고, 처벌을 받더라도 최소화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다음 아고라에서 정확한 경제 예측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한 인터넷 논객이 미네르바다. 미네르바가 이렇게 인터넷과 언론을 주목을 받게 된 이유는 그의 해박한 경제 지식과 손쉽게 얻을 수 없는 고급 정보를 바탕으로한 정확한 경제 진단과 예측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작년부터 대한민국 경제 정책을 좌지우지한 “리만 브라더스”의 뻘짓 때문일 것이다.

나는 다음 아고라를 가지 않기 때문에 그의 존재를 알지 못했지만, 언론이나 다른 인터넷 사이트에 옮겨진 그의 글을 몇 편 읽어 보았다. 큰 틀에서 그가 한 이야기들이 나에게는 그렇게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나 같은 소시민에게도 벌써 2005년 말, 2006년도부터 미국 서브 프라임 모기지가 엄청난 문제를 일으킬 거라는 소문들이 심심치 않게 들려왔기 때문이다. 그것이 미국발 금융 위기를 불러올 것이고, 우리나라도 그 금융위기에서 절대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것,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얘기였다.

리만 브라더스가 그 위기를 잘 넘길 수 없을 것이라는 사실 또한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얘기였다. 리만 브라더스의 이력만 보더라도 그것은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일이었으며, 작년에 리만 브라더스가 1년 내내 행한 짓들을 보면 이미 증명된 사실이다. 위기의 시작은 미국이었지만, 그 위기를 증폭시킨 것은 그들의 책임이다. 한 마디로 호미로 막을 수 있었던 것을 지금은 포크레인으로도 못막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

해가 바뀌자마자 우리의 검찰께서 “미네르바 검거”라는 탁월한 선택을 하시어, 오히려 리만 브라더스를 더 곤경에 처하게 했다. 물론, 리만 브라더스의 지시였는지, 아니면 검찰 스스로 판단해서 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미네르바 검거는 검찰은 물론 리만 브라더스에게도 결코 득이 되지 않는 악수임은 분명하다.

지금 인터넷 상에서는 “검찰이 구속한 미네르바가 바로 그 미네르바가 맞냐”라는 논란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검찰이 구속한 미네르바는 여러 미네르바 중의 한 명일 뿐이다”라는 사실이다. 이것이 사실 중요한 문제는 아니지만, 워낙 말들이 많으니 나도 “사실만 가지고” 숟가락 한 번 꽂아보면,

1. 인터넷,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다음 아고라에서 필명으로 미네르바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사람은 여러 명이 존재한다. 이것은 다음 아고라 운영자에게 물어봐도 금방 진위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이고 더군다나 정부의 핵심 관계자까지도 확인해 준 사안이다. (정부 핵심 관계자 “미네르바 복수”, 매일경제)

2. 검찰에 구속된 미네르바는 작년 12월 신동아에 인터뷰를 한적이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신동아에 인터뷰를 한 미네르바는 다른 사람이다. 신동아가 그 인터뷰를 조작하지 않았다면, 그들은 그들이 인터뷰한 다른 미네르바를 알고 있을 것이다. 물론, 취재원 보호 차원에서 얘기하지는 않겠지만, 지금 구속된 미네르바가 자신들과 인터뷰한 미네르바인지 아닌지는 확인해줄 수 있지 않을까? (미네르바, 신동아 기고한 적 없다고 부인, 한국경제)

3. 우리의 검찰께서 신동아 관련 부분은 수사를 하지 않겠다고 말씀하시어 오히려 의혹을 증폭시키셨으며, 지금 구속된 미네르바가 그 미네르바가 아님을 확인시켜 주시었다.

검찰 관계자는 “앞으로 박씨가 글을 쓴 동기와 배경, 공범 또는 주변인물이 있는지 등을 수사할 계획”이라며 “그러나 지난해 말 한 월간지와 인터뷰를 했는지는 수사 대상이 아니다“라고 향후 수사 방향을 밝혔다.

[연합뉴스, 인터넷논객 ‘미네르바’ 구속 수감]

우리의 검찰께서는 요즘들어 가장 중요한 핵심 사안이라 여겨지는 부분들을 일부러 또는 괜히 애둘러 가시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신동아 인터뷰 부분은 여러 미네르바 중 바로 그 미네르바를 구별하는데 핵심 사안이라는 점에서 이미 검찰은 지금 구속한 미네르바가 그 미네르바가 아니라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말씀해 주시었다.

4. 지금 검찰에 구속된 미네르바는 “허위사실 유포”라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미네르바가 썼다는 그 많은 글 중에 특히 연말에 정부가 “금융기관에 달러 매입 자제” 공문을 보냈다는 글을 문제삼고 있는데, 그렇다면 정부는 금융기관에 달러 매입 자제를 요청했을까 안했을까? 이석현 의원(이 사람은 국회의원이다)은 정부가 분명히 금융기관에 달러 매입 자제를 전화로 요청했다고 한다. (“정부가 시중은행에 ‘달러매입자제’ 전화까지 했다”, 오마이뉴스)

5. 그렇다면 “전화”로 요청한 것을 “공문”을 보냈다고 했기 때문에 “허위 사실 유포”에 걸린다고 지금 검찰께서는 주장하고 계시고, 여러 미네르바 중 한 미네르바를 구속시킨 것이다. 이것이 과연 구속 사유가 될 수 있을까? 우리의 법원 영장 전담 판사이신 김용상 판사께서는 왜 구속영장을 발부해 주셨을까?

김용상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외환시장 및 국가 신인도에 영향을 미친 사안으로서 그 성격 및 중대성에 비춰 구속수사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영장 발부사유를 밝혔다.

[뉴시스, 미네르바 구속, 네티즌들 갑론을박]

6. 전화로 달러매입자제를 요청한 것을 공문으로 보냈다고 했기에 범죄사실이 소명된다고 하신 김용상 판사는 그동안 어떤 판결을 내리셨을까? 법관은 늘 판결로 얘기한다고 하는데, 김용상 판사의 프로필이 인터넷에 공개되었다고 수사 대상이라고 공공연히 얘기하는 검찰. 그렇다면 김용상 판사의 그간의 판결들이 국가 기밀이라도 된다 말인가?

사실 검찰에 구속된 미네르바가 진짜 원조 미네르바냐 아니냐는 논란은 이 사건의 핵심이 아니다. 일개 네티즌이 사소한 거짓말(전화로 한 것을 공문으로 했다고 했기에)을 인터넷 게시판에 올렸다고 구속을 했다는 사실, 검찰의 그러한 주장에 법원까지 손을 들어주었다는 사실. 이것은 이명박 정권들어 우리나라가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은 것이 아니고, 30년전 쯤 독재의 시절까지 되찾았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다.

새해들어 이명박 정권은 검찰을 동원해 인터넷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미네르바의 구속은 그 한 단면을 보여준 것에 불과하다. 리만 브라더스와 인터넷, 과연 리만 브라더스는 인터넷을 평정할 수 있을까? 확실한 것은 이명박이든, 강만수든, 검찰이든, 영장전담판사든 간에 인터넷이 어떤 공간인지를 잘 모른다는 점이다. 잘 알지도 못하는 인터넷과의 전쟁, 리만 브라더스는 승리할 수 있을까?

이것이 인터넷 최강국이라는 나라에서 2009년 새해 벽두에 일어나는 일들이다.

민노씨의 2008 블로그 오디세이 리스트 선정 소감

민노씨의 2008 블로그 오디세이 리스트 선정 소감

민노씨 님이 선정한 2008 블로그 오디세이 리스트에 내 블로그가 선정되었다. 물론, 그의 주관과 취향 그리고 선호에 의해 선정된 지극히 개인적인 리스트이긴 하지만, 나는 올블로그 Top100 블로그에 당첨된 것보다도 훨씬 기쁘고 행복하다. 2008년에 민노씨가 여행했던 블로그들 그리고 그에게 영감과 따뜻함을 전해주었던 블로그 목록들에 들게 된 것은 내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다.

민노씨 하면 아는 분들은 다들 아시겠지만, 우리나라 블로그계의 마당발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의 뜨거운 열정과 그 엄청난 생산력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그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지만, 그는 정말 왕성한 사회 활동가가 아닐까 그런 짐작을 해본다. 그의 관심사는 정치, 경제, 법 등을 시작으로 영화, 드라마까지 거치는 않는 것이 없으며, 그가 알고 있고 그가 좋아하거나 찾아다니는 블로그가 적어도 수백에 이르는 것 같다. 나 같은 소시민은 엄두가 나지 않는 규모다.

더군다나 그는 사안마다 엄청난 자료 조사를 바탕으로 정확하고 날카로운 분석을 한다. 그의 관점은 대체로 올바르며, 그의 의견에는 쉽게 고개를 끄덕일만 하다. 날카로운 이성과 따뜻한 가슴을 가진 사람임이 분명하고, 그의 이런 모습들이 그의 블로그 구석구석 스며들어 있다. 민노씨 님과 나는 블로그 상에서 개인적인 교류를 하기도 했는데, 바로 내가 최초로 블로그 중매를 섰던 총각이 바로 민노씨 님이다.

그렇다면 그 민노씨 님이 내 블로그에 대해서는 무엇이라 평가했을까.

6. 소요유. http://www.soyoyoo.com/
블로거의 개성과 실존이 강렬하게 투영되는 블로그를 나는 좋아한다. 그렇게 개성이 강한 블로그들 가운데는 이견에 대한 대화가 어려운 경우도 종종 있다. 특히 정치적인 철학에서 견해 차이가 존재하면 더더욱 그런 경향이 많은데, 소요유 블로그는 강렬한 개성을 갖고 있지만,  대화가 가능한 블로그라고 생각한다. 물론 답글이 좀 인색한 편이긴 하지만. : )

[민노씨, 2008년 블로그 오디세이 회고]

민노씨 님은 나와 정치적인 견해가 다르다고 (또는 그 차이가 크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민노씨 님과 나의 정치적인 견해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부분이 바로 “노무현에 대한 평가”가 아닐까 한다. 그 부분을 제외하고는 아마도 그렇게 크지는 않을 것이다.

답글이 인색하다고 한 부분은 나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몇 가지 변명을 해보자면, 천성이 게으르고 또는 무심하다 보니 일일히 댓글에 답글을 할 수 없을 뿐더러, 나는 내 블로그에 올린 내 글들이 다른 블로거들의 댓글이나 평가에 의해 완성된다고 보기 때문에 내 블로그를 찾는 분들의 견해에 일일히 토를 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블로그 댓글에 일일히 답글을 다는 블로그 주인장들을 보면 사실 존경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만큼 나는 성의있는 인간이 아니다.

우리나라 블로그계에는 수많은 블로그들이 우주의 별처럼 존재한다. 민노씨 님의 블로그는 블로그 우주의 나침반 같은 소중한 존재다. 그 수많은 별들을 잘 알지 못해도 민노씨 님의 블로그만이라도 알면 블로그 우주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새해에도 더욱 건필하시고, 혹시 결혼하시게 되면 알려주십시오. 민노씨 님! 😉

추. 민노씨 님 말마따나 아거 님은 속히 빙하기의 동면에서 깨어나서 사바 세계로 돌아오시길.

강기갑을 지켜내야 하는 이유

강기갑을 지켜내야 하는 이유

18대 국회가 당연히 막장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은 지난 해 봄 총선이 끝난 바로 직후였다. 수구 정당 한나라당이 170석을 넘었고, 그에 못지 않은 수구 정당 자유선진당이 18석, 친박연대라는 해괴한 이름을 가진 한나라당 샴쌍둥이가 8석으로 국회의 3분의 2가 수구들로 득시글거렸다. 게다가 무늬만 야당인 민주당이 80여석, 그리고 잘난 진보 민노당은 17대에 비해 반으로 줄어든 5석에 불과했다.

이런 “똥덩어리” (강마에 버전으로) 국회를 만든 우리 국민들의 저력(?)에 대해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건 박정희, 전두환의 군사 쿠데타에 의해 생긴 결과가 아니다. 물론 역사적으로 파고들면 그들의 영향이 없다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 직접적으로는 국민들의 무관심과 탐욕이 빚은 불행한 결과다. 수구세력 지지자들을 제외하고 모두가 깊이 반성해야할 일이다.

그런데, 쓰레기장에서 장미꽃이 핀다고 이런 막장 18대 국회를 만든 국민들이 용서받을 수 있다면 그 이유는 강기갑이라는 인물 때문일 것이다. 나는 정말 경남 사천의 유권자들에게 깊이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그들이야말로 18대 국회 유일한 희망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을 국회로 보내주었다.

나는 민주노동당 당원이 아니고, 그 당을 지지하지도 않는다. 참여정부 시절 민노당이 보여주었던 정치력 부재와 그동안 민노당의 간판이라 불려왔던 권영길, 노회찬, 심상정 등에 깊이깊이 실망했던 사람이다. 권영길, 노회찬, 심상정은 좌파 인텔리일지언정 그들은 노동자 농민이 아니다. 그들은 머리와 말로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다. (다크 나이트의 조커가 말했듯이) 그들은 스키머(Schemer)이고, (김근태, 문국현이 그렇듯이) 그들은 껍데기다.

내가 민노당을 지지하지도 않으면서 강달프 강기갑에 주목하는 이유는 그가 현재 18대 국회의 유일한 희망이기 때문이다. 누구에게? 이 땅의 농민들과 노동자들에게 말이다. 일하는 사람들에게 말이다. 자신의 노동으로 가치를 생산하고 창조하고 그러면서도 늘 고달프게 살아가는 서민들에게 말이다. 강기갑의 어깨에 수백만 농민들의 그리고 천만 노동자들의 한과 기대와 염원이 걸려 있다.

강기갑은 평생 농민으로 살아왔다. 그는 그의 두손으로 흙을 일구고, 곡식을 키우면서 살아온 사람이다. 지금은 정치인이 되었지만 그는 여전히 뼛속 깊이 농민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는 투박하고, 거칠고, 어눌하고, 세련되지 못했지만, 그는 정직한 손을 가지고 있고, 노동의 의미를 온몸으로 알고 있다. 이 지점에서 강기갑은 말로만 정치를 하던 기존 좌파 인텔리들과 극명하게 구별된다.

조중동, 한나라당으로 대표되는 수구들은 본능적으로 누가 그들의 주적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들의 주적을 숙청하기 위해 악랄하게 그리고 집요하게 공격한다. 대단한 능력이다. 김대중, 노무현, 유시민, 이해찬 등이 끊임없이 그들의 표적이 되었다. 그들이 정치 무대에서 사라지자, (노무현은 여전히 그들의 밥이지만) 이제 그 화살이 강기갑을 향하고 있다. 강기갑은 현재 수구들의 눈엣가시다.

한나라당은 강기갑의 사퇴결의안을 준비하고, 국회사무처는 강기갑을 고발한단다. 검찰은 법원에서 나온 1심 결과가 너무가볍다며 어떻게 해서든 강기갑을 선거법 위반으로 국회에서 끌어내려 하고 있다. 조중동은 연일 강기갑에 대해 폭력사범으로 집중포화를 퍼붓고 있다.

수구세력 지지자들을 제외하고, 대한민국에는 현재 강기갑이 필요하다. 그는 현재 대한민국 국회를 구할 수 있는 단 한명의 의인이다. 수구들의 표적이 된 강기갑을 지켜야 한다. 당신이 노동자, 농민, 서민이라면 강기갑에게 힘을 보태주어야 한다. 지금 이명박과 한나라당이 끌고가는 이 나라가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우리들은 강기갑을 끌어안아야 한다.

나는 노무현, 유시민에 이어 세번째로 강기갑을 후원하기로 마음먹었다. 그가 국회에서 정정당당히 의정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저 탐욕에 찌든 한나라당과 수구세력에게 “거침없이 하이킥”을 날릴 수 있도록 그를 우리가 지켜내야 할 것이다.

강기갑 의원에게 한가지 부탁하고 싶은데, 다음에는 저 박계동이의 면상에 국민의 이름으로 정의의 고무신을 날려주시길 바란다. 룸싸롱에서 여종업원 가슴이나 만지던 자가 국회사무처장이라니. 이런 자들 때문에 대한민국 국회는 하염없이 막장으로 치닫는 것이다.

내가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목록

내가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목록

Windows 95가 처음 나왔을 때, 95번 깔아야 제대로 돌아간다는 농담이 나돌았다. 그 당시 컴퓨터에 문외한인 동료들의 PC를 무던히도 밀었던 기억이 있다. 그 이후 Windows 2000이 나왔을 때의 절망감이란, 정말! 아무튼 지금은 데스크탑 운영체제로 Windows XP와 Mac OS X를 사용하고 있는데, XP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나온 운영체제치고는 안정적인 편이었다. 그래도 1년에 한번 정도는 하드를 밀어주고, 청소를 해주어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다. 웹초보 님의 글을 보고, 나도 내가 주로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목록을 정리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애플리케이션을 선택하는 데에는 두 가지 기준이 있는데, 하나는 되도록 오픈소스나 프리웨어를 사용하자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되도록 가볍고 담백한 것을 사용하자는 것이다. 다음은 현재 주로 사용하고 있는 Windows용 애플리케이션 목록이다.
Firefox Google Chrome Thunderbird FileZilla PuTTy Skype PSPad Paint.NET iTunes Google Picasa Google Earth TweetDeck Nero Burner KMPlayer Gadwin PrintScreen CCleaner Lavasoft Ad-Aware AVG Anti-Virus Free Malwarebytes’ Anti-Malware PCFree WinRAR Adobe Photoshop Adobe Acrobat Microsoft Office Hangul
Microsoft Office 대신 Open Office를 주로 사용하고 싶은데, 아직까지 Microsoft가 업계 표준처럼 되어 있어 삭제하기가 쉽지는 않다. Photoshop 같은 경우도 오픈소스 진영의 대용품들이 있긴 한데, 워낙 오래 전부터 사용해와서 계속 쓰고 있다. 앞으로 필수 목록이라 여길만한 소프트웨어들이 있으면 여기에 추가할 것이다. 그나저나 웹초보 님의 방대한 목록에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무릇 지도자란 이런 사람이어야

무릇 지도자란 이런 사람이어야

좋은 지도자는 조직의 구성원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고 당당할 수 있도록 한다. 같은 꿈을 꾸고, 같은 방향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격려한다. 조직의 구성원들은 지도자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그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낸다. 우리나라는 한때 그런 지도자를 가졌었다. 그는 이미 역사의 뒤안으로 물러났지만, 결코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베토벤 바이러스의 강마에를 보면서, 문득 그 사람이 생각났다. 현실이라는 땅에 발을 붙이고 있으면서도 무던히도 원칙과 상식을 말했던 사람. 내 생전에 강마에와 같은 지도자를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가 보여준 가치는 결코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여러분들을 창피하게 만들지 않겠습니다. 우리가 연주할 음악 앞에 작곡가 앞에 관객들 앞에 여러분들이 당당히 나서도록 하겠습니다. 우리의 음악을 들은 한사람 한사람이 이 힘든 세상에 작은 위로라도 받을 수 있게 하겠습니다. 그게 제가 이 시향을 하는 궁극적인 목표이자 꿈입니다. 여러분들도 그 꿈을 같이 꿨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우리에게 필요한 건 배트맨?

혹시 우리에게 필요한 건 배트맨?

이제서야 광야에서 백마를 타고 올 초인을 목놓아 기다리고 있는 시인의 마음을 알 것도 같다. 끝없는 절망의 나락 속에서 그여 그 희미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시인의 그 애타는 마음을 알 것도 같다.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 놓아 부르게 하리라

[이육사, 광야]

영화 Dark Knight에서 고담시의 정의로운 검사 Harvey Dent는 “영웅으로 죽든지 아니면 오래 살아남아 악당이 되는 것을 보든지” 둘 중의 하나라고 얘기했다.

WAYNE: Exactly. Who appointed the Batman?
DENT: We did. All of us who stood by and let scum take control of our city.
NATASCHA: But this is a democracy, Harvey.
DENT: When their enemies were at the gate, the Romans would suspend democracy and appoint one man to protect the city. It wasn’t considered an honor. It was considered public service.
RACHEL: And the last man they asked to protect the republic was named Caesar. He never gave up that power.
DENT: Well, I guess you either die a hero or you live long enough to see yourself become the villain. Look, whoever the Batman is, he doesn’t want to spend the rest of his life doing this. How could he?

사람들의 탐욕과 무관심 속에서 태어난 야만의 시대에 우리들은 절망했다. 앞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육사의 그토록 원했던 초인이나 Harvey가 원했던 배트맨은 과연 우리 앞에 나타날 것인가? 이 야만의 시대를 어떻게 견딜 것인가?

차라리 영화였으면, 차라리 영화였으면 하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아이들의 가슴에 대못을 치는 세상

아이들의 가슴에 대못을 치는 세상

가르치지 않아도 아이들은 잘 자란다. 예쁘고 반듯하고 명랑하고 건강하게 자란다. 잠든 아이 머리맡에 있는 일기장을 펼쳐보다가 “내가 나비가 된다면”이라는 제목의 일기가 눈에 들어왔다.

내가 나비가 된다면 가장 예쁜 꽃에 집을 지을 것이다. 어떻게 지을거냐면 꽃에 눕고 또다른 꽃잎을 이불로 사용할 것이다. 집을 다 완성하면 꿀을 많이 모아 친구들에게 나누어줄 것이다. 그리고 꿀벌과도 힘을 합쳐서 꿀을 모을 것이다.

여름과 가을이 지나서 겨울이 되면 그동안 꿀벌이랑 친구들과 모은 꿀들을 똑같이 나누어 가질 것이다. 친구들과 꿀벌들은 내년 봄에 다시 만날 것이다.

초등학교 1학년 딸아이가 쓴 너무나 따뜻하고 예쁜 글이다. 내가 간섭하지 않아도 아이는 이렇게 잘 자라고 있다. 대견하고 고마운 일이다.

이렇게 예쁜 아이들이 좋은 선생님들과 즐겁게 공부해야 할 학교에 탐욕에 찌들은 자들은 경찰까지 밀어넣었다. 일제고사라는 시험시간에 체험학습을 허락했다는 이유로 선생님들을 자르고, 아이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겼다. 대한민국의 “교육현장”에서 2008년 12월에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사회 곳곳이 전쟁터 아니면 공사판으로 변하고 있다. 나중에 우리는 아이들에게 어떤 변명을 해댈 것인가? 절반의 탐욕과 절반의 무관심으로 이 야만의 권력을 우리 손으로 만들었다고 자랑할 것인가?

성탄절을 앞두고 가장 즐거워야할 아이들의 가슴에 대한민국은 대못을 치고 있다. 예수가 와서 통곡할 일이 아닌가.

눈을 맞으며 눈물 흘리다

눈을 맞으며 눈물 흘리다

절규하지는 않더라도 가슴이 더 아려올 때가 있다. 분노하지 않더라도 가슴이 더 먹먹할 때가 있다. 주위를 둘러보면 참으로 착한 사람들 뿐인데, 이런 사람들만 있으면 세상은 그래도 살아볼만한 곳일 것 같은데, 그것은 불행하게도 순진한 사람들의 착각일 뿐이다.

2008년은 탐욕에 찌들은 자들이 마음껏 본색을 드러낸 한해였다. 부끄러워하지도 미안해하지도 않은 것은 물론이었다. 제 정신을 가진 사람들은 눈과 귀를 막지 않고는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모든 것은 뒤죽박죽이었고, 아무런 계획도 없었고, 오직 한줌도 안되는 무리들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우왕좌왕이었다.

새천년에 되불러져온 야만은 그전의 것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 원치 않는 자들에게 알지도 못한 채 당한 폭력의 세월을 뒤로 하고, 이제는 스스로의 손으로 선출한 권력에 모든 것을 알고도 당하는 무자비함은 차라리 개그의 한장면이라 하는 것이 속편할 일일지도 모른다.

성탄절이 다가와도 그 흔한 캐롤 소리 하나 들리지 않고, 어느 누구도 예전에 누리던 그 연말연시의 들뜸을 누리지 못했다. 눈이 펑펑 쏟아지는 성탄 전야에도 개조차 컹컹거리며 뛰어다니지 못한다. 모든 것은 경제 논리와 자본의 논리로 치환되었고, 사람들은 하나씩 둘씩 잘려나갔다.

그 흔하디 흔하게 얘기하던 희망이라는 덕담 한마디도 이제는 쉽게 내뱉을 수 없는 어둠의 시간들. 이런 시간을 이런 노래라도 듣지 못한다면 차마 견딜 수 없을 것이다.

어느 문닫은 상점
길게 늘어진 카페트
갑자기 내게 말을 거네

난 중동의 소녀
방 안에 갇힌 14살
하루 1달라를 버는

난 푸른 빛 커피
향을 자세히 맡으니
익숙한 땀, 흙의 냄새

난 아프리카의 신
열매의 주인
땅의 주인

문득, 어제 산 외투
내 가슴팍에 기대
눈물 흘리며 하소연하네
내 말 좀 들어달라고

난 사람이었네
공장 속에서 이 옷이 되어 팔려왔지만

난 사람이었네
어느날 문득 이 옷이 되어 팔려왔지만

자본이라는 이름에
세계라는 이름에
정의라는 이름에
개발이라는 이름에
세련된 너의 폭력
세련된 너의 착취
세련된 너의 전쟁
세련된 너의 파괴

붉게 화려한 루비
벌거벗은 조명이 되어
돌처럼 굳은 손을 내밀며
내 빈 가슴 좀 보라고

난 심장이었네
탄광 속에서 반지가 되어 팔려왔지만

난 심장이었네
어느날 문득 반지가 되어 팔려왔지만

난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난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난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루시드 폴, “사람이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