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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명박 대신 이런 사람을 얘기하자

이제 이명박 대신 이런 사람을 얘기하자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들 하지만, 정치인이자 대선주자로서의 이명박은 이미 그 바닥을 드러냈다. 천박을 넘어 “명박”스런 그의 말과 행동 속에서 우리가 건질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가 뿜어대는 비전이라는 것은 잿빛 콘크리트 속에서 싹을 틔우지 못하는 씨앗들의 절망 뿐이다. 청계천은 시멘트 어항으로 변했고, 펌프질로 길어올려지는 한강물은 숨을 쉬지 못해 허덕인다. 전 국토의 강들을 시멘트로 쳐발라 운하를 만들자고 떠들어대는 그의 억지에 이 산하와 이 땅의 생명들은 절망한다.

불구자 낙태, 동성애자들은 비정상, 바이올린 줄이 금속이기에 금속노조에 가입, 프라이드가 없으면 노조를 만든다, 중견 배우는 한물 간 배우 등등의 발언에서 우리는 어떤 희망을 느끼는가? 정치인, 기업인으로서의 이명박 인생 궤적에서 우리는 어떤 가르침을 배울 수 있는가? 우리 자식들에게 이명박처럼 살라고 할 수 있겠는가? 나는 그럴 수 없다.

이런 철학 부재의 명박스런 인간에 대해선 그만 얘기하자. 그에게는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 주고 들려 줄 가치가 아무 것도 없다. 대신 이제 이런 사람을 얘기하자.

권정생. [강아지똥]과 [몽실언니]의 작가. 평생 자연과 어린이들을 소중히 여겼던 사람. 자기의 거의 모든 수입을 자선단체에 기부하면서 자신은 안동의 골짜기 5평짜리 오두막에서 기거했던 사람. 몇 안 되는 이 시대의 진정한 어른이 엊그제 세상을 떠났다. 마지막 유서에조차 어린이를 위한 마음, 통일에 대한 염원이 담겨 있다.

인세는 어린이로 인해 생긴 것이니 그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굶주린 북녘 어린이들을 위해 쓰고 여력이 되면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굶주린 아이들을 위해서도 써달라.

남북한이 서로 미워하거나 싸우지 말고 통일을 이뤄 잘 살았으면 좋겠다.

강아지똥조차도 자연의 소중한 밑거름이 된다는 진리를 일깨운 선생의 글에게 우리는 자연과 생명, 인간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권정생 선생의 소박하면서 아름다운 글들이 힘이 있는 것은 선생이 평생을 그렇게 살아오셨기 때문이다. 실천의 힘. 그것이 선생의 글과 작품을 더욱 빛나게 만든다.

삼류 정치인의 잿빛 발언 대신, 권정생 선생의 어린이와 자연에 대한 소박한 사랑을 더 많이 얘기했으면 좋겠다. 이 사회를 보다 나은 곳으로 만드는 것은 이명박의 경부운하가 아닌 권정생의 삶과 글과 그리고 그의 오두막임을 깨닫자.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나라에 이렇게 훌륭한 선생이 계셨음을 말해주자.

권정생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부디 편안하시길…

권정생

천정배는 최병렬 사돈일 뿐이다

천정배는 최병렬 사돈일 뿐이다

목포가 배출한 3대 수재 중 한 사람으로 사법고시를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하고도 전두환에게 임명장을 받을 수 없다며 변호사의 길을 택한 사람. 조영래, 노무현 등과 함께 민변 활동으로 우리나라 민주주의 확립에 기여한 사람. 그리고 지난 대선에서 현역 국회의원 중 누구보다도 먼저 노무현을 지지하고 나섰던 사람. 열린우리당의 초대 원내대표였고, 참여정부의 법무부장관까지 지냈던 사람, 천정배.

한때 천정배라는 사람에게 참 큰 기대를 했었다. 아마 차세대 지도자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까지 했던 사람이다. 하지만 그는 나를 비롯한 많은 이들의 기대를 무참히 짓밟았다. 그도 다른 정치꾼들과 마찬가지로 배신의 머나먼 길을 철새처럼 날아갔다. 그의 정치적 신념을 차치하고라도 김근태 버금가는 형광등 같은 정치 감각으로 어떻게 목포 3대 수재라는 평을 들었는지 모를 일이다.

열린우리당이 개혁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첫단추를 잘못 꿰었기 때문이다. 이번 국회에서 열린우리당의 첫 원내대표였던 그는 원구성을 할 때 한나라당에게 법사위원장 자리를 넘긴다. 그 이후 열린우리당은 국회 과반수 의석을 갖고도 단 한 차례도 제대로 된 개혁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했다. 이 첫 패착은 한나라당이 적은 의석을 갖고도 국회를 마음껏 유린할 수 있도록 도와준 행위였다.

또한 그는 참여정부에서 법무부장관이라는 중책을 맡고도 검찰 개혁을 제대로 이루어내지 못했다. 강정구 교수에 대한 불구속 지휘 한 것을 빼고 그가 한 일은 아무것도 없을 정도다. 그가 열린우리당의 의석을 갖고 국가보안법을 폐지했다면 강정구는 수사 대상조차 되지 않았을 것이다. 폐지는 고사하고 상정조차 못한 책임의 가장 큰 부분은 천정배가 져야 한다.

이제 열린우리당을 이렇게 말아먹고도 그는 노무현을 욕하면서 당을 박차고 나가버렸다. 그리고 뜬금없이 한미FTA를 반대한다며 단식에 들어갔다. 차라리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 단식을 했다면 그러려니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 단식으로 천정배의 변비가 낫기를 기대할 뿐이다.

천정배는 자기가 진짜로 싸워야 할 대상을 젖혀두고 청와대를 겨냥하고 있다. 하기는 자기 딸이 한나라당의 전직 대표였던 최병렬의 조카며느리가 되었으니 이제 같은 식구가 된 모양이다. 한나라당과 같은 편이 되어서 “모든 것이 노무현 탓”이라는 철지난 유행가를 부르고 있다. 한마디로 가소롭다. 지지율이 채 1%도 되지 않는 자가 대권을 꿈꾸니 역시 오버를 할 수 밖에 없는 모양이다.

한때 목포가 낳은 수재로 이름을 날리며 민주화에 기여한 천정배는 그렇게 스러져가고 있다. 목포를 부끄럽게 만들고 있다. 천정배는 이제 최병렬의 사돈으로만 기억될 뿐이다. 배신자는 그렇게 치욕으로 기억되다 잊혀져야 한다.

심상정은 좌파 전여옥?

심상정은 좌파 전여옥?

아니면 전여옥은 수구 심상정? 이렇게 얘기하면 누가 더 좋아하고 누가 더 기분 나빠할까? 둘 다 기분이 좋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요사이 이 두 분의 국회의원님들은 거의 막상막하라 할 만큼 수준이 근접해 있다.

우리나라 유일의 이념 정당 민노당이 신자유주의를 반대하고 FTA를 반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들이 어거지 논리를 들이댄다 해도 자본주의와 세계화에 대한 그들의 지향을 알기 때문에 (그리고 아직까지는 그들에 대한 일말의 기대가 있기 때문에) 그들의 얘기가 들어 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통령이 제안한 개헌에 이르러서는 민노당의 스탠스를 이해할 수 없다. 자신들이 대통령 4년 중임제를 당론이라고 얘기해 왔으면서 막상 대통령이 그렇게 개헌을 하자하니 되지도 않을 개헌을 왜 꺼내냐며 대통령을 구박한다. 대통령에게 의제를 선점당해서 배가 아파서 그런가?

지난 3개월동안 국회의원이라는 자들이 개헌에 대해 한 일이 도대체 뭔가? 나는 이 사람들이 왜 나라로부터 돈을 타가는지 알 수가 없다. 그리고 막상 대통령이 개헌을 발의하겠다고 하니 각 정당의 원내대표라는 자들이 모여 “다음 국회에서 하겠다”라고 합의를 했다? 왜 다음에 할 수 있는 것을 지금 하면 안되나? 그리고 당신들이 다음에도 국회의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나? 당신들이 뭔데 다음 국회에서 할 걸 미리 결정하나? 지금 할 일도 제대로 못하는 족속들이.

대통령이 조건부로 유보하겠다고 하니 아주 신이 났다. 민노당 의원 심상정은 한 술 더 뜬다.

잘못한 일을 잘못했다고 말해야 합니다. 대통령이 국민과 기싸움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대통령의 원포인트 개헌 추진은 기승전결 모두가 잘못된, 나쁜 정치의 전형입니다. 나쁜 정치를 철회하면서 구차스러운 조건을 걸고, 흥정하려는 태도는 정당하지 않습니다.

<대통령, ‘원포인트 개헌’ 실패 솔직히 인정해야, 오마이뉴스>

난 노무현 대통령이 뭘 잘못했는지 알지 못한다. 국회의원들 말을 안 들어서? 대통령이 언제 국민과 기싸움을 했는지도 알지 못한다. 나쁜 정치의 전형이라? 자신의 공약을 지키는 것이 나쁜 정치의 전형이라고? 그리고, 언제 대통령이 개헌 발의를 철회했는가?

아직도 노무현을 이렇게 모르니 맨날 깨지는 것이다. 정말 대통령이 개헌 발의를 철회할 것으로 생각하나? 당신들이 임기를 줄여가면서 꼭 하겠다라고 약속하면 모를까 그렇지 않을 경우 노무현 대통령은 개헌을 발의할 것이다. 그것이 노무현이다. 하지도 않을 것은 아예 꺼내지도 않는다.

민노당의 심상정 의원을 비롯한 대부분 의원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개헌 발의가 두려운 것이다. 그것을 막을 명분은 없는데, 노무현이 시작한 일을 찬성할 수도 없고, 반대할 수도 없고. 정말 대통령에게 사정하고 싶은 것이다. 발의만을 말아 달라고. 아닌가?

당신들의 무책임한 태도에 대통령은 쐐기를 박을 것이다. 당신들은 대통령의 발의를 투표로 반대할 권한이 있다. 그 권한대로 한 번 해 보기 바란다.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개헌은 결국 국민들이 결정하는 것이다. 과연 국민들이 당신들의 말을 믿을까 아니면 대통령의 말을 믿을까? 내기해도 좋다.

심상정은 결국 좌파 전여옥이었다.

조폭언론 비판하다 조폭되어 버린 강준만

조폭언론 비판하다 조폭되어 버린 강준만

옛날 묘기대행진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여러 기인들의 위험천만한 묘기가 나올 때면 아이들은 절대 따라해서는 안된다는 자막이 친절하게 흘렀다. 보자기 뒤집어 쓰고 수퍼맨 흉내를 내는 아이들이 있었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호기심 많은 애들은 제법 따라할 만도 했다. 전북대 교수 강준만은 조폭언론이란 말을 만들어내며 조중동을 신랄하게 비판했던 인물이다. 싸우다가 닮는다더니 이제 강준만은 자신이 그렇게 비판했던 조폭언론 조중동을 넘어서는 조폭이 되었다. 조중동에게 바란다. 당신들의 기사마다 “강준만은 절대 따라하지 마라”라는 문구를 넣어달라. 얼치기 조폭 흉내내다가 강준만이 다치기라도 하면 조중동이 책임질 것도 아니지 않은가. 한국일보에 기고한 강준만의 “노무현과 박정희”라는 조폭칼럼은 노무현을 까기 위해 별 관심도 없는 FTA를 들이댄 경우라 하겠다. 정작 강준만은 FTA에 대해 찬반을 밝히지도 않았다. 다만 노무현의 FTA의 추진 방식이 박정희의 쿠데타와 비슷하다면서 그는 자신의 독심술을 근거로 들었다. 강준만이 독심술까지. 이제 천하무적 변신로보트가 된 강준만은 노무현과 안희정의 심연에 박정희가 존재한다고 관심법을 들이대고 있다. 이 관심법을 피할 자가 과연 누구일까. 잔민 패거리 궁물의 이론적 대부답게 그는 노무현이라면 이를 갈고 있다. 한 때는 “노무현과 국민사기극”이라는 책을 썼던 (그리하여 나로 하여금 그 책을 사게 했던) 그가 이제는 반노의 최첨단을 달리고 있다. 그때는 노무현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에 그를 찬양했고, 민주당 분당 이후로 그의 실체를 파악했기에 반노로 돌아섰다? 반노로 돌아선 계기가 좀 창피하지 않을까? 그깟 잔민 패거리들의 궁물을 지켜주기 위해서? 나는 개인적으로 강준만 같은 부류의 인간들이 제일 밥맛이다. 한 때는 마치 개혁의 선봉임을 자처하다가 자신과의 이해관계와 어긋난다하여 오바질하는 인간들. 이런 인간들이 대학 교수입네 하면서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치는지 궁금하기도 하지만 이제 이런 인간들의 글은 그만 봤으면 좋겠다. 아주 신물이 난다. FTA에 대해서는 노무현만큼이나 찬성하고 있는 김대중 전대통령에 대해서 강준만은 뭐라 할까? 만약 김대중이 FTA를 추진했다면 강준만은 과연 김대중을 비아냥대면서 씹었을까? 강준만의 학생들은 잔민 패거리 때문에 변신로보트가 된 자신의 선생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할까? 조중동보다 더 조폭이라고 생각할까? 강준만의 학생들이 가여워지는 나른한 봄날이다.
추락하는 이명박 날개가 없다

추락하는 이명박 날개가 없다

대선 후보 선호도 1위를 달리고 있는 한나라당 이명박에 대한 검증이 시작되었다. 박근혜의 법률 특보 정인봉에 의해 불거진 이번 검증은 김유찬이라는 인물에 의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었다. 설 연휴를 앞두고 박근혜가 미국을 방문하고 있을때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치밀한 기획에 의해 시작된 것 같지만, 정인봉과 김유찬의 주장대로라면 이명박은 파렴치한 위증교사범이 될 확률이 높아졌다.

1996년 국회의원 선거 당시, 이명박은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한다. 아니 판결이 나기 전에 이명박이 사퇴를 해 버린다. 그 당시 이명박의 보좌관이었던 김유찬의 폭로에 의해서 일어난 일이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순 선거법 위반일 줄 알고 있었다. 언론이 제대로 보도도 안 했고, 이미 사퇴한 후라 이명박에 대한 판결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정인봉과 김유찬이 내 놓은 얘기는 이명박이 단순한 선거법 위반 사범이 아니고, 범인 해외 도피와 김유찬에 대한 살해 협박 그리고 위증교사까지 한 파렴치한이라는 것이다. 이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명박은 정말 위험한 인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사람이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서다니. 그리고 여론조사상으로 대선 후보 선호도 1위를 차지하다니.

이명박 측의 변명은 초라해 보인다. 김대업 수법이라며 추악한 공작 정치란다. 김대업을 들먹거리는 것으로 보아 김유찬의 주장이 더 사실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만약 사실이 아니라면 당장 민형사상으로 고발할텐데 그럴 수 없는 처지인 것 같다.

단 한 방으로 무너지는 이명박. 그의 정치 생명은 거의 끝난 것 같다. 하지만 이명박이 지금 그만 두어서는 안된다. 적어도 한나라당 후보까지는 되어야 한다. 그래야 한나라당이 대선에서 또 물을 먹을 것 아닌가.

이명박이 고건만한 아이큐가 안되는 것으로 보이므로 이명박과 박근혜의 혈투는 볼만 할 것 같다. 혹시 아는가. 회창옹이 다시 나올지.

김남주를 어찌 잊을 수 있으랴

김남주를 어찌 잊을 수 있으랴

세상이 그를 잊는다해도 나는 그럴 수 없다. 아직도 그의 시가 나의 폐부를 찌르며 나를 일깨우는데, 어찌 그를 잊을 수 있겠는가. 살아야 할 사람들은 그처럼 그렇게 갔다. 하늘도 그가 필요했을까. 그래서 그렇게 빨리 그를 데려갔을까. 그가 간 지 벌써 13년. 세상은 그가 없이 이렇게 굴러왔지만, 그가 있었다면 조금은 더 떳떳한 곳이 되지 않았을까.

김남주. 우리 시대의 참시인이자 혁명의 전위에 선 사람. 그는 싸울 수 밖에 없는 시대에 태어나 시를 무기로 사랑을 무기로 싸웠다. 사랑으로 넘치는 뜨거운 가슴을 가진 사람. 그의 사랑은 세상의 불의와 부조리에 대해 물러서지 않았고 시가 되었다. 그의 시는 여전히 뜨겁고 여전히 유효하다.

좋은 벗들은 이제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네
살아 남은 이들도 잡혀 잔인한 벽 속에 갇혀 있거나
지하의 물이 되어 숨죽여 흐르고
더러는 국경의 밤을 넘어 유령으로 떠돌기도 하고

그러나 동지, 잃지 말게 승리에 대한 신념을
지금은 시련을 참고 견디어야 할 때,
심신을 단련하게나 미래는 아름답고
그것은 우리의 것이네

이별의 때가 왔네
자네가 보여준 용기를 가지고
자네가 두고 간 무기를 들고 나는 떠나네
자네가 몸소 행동으로 가르쳐준 말
참된 삶은 소유가 아니라 존재로 향한 끊임없는 모험 속에 있다는
투쟁 속에서만이 인간은 순간마다 새롭게 태어난다는
혁명은 실천 속에서만이 제 갈 길을 바로 간다는
―그 말을 되새기며

[김남주, 벗에게]

그가 보여준 참된 삶을 추억하며 그의 시를 다시 한 번 읽어 본다. 아! 김남주.

합천군이 용서받을 수 있다면 바로 이 학생 때문

합천군이 용서받을 수 있다면 바로 이 학생 때문

구약성경 창세기에 보면 소돔과 고모라에 단 열 명의 의인이 없어 멸망당하는 대목이 나온다. 단 열 명의 의인이 있었다면 여호와는 소돔과 고모라를 용서하겠다고 아브람에게 약속했다.

합천군은 전두환이라는 독재자를 낳은 땅이다. 합천군수 심의조와 일부 합천군민은 그들이 부끄러워해야 할 인물 전두환을 기념하기 위해 일해공원을 만든다고 한다. 그들의 도덕적 해이가 구약의 소돔과 고모라를 보는 듯 하다.

하지만 합천에는 나이 어린 의인이 있었다. 만약 합천군이 역사의 용서를 받는다면 바로 이 나이 어린 학생 때문일 것이다.

원경고등학교 학생 정겨울. 그가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공개편지는 어른들의 부도덕함과 잘못을 꾸짖으며 합천이 살 길을 열어 놓았다.

군수님, 망월동 묘지를 가보셨는지요? 그 숱한 죽음들을 우리에게 어떻게 설명하실 수 있는지요? 군수님께서 지금 하시는 일을 그 영령들은 어떻게 바라보실 거 같은지요? 그 가족들은 또 어떤 생각이 들겠는지요?

어린 저희도 그 정도의 도리는 알겠는데 군수님은 무슨 연유로 이런 일을 하시는지요? 군수님. 광주는 우리의 조국이 아닌지요? 군수님께서 지금 하시는 일은 정의롭지도 않고, 오히려 지역을 분열시키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합천군수에게 인간의 도리가 무엇인지 가르쳐 준 정겨울 군의 역사 의식과 용기에 고마움을 표한다. 합천군수 심의조는 이 학생의 가르침에 따라야 할 것이다.

나이만 먹는다고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정겨울 군이야 말로 합천을 구할 수 있는 진정 용기있는 어른이다.

박근혜, 피는 콜라보다 진하다

박근혜, 피는 콜라보다 진하다

인혁당 사건 유족들에게 위로할 생각이 없냐는 기자의 질문에 한나라당 대선 후보 박근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돌아가신 분에 대해서는 안타깝다. 지난번에도 법에 따라 한 것이고 이번에도 법에 따라 한 것인데, 그러면 법 중 하나가 잘못 된 것 아니겠냐?”

돌아가신 분들에 대해서는 안타깝단다. 단지 안타깝단다. 자기 아버지 박정희가 간첩 누명을 씌워 사형판결 후 18시간만에 죽인 사람들에게, 그리고 30년 넘는 세월을 눈물로 보냈을 유가족들에게 한마디 미안하단 말도 없이 단지 안타깝단다. 인간의 탈을 쓰고 이럴 수 있을까. 이런 천인공노할 여자(여자라고 하기에도 너무 잔인한 자)가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섰다.

박근혜가 한 말의 의미는 유신시대의 법이 정당하다는 것이다. 인혁당에 연루되어 사형당한 사람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지금의 법은 그리고 지금의 정부는 자기를 음해하기 위한 정치공세를 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때 박정희에 의해 죽은 사람들은 죽어도 마땅한 사람들이었으며 그 사람들을 죽인 자기 아버지는 정당했다는 말이다.

박정희는 수 많은 사람을 죽인 살인범이다.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몇 십년 후퇴시킨 독재자일 뿐이다. 정말 아버지를 사랑하는 딸이라면 아버지가 지은 죄를 평생 용서받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 아닌가. 살인범이자 독재자인 아버지를 더욱 욕되게 만드는 딸 박근혜.

무섭다.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얼마나 많은 무고한 사람들을 가슴 아프게 할 것인가. 단 한 사람의 가슴을 어루만질 수 없는 사람이 어떻게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서는가. 박근혜의 대선 출마는 기네스북에 오를 적반하장이다.

박근혜에게는 독재자의 피가 흐르고 있다. 일본군 장교였던, 남로당 군총책이었던 아버지의 친일의 피가 기회주의자의 피가 그리고 배신자의 피가 흐르고 있다. 피는 역시 콜라보다 진하다는 것을 박근혜가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박근혜는 대통령이 되기 전에 먼저 인간이 되어야 한다. 짐승만도 못한 사람이 어찌 한 나라를 책임지겠다고 덤비는가. 대한민국이 그렇게 만만한 나라가 아니다. 정신차려라.

나를 구토하게 만드는 사람들

나를 구토하게 만드는 사람들

이들이 쓴 글이나 인터뷰를 보면 구역질이 난다. 아주 똥밟은 기분이다. 드럽다. 차라리 수구꼴통으로 일관하는 정형근, 김용갑 등이 훨씬 담백해 보인다.

한 때 언론개혁에 누구보다도 앞장 섰던 강준만, 손석춘, 그리고 우리나라 진보학계의 거두 최장집. 이들이 최근 내놓은 글을 보면 이들이 얼마나 비겁하고 위선적이며 이중인격자들인지 알 수 있다. 김대중 정부 때까지만 하더라도 친정부적 성향을 보이던 이들이 노무현 등에 칼질을 해대는데 그 교활함과 논리의 허접함이 조중동을 능가한다. 반노도 이런 반노가 없다. 아주 비열하다.

강준만은 한겨레21에 기고한 [한겨레의 기이한 침묵]이라는 글에서 한겨레가 지난 4년간 노무현 정부에 대해 거리두기를 실패했다고 질타한다. 아주 시리즈 기획을 만들어 노무현 정부를 까대라고 충고하는 글을 보고 첫 번째 오바이트가 쏠렸다. 조중동에 폐해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선전하고 다녔던 그가 조중동을 옹호하며 조중동에게 공격당할 꺼리를 제공하는 노무현이 문제라며 발끈하는 센스. 마치 성폭행 피해자가 (예를 들면 미니스커트를 입었다는 이유로) 성폭행 당할 꺼리를 제공했다며 성폭행한 놈을 변호하는 논리와 하등 다를 바 없는 말도 안되는 논리로 한겨레에 훈장질을 해댄다. 이 때문에 성한용이 조중동을 능가하는 웃긴 기사를 쓴지도 모를 일이다.

손석춘은 한겨레에서 짤렸는지 어쨌는지는 모르지만 최근 오마이뉴스로 옮겨서 그의 허접함을 과시하고 있다. 대부분 진보진영의 진영논리가 그렇지만 손석춘은 신자유주의, FTA, 미군 기지 이전, 이라크 파병 아니면 할 얘기가 없는 모양이다. 오로지 노무현을 까기 위해 신자유주의와 미국을 들먹인다.

그래서 어쩌자는 건데? 손석춘을 비롯한 진보들은 우리나라가 신자유주의를 거부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미국과 대등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나? 나는 그들이 도대체 뭘 하자는 건지, 대안이 뭔지 얘기하는 것을 들을 적이 없다. 미군을 당장 철수시키자고? 작통권 환수하자는 것도 난리치는 국민들이 한둘이 아닌데 지금 미군 철수가 가능하다고 보는가? 일은 다 때가 있는 것이다. 지금은 작통권을 환수할 수 있을 만한 때지만 미군을 철수시킬만하게 우리 사회가 무르익지 않았다. 노동운동을 하는 노조라고 다 선이 아니다. 왜 손석춘은 노무현 정부가 노동운동을 탄압한다고 목청을 높이면서 왜 노조의 비리에는 침묵하는가. 최근 현대차 노조의 행위가 상식적이라고 보는가.

최장집의 한겨레 인터뷰는 화룡점정이다. 노무현 정부가 실패했으니 한나라당으로 정권이 넘어가는 것은 당연하단다. 이 정도 인식 수준으로 어떻게 논문을 쓰고 교수질을 하는지 어안이 벙벙하다. 일부러 이렇게 생각하려고 해도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냥 한나라당으로 입당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지지자의 신뢰를 잃었고 객관적 사회 경제 지표가 노무현 정부가 실패한 정부임을 증명한단다. 당신이 노무현을 지지한 때도 있었던가? 김대중 정부 때는 신자유주의 안 했나? 노무현 정부의 객관적 경제 지표는 역대 최고임을 정말 모르는가? 난 지난 4년간 한 순간도 노무현 정부에 대해 실망한 적이 없다. 그가 원칙과 상식, 신뢰를 저버린 적이 없기 때문이다.

최장집에게 경고한다. 함부로 얘기하지 마라. 노무현 정부가 실패했다고? 우리 20년 아니 10년 후에 다시 한 번 얘기해 보자. 당신 얘기가 맞는지 내 얘기가 맞는지. 난 노무현 정부가 이룩해 놓은 정책과 비전이 적어도 10년 후에는 다시 평가받으리란 것을 안다. 내기할까?

지금 진보들이 얘기하는 것처럼 우리나라는 아직 이념으로 사고하고 정치할 수 있을 단계가 아니다. 아직 친일과 독재 세력도 청산이 되지 않았고 오히려 이들이 우리 사회의 주류가 아닌가. 이념 정당이라고는 민노당 밖에 없는데 이들의 수준이 한나라당과 대동소이하지 않은가.

친일 독재 세력이 정리되어야 하고 언론이 개혁되어야 한다. 그리고 통일이 된 연후에 우리도 유럽처럼 좌우가 균형을 갖춘 제대로 된 정치세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아직은 노무현이 얘기하는 가치들 상식, 원칙, 반지역주의, 실용적 경제 운용 등이 훨씬 유용하고 현실적이다.

강준만, 손석춘, 최장집. 그동안 당신들이 쌓아온 소중한 공적들을 제발 허물지 말라. 그리고 노무현을 도와달라. 지향이 달라 돕지 못하겠다면 제발 그 입이라도 다물라.

당신들의 입냄새 때문에 오늘도 구역질이 난다.

고건, 미안하다 진심으로 사과한다

고건, 미안하다 진심으로 사과한다

나는 그동안 고건을 과소평가했다. 그 점 정말 미안하게 생각하고 진심으로 사과한다.

사람들이 왜 당신을 ‘처세의 달인’이라 부르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 당신은 적어도 이회창이나 이명박, 박근혜, 정동영, 김근태 보다는 한 수 위다. 주제 파악에 있어서 당신을 따라갈 대권 후보는 없는 것 같다.

당신의 불출마 선언은 아마 당신의 공직 생활 중 가장 잘한 결정 중 하나일 것이다. 이미 한 달 전에 나는 당신이 정리되었다는 글을 썼지만 이렇게 빠르게 당신이 포기할 줄은 몰랐다. 당신이 나의 허를 찔렀다. 존경한다.

어차피 당신은 대통령 감도 아니었고, 출마한다고 해서 대통령이 될 수도 없었다. 국무총리를 두 번씩이나 했으니 당신은 당신이 감당할 수 있는 능력 이상의 직책을 두 번씩이나 한 셈이다. 그 정도에 만족하고 내려가니 당신은 그나마 당신과 당신 가족의 명예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해서도 당신의 불출마는 정말 소중한 결정이다.

진정한 고수는 자기가 물러날 때를 아는 사람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당신을 높이 평가한다. 부디 건강하게 손자들과 함께 행복한 여생을 보내시라.

다른 후보들 특히 여권의 정동영, 김근태에게 당부한다. 고건의 처세를 본받으라. 처세에 관해서는 그를 당할 자가 없다. 안되는 것은 안되는 것이다. 정동영, 김근태로는 한나라당을 이길 수도 없고, 노무현 정부의 정책을 이어받을 수도 없다. 고건처럼 신속한 결단을 부탁한다. 그럼 당신들에게도 진심으로 사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