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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 미안하다 진심으로 사과한다

고건, 미안하다 진심으로 사과한다

나는 그동안 고건을 과소평가했다. 그 점 정말 미안하게 생각하고 진심으로 사과한다.

사람들이 왜 당신을 ‘처세의 달인’이라 부르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 당신은 적어도 이회창이나 이명박, 박근혜, 정동영, 김근태 보다는 한 수 위다. 주제 파악에 있어서 당신을 따라갈 대권 후보는 없는 것 같다.

당신의 불출마 선언은 아마 당신의 공직 생활 중 가장 잘한 결정 중 하나일 것이다. 이미 한 달 전에 나는 당신이 정리되었다는 글을 썼지만 이렇게 빠르게 당신이 포기할 줄은 몰랐다. 당신이 나의 허를 찔렀다. 존경한다.

어차피 당신은 대통령 감도 아니었고, 출마한다고 해서 대통령이 될 수도 없었다. 국무총리를 두 번씩이나 했으니 당신은 당신이 감당할 수 있는 능력 이상의 직책을 두 번씩이나 한 셈이다. 그 정도에 만족하고 내려가니 당신은 그나마 당신과 당신 가족의 명예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해서도 당신의 불출마는 정말 소중한 결정이다.

진정한 고수는 자기가 물러날 때를 아는 사람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당신을 높이 평가한다. 부디 건강하게 손자들과 함께 행복한 여생을 보내시라.

다른 후보들 특히 여권의 정동영, 김근태에게 당부한다. 고건의 처세를 본받으라. 처세에 관해서는 그를 당할 자가 없다. 안되는 것은 안되는 것이다. 정동영, 김근태로는 한나라당을 이길 수도 없고, 노무현 정부의 정책을 이어받을 수도 없다. 고건처럼 신속한 결단을 부탁한다. 그럼 당신들에게도 진심으로 사과할 것이다.

당신들이 노무현을 이길 수 없는 이유 세 가지

당신들이 노무현을 이길 수 없는 이유 세 가지

90년대 초반에 유행했던 드라마 모래시계에서 윤혜린은 강우석을 두고 다음과 같이 말한다.

“떳떳하기만 하다면 한 없이 강해지는 사람”

나는 노무현을 보면 이 말이 생각난다. 그는 스스로 떳떳하고 부끄럽지 않기에 한 없이 강해지는, 강해질 수 있는 사람이다. 지금 우리나라 정치권에 그보다 진정성 있는 사람은 없다. 고로 그보다 더 강해질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이것이 첫번째 이유다.

노무현은 자신의 신념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건다. 대통령직조차도 훌훌버릴 수 있는 사람이다. 어떤 사람들은 그가 대통령직을 너무 가볍게 여긴다고 말하지만, 그는 대통령이란 직책보다 상식과 원칙 그리고 신뢰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다. 국회의원직조차 연연하는 그런 부류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따라서, 그런 부류들은 노무현을 이길 수 없다. 이것이 두번째 이유다.

노무현은 유능하고 가장 머리 좋은 정치인 중의 한 사람이다. 언론을 가장한 조중동 패거리들이 그에게 무능이라는 주홍글씨를 새기려 하지만 손바닥으로 해를 가릴 수는 없다. 대안 없는 비난과 묻지마 반대를 뚫고 이만큼 나라를 이끌고 나오는 것을 보면 그는 정말 일을 잘하는 사람이다. 추진력 있다는 이명박이 청계천이니, 경부운하니 하면서 떠들지만, 노무현의 행정 수도 이전 공약에 견주면 그야말로 새발의 피다. 그 공약이 계획대로 되었다면 지금과 같은 부동산 문제, 양극화 등의 문제가 많이 사라졌을테지만, 기득권층의 저항을 물리치고, 이만큼 왔으면 정말 잘한 것이다. 노무현보다 유능하지 않고는 그를 이길 수 없다. 이것이 세번째 이유다.

노무현은 허허벌판에서 깃발 하나 붙잡고 대통령이 된 사람이다. 당신들이 그를 정말 탄핵으로 쫓아낼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가. 그렇게 생각했기에 당신들은 노무현을 이길 수 없다. 그 때는 홀홀단신이었지만 지금은 우리나라 대통령이다. 그가 아무리 기득권층의 조롱과 멸시를 받는다곤 하지만, 그는 우리나라 권력서열 1위다. 지금 그가 가지고 있는 권한과 정보는 4년전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오늘 노무현 대통령은 전직 국무총리였던 고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얘기했다.

제가 이것 한번 해 보자고 맨 처음에 고건 총리를 기용했었지요. 그래서 고건 총리가 다리가 되어서 그 쪽하고 나하고 가까워질 것이라는 희망으로 그랬는데, 오히려 저하고 저희 정부에 참여한 사람들이 다 왕따가 되는 그런 체제에 있는 것이지요. 중간에 선 사람이 양쪽을 끌어당기질 못하고 스스로 고립되는 그런 결과가 되기도 하고요, 하여튼 실패한 인사다. 결과적으로 실패해 버린 인사지요.

링컨 대통령의 포용 인사가 제가 김근태씨나 정동영씨를 내각에 기용한 그 정도하고 비슷한 수준이다. 링컨 대통령 책에 오래 오래 남고 남들이 연설할 때마다 그 분 포용인사 했다고 인용했는데, 저는 비슷하게 하고도 인사 욕만 바가지로 얻어먹고 사니까 힘들다. 링컨 흉내 좀 내려고 해 봤는데, 잘 그게 잘 안 되네요. 재미가 별로 없다. 하여튼 그렇게 말씀드리고요.

[노무현 대통령, 민주평통자문회의 연설 중에서]

사실 전직 상관에게 이 정도 평가를 공개적으로 받았다면 게임은 끝난 것이다. 나도 아는 것을 고건 정도 되는 사람이 모른다면 정말 문제다. 대선이 1년 남은 시점에서 그는 일찌감치 정리되었다.

노무현보다 진실되지 않고, 노무현보다 유능하지도 않으면서, 아무것도 걸지 않는 당신들. 감히 노무현을 이기려고 덤비지 마라. 다친다. 당신들은 그를 이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