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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가 걷히고 노무현이 보고 싶었다

황사가 걷히고 노무현이 보고 싶었다

며칠 전부터 중국에서 날아온 황사가 온 땅을 뒤덮었다. 미세먼지 지수가 300을 넘었고, 눈을 뜨기 힘들 정도로 모래바람이 휘몰아쳤다. 5월 9일, 비가 내리자 비로소 황사가 걷히고 숨을 쉴 수 있었다.

이명박근혜의 지난 9년은 마치 지독한 황사에 갇힌 한반도였다. 정치, 경제, 안보, 외교 등 무엇 하나 시궁창에 쳐박히지 않은 것이 없었다. 물론, 모든 것은 예견된 일이었다. 한줌도 안 되는 기회주의 세력에게 속아 용감하게 묻지마 투표를 자행한 덕분이었다.

박근혜가 탄핵되고, 5월 9일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비로소 실낱같은 희망을 붙잡을 수 있었다. 김대중, 노무현에 이어 이제 제대로된 세 번째 민주정부를 맞게 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뭉클하다. 그의 당선을 보면서 내내 노무현 대통령이 보고 싶었다. 그가 살아 있었다면 오늘 얼마나 기뻐했을까. 그가 뿌린 씨앗이 이제 서서히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많은 시민들이 깨어났고, 그들은 세상이 바뀌기를 원했다. 이제 노무현의 꿈이 문재인을 통해 실현될 것이다. 깨어있는 시민들의 힘으로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 것이다. 더디지만, 세상은 조금씩 좋아질 것이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으로 이어지는 민주정부의 자랑스런 국민이 되었음을 자축한다.

문재인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민주정부 만세!!!

오바마, 미국의 노무현이 될까

오바마, 미국의 노무현이 될까

지금 개표가 한창이지만, 버락 오바마가 제44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은 미국 정치사뿐만 아니라 세계 정치사에 있어서 상당한 의미를 갖는 사건이다.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에서 비주류 그것도 흑인대통령이 탄생했다는 것은 변화와 개혁을 열망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기에 충분한 일이라 말할 수 있다.

물론, 좌파의 입장에서야 오바마의 당선이 미국의 극빈층이나 흑인들의 삶에 근본적인 변화를 주지 못한다고 얘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들이 김대중이나 노무현을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하지만, 적어도 오바마는 최소한의 양심과 상식을 가지고 정책을 펴나갈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인물이다. 그는 최소한 부도덕한 이라크전 같은 전쟁을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고, 의료 개혁을 실시해 국민 건강 보험을 도입하려 할 것이며, 양극화를 줄이려 노력할 것이다. 그런 노력들이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모르겠으나, 최소한 그런 방향으로 정책을 밀고 갈 것이다.

미국 경제 위기가 없었다면, 오바마의 당선이 그리 낙관적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백인이 아직 대다수인 미국 사회에서 흑인이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런 불가능한 일이 일어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지난 8년간 미국 경제와 세계 경제를 말아드신 역사상 최악의 미국대통령 부시와 네오콘 때문이었다. 오바마는 부시의 삽질로 인해 어렵지않게 대통령이 되었지만, 부시가 망쳐놓은 경제를 수습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아무튼 비주류가 권력의 최고 정점인 대통령에 당선되었다라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참으로 역사적인 일이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미국보다도 훨씬 전인 2002년도에 노무현이라는 비주류 정치인의 당선을 경험했었다. 노무현의 당선은 우리나라 현대 정치사에 가장 획기적인 사건이었고,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그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훌륭한 대통령이 되었다.

오바마는 정치적으로 노무현보다도 훨씬 좋은 환경에서 대통령직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회 상하원 모두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고, 주지사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앞서고 있으니 정치적으로 민주당이 다수인 상황에서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오바마의 성공은 집권 초기에 얼마나 강력한 개혁 프로그램을 성공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원칙과 상식을 가지고, 민중의 편에 선다면 노무현이 성공한 것처럼, 오바마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다시 한국이다. 미국이 지난 8년간의 과오를 씻기 위해 미국의 노무현인 오바마를 당선시켰다면, 우리는 이제 한국의 오바마를 찾아야 한다. 지난 8개월간 그래왔듯이, 리만 브라더스의 삽질은 계속될 것이고, 그들이 임기를 채울 수 있을지도 의심되는 상황이 전개될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희망을 찾아야한다.

선거에서 이기려면, 정치 노선과 정책 방향도 중요하지만, 그것 못지 않게 후보의 매력도 중요하다. 노무현이 이길 수 있었던 것, 그리고 오바마가 이길 수 있었던 이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이 정말 매력적인 후보였다는 사실이다. 이제 우리도 한국의 오바마를 찾아야 한다. 지금부터 우리는 준비해야 한다. 누가 한국의 오바마가 될 수 있을 것인가?

오바마의 당선을 축하하며, 그가 존경받는 미국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

버락 오바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