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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변양균

신정아가 마녀가 된 이유

신정아가 마녀가 된 이유

중세 유럽에서 마녀로 의심받았던 여자들은 손발이 묶인 채로 물에 던져졌다. 물에 떠오르면 마녀로 낙인찍혀 화형에 쳐해졌고, 물에 가라앉으면 마녀의 혐의를 벗었다. 마녀의 혐의를 벗었다 해도 물에서 살아 나오기가 쉽지 않았다. 불에 타 죽든, 물에 빠져 죽든 마녀로 한 번 찍히면 쉽게 살아날 수 없었다. 그렇게 죽은 여인들이 수 만명에 달했다.

신정아가 마녀가 된 이유는 언론이 그를 마녀로 찍었기 때문이다. 언론들은 수 많은 의혹과 혐의로 그를 마녀로 만들고 있지만, 정작 밝혀진 사실은 학력을 위조했다는 사실 한 가지다. 학력을 속여 교수를 한 사람이 신정아 말고도 여럿이거늘 왜 하필 신정아만 마녀가 되었을까. 언론들은 마녀가 필요했고, 결혼을 하지 않은 젊은 여자 신정아는 언론들의 구미에 정확하게 부합했다.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만 하는 언론들은 첫째 이명박의 비리 의혹을 어떡해서든지 감추어야 하고, 둘째 이명박의 대척점에 서 있는 현 정부를 어떡해서든지 도덕적으로 붕괴시켜야 했다. 게다가 신문까지 잘 팔아먹을 수 있는 선정성이 있다면 금상첨화였겠지. 신정아는 이러한 언론들의 필요를 충분히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먹이감이었다.

젊은 여자의 담대한 거짓말이 이명박의 노회한 거짓말보다는 휠씬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언론들은 그것을 노리고 연일 대서특필했다. 더군다나 신정아가 청와대 고위 공직자였던 변양균과 관계를 맺었다는 사실을 알고부터 언론들은 이성을 잃기 시작했다. 이 사건이야말로 잃어버린 10년을 다시 찾아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구나. 조중동문 편집국은 쾌재를 불렀겠지.

학력 위조 이후 신정아가 저지른 실수 중 하나는 한나라당 인사들과 친분을 맺지 않았다는 것이다. 만약 신정아가 한나라당 의원들과 친하게 지냈다면 그는 마녀로서의 가치를 급속도로 상실했을 것이다. 정형근의 “호텔방 묵주 사건”처럼, 최연희의 “술집 주인인줄 알았다” 처럼.

오버에 오버를 거듭하던 언론들은 마침내 신정아 누드 사진 게재로 완전히 선을 넘었고, 이명박은 신문사 편집국장들을 모아 놓고 마사지걸 고르는 방법에 대한 지혜를 전수했다. 신정아는 몸로비도 마다하지 않는 마녀가 되었고, 이명박은 마사지걸도 세심하게 고르는 지혜로운 대선후보가 되었다.

중세 카톨릭이 자신들의 부패를 감추고 공포 사회를 조장하기 위해 마녀 사냥을 했다면, 21세기 대한민국 언론들은 이명박을 지키기 위해, 특권 사회 부활을 위해 신정아를 사냥하고 있다. 이것이 신정아 사건의 본질이다.

신정아가 마녀의 딱지를 뗄 수 있을까. 부패한 언론이 건재하는 한 쉽지 않아 보인다.

유시민을 아껴두고 싶었다

유시민을 아껴두고 싶었다

솔직히 이번 대선에서 유시민을 아껴두고 싶었다. 유시민처럼 젊고 유능하고 그리고 단심이 있는 정치인은 헌법 개정을 통해 한 8년 정도 국민의 공복으로 그리고 우리의 지도자로 부리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 대선은 이해찬 카드로 막을 수 있길 바랬다.

이성을 잃고 미쳐 돌아가는 언론들 때문에 상황이 정말 녹녹치 않다. 전직 청와대 고위 관료의 연애 사건을 정권 차원의 게이트로 몰고 가는 이 미친 언론들에 대해 정말 말할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 아무리 미운 참여정부라지만 어떻게 사람들을 이렇게 비참하게 만들 수 있단 말인가. 이 연애 사건 (정말 연애 사건인지도 아직 확실치 않지만) 의 최대 피해자이자 유일하게 정죄할 수 있는 변씨의 부인 입장에서 단 한 번이라도 생각을 해 봤다면 언론들이 이렇게까지 미쳐 돌아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니 신정아가 아무리 학력을 속였다 해도 어떻게 누드 사진까지 게재할 수 있단 말인가. 사생활 침해도 이런 사생활 침해가 있을까. 그들에게 사람의 인권은 안중에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한가로이 이해찬도 좋고, 한명숙도 좋다라고 얘기하기 힘들게 되어 버렸다. 지금 우리에게는 Fighter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것도 가장 강력한 Fighter가 필요한 시점이 되어 버렸다. 아쉽지만 어쩌겠는가. 90%의 언론이 미쳐 돌아가는 것을. 이제 이 분위기를 확 뒤집을 수 있는 내공이 있는 사람이 나서야 될 시점이다.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하여 이 미쳐 날뛰는 언론들을 제대로 개혁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하여 나는 이번 대선에서 유시민을 지지하기로 결정했다. 능력으로 따지면 이해찬만한 이가 없고, 온화한 포용력으로 따지면 한명숙을 따라갈 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더 절실히 필요한 것은 이 상황을 확실히 돌파할 수 있는 용기와 불의에 분노할 줄 아는 그 단심이다. 유시민이 이번 주말 울산에서 시작되는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5년 전 노무현의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했듯이 그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유시민의 눈빛을 본 적이 있는가. 때로는 분노에 이글거리고 때로는 환희에 감격해 하는 단 한 번도 광채를 잃지 않는 그 형형한 눈빛. 그런 눈을 가진 사람이라면 할 만하다. 저 쓰레기 언론들을 개혁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언론들을 청소하지 않고는 이제 우리나라는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다. 경제 문제, 남북 문제, 교육 문제, 정치 문제 등등 모든 분야에서 단 한 발자국이라도 나아가고 싶다면 이 언론의 탈을 쓴 쓰레기들을 청소해야 한다.

정말 이번에는 아껴두고 싶었지만, 할 수 없다. 세상이 당신을 필요로 하는 것을 어쩌란 말인가. 노무현이 시작한 개혁의 역사를 유시민이 이어갈 것이다. 김대중이 시작한 남북화해를 유시민이 평화정착으로 통일의 기틀을 다질 것이다. 어디 이명박 따위가 비교나 된단 말인가.

5년전 노무현이 단 한 장의 필승 카드였듯이, 지금의 필승카드는 유시민이다. 그가 새로운 역사를 써 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