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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사교육

인수위, 니들부터 영어만 써라

인수위, 니들부터 영어만 써라

이명박과 (똘)아이들의 지난 한 달간 쑈를 보면 정말 눈물이 난다. 하다하다 이젠 전 과목을 영어로 수업하겠다는 정책까지 내놓았다. 국어, 국사를 영어로 가르치겠다던 이명박의 전무후무한 공약을 진짜로 시행할 모양이다. 처음에는 이들이 그냥 무개념에다가 머리만 나쁜 족속인줄로 알았는데, 인수위의 지난 한 달간의 생쑈를 보다 보니 혹시 이들이 안드로메다에서 지구로 유배된 (혹은 지구정복을 위해 파견된) 외계인들이 아닐까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영어는 그냥 많이 사용되는 외국어 중의 하나일 뿐이다.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라는 말이다. 영어를 잘 하는 것이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의 인생 목표가 아니다. 영어 사교육이 그렇게 문제가 된다면 영어 시험의 비중을 낮추면 된다. 아니 영어 시험을 안보면 될 것 아닌가. 외교관이 되고 싶은 사람들, 국제적으로 사업을 하고 싶은 사람들, 외국에서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 이렇게 영어가 필요한 사람들은 자기가 필요한 만큼 영어를 공부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초등학교 때부터 전과목을 영어로 가르치겠다? 누가 가르칠 건데? 초등학교 교사들 중에 전과목을 영어로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원어민을 데려오면 된다구? 교육이 단지 영어만 배우면 끝나는 것인가? 인수위의 인간들 중에 진짜 교육에 대해 아는 인간이 단 한 사람이라도 있는지 궁금하다.

그렇게 하고 싶으면 해라. 그런데 한 가지 조건이 있다. 인수위부터 영어만 써라. 회의도 영어로 하고, 기자회견도 영어로 해라. 법안도 영어로 만들고, 국회에서의 싸움도 영어로 하고, 한나라당의 당무회의도 영어로만 해라. 이명박도 영어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부시를 만나서도 통역 쓰지 말고 영어로만 얘기해라. 이게 말이 되는 얘기인가? 나는 정말 당신들의 지능지수가 의심스럽다. 이런 정책을 내놓는 인수위의 이경숙이나 이주호 같은 이들은 정말 어느 정도 영어를 잘 하는지 몹시 궁금하다.

일제 시대 일본의 우리말 말살 정책이 오사카 태생의 이명박을 통해 이런 식으로 결실을 보게 될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세종대왕이 통탄하실 일 아닌가.

이명박, 김영삼의 경지를 넘어서다

이명박, 김영삼의 경지를 넘어서다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가 영어 사교육비를 반으로 줄이겠다며 기염을 토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영어교육의 개혁을 가장 강조했다.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국어나 국사 등 일부 과목을 영어로 강의를 하면 어학연수를 안 가도 영어에서 불편함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초등학교에 원어강좌를 도입하겠다는 뜻이다. 이 후보는 이를 위해 영어를 완벽하게 잘하는 한국인을 계약직으로 교사로 고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초등교서 원어수업… 사교육비 半으로”, 문화일보]

그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 초등학교 학생들은 영어로 국어나 국사를 배우는 매우 기네스북 같은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 같다. 그가 개념이 별로 없는 사람임을 익히 알고 있었지만, 무개념이 이 정도 수준인지는 내 상상력으로도 예상하지 못했다. 내가 졌다.

나는 이명박 후보의 이 말에서 “머리는 빌릴 수 있지만 건강은 빌릴 수 없다”며 날마다 조깅을 하던 김영삼 옹이 떠올랐다. 그래 영삼 옹은 무던히도 건강을 챙겼다. 그리고 나라는 IMF 나락으로 떨어졌다.

이명박 후보의 무개념이 이미 영삼 옹의 경지를 넘어선 것 같다. 차라리 대통령 출마보다 개그콘서트에 출연하면 많은 국민들에게 어이없는 웃음을 줄 수도 있지 않을까.

이명박 씨는 정말 교육이 무엇인지 알고 있을까? 영어를 완벽하게 잘하는 한국인을 국어 교사로 채용하면 우리나라 교육 환경이 정말 나아진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3불 정책을 무력화시키면서 사교육비를 반으로 줄이겠다는 논리는 도대체 어디에서 나올 수 있는지 나는 그의 뇌구조가 몹시 궁금하다. 세계적인 건설사 CEO를 그렇게 오래하고, 서울시장까지 지낸 그의 영어 실력도 역시 궁금하다.

자기 나라 국어를 다른 나라 언어로 배우는 곳은 전 세계, 아니 전 우주에서 대한민국이 유일한 나라가 될 것이다. 행복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