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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시크릿 가든

아내에게 ‘그남자’되기 프로젝트

아내에게 ‘그남자’되기 프로젝트

외국 생활을 정리하고 귀국하는 아내에게 ‘그남자’되기를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아내는 외국에 있으면서도 우리나라 연속극을 곧잘 보곤 했는데, 최근에는 <시크릿 가든(Secret Garden)>을 즐겨보았다. 내가 이 연속극에 대해 알게 된 것도 순전 아내 덕분이다. 나는 사회지도층은 아니지만, 연속극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 같은 짓은 곧잘 할 것 같다. 예를 들면,

  • 아내가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 입가에 묻은 아이스크림을 입술로 닦아주기 (불행히도 아내는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
  • 윗몸일으키기를 하면서 아내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기
  • 아내에게 편지를 쓰면서 엉엉 울기
  • 현빈이 불렀던 ‘그남자’라는 노래를 현빈보다 더 잘 부르기 (외모는 현빈과 비교할 수 없지만, 목소리와 노래를 그보다 낫지 않을까^^) 등등

이런 짓을 하면 아내는 좋아할까, 싫어할까? 아무튼 ‘그남자’ 노래 연습부터 시작해야겠다. 고고씽~~~.

한 남자가 그대를 사랑합니다 그 남자는 열심히 사랑합니다
매일 그림자처럼 그대를 따라다니며 그 남자는 웃으며 울고있어요

얼마나 얼마나 더 너를 이렇게 바라만 보며 혼자
이 바람같은 사랑 이 거지같은 사랑 계속해야 니가 나를 사랑하겠니

조금만 가까이 와 조금만 한발 다가가면 두 발 도망가는
널 사랑하는 난 지금도 옆에 있어 그 남잔 웁니다

그 남자는 성격이 소심합니다 그래서 웃는 법을 배웠답니다
친한 친구에게도 못하는 얘기가 많은 그 남자의 마음은 상처투성이

그래서 그 남자는 그댈 널 사랑했대요 똑같아서
또 하나같은 바보 또 하나같은 바보 한번 나를 안아주고 가면 안돼요

난 사랑받고 싶어 그대여 매일 속으로만 가슴 속으로만
소리를 지르며 그 남자는 오늘도 그 옆에 있대요

그 남자가 나라는 걸 아나요 알면서도 이러는 건 아니죠
모를꺼야 그댄 바보니까

얼마나 얼마나 더 너를 이렇게 바라만 보며 혼자
이 바보같은 사랑 이 거지같은 사랑 계속해야 니가 나를 사랑하겠니

조금만 가까이 와 조금만 한발 다가가면 두 발 도망가는
널 사랑하는 난 지금도 옆에 있어 그 남잔 웁니다

‘사회지도층’이 원하는 것 두 가지

‘사회지도층’이 원하는 것 두 가지

최근 인기리에 막을 내린 연속극 <시크릿 가든(Secret Garden)>의 주인공 김주원이 유행시킨 말 중 하나가 “사회지도층”이다. 그가 속해 있다는 사회지도층이 이 사회에서 뭘 지도하는지 알 수 없지만, 그는 다른 사회지도층과는 다르게 아주 정직하게 사회지도층이 뭘 원하는지 밝힌다.

“사회, 경제 체제에서 노동 조직에서의 부의 분배방식과 수량의 다툼에 따라 생기는 인간집단이 뭔지 알아? 바로 계급이야. 그들이 1년에 1억씩 쓰면서 원하는 건 딱 두 가지야. 불평등과 차별. 군림하고 지배할 수 없다면 철저히 차별받기를 원한다고. 그게 그들의 순리고 상식이야.”

사회지도층을 다른 말로 하면 지배계급이다. 이 사회의 지배계급이 원하는 것은 김주원의 말대로 불평등과 차별이다. 예를 들어, 의무급식(또는 무상급식이라고 하는데, 의무급식이란 표현이 더 적절하다)에 대한 논란을 보면 이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명박이나 오세훈 등으로 대표되는 이 땅의 지배계급들은 의무급식에 대해 결사반대한다. 그 이유는 두가지인데, 하나는 의무급식을 하게 되면 모든 학생들이 같은 품질의 점심을 먹게 되는데, 이런 보편적 식사를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의무급식에 당연히 국가재정이 들어가게 되고, 그것은 지배계급의 조세부담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그들은 복지의 보편성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복지란 사회지도층이 소외된 이웃들에게 하사하거나 시혜하는 선물이어야 하는데, 감히 사회지도층이 소외된 이웃들과 같은 품질의 점심을 먹다니 이것은 도저히 용납이 안되는 상황이다. 의무급식은 그들이 원하는 불평등과 차별을 허무는 첫걸음이기 때문에 이것이 성공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러면 사회지도층과 소외된 이웃들과의 간극이 좁혀질 것이고 궁극적으로 차별은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 땅의 지배계급들은 불평등과 차별을 통해 그들의 지위를 유지하고 이 사회에서 군림하려 하지만, 그들은 이 사회의 다른 계급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한 자들이다. 때문에 이 땅의 지배계급은 일종의 자폐집단이라 정의될 수 있다.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것 만큼 불쌍한 것이 있을까.

불쌍하고 가련한 자폐집단, 사회지도층은 그렇다고 치자. 문제는 사회지도층도 아니면서 그들의 논리를 앵무새처럼 추종하는 소외된 이웃들이다. 이명박 같은 사회지도층이 소외된 이웃들을 요리하는 방법은 수도 없이 많다. 이런 것을 꿰뚫어보지 못하는 소외된 이웃들은 세상을 보는 눈을 갖지 못한 불쌍한 자들이다.

다른 계급의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한 자폐집단인 사회지도층과 자기 계급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능력을 상실한 소외된 이웃들. 2011년 대한민국은 불쌍한 두 집단이 만들어낸 서럽고도 아름다운 매트릭스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