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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역할

리더의 역할

호주 아시안컵에 출전하고 있는 축구 국가대표팀이 결승에 올랐다. 지난 해 여름 브라질 월드컵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어서, 국민들도 놀라고 선수들도 놀라고 있다. 단지 달라진 것이라고는 대표팀 감독이 홍명보에서 슈틸리케로 바뀐 것인데, 슈틸리케가 대표팀을 맡은 것은 불과 몇 달 되지 않는다. 현대 축구는 점점 감독의 스포츠가 되어가는지도 모르겠다.

예전에도 얘기했듯이, 리더의 기본은 조직 구성원과 신뢰를 쌓는 것이고 그러기 위한 가장 원초적 조건은 기회주의자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본 조건을 만족한, 즉 기회주의자가 아닌 리더가 성공적인 목표 달성을 위해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일까?

리더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훌륭하고 유능한 구성원을 선발하는 것이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라는 경영 베스트셀러를 쓴 짐 콜린스(Jim Collins)에 따르면, 위대한 기업의 리더들이 하는 일은 직무에 가장 적합한 사람을 중용하는 것이다.

축구 감독이 운동장에서 직접 공을 차지는 않는다. 기업의 사장이 실무를 하지는 않는다. 이들의 역할 중 핵심은 가장 적합하고 유능한 사람을 선발하여 일을 맡기는 것이다. 그러면 그 조직은 저절로 굴러가게 되어 있고, 훌륭한 성과를 낼 수 있다. 그러므로 리더는 사람을 알아보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

리더가 훌륭하고 유능한 사람들로 팀을 구성했다면 이미 80%는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리더가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고 동기 부여로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하는 것은 크게 신경쓸 필요가 없는 부차적인 일이다. 그것은 훌륭한 팀원들이 알아서 하기 때문이다. 나머지 20%는 팀원들이 자기의 기량과 실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장(場)을 마련하고 외부의 압력이나 간섭으로부터 보호해주는 것이다.

슈틸리케가 대표팀을 맡은지 다섯 달도 채 되지 않았지만, 그는 이미 리더로서 성공하고 있다. 학연, 지연이 아닌 단지 축구 실력으로 대표 선수들을 선발하고 있으며, 그들이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 이런 팀에서 선수들은 스스로 동기 부여하고 최선을 다해 훈련과 경기에 임한다. 팀의 분위기도 점점 끈끈해지고 있다.

축구뿐만이 아니라 국가의 운영도 마찬가지다. 현 정부가 성공할 수 없는 이유는 대통령의 인사와 용인술을 보면 알 수 있다. 제대로된 인사를 할 수 없는 리더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안타깝게도 이 나라의 국민들은 훌륭한 리더를 선택하지 못했고, 지금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아직도 뭐가 문제인지를 모르는 국민들이 많다는 것이다.

무지도 지나치면 죄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