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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네이버 뉴스를 떠난 이유

결국 네이버 뉴스를 떠난 이유

지난 달까지 네이버 뉴스를 즐겨찾기에 등록시켜 놓고, 하루에 한 번쯤 새로운 뉴스를 보곤 했었다. 네이버 뉴스의 장점은 각 언론사의 뉴스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각 언론사의 웹사이트를 갈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또한 각 기사에 댓글달기 기능이 있어 독자들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쓸 수 있도록 한 것도 초창기에는 큰 장점이었다.

네이버의 정치적 성향이나 뉴스 편집 방향에 대해 그동안 몇 번 문제 제기를 한 적도 있지만, 네이버 뉴스를 떠나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지난달 20일에 일어난 용산 참사는 내가 네이버 뉴스를 견디지 못하게 만들었다. 결국 네이버 뉴스뿐만 아니라 그동안 이용하고 있던 사전과 지도 서비스 등도 모두 즐겨찾기에서 지워버렸다.

대선 때 이명박 캠프에서 미디어를 담당하던 자의 “네이버 평정” 발언 이후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으나, 지난 해부터 네이버 뉴스에는 부쩍 수구 꼴통들, 알바들, 파시스트들, 그리고 정신이상자들의 댓글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었다. 그런 정신나간 댓글들이 예전에도 있었으나 그때는 크게 공감을 얻지 못했었다.

이번 용산 참사 사건을 보도하는 어느 뉴스에 붙은 네이버 댓글들은 도저히 같은 하늘을 이고 사는 사람들이 쓴 것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역겨운 것이었고, 그런 댓글들이 최고의 공감을 얻고 있었다. 결국 네이버 뉴스는 이런 식으로 쓰레기장으로 변해버렸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고부터 네이버 뉴스는 “평정”된 것이 사실이었다. 이런 곳에 더 있다가는 내 명에 살기가 쉽지 않겠다는 결론에 다다르자 미련없이 네이버 뉴스를 지웠다. 내친 김에 네이버 지도와 사전도 다음으로 갈았다.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신문시장, 네이버로 대표되는 인터넷 포털, 그리고 방송까지 미디어법 통과로 재벌에게 넘어간다면,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매트릭스가 되어 버린다. 그런 세상이 되면, 이 땅에는 더이상 희망이 없다. 희망이 없는 땅에 더이상 살 이유가 있을까?

용산 참사에 붙은 네이버 댓글
용산 참사 기사에 붙은 네이버 댓글
네이버의 잔머리, 정말 안습이다

네이버의 잔머리, 정말 안습이다

언제부터인가 네이버 뉴스의 헤드라인이 [대선 D-며칠] 이라는 카운트다운으로 바뀌었다. 처음에는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며칠동안 [대선 D-40] [대선 D-39] [대선 D-38] 등등을 보면서 왜 네이버가 이런 짓을 할까 의문을 갖게 되었다. 뉴스 홈페이지의 헤드라인은 가장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기사를 배치해야 할 가장 전략적인 위치인데, 왜 네이버가 가장 중요한 헤드라인을 그냥 버리는 것일까? 그것도 하루도 아니고 계속. 아마 지금 추세로 봐서는 대선이 끝날 때까지 이런 헤드라인으로 갈 것 같다.

Naver News

네이버가 비상식적인 헤드라인 편집을 하는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우리나라 전체 네티즌의 60% 이상이 네이버를 시작화면으로 하고 있는 이런 독점적인 구조에서 네이버 뉴스가 언론 유통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이미 조중동의 그것을 뛰어넘는다. 이런 거대 언론 중계 포탈이 비상식적 헤드라인 편집이 계속되는 상황,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우선 네이버는 객관을 빙자해서 현재 주요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들을 피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 가장 중요한 이슈를 보면 우선 삼성 비자금 사건이 있고, 이명박의 BBK 의혹, 자녀 위장취업 의혹 등 수많은 의혹들, 그리고 이회창의 귀환 등이 있다. 정상적인 뉴스 사이트라면 이런 사안들이 헤드라인으로 배치되어야 한다. 그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어느 이슈든지 삼성과 한나라당 등 우리나라 기득권에 줄을 선 네이버 입장에서 선뜻 헤드라인으로 올리기 쉽지 않은 것들이다.

생각해 보라. 전체 60% 이상의 네티즌들이 네이버를 통해 뉴스를 보고 있는데, 헤드라인에 삼성 비자금 사건이나 이명박 비리 의혹이 올라가는 것과 안 올라가는 것은 여론 형성에 정말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고 주요 사건들을 놔두고 다른 엉뚱한 사건들을 메인으로 올릴 수도 없기 때문에 네이버는 객관을 가장하여 잔머리를 굴린 것이다. 이런 식의 편집으로 네티즌의 항의도 벗어나고 마치 대선에 대한 공정한 보도를 하는 것처럼 보일수 있으니 말이다.

또 하나, 네이버는 대선이 며칠 남지 않았고, 나날이 줄어들고 있음을 네티즌들에게 이런 식의 카운트다운으로 주지시키고 있다. 카운트다운은 사람을 초조하게 만든다. 따질 시간이 없다는 뜻이다. 수십 가지 비리 의혹에 시달리는 이명박 후보에 대한 면밀한 검증을 할 시간이 없음을 은연 중에 알리고 있다. 결국 지금 지지율이 높은 이명박 후보가 별 검증 없이 이대로 대통령에 당선되기를 바라고 있는 네이버의 의지가 무의식으로 표출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명박 대선참모 진성호가 얘기한 “네이버는 평정됐다”라는 말이 그냥 허언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네이버는 정치 기사에 대한 댓글시스템을 없앰으로해서 네티즌들의 언로를 막았고, 비상식적 헤드라인 편집으로 네티즌에 대한 영향력을 무의식적으로 행사하고 있다. 참 대단한 잔머리가 아닐 수 없다.

다른 포털도 그런지 살펴보았는데, 다음, 엠파스, 파란, 네이트 등 그 어느 곳도 네이버와 같은 짓을 하는 곳은 없었다. 이런 업체가 대한민국 포털 시장 1위를 압도적으로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네티즌들이 의식적으로 나서야 한다. 네이버가 눈치를 봐야할 곳이 삼성이나 한나라당 이명박이 아니고, 바로 네티즌임을 알게해 줘야 한다. 잔머리로 흥한 자는 잔머리로 망한다는 사실을 알게 해 줘야 한다.

네이버, 정말 안습이다.

이명박 대통령되면 포털만 죽을까?

이명박 대통령되면 포털만 죽을까?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캠프의 뉴미디어 팀장인 진성호(전직 조선일보 기자)라는 자의 막말이 블로그계를 달구고 있다. 정권 잡으면 포털 너희는 다 죽었어라는 말은 전직 조선일보 기자이자 이명박 후보의 미디어 팀장으로서 할 수 있는 적절한 협박이었다. 유유상종이라 하지 않았던가. 그 후보에 가장 잘 어울리는 참모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과연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포털만 죽고 말 것인가? 이명박 대통령 시대에 포털만 죽는다면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되는 것을 굳이 반대할 이유는 없다. 왜? 하나의 포털이 죽으면 또다른 포털이 생겨날 것이므로. 전체 포털이다 죽는다 해도 이명박이 대통령에서 물러나면 또다른 포털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날 것이다.

문제는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포털만 죽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가장 우려할만한 것은 우리나라의 주요 강들이 한반도 대운하라는 이름으로 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생각해 보라. 전국의 주요 강들이 청계천처럼 시멘트에 뒤덮이는 상황을. 이것은 거의 재앙에 가까운 그리고 정말 되돌릴수 없는 무서운 일이다.

또한 이명박 대통령 시대에는 고위 공직자나 기득권층의 비리 의혹을 들추지도 못하는 상황이 될 것이다. 위장전입은 기본이고, 위증교사와 주가조작 등의 의혹은 범죄의 부류에도 들지 못하는 상황이 될 것이다. 의료보험 같은 것은 되도록 내지 말아야 하고, 자기 소득을 속이고 탈세하는 것은 명함도 내밀 수 없는 시대가 될 것이다. 한 나라의 지도자가 그러할진대 그 밑의 공무원이나 국회의원들이야 뭘 더 따지겠는가. 도덕적 가치는 전복될 것이고, 하이에나 언론들과의 야합은 극에 달할 것이다.

지난 10년간 간신히 극복해 놓은 경제와 도덕성은 땅에 떨어질 것이다. 전국에서 부동산 투기의 열풍이 불 것이고, 가진자들은 더욱 배를 두드리며 노래를 부를 것이다. 땅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을 것이고, 주가는 곤두박칠치겠지. 또 한차례 IMF 경제 위기가 온다 해도 별로 놀랄 일이 아닐 것이다.

학교에서는 영어로 국어와 국사 교육을 할지도 모른다. 특목고가 우후죽순으로 생길 것이고, 3불 정책 폐지로 일반 가정은 사교육비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대학의 등록금은 천정부지로 뛰어오르겠지.

마사지 시장에서는 안 예쁜 여자들이 각광을 받을지도 모를 일이고, 조선시대처럼 관기 서비스가 생길 수도 있겠지. 호텔마다 묵주 파티가 열릴 수도 있고, 여기자들의 젖가슴은 남아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명박 대통령, 한나라당 시대에 상상해 볼 수 있는 모습들이다.

그리고 블로그계는 어떻게 될까. 포탈이 죽는 상황에서 일반 블로거들이라고 가만 놔둘리 만무하지 않은가. 이 블로그도 폐쇄될 지 모르는 일이다.

참으로 이번 대선은 재미없는 선거가 되어 버릴 것 같다. 지난 3번의 대선은 정말 찍고 싶은 사람이 있었고, 그중에 두 번은 내가 원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으며, 그들은 지난 10년간 나라를 정상으로 돌려 놓았다. 그런데 이번은 어떤가. 이명박을 막을 수 있다면 이회창이라도 받아드려야 하는 정말 엿같은 선거가 되어 버릴 것 같다.

언론독재의 시대에 어리석은 백성들이 감당해야 할 고통이 너무 크다. 이명박 시대에는 포털만 죽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행복하시겠는가. 견딜 수 있으시겠는가. 견딜 수 없다면 즐기시겠는가. 나라가 어떻게 망가져 가는지 천천히 음미하면서? 모두들 메조키스트가 되시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