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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풀꽃도 꽃이다

부모로서 해줄 단 세 가지

부모로서 해줄 단 세 가지

나는 내 아이에게 일체의 요구와
그 어떤 교육도 하지 않기로 했다
미래에서 온 내 아이 안에는 이미
그 모든 씨앗들이 심겨져 있을 것이기에

내가 부모로서 해줄 것은 단 세 가지였다

첫째는 내 아이가 자연의 대지를 딛고
동물들과 마음껏 뛰놀고 맘껏 잠자고 맘껏 해보며
그 속에서 고유한 자기 개성을 찾아갈 수 있도록
자유로운 공기 속에 놓아두는 일이다

둘째는 ‘안 되는 건 안 된다’를 새겨주는 일이다
살생을 해서는 안 되고
약자를 괴롭혀서는 안 되고
물자를 낭비해서는 안 되고
거짓에 침묵동조해서는 안 된다
안 되는 건 안 된다! 는 것을
뼛속 깊이 새겨주는 일이다

셋째는 평생 가는 좋은 습관을 물려주는 일이다
자기 앞가림은 자기 스스로 해나가는 습관과
채식 위주로 뭐든 잘 먹고 많이 걷는 몸생활과
늘 정돈된 몸가짐으로 예의를 지키는 습관과
아름다움을 가려보고 감동할 줄 아는 능력과
책을 읽고 일기를 쓰고 홀로 고요히 머무는 습관과
우애와 환대로 많이 웃는 습관을 물려주는 일이다

<박노해, 부모로서 해줄 단 세 가지, 2010, 부분>

부모에게 자식이란 신이 주신 선물이지만, 자식은 부모의 소유가 아니다. 부모가 이루지 못한 꿈을 자식에게 전가해서는 안 된다. 자식은 부모를 통해 세상에 나오지만,  자기의 인생을 살아야 한다. 부모의 역할은 그저 묵묵히 지켜보는 것이다.

아이들이 배워야 할 것은 단 세 가지다.

  1. 자기 인생은 자기가 산다는 것, 자기 인생과 관련한 모든 것은 자기가 결정하고 자기가 책임진다는 것.
  2. 세상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니고 다른 이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야 한다는 것.
  3. 삶의 궁극적 목표는 ‘참나’를 깨닫는 것.

부모나 선생으로서 아이들에게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바로 이 세 가지다. 그것이 배움이자 교육이고, 나머지는 모두 사이비거나 쓸데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