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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첫 휴대폰

내 인생의 첫 휴대폰

7년만에 돌아온 우리나라는 휴대전화 없이 살기가 거의 불가능한 곳이 되어버렸다. 어디를 가든지 누구를 만나든지 연락처는 꼭 휴대전화 번호를 물어본다. 없다고 하면 다들 정말 이상하단 듯이 또는 신기하단 듯이 쳐다보면서 하나 만들라고 얘기한다. 워낙 무엇에 매이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이라 주저주저하다가 어머니까지 나서시면서 불편하다 (내가 불편한 것이 아니고 어머니가 불편하단 말씀) 고 하시니 그냥 눈 딱 감고 질러 버렸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새로 가입하는 사람에게도 공짜로 주는 기계가 있어 별 고민없이 선택했다. 정가가 60만원이라 하는데 어떻게 공짜로 주는지 나는 이해할 수 없다. 어디선가 보조금을 받는지 모를 일이다. 아니면 그것 때문에 부가서비스를 두달 의무적으로 들어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문명의 이기는 인간에게 편리함을 가져다 주지만, 우리는 그 편리함을 얻는 대신 분명 무언가를 잃을 것이다. 이것은 진리다. 나는 아직 휴대전화의 편리함 대신 무얼 잃을지 모르지만,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오늘부터 나도 문명인의 네트워크에 편입된 것인가. 전화번호는 제발 물어보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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