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이 다 있었구나

계획이 다 있었구나

세계 최강 국가라는 미국조차 코로나19로 인해 하루에 수만 명의 확진자가 생기고 수백 명의 사람이 죽어 가는데, 동아시아의 분단국가 한국이 이렇게 대처를 잘하다니, 게다가 경제 성장 지표는 OECD 국가 중 가장 앞서고 있으니 코로나19가 한국의 문재인 정부에게는 위기이기도 하지만 기회이기도 한 것 아닌가.

문재인 정부를 눈엣가시로 여기는 누군가는 이런 계획을 세우지 않았을까? 아마 민주당의 4월 총선 승리가 그들에게는 절망으로 다가왔을 터이고, 문재인 정부에 타격을 주지 않으면 다음 대선도 승산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거사일(아마 그것이 8월 15일이 될 수도 있겠지)을 잡고 수십 건의 집회 신청을 하면 서울시가 집회를 불허한다 해도 행정소송에서 한두 건은 허가를 받을지도 모르지. 판사 중에는 그런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니까. 일간지에 수십 건의 광고를 내고 버스를 동원해서 사람들을 실어 나르면 광화문에 몇 만은 모이지 않겠어? 태극기 부대들도 있고, 대형교회도 있는데 사람 모으는 건 문제도 아니지.

집회를 계기로 코로나가 전국으로 퍼지면, 정은경 아니라 정은경 할아버지가 와도 못 막는 거 아니야? 게다가 이 판국에 의사들이 파업한다고 난리를 치면 더욱 보기가 좋겠구먼. 확진자가 매일 넘쳐나고 의료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리기 시작하면, K-방역이고 나발이고 다 끝장 아니냐구.

미통당 원내대표가 사태야 어찌 되었든 문재인이 다 책임지라고 한마디 하면 온 언론들이 대서특필 할 테고. 경제는 파탄날 거고. 그래, 정권은 그렇게 무너뜨리는 거야. 코로나는 바로 하늘에서 내린 기회지.”

전광훈, 개신교, 언론, 판사, 검찰, 의협, 그리고 미통당. 그래 너희들은 다 계획이 있었구나. 나라를 말아먹고, 국민들을 사지로 몰고, 경제 파탄내면, 천하의 문재인이라도 별 수 있겠어?

에이, 그런데 설마 정말 그런 계획을 세웠겠어? 아무리 민족반역 집단이라 하더라도 설마 일부러 코로나를 전국에 퍼트리려고 했겠어? 다 소설 아냐? 진짜 그랬다면 사람 새끼들이 아니지.

미필적 고의를 넘어

미필적 고의를 넘어

“이 집회는 100명 규모이고 실제 집회 시간도 신고된 것보다 짧은 4~5시간 정도로 예상된다. 예방 조치를 적절히 취한다면 감염병 확산 우려가 객관적으로 분명하게 예상된다고 보이지 않는다.”

<박형순, 815 광화문 집회 허가 이유>

이 판결은 다음과 같은 가정에서 출발한다. 집회 규모가 100명일 것이고, 집회 시간도 짧을 것이며, 주최 측이 적절한 예방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가정. 이런 모든 가정이 다 만족했을 경우에 확산 우려가 예상되지 않을 것이라는 순진무구한(?) 판결.

만약 집회 규모가 훨씬 커지고, 집회 시간도 예상보다 길어지고, 주최 측이 예방 조치를 적절히 취하지 않는다면 감염병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다는 생각은 못 한 것인가, 안 한 것인가. 오히려 집회를 신청한 사람들의 면면을 봤을 때, 후자의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생각은 안 한 것인가, 못 한 것인가.

초등 교육을 받은 보통의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다 할 수 있는 생각을, 판결로 밥 먹고 사는 판사가 이렇게 판결을 했다는 것은 미필적 고의를 넘어 무언가 다른 의도가 있지 않았을까.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와 온 국민이 7개월 넘게 고생하면서 지켜온 방역을 한순간에 무너뜨릴 수도 있는 위험을 분명히 예상할 수 있었을 텐데, 이런 안일한 또는 순진한 또는 의도적인 판결을 내린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5월 해고노동자들이 신청한 집회는 감염병 확산 위험을 이유로 불허한 재판부가 말이다.

코로나 감염병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는데, 같은 사안에 대해 다른 판결을 내렸다면 분명 무언가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이겠지. 많은 사람들이 충분히 짐작하는 이유.

봄길

봄길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아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나는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정호승, 봄길>
깨달음의 역설

깨달음의 역설

도를 깨닫고자 하면 도가 오히려 어지럽고

편안함을 구하고자 하면 도리어 편치 않다.

편안함도 깨달음도 없는 경지에 다다르면

그제야 이 일이 복잡하지 않음을 알게 되리.

情存見道還迷道

心要求安轉不安

安到無安見無見

方知此事勿多般

<원감 충지, 도안 장로에게 부치다(寄道安長老)>

5월에 볼 수 있는 꽃들

5월에 볼 수 있는 꽃들

5월의 이른 아침, 개울가 산책을 나가면 볼 수 있는 꽃들이 있다. 그것들을 하나하나 가만히 들여다보면 세상 모든 시름을 잊을 만큼 아름답고 고요한 순간을 마주할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차츰 기억력이 무뎌짐을 느낀다. 아침에 보았던 꽃을 기억하기 위해 여기에 몇 자 적어둔다.

  • 개망초
  • 금계국
  • 토끼풀
  • 데이지
  • 지칭개
  • 갈퀴나물
  • 수레국화
  • 애기똥풀
  • 개양귀비
  • 붓꽃
  • 원추리
  • 메꽃
  • 찔레꽃
  • 아까시꽃
  • 이팝나무꽃

분홍 장미

분홍 장미

아내의 생일에 장미꽃 한 다발을 보냈다. 분홍색 장미가 무척 싱그러워 보였다. 젊은 날의 아내를 보는 듯했다. 아내는 평생 본 장미 중에 가장 예쁘다고 했다. 분홍 장미의 꽃말은 “맹세, 단순, 행복한 사랑“이라고 한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지만, 우리의 행복한 사랑이 건강하게 지속되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