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삼(參)아! 나의 도는 하나로 관통된다.” 증자는 “예”하고 주저 없이 대답하였다. 공자께서 나가시자 문인들이 물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증자가 말하였다. “선생님의 도는 충(忠)과 서(恕)일 뿐입니다.”
<논어 이인:15>
충(忠)은 자기 자신에 대한 것이고, 서(恕)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것이다. 충은 정성스럽고 진실된 마음을 뜻하며, 자기의 최선을 다하는 것(盡己之謂忠)이다. 서는 황금률에서도 얘기했듯이 “자기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하지 않는 것”이다. 주자는 “자기의 마음을 미루어서 남이 바라는 바를 이해하는 것이 서(推己之謂恕)”라고 하였다.
대한항공 전 부사장 조현아는 땅콩회항 사건으로 ‘슈퍼갑질’ 논란의 한복판에 섰고, 기어이 구속까지 되었다. 재벌 집 맏딸로 태어나 미국의 유명 대학에서 좋은 교육을 받고, 젊은 나이에 대한항공 부사장 자리까지 올랐던 그가 배우지 못한 것이 단 한 가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예수와 공자가 가르친 황금률이다.
예수는 황금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다른 사람이 너희에게 해 주었으면 하는 대로, 너희가 다른 사람들에게 모두 해 주어라.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내용이다.
Do to others whatever you would like them to do to you. This is the essence of all that is taught in the law and the prophets.
<마태복음 7:12>
공자도 제자가 평생토록 실천할 만한 단 한 가지를 묻자,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것은 서(恕)로다! 자기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하지 않는 것이다.”
子曰 其恕乎 己所不欲 勿施於人
<논어 위령공:23>
이것은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자 태도이다. 안타깝게도 조현아를 비롯한 이 땅의 수많은 갑(甲)들은 이 원칙을 배우지 못했거나 잊어 버렸다.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이상적인 세상은 갑을 관계가 아예 존재하지 않은 사회이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사회가 쉽게 올 것 같지 않다. 갑을 관계가 존재하더라도 이 땅의 갑들이 예수나 공자가 가르친 황금률을 기억하고 실천한다면, 우리는 지금보다는 훨씬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조현아가 감옥에서 배워야 할 단 한 가지는 “다른 사람이 자기에게 대접해 주길 바라는 대로 다른 사람을 대접하는 것”이다.
월간중앙은 12월호에서 국정원 외곽단체 ‘양우공제회’에 대한 특종 기사를 싣는다. 이 기사에 따르면, 양우공제회는 국정원 현직 직원들이 운영하는 영리사업 단체로, 골프장 운영, 항공기와 선박 펀드 투자 등을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재명 성남 시장은 세월호의 실제 주인이 국정원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1) 선박의 화장실 휴지에서부터 직원 휴가까지 80여 가지 사항을 지적하는 국정원 지시 사항, (2) 세월호는 사고 시 가장 먼저 국정원에 보고하게 되어 있고, 실제로 국정원에 가장 먼저 보고했다는 것, 그리고 (3) 수천억의 자산을 굴리며 과거 선박 투자까지 했던 양우공제회의 존재를 들었다.
해수부와 해경은 단 한 차례도 정확한 세월호의 항적도를 발표하지 않았다. 유가족과 한 다큐멘타리 감독의 노력으로 조금씩 세월호의 항적이 밝혀지자 그때마다 조금씩 수정된 항적도를 내놓는다.
김어준의 파파이스에서 방송된 다큐멘터리 김지영 감독의 <커튼 뒤의 사람들>을 보면 세월호의 항적이 어떻게 변경되었는지 알 수 있다. 새롭게 재구성된 세월호 레이더 항적을 보면, 세월호는 침몰 직전 지그재그 운행을 하며 심하게 흔들렸으며, 아주 빠른 속도로 변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커튼 뒤에 사람들은 (1) 원하는 선박의 블랙박스를 요구하여 받아낼 수 있고, (2) 언론이 의심하지 않고 그들의 주장을 방송해주고, (3) 언론플레이를 기획하는 노력한 심리전 기술을 가지고 있고, (4) 심리전 실무능력은 실수가 많고 웃기며, (5) 정체불명의 허수아비 데이터를 공식화시킬 수 있고, (6) 관제 영상의 누락 구간과 분신술 현상을 만들어내는 힘을 가졌고, (7) 검찰 수사를 두려워하지 않을 정도의 힘을 갖고 있다.
세월호 침몰 후 선장과 항해사, 기관사 등 선박직 선원들은 제일 먼저 해경에 의해 구조되었다. 선장은 해경이 제공하는 아파트에서 하룻밤을 지냈으며, 선장이 머문 아파트 CCTV 영상은 삭제되었다. 배에서 탈출하지 못한 사람들은 단 한 사람도 구조되지 않았다. 이종인 대표가 가져온 다이빙벨은 허가되지 않았다.
정부와 새누리당의 몇몇 국회의원들은 세월호를 단순한 해상 교통사고라고 단정했다. 단순 해상 교통사고인데, 아직까지도 정부는 정확한 레이더 항적도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 단순한 교통사고인데, 새누리당은 수사권과 기소권이 부여된 세월호 특별법을 끝까지 반대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1000년 전쯤 하와이키에서 카누를 타고온 마오리 사람들이 이 땅을 처음 발견하고 한 말이 Aotearoa라고 한다. 희고 긴 구름이라는 뜻인데, 하얗고 긴 구름에 싸인 그 섬이 마오리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보였으리라.
오클랜드 공항에서 본 마오리 사람들은 모두 닮았다. 그들의 DNA에는 하와이키에서 온 조상들의 유전자가 여전히 흐르고 있었다.
몇 백년이 흐른 뒤, 다른 신대륙처럼 뉴질랜드에도 유럽 사람들이 들어왔다. 유럽 사람들은 그들이 문명이라 부르는 것들을 가지도 들어왔고, 마오리 사람들은 유럽인들의 기술과 탐욕을 받아들였다. 미약하게 이어져온 마오리의 전통 문화를 제외하고 뉴질랜드의 삶은 서구의 그것과 닮아 있었다.
지금의 뉴질랜드는 피터 잭슨의 <반지의 제왕>이나 <호빗>으로 더 유명한 땅이 되었다. 이들 영화는 뉴질랜드 아니면 만들어질 수 없는 것이었다. 인간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때묻지 않은 자연은 톨킨이 얘기한 중간계가 이곳일 수 밖에 없음을 말해준다.
오클랜드 같은 도시를 조금만 벗어나면, 끝없이 펼쳐지는 푸른 초지에 양과 소들이 하릴없이 풀을 뜯는다. 12월의 햇볕은 따가웠고, 푸른 하늘에 흰 구름이 평화롭게 떠다니고 있었다.
영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 따르면 돌고래는 지구별에서 두 번째로 지능이 높은 생명체인데(인간은 세 번째), 이 돌고래들이 지구별의 파멸을 예견하고 공중제비를 돌며 인간들에게 여러 차례 경고했지만, 인간들은 돌고래들의 이러한 행동을 장난으로만 받아들였고, 결국 돌고래들은 “So long and thanks for all the fish”라는 말을 남기고 모두 지구별을 떠나고 말았다.
그렇게 지구별을 떠난 줄로만 알았던 돌고래들을 뉴질랜드 북부 해안의 다도해(Bay of Islands)에서 보게 될 줄이야.
일주일 내내 비바람으로 12월의 여름을 체감하지 못했는데, 그날은 모처럼 날이 개고 화창했다. 선장은 날씨가 좋아 돌고래를 볼 수 있을 거라 얘기했지만, 여전히 믿을 수 없었다. 아침 나절에 나갔던 유람선 승객들은 돌고래 그림자도 보지 못했다며 투덜거렸다.
배가 Assassination Cove에 다다르자, 어디선가 돌고래 수십 마리가 쏜살같이 헤엄쳐왔다. 그 중 몇몇은 시키지도 않은 점프와 공중제비를 돌면서 여전히 지구별의 종말(?)을 경고했다. 그들은 초음파로 의사소통을 했고, 인간들은 여전히 그들의 대화를 알아들을 수 없었다.
유람선 창문을 손톱으로 두드리자 바다 밑에 숨어 있던 돌고래들이 바로 눈 앞에 나타났다. 살아 생전에 그 녀석들과 수족관이 아닌 바다에서 그렇게 만나게 될 줄도 몰랐고, 그렇게 교감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뉴질랜드의 하늘은 자외선을 막아주는 오존층이 얇다. 그야말로 햇볕이 살을 파고들었다. 그렇지만 그날은 운이 몹시 좋았다.
서울대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가 내놓은 행복 다이어리 <Present>의 말미에는 행복에 대한 기본적인 사항들이 정리되어 있다.
행복이라는 주관적인 상태는 마음 속에 즐거움과 의미가 가득하여 삶에 대한 만족감이 큰 상태이다.
외적 조건이 행복에 미치는 힘은 우리의 예상과 달리 크지 않다. 어떤 학자는 행복의 약 20%만을 외적 조건이 결정한다고 한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다. 그러나 돈과 행복의 상관관계가 크지 않기 때문에(한국에서는 .3 정도의 상관관계) 돈의 총량을 늘려서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다.
돈으로 행복을 사는 효과적인 방법은 소유물을 사기보다 경험을 사는 것이다.
행복의 최대 적은 남들과 비교하는 것이다.
외재적 목표보다 내재적 목표를 가져야 한다. 일 자체가 즐거운 일을 해야 한다.
행복 추구는 물질주의 가치관과의 전쟁이다. 돈, 외모, 권력을 과도하게 추구하는 것은 마음의 생기를 빼앗아 간다.
행복은 모든 것을 선물로 받아들이는 상태, 즉 감사가 넘치는 상태이다. 이를 위해서는 마음의 가난이 필수이다.
마음이 떠돌아다니는 상태는 행복하지 않다. 무슨 일을 하든 그 순간에는 거기에 마음이 머물도록 하라.
행복한 삶의 제1의 조건은 돈독한 인간관계이다. 가족, 친구와 보내는 시간을 대폭 늘려라.
행복은 구체적인 활동으로부터 나온다. 늘려야 할 활동들: 여행, 운동, 산책, 자원봉사. 줄여야 할 활동들: TV시청, 인터넷 및 스마트폰 사용, 그리고 일.
남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 최고의 전략이다.
행복은 멈추고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에 있다.
행복이란 누군가에, 무엇인가에 관심이 있는 상태이다.
행복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최인철, Present, 2014>
행복은 추구하는 것이 아니고, 깨닫는 것이다. 행복은 올림픽 금메달 같은 목표 달성 뒤에 따라오는 것이 아니다. 행복은 지금 여기에서 자신이 얼마나 내적으로 충만한지 깨닫는 것이다. 자신을 둘러싼 많은 사람들과의 인연 속에서 자신이 얼마나 사랑받는 존재인지를 깨닫는 것이고, 자신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고 있는지를 깨닫는 것이다.
따라서 행복은 미래에 오는 것이 아니고, 지금 바로 여기에서 즉각적으로 깨달아야 한다. 지금 깨닫지 못하면 영원히 행복할 수 없다.
하눌이 이 세상을 내일 적에 그가 가장 귀해하고 사랑하는 것들은 모두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그리고 언제나 넘치는 사랑과 슬픔 속에서 살도록 만드신 것이다
초생달과 바구지꽃과 짝새와 당나귀가 그러하듯이
그리고 또 ‘프랑시스 쨈’과 도연명과 ‘라이넬 마리아 릴케’가 그러하듯이
성탄절을 맞아 세상에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한 사람들에게 사랑과 평안과 위로를 보낸다. 지금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한 사람들은 하늘이 가장 귀하게 여기고 사랑하는 사람들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