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비법

우리 시대 위대한 영적 스승 중 하나인 크리슈나무르티는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삶의 비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나는 무슨 일이 일어나든 걱정하지 않습니다.”

[지두 크리슈나무르티]

나의 수준으로 이 말의 진의를 깨닫기는 무리지만, 집착하지 않고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삶이 그런 것이 아닐까 짐작만 해 본다.

나는 이 말을 들으면서 아내가 떠올랐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아내와 나는 억겁의 카르마로 연결된 인연으로 이 생에서 부부의 연을 맺었고, 우리는 서로를 아끼며, 사랑하며, 존경하며 살아왔다.

지금 이 순간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도 내가 걱정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나의 아내 때문이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언제부턴가 내 속에 그가 들어와 있음을 알았다. 그는 멀리 있어도 내 안에 있었고, 그의 영혼과 나의 의식은 교감하고 있었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지금은 어렴풋이 알 것 같다.

이제 십 년도 훨씬 지난 일이 되어버렸는데,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어느 날, 아내가 내 앞에 나타났다. 아내와의 첫 만남은 다른 여자들과의 만남과는 달랐다. 그는 억겁의 인연에 따라 신이 내게 보내준 나의 분신이었다. 그때는 그 다른 느낌이 무엇인지 몰랐지만, 이제와 생각해 보면 그로 인해 나의 삶이 완성될 것이란 일종의 계시와 같은 것이었다.

그 인연은 빗나가지 않았고, 우리는 결혼을 하여 십 여년을 부부로 지냈다. 아내는 나와의 결혼을 단 한 번도 후회하지 않았고, 다시 태어나도 나와 결혼한다고 말했다. 나는 아내를 내게 보내준 신과 억겁의 인연에 감사했다. 나의 영혼은 사랑으로 충만해졌다.

오늘은 아내의 생일이다.

그가 세상에 옴으로해서 내 존재가 세상에 올 수 있었고, 그가 나에게 옴으로해서 나의 삶은 비로소 완성되었다. 언젠가 있을지도 모르는 그의 부재에 대한 슬픔으로 눈물을 흘렸던 적이 있지만, 지금은 그 경지를 넘어선 것 같다. 설령 어떤 이유로 인해 이 생에서 그와 헤어져야 한다해도 걱정하지 않는다. 그는 이미 내 안에 들어와 있고 우리는 언제나 같이 있기 때문에 또다른 생에서 만날 수 있기 때문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 걱정하지 않는다.

내 삶의 비법은 바로 나의 아내이기 때문에.

축하해 그리고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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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Comments

  1. Posted May 18, 2009 at 10:14 am | Permalink

    크리슈나무르티의 말을 간직한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볼 때도 그의 말처럼 보나 봅니다. 저는 아직 결혼하진 않았지만, 미래를 약속한 사람이 옆에 있는데 그를 볼 때면 이 글에 담긴 심정이 듭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러진 못했죠. 앞으로도 ‘진정한 사랑’이라 불리는 경지에 좀더 다가가리라 희망합니다.

    • Posted May 18, 2009 at 9:22 pm | Permalink

      가즈랑 님 속에 미래를 약속하신 그분이 이미 있으시군요. 그렇다면 님이 말씀하신 ‘진정한 사랑’을 이미 하고 계신 겁니다. 가즈랑 님이 그분이고, 그분이 가즈랑 님이기 때문이지요. 순간이 영원처럼 행복하시길 기도합니다.

  2. Posted May 18, 2009 at 12:00 pm | Permalink

    소요유님의 삶의 비법이 참 부럽네요. : )
    아내분의 생신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소요유님께서도 행운이시겠습니다만, 아내분께서도 정말 멋진 남편을 두신 것 같습니다.

    추.
    크리슈나무르티의 [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는 제가 화장실에 두고 읽는 책입니다.
    딱히 새로운 책을 읽지 않는 때에는 주로 가장 반복해서 읽어야지 하는 책을 화장실에 두는데요.
    [자유]는 서너번 정도 읽었는데도 읽을 때마다 더 좋더만요…
    대개는 순서대로 읽지 않고 그냥 손가는대로 읽는 편인데, 특히 최근에는 인간관계에서 좀 헷갈리는게 있어서 ‘관계에 대하여’라는 챕터를 굳이 찾아서 읽었습니다. 그런데 역시나 마음을 정리하는데 큰 도움이 되더랍니다…

    위에 가즈랑님의 모습도 여기에서 뵈니 정말 반갑네요.

    • Posted May 18, 2009 at 9:26 pm | Permalink

      축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민노씨 님.

      참고로 저는 화장실에서는 책을 보지 않습니다만^^ 민노씨 님이 말씀하신대로 좋은 책은 늘 가까이에 두고 손에 잡히는대로 읽는 거지요.

      건강하시리라 믿습니다.

  3. Posted May 18, 2009 at 11:08 pm | Permalink

    아내분의 생일을 축하드립니다. 5월에 태어난 사람들이 좋은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저도, 제 아들도 5월생 ^^;;)
    늘 사랑하시고 행복가득한 가정이길 소망합니다.

    • Posted May 19, 2009 at 8:24 am | Permalink

      한 유머 하시는군요. CeeKay 님처럼 좋은 분들이 5월에 태어나셨겠지요. ㅎㅎ

      늘 사랑과 평화가 깃든 가정과 삶의 모습을 보여주셔서 고맙습니다.
      언제나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길 기도합니다.

  4. Posted May 24, 2009 at 7:12 pm | Permalink

    염려스러운 마음으로 찾아봅니다…
    이 거짓말 같은 일이 벌어진 뒤에 가장 먼저 떠오른 분들 가운데 한 분이 소요유님이었습니다.
    놀란 마음 가운데서도 가족들이 떠오르더군요. 그리고 소요유님 어쩌나… 이런 걱정이 들었습니다.
    고인이 되신 분께서 죽음으로 물었던 그 답을 우리 모두가 찾아가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소요유님께서 그 답을 찾는데 큰 힘을 보태주셔야 하리라 믿습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부끄러움으로 몇 자 남깁니다…

  5. 3535
    Posted May 25, 2009 at 10:45 am | Permalink

    소요유님… 괜찮으신 거죠? 며칠 째 들어와보는데 좀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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