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나그네였다

본래 나그네였다

밖에는 비가 오고, 나는 조안 바에즈(Joan Baez)를 듣는다. “Diamonds & Rust”의 한 구절이 가슴에 와 박힌다.

The original vagabond

나는 어디에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한다. 그저 순간을 살고 있을 뿐이다. 삶은 내가 알지 못하는 곳으로 늘 나를 인도하지만, 어느 곳에도 나의 의지는 없다. 나는 본래 나그네였고, 앞으로도 그렇게 나그네일 것이다. 무엇이 되려고도 하지 않았고, 무엇을 이루려고도 하지 않았다. 궁극의 침묵 속으로 그렇게 흘러갈 뿐이다.

삶이 그 자체로 흘러가게 하라. 흐름에 존재를 맡긴 채 흘러가라. 그 흘러감 자체가 궁극의 깨달음이다. 삶은 풀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살아야 할 신비다.

<오쇼 라즈니쉬>

Well I’ll be damned
Here comes your ghost again
But that’s not unusual
It’s just that the moon is full
And you happened to call
And here I sit
Hand on the telephone
Hearing a voice I’d known
A couple of light years ago
Heading straight for a fall

As I remember your eyes
Were bluer than robin’s eggs
My poetry was lousy you said
Where are you calling from?
A booth in the midwest
Ten years ago
I bought you some cufflinks
You brought me something
We both know what memories can bring
They bring diamonds and rust

Well you burst on the scene
Already a legend
The unwashed phenomenon
The original vagabond
You strayed into my arms
And there you stayed
Temporarily lost at sea
The Madonna was yours for free
Yes the girl on the half-shell
Would keep you unharmed

Now I see you standing
With brown leaves falling around
And snow in your hair
Now you’re smiling out the window
Of that crummy hotel
Over Washington Square
Our breath comes out white clouds
Mingles and hangs in the air
Speaking strictly for me
We both could have died then and there

Now you’re telling me
You’re not nostalgic
Then give me another word for it
You who are so good with words
And at keeping things vague
Because I need some of that vagueness now
It’s all come back too clearly
Yes I loved you dearly
And if you’re offering me diamonds and rust
I’ve already paid

<Joan Baez, Diamonds & Rust>

5 thoughts on “본래 나그네였다

  1. 안녕하세요. soyoyoo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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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노래는 때론 많은 말을 부끄럽게 합니다.
    온갖 말이 떠난 노무현을 감싸려고 하지만
    이 노래만큼 그를 생각하게 하는 노래는 없네요.

    ——————————-

    새 _이상은

    네가 바라보는 세상이란 성냥갑처럼 조그맣고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 허전함 맘으로 돈을 세도
    네겐 아무 의미 없겠지 날아오를 하늘이 있으니
    너는 알고 있지 구름의 숲 우린 보지 않는 노을의 냄새
    바다 건너 피는 꽃의 이름 옛 방랑자의 노래까지
    네겐 모두 의미 있겠지 날아오를 하늘이 있으니
    내려오지마
    이 좁고 우스운 땅 위에 내려오지마
    네 작은 날개를 쉬게 할 곳은 없어
    어느 날 네가 날개를 다쳐 거리 가운데 동그랗게 서서
    사람들이라도 믿고 싶어 조용한 눈으로 바라보며
    내겐 아무 힘이 없어요
    날아오를 하늘이 멀어요
    내려오지마
    이 좁고 우스운 땅위에 내려오지마
    네 작은 날개를 쉬게 할 곳은 없어
    가장 아름다운 하늘 속 멋진 바람을 타는
    너는 눈부시게 높았고 그것만이 너다워
    가야한다면 어딘가 묻히고 싶다면
    우리가 없는 평화로운 섬으로 가지
    마음을 놓고 나무 아래서 쉬는 거야
    우리가 없는 평화로운 곳으로 가서
    가야한다면

    ————————–
    그는, 날 수 있으나 날개를 접고
    바위에서 떨어진 바보새였습니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던
    그의 말이 너무 가슴 아픕니다.
    다른 이를, 나라를 걱정하는 말이 아니라
    오롯이 자신의 처지를 드러낸 이 말이
    제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보고 싶습니다.
    앉은뱅이 책상에 앉아, 돋보기 안경을 쓰고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그의 모습이.
    그 행복한 미소가.
    햇살이 한없이 투명한
    6월의 아침.
    눈이 부셔 하늘을 쳐다볼 수 없습니다.

    1. 이 땅에 노무현이 쉴 곳은 없었습니다. 봉하라는 시골 농촌에서도 그는 쉴 수가 없었습니다. 그의 서러운 운명이었습니다. 그의 영혼은 이 탐욕과 거짓의 땅에는 너무도 어울리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리하여 나는 이 땅을 저주합니다.

      그가 더 이상 이 땅에 내려오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아 죽인 유태인들처럼 이 땅도 그 댓가를 치루어야 합니다. 탐욕과 무관심과 거짓의 댓가를.

      아침부터 이상은의 노래가 가슴을 후벼파는군요. 고맙습니다.

    2. 라즈니쉬의 말을 검색하다가 들르게 되었네요.
      ‘삶은 풀어야 할 수수께끼가 아니라 살아야 할 신비다.’
      20대에 그러니까 근 30년 전에 본 책에 나온 말인데…
      갑자기 이 말을 써먹을 데가 있어서…

      저도 좋아하는 존 바에즈의 노래, Diamonds & Rust.
      가사를 해석해보진 않았는데 노래 멜로디와 군데군데 들리는 가사로 성녀 존 바에즈가 부른 정염이 불타는 노래라 생각했는데 그렇진 않은 것 같고 은유가 많네요.
      노래 잘 듣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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