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神)의 본성 그리고 인간의 본질

신(神)의 본성 그리고 인간의 본질

결국, 야보 선사의 흔적없는 삶은 나를 라마나 마하리쉬와 성철 스님에게 인도했다. 성자들의 가르침은 그 뿌리가 어느 종교에 닿아있든지 상관없이 꼭 닮아 있었다. 또한, 라마나 마하리쉬의 신에 대한 가르침은 데이비드 호킨스 박사의 정의와 다르지 않았다.

신은 형상이 없이 어디에나 있습니다.

신은 순수한 존재이며, 순수한 의식입니다.

세상은 신 안에서 그리고 신의 힘을 통하여 나타납니다.
그러나 신은 세상의 창조자가 아닙니다.
신은 결코 행위를 하지 않습니다.
신은 그저 있습니다.
신에게는 의지도 욕망도 없습니다.

개별성이란 자신이 신과 같지 않다는 환영입니다.
이 환영이 사라질 때 남아 있는 것이 신입니다.

신, 구루, 참나는 동일합니다. 구루는 인간의 모습으로 있는 신입니다. 동시에 구루는 헌신자의 가슴에 있는 참나입니다.

신은 있습니다.
신은 그대 안에 있습니다.
신은 언제나 일인칭입니다.

<라마나 마하리쉬, <불멸의 의식>, p. 124>

진리는 깨달은 성자들의 의해 이미 드러나 있었다. 세상은 이미 구원되어 있었다. ‘나’를 버리고 ‘참나’를 찾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라마나 마하리쉬의 가르침대로 인간의 본질은 신(神)일진데, 우리의 욕망과 카르마가 그 본질을 가리고 있다. “나는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은 그것에 있다.

7 thoughts on “신(神)의 본성 그리고 인간의 본질

  1. 구원하러 온 것이 아니라 이미 구원되어있음을 알리려 오셨다고 했죠.

    언어로 신의 경험을 제대로 표현해서 전달되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그들의 말 자체로보면, 신은 이 세계을 지배하는 가장 낮은 차원의 질서, 물리적 질서나 물질 자체도 공이라면 논리적 질서일 것인데요. 이것이 과연 인간에게 의미를 가지는지 의문스럽습니다.

    인간이 번뇌할 수밖에 없는 까닭은 인간 자체에 생존욕과 소유욕 성취욕등의 채울 수 없는 욕구가 프로그래밍되어 태어난 까닭이고, 프로그래머는 딱히 없다거나 앞서 언급한 추상적 신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가아를 이런 욕망에 갇혀서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나라고 한다면, 진아는 신이겠죠.

    신을 찾겠다는 욕망은 프로그래밍된 욕망에 대한 반동, 즉 그 거울이므로 이러한 또다른 욕망을 가진 존재가 신을 찾는다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 부처 이후에 부처가 된 사람이 있는가, 부처 역시 인간의 희망사항의 왜곡이 아닌가, 만약 인간의 세계는 뇌안의 그것이라면 마약을 하는 것과 열반에 이르는 것과의 차이를 알 수 있는가.

    이런 회의가 듭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1. 인간의 본능이라 일컬어졌던 욕구들은 “나”에게 프로그램되어 있던 것들이 아닙니다. 우리가 수천년 동안 그렇게 생각하도록 길들여져 왔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할 뿐이지요.

      생각이라는 것은 나와 몸을 동일시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성자들은 그렇게 동일시되어 있는 나를 “참나”라고 하지 않습니다. 개별화된 나를 넘어서는 것, 즉 참나를 깨닫는 것이 신을 찾는 길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우리 모두는 신이고 부처인데, 욕망과 미망으로 인해 그것을 알지 못하고 알려고도 하지 않을 뿐입니다. 그런 깨달음을 얻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1. 욕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욕망 그 자체가 ‘나’라고 잠정 결론 내린 저로서는, ‘개별화된 나를 너머서는 것’이 쉽게 와닿지가 않네요. 메시지는 있지만, 메시지를 느낄 수가 없어요. 여기까지가 제 이성이라는 감옥의 끝인 모양입니다. 언제나 여기에서만 맴도네요. 답변 고맙습니다.

        1.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릴 자격은 없지만, 그 “이성”이라는 감옥을 나오지 않으면 안될 겁니다. 결국 이성이라는 것도 “나”에 기반되어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를 버리지 않고는 “참나”를 깨달을 수 없다는 것이 성자들의 가르침입니다.

          행복하십시오.

  2. 저의 멘토 소요유님 기회가 된다면 꼭 만나뵙고 싶네요.
    댓글 말씀 중에 ‘생각이라는 것은 나와 몸을 동일시하는 것에서 출발한다’는 말이 인상 깊었습니다.
    깊은 깨달음을 얻게 되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언제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1. 저도 기회가 된다면 송민정 님을 만나고 싶네요. 만날 인연이라면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우리가 인터넷 상에서도 이렇게 만났듯이 말이죠. ^^

      저도 아직 아는 것이 없습니다. 위대한 성자들이 남긴 말씀들을 그저 몇 구절 읽었을 뿐입니다. 놀랍게도 모든 종교를 초월해서 그 성자들의 가르침은 일관되었습니다. 따라서 저는 그것이 무엇인지 아직 잘 모르지만 진리라고 믿게 되었습니다.

      저는 아직 산을 오르지 못했습니다. 산의 정상이 어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산꼭대기에 올랐던 모든 분들이 (물론 그 분들이 택했던 등산로는 달랐습니다만) 하시는 말씀이 모두 같았습니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나가 참나가 아니라고, 참나를 깨닫는 것이 진정한 구원에 이르는 길이라고. 마치 애벌레가 나비가 되듯이 우리는 우리 내부에서 그런 혁명적 변형을 겪어야 참나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진리의 산이 있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알았습니다. 지금부터는 어떻게 오를 것인지 준비를 해야 할 단계인 것 같습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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