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빠로 산다는 것

노빠로 산다는 것

노빠로 산다는 것은
가슴에 주홍글씨 새기는 것
상식과 원칙을 부여잡고
사람 사는 세상 만들겠다는 죄 아닌 죄
지워지지 않는 낙인이 되어
돌팔매를 맞는 것

노빠로 산다는 것은
바람개비 하나 가슴에 품는 것
바람이 불면
행여 그가 왔을까
그리움이 눈물 되고 강물 되어
바다로 나아가는 것

노빠로 산다는 것은
어둠이 빛을 가리고
희망이 절망을 뛰어 넘지 못하는
탐욕과 공포의 벼랑 끝에서
노란 풍선 하나
푸른 하늘에 날리는 것

<소요유, 2013년 5월>

벌써 4년. 5월은 어김없이 찾아오고, 올해도 당신을 생각하며 눈시울을 붉힙니다. 누가 알았겠습니까. 당신을 좋아하고 사랑했다는 죄가 이런 천형 같은 끝없는 그리움이 될 줄.

“세상을 바꾸었다고 생각했는데 물을 가르고 온 것만 같다”는 당신의 말이 귀에서 울립니다. 애초에 세상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한 일인지도 아니 너무 오래 걸리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당신은 너무 빨리 세상에 왔고, 너무 빨리 세상을 떠났습니다. 멀리서나마 당신을 볼 수 있었던 그 순간이 꿈만 같습니다.

갈 길 잃은 노빠는 올해도 풍선을 날리고, 바람개비를 돌리며 당신을 생각합니다. 편히 쉬시길 기도합니다.

3 thoughts on “노빠로 산다는 것

    1. 어느 봄날에는 그가 미치도록 보고 싶었던 적이 있었지요. 늘 머리 속 어느 한켠에는 그가 머물고 있습니다. ㅜㅜ

  1. 갈 길 잃은 노빠는
    올해도 풍선을 날리고,
    바람개비를 돌리며 당신을 생각합니다.
    편히 쉬시길 기도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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