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로 중매서기

블로그로 중매서기

3주 전쯤에 “아내를 사랑하는 이유”라는 글을 썼다. 이 글은 출근길에 우연히 김광석의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라는 노래를 듣다가 울컥해져서 썼던 글이다. 공교롭게도 이 글에 세 분이 댓글을 주셨는데, 한 분은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계신 어느 목사님이었고, 다른 두 분은 아직은 결혼 전인 분들이었다.

미혼이신 이 두 분의 블로거에 대해 내가 아는 것은 거의 없다. 가끔 그분들의 블로그를 찾아 가서 글을 읽을 뿐이었다. 따라서 그분들의 글을 통해서 대강 어떤 블로거들일까 그냥 내 짐작만 가지고 있을 뿐이다.

아직 노총각이라고 밝힌 남성 블로거는 블로그계에서는 꽤나 잘 알려진 유명한 분이다. 블로거로서 방송에도 섭외되어 인터뷰를 하실 정도니까. 게다가 그 분의 박학다식하고 사려깊은 글들은 나를 포함한 많은 블로거들을 사로잡고 있다. 가칭 연애 상담 전문 블로그를 운영하고 계시는 여성 블로거는 블로그계에 들어온지 얼마 안되는 초보 블로거다. 하지만 그는 처음부터 아주 신선하고 흥미로운 글을 썼고, 내가 우연히 그 글을 읽고 “좋은 남자 고르는 법”이라는 관련글을 보냈다.

굳이 불교 말씀을 꺼내지 않더라도 나는 살면서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는 편이다. 내 블로그에 올린 결혼과 사랑에 관련된 글에 두 분의 선남선녀가 댓글을 주셨고, 어떤 우주의 인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 나는 이 두 분을 연결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불현듯 하게 되었다.

블로그계에서 이런 프로젝트는 아마 처음인 것 같고, 두 분의 블로거에게 결례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그 분들의 필명조차 적지 않았지만, 나는 두 분이 현재 교제하는 사람이 없다면, (굳이 결혼을 전제하지 않더라도) 한 번 서로 교신해 보는 것은 어떨지 정중하게 제의해 본다. 서로의 블로그를 찾아 댓글을 남기거나 관련글을 보내고, 이메일 주소나 휴대전화 번호 등을 교환하여 한 번 만나보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내가 두 분의 블로거를 개인적으로 아는 것도 아니라서 상당히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그냥 나는 나의 본능이 시키는대로 하고 있다. 사실 이 글은 벌써부터 쓰려고 했는데, 연말에 개인적으로 바빠서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다.

새해에 두 분에게 좋은 소식이 있었으면 좋겠다. 좋은 상대를 만나 결혼하는 것은 결혼을 하지 않는 것보다 훨씬 행복해 질 수 있는 지름길이다. 문제는 좋은 상대를 어떻게 만나느냐는 것인데, 거기에는 운명이란 것이 복선처럼 깔려 있다. 이 글이 두 분에게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새해에는 두 분 다 더욱 행복하세요. 😉

9 thoughts on “블로그로 중매서기

  1. 소요유님께서 세심하게 베풀어주신 그 마음만 고맙게 받겠습니다. ^ ^
    그런데…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서요.
    멀리(미국) 있어서 만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만.. ^ ^;;
    그리고 결혼에 대해선… 아직 결혼을 생각할 만한 정신적, (특히) 경제적 조건들을 마련하고 있지 못합니다. ㅠ.ㅜ;

    다만 소요유님 말씀처럼 **님과 ‘블로그 벗’으로 교류할 수 있다면 좋겠네요.

    제 글에는 처음으로 트랙백 주셨는데.. ^ ^;;
    정말 반갑고, 또 고맙습니다.
    제가 나름으로 소요유님 애독자라서 말이죠. ㅎㅎ
    물론 노무현 대통령, 이제 곧 ‘전’이라는 수식이 붙겠네요, 참여정부에 대해선 그 견해를 다소 달리하기도 하지만요.

    소요유님과 부인께서도
    새해 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그래서 많은 블로거들에게 (긍정적인) 질투를 만들어주시는 그런 따뜻하고 기쁜 나날들이시길…

    다시금 세심한 배려와 호의에 고마움을 전합니다.

  2. 민노씨 님 /

    제가 좀 경솔한 측면이 있었지요. 미안합니다. 하지만 님이 노총각이라는 사실을 밝히셨을 때, 저는 약간의 인지 부조화 현상을 느꼈답니다. 님의 블로그가 뿜어내는 아우라가 총각의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대한 뚜렷한 주관과 삶에 대한 관조 같은 것은 어느 정도 연륜이 쌓여야 하는 것들이기에 저는 당연히 님이 저와 비슷한 연배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선입견 같은 것이겠지요. 당연히 결혼도 하셨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총각이라고 하셔서 제가 이런 글을 쓰게 된 것 같습니다. 혹시 불쾌하게 해 드렸다면 사과드리겠습니다.

    결혼에 있어서 경제적인 조건 참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것 못지 않게 “때”라는 것도 중요하지요. 님이 좋아하는 분이 계시다니 그분과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결혼하시게 되면 저한테도 트랙백 보내주시고요.

    더욱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

  3. 하하,,비웃음 당연히 아니구요..진지하게 그러신건데..
    그렇게 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고, 재미있어서요..^^
    소요유님도 더욱 행복한 새해 되세요 !!

  4. 불쾌하다니뇨. 별말씀을요. : )
    블로그를 하다보면 때론 자기만의 성을 쌓고, 쉽게 상처받거나, 혹은 쉽게 오해하곤하지만…
    우리가 진정으로 블로깅하는 그 이유란 것이 이토록 상처받기 쉽고, 오해하기 쉬운..
    그리고 이토록 메마른 사막처럼 외로운 세계에서 서로 대화하고, 정을 나누고…
    조금은 더 따뜻하고, 살만한 세계를 만들어가자는 그 취지라면…
    소요유님의 이런 관심을 오해할 이유란 전혀 없겠지요.

    제 최근(?)의 모습은
    http://blog.hani.co.kr/skymap21/1404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

    미국에 계신 것으로 들었습니다만…
    한국 오시면 소주한잔 나누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 들으며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좋겠습니다.
    2008년에도 화통하면서도 정치하며, 깊이 있는 정치칼럼 기대하겠습니다.

  5. 하하 간만에 와서 글을 쭈욱 읽었더니… 제가 없는 사이에 이런 일이 있었군요.
    전 민노님한테 차인건가요? 하하하하!

    소요유님 ~
    맘써 주셔서 감사해요.
    저는 여태 이전 관계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바보같이 지냈는데(일종의 추모기간이였어요)
    앞으로는 과거보다는 미래를 바라보고 현재를 잘 살아야지 싶습니다. ^-^
    소요유님!
    새해에 더욱 힘있고 아름답게 블로깅하시길 바랄께요.

    저를 차신 민노님!
    민노님도 지금 사랑하는 분과 꼭 행복하세요~

    덕분에 오랫만에 아주 즐겁게 웃다가 제자리로 돌아갑니다.
    다들 행복하세요~

  6. nary 님 / 어디 다녀오셨나 보군요. 제가 연말에 두 분의 의사도 묻지 않고 어이없는 일을 해서 미안합니다. 새해에도 더욱 행복하시고 좋은 소식 있으면 전해 주십시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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